9장.
만헤임
이터널 크루세이더에 보존된 기록을 분석해 본다면 2차 만헤임 협곡 공성전에서 벌어진 사건의 세부 내역을 파악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질문은 합당하다. 결과를 손쉽게 알 수 있다면, 나의 기록에서 숱하게 나타나는 영웅적이고 인간적인 순간이 무슨 상관인가? 그것들은 내가 기록해 달라 요청받은 것이고, 내 일대기가 결론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렇다면 공식 기록에서는 여태 실리지 않았다는 말인가? 모든 보고서에서는 우리가 그 치명적인 협곡을 공격할 때의 방대한 전력과 정확한 연대의 병력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와 비슷하게 모든 보고서에서도 우리가 공격하려 할 때 마주했던 엄청난 적의 대군을 제시하고 있다. 적의 타이탄이 거의 없을 것이라 여기며 만헤임 협곡에서 가졌던 모든 희망은 첫 스틸 리전 병사가 협곡으로 이어지는 미끄러운 암반 지대의 내리막에 들어서며 사라졌다. 옼스들의 엄청난 대군이 다른 곳에서의 전투로 소진되었기를 바라며 기원했던 모든 기도는 헛되이 몰아쉰 숨에 불과했다.
적은 존재했으며, 실로 끔찍한 대군이었다. 협곡의 절벽을 따라 파낸 구멍에 늘어진 밧줄과 빈 지지대가 상당수의 가간트들이 격파되었음을 나타냈으나, 그보다 더 많은 숫자가 수리중이거나 최근의 전투를 마친 이후 재가동 중이었다. 협곡은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 외계인들로 가득 찼으며, 썩어가는 무수한 시체들이 부패하는 유기물의 바다에 쌓여 있었다. 대체 무슨 추악함이 자기네들의 시체도 방치하게 만든 것인가? 그린스킨들의 병적인 영향력에는 한계란 없다는 말인가?
썩어가는 시체로 이루어진 장애물 사이에 드물게 오물로 더럽혀진 금빛 갑주가 보였다. 죽은 사자들은 외계인 살인자들과 함께 널브러져 볼품없이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세라마이트 갑주는 그린스킨들의 고물상 이단 행위에는 별 쓸모가 없었는지 썩어가는 전사의 무덤이 되도록 방치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방치된 시체들의 바다를 넘어 전진했다. 그 수많은 시체로 구성된 장애물을 일일이 치우기란 불가능했기에, 기어 올라가거나 장갑차량에 올라타 돌파했다. 베인블레이드 그레이 워리어가 처음으로 살해당한 이들의 무더기에 닿았고, 궤도가 거체를 시체 무더기로 끌어올리고는 육중한 무게 아래 으깨버렸다. 그보다 작은 차량들은 대담하게 맞섰다. 일부는 시체의 방벽을 주포로 박살냈고, 다른 이들은 그레이 워리어와 기타 초중차량을 뒤따랐다.
진격하는 대열 위로 사자들의 마지막 썬더호크 건쉽 4대와 그 주변을 호위하는 발키리, 벌처, 벤데타 건쉽의 대편대가 있었다. 그들이 협곡으로 진입하는 순간 옼스들의 대공사격이 그들을 덤블링하는 불덩이로 만들며 격추시키기 시작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전투가 벌어지며 개시된 첫 사격은 정확히 05시 31분 20초로 기록되어있다. 쿠로프 장군의 지휘전차인 베인블레이드 그레이 워리어가 주포를 사격하며 전투의 포문을 열었다.
나는 상공의 썬더호크에서 가간트 한 대가 넓적한 복부 장갑에 포탄이 명중하며 불타는 잔해와 외계인 기술자들이 사방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정밀 시계의 측정에 따르면 전투는 세 시간에서 몇 분 못 미칠 동안 이어졌다. 2차 만헤임 협곡 공성전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스페이스 마린인 나 역시 그것이 정확하다 확인했다. 내 헬멧의 자동 감각 역시 마찬가지로 기록했다.
스틸 리전 장병들은 그런 엄청난 옼스 무리를 보았음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지러운 적의 무리 속으로 파고들어, 옼스의 몸뚱이로 이루어진 협곡에 건쉽이 착륙할 수 있도록 외계인들을 도륙해 공간을 만들었다.
전투의 초기는 오직 그 격렬함으로도 인상적이었다. 두 군대가 전사자들을 넘어가며 교착상태가 유지되는 일은 특이하거나 기억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임페리얼 가드의 집중 포화는 그린스킨들의 전쟁 기계들을 박살냈다. 그 답례로 외계인들은 자기들이 밀어붙이는 모든 지점에서 착검하고 전선을 유지하려던 남녀 장병들을 무자비하게 도축했다. 이는 임페리얼 가드의 전투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이고, 그들에게는 강력한 기갑부대가 있었으나, 외계인들에게는 강력한 육체가 있었다.
옼스들은 그들의 미친 믿음과 더불어 살육의 광기어린 즐거움을 위해 싸웠다. 임페리얼 가드 장병들은 이 행성이 그들의 고향이며, 이 전투는 싸울 만한 가치가 있다 믿었기에 싸웠다.
인간과 옼스의 피가 가리지 않고 흐르자, 그 결과는 얇게 퍼진 정제된 기름마냥 검고 찐득거리는 무언가가 되었다. 전투가 세 시간째 접어들자, 협곡에서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흐를 곳이 없는 피의 강이 철벅거렸다. 분지 안의 바위 지반에서 피가 스며들 곳은 없었다. 협곡 그 자체가 우리가 흘리는 피를 위한 그릇이 되었다.
나는 무릎까지 피범벅이 된 안드레이가 부하 두 명과 함께 옼스 하나의 목에 총검을 찌르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이 총검을 회수하자 시체가 잠시 액체 오물 위를 떠다니다 가라앉았다. 그 냄새, 우리가 헤쳐 나가는 순전히 피의 호수에서 나는 그 피의 냄새는 가드맨들의 호흡기마저 돌파했다. 인간 병사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곳으로 몸을 날렸고, 그럴 수 없으면 선 자리에서 구토했다.
이렇게 밀고 밀리는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승리와 패배의 개념이란 상대적일 뿐이었다. 협곡 깊숙한 곳으로 밀어붙이는 우리는 종기를 찌르고 그 안의 고름을 짜내는 바늘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어떠했던가? 수많은 남녀 장병이 전사하여 진창에 얼굴을 박고 있었다. 매 1초마다 격파당해 불타는 전차의 엔진이 유폭하며 차체가 찢겨나가는 폭음이 들렸다.
안드레이와 그의 분대가 내 옆으로 다가와 무기를 재장전하는 동안 나를 엄폐물로 삼았다. 나는 그들에게 달려드는 옼스들을 처단했고, 철퇴를 잇달아 휘두르고 또 휘두르며 놈들의 균류 골조를 박살냈다.
내 곁에 있으려 애쓰는 세노바이트 서비터들은 자기들의 근육이 처한 노고를 깨닫기에는 자아가 남아있지 않았다. 헬스리치의 유물들은 그들의 군세만큼이나 더럽혀졌으나, 거듭 스틸 리전 장병들과 함께 움직이며 내가 원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내 옆으로 왔다. 옼스들은 내 사이보그 노예들의 상징성을 모르는 듯 했고, 오직 무장한 인간들만을 공격했다.
그와 동시에 에케네가 내 위치에 이르자, 그는 방어에서 벗어나 양 손에 하나 씩 쥔 체인소드와 대검을 결투보다는 춤에 가까운, 잔혹한 예술처럼 다루었다. 사자의 갑주는 오물로 더럽혀졌다. 헬멧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숨이 가쁜 기색이 역력했다.
“데스스피커, 아직도 행운이 있다 느끼십니까?”
“에케네, 우린 아직 살아 있네.”
내 철퇴와 갑주를 잇던 사슬은 어느 그린스킨의 도끼에 끊어졌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철퇴를 움키고 있었다.
“거기에 답이 있지.”
“형제들과 함께 출격하지 못해 후회하진 않으십니까?”
나는 발치에 쓰러진 외계인 하나의 흉곽을 철퇴로 짓이겨 처단하고 답했다.
“나는 지금 형제들과 있다네.”
내 목소리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헐떡였다.
안드레이는 자세를 낮추고 다음 시체 장애물을 넘어 달아는 옼스들을 사살했다. 자신이 쥔 헬건의 광선에 죽어가는 옼스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신기한 침착함으로 말했다.
“레클루시아크께서는 제가 아는 이들 가운데 가장 행운이 넘치는 분이십니다.”
“대성당이 위로 무너지는데도 여전히 여기 계십니다. 제게 괴물들로 가득한 협곡으로 뛰어드는데 같이 가자 말씀하시려고 말입니다.”
우리 셋 가운데 누구도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달려드는 적의 물결에 서로 흩어졌다. 나는 안드레이가 지나가는 키메라 장갑차로 달려가 그 옆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전쟁은 피와 불 이상으로 심리와 기세다. 연대와 무리가 서로 짓이기는 압박은 진격과 후퇴의 조류와도 같다. 필멸의 존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투에는 균형이 돌이킬 수 없이 무너지는 분수령이 있다. 그것은 어느 한 편의 전사들이 아군은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음을 깨달을 만큼의 광범위한 상황을 겪은 순간이다. 그보다는 아군이 패배했다고 믿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하는 편이 좋겠다. 그리되면 아군이 패배할 것이라는, 아니면 뒤집기 어려운 우위를 점했다는 믿음에 스스로를 구속한다.
그런 순간은 언제라도, 전장의 누구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다.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은 한 개인의 활동이 주변의 이들을 고무하고 영향을 줄 때만 벌어진다.
최전선의 병사들이 공격하기 무서워 단 한 명의 적으로부터 달아날 수도 있고, 모든 지혜와 명령을 무시하고 무너진 적의 전열을 맹렬하게 추격할 수도 있다. 최후방의 병사들이 앞서나간 이들과 마찬가지로 개죽음을 당하리라 믿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들이 먼저 싸우려고 너무 빠르고 멀리 달려 나가는 통에 질서 잡힌 전술적 철수를 행하려는 동료들을 방해할 수도 있다.
전투의 분수령은 단 몇 초 뒤에 내려질 재배치나 역습 명령을 기다리지 못한 채 단 한 명이 뒤로 달아나는 흔한 광경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아니면 한 전사, 한 챔피언이 형제자매들이 보는 가운데 적의 검에 쓰러지는 광경일 수도 있다. 그러면 챔피언의 죽음은 전투의 향방이 가려지는 계기가 된다. 다른 행성의 다른 전장에서는 한 용사의 결의가 패주를 살인적인 반격으로 바꾸기도 한다. 그가 부하들을 집결시킨 수단은 행동이나 연설일 수도 있다.
나는 승리와 패배가 만들어내는 모든 무늬를 보았고, 그럴 때마다 이 간단한 진실을 발견했다. 전쟁은 심리다. 그 진실이야말로 인류에 봉사하는 스페이스 마린 챕터의 근원적인 힘이었다. ‘그들은 공포를 모르리라.’는 문구는 진실의 그림자만을 겨우 나타낼 뿐이다. 스페이스 마린은 평생 목적의 순수함을 추구하며, 전쟁의 삶 속에서 훈련과 훈련, 훈련으로 매 순간을 봉헌한다.
최전선의 일개 전투원은 광범위한 전장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자신 주변에서의 경험이 살아있는 동안의 현실 전체이며, 그것은 칼날들이 짓쳐들어오고, 적에게 고함치며, 전우들이 피를 흘리는 찰나의 순간이다. 그는 이러한 자극에 기반을 두고 판단을 내리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생사가 달려 있다. 이것이야말로 어째서 계획 수립과 통신, 믿음이 전쟁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이유이다. 계획을 통해 형제 전사들이 다른 곳 어디에서 싸우고 있을지 알 수 있다. 통신을 통해 자신과 떨어져 있는 이들이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믿음으로서 생존과 승리를 위해 전우에게 의존하며, 그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모든 사항보다도 더욱 중요한 점은 이 세 가지를 통해 먼지와 혼란, 볼터 탄환과 칼날의 폭풍 속에서 다른 곳을 살필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지휘관들이 원하는 위치를 알고 있다.
이것이 모든 필멸의 전사들보다 스페이스 마린이 우월한 이유이다. 그들은 전투 형제들에 대한 완벽한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스페이스 마린은 그 어떤 인간 병사들보다 더욱 정확하고 방해 요소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통신 장비를 개인 단위로 보유한다. 그들은 전투 속에서 모든 감정을 지우며 죽은 적의 시체 무리 위로 무기를 거두라는 지시가 있을 때까지 후퇴란 개념이 없이 싸우도록 훈련받는다.
이러한 발전으로 결함을 없애는 만큼이나 이점도 생긴다. 한 아이를 받아들여, 인간 본연의 나약함을 인지하지도 못하게 양육시키며, 복종과 충성, 전투의 기량만을 섭취시켜 키워낸다. 세라마이트로 둘러싸며 불로서 무장시킨다. 그리고 대등한 강력함과 권위를 지닌 형제들을 넘어서는 어떠한 권위에도 답하지 않도록 한다.
이것이 스페이스 마린이다. 무기가 되기 위해 훈련한 인간이 아닌, 인간의 영을 지닌 무기다.
일반인들이 우리를 우러러보고 갑주의 표식 외에는 우리를 분간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것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정열, 감정의 취약한 동요, 나약함으로부터 비롯된 짧지만 타오르는 삶에 비하면 공허한 존재다.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에 대한 이 근본적인 사실을 아는 것이 가드맨들에 대한 조롱은 아니다. 우리 제국의 백성들을 냉대하려는 것도 아니다. 천 개의 챕터에 속한 전사들을 지나칠 정도로 추앙하려 함도 아니다. 스페이스 마린은 황제 폐하의 선택받은 최정예다. 이 문구의 의미가 왜 그러한가에 대한 이유일 뿐이다.
헬스리치 성전 동안 그토록 너무나 자주 벌어진 전투의 모든 전환점이 내 어깨에 놓여 있었다. 나의 기사들은 돌격이나 후퇴의 지시를 받기 위해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나의 고함에 집결하거나 나의 침묵 속에 후퇴했다. 인간 장교들은 성전사들이 가세할 것이라는 내 약속 없이는 멀리 진격하기를 주저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내 의도와는 관계없이 내가 서 있는 그 장소가 언제나 가장 치열한 전장이 되었다. 나는 적의 챔피언들을 사냥했다. 나는 전장의 흐름을 가로막으며 서 있었다. 하지만 내 갑주의 문장은 내가 적을 찾아다니는 만큼 외계인의 우두머리들 역시 끌어들였다. 그리고 전투의 와중에도 나의 면갑을 향해 자기들의 비인간적인 이름을 외쳤다. 그로 인해 주변의 외계인 무리는 – 어쩌면 나 역시도- 어느 용사가 나를 죽이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지 알게 될 터이다.
만헤임 협곡에서 내가 그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 했음에도 다시 벌어졌다. 결국 전세의 분수령이 다시 한 번 내게 놓였다. 내 문장을 쫓아왔음이 분명한, 짐승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놈이 츄럭의 고철을 짓이기고 도약해 내게 몸을 날렸다.
우리가 그 날의 전투에서 피부에 문신을 새긴 채 포효하던 우두머리 급 옼스들을 몇이나 해치웠던가? 당사자의 기억은 직접 대면했던 적에 대해서만 완벽히 돌이켜 볼 수 있다. 내 생애 전체에서 가장 길었던 세 시간 동안에 쓰러진 스틸 리전 장병들이나 사자 형제들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우리의 뒤편에는 전차들의 무덤이 생겼다. 사실상 전부 아군 전차였으며, 이들 모두는 적의 포격에 당했다. 협곡의 벽을 따라서는 탑 같은 적 거신의 불타는 잔해가 전차포탄과 미사일에 난타당해 구멍이 뚫렸고, 임페리얼 가드의 포격 속에 녹아내린 고철 슬러지가 되었다. 치열한 스터버 사격이 이갈이 소리를 내며 우리의 세라마이트 갑주를 빗줄기처럼 두들겼지만, 그 사격에 수많은 가드맨들이 추수당하는 농작물처럼 쓰러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진했고, 점점 높아지는 피의 호수를 헤쳐 나갔다. 이제 대부분의 인간 장병들의 무릎까지 피가 차올라, 모든 진격을 오물을 헤치며 나아가는 힘겨운 노고로 바꾸었다. 나는 더 많은 피를 원했다, 나는 이 많은 피가 협곡의 입구까지 차오르며 그 안에 숨은 모든 외계인들을 익사시켰으면 싶었다. 나는 살아있는 모든 옼스들을 정당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피가 뒤섞인 혼합물로 모두 익사시키고 싶었다. 피 냄새는 끔찍했고, 마치 어떤 연금술적이고 불경한 무언가 같았다.
워로드가 공격하기 전에 사이네릭이 적의 무리를 헤치고 내 옆으로 왔다. 그의 체인소드는 이가 나간 고물에 지나지 않았고, 외계인의 피로 손에 붙어 있었다. 나머지 한 팔은 팔꿈치부터 잘려나가, 지져진 살점과 불똥이 튀는 갑주의 케이블이 뒤섞였다.
사이네릭이 너무나 태연하게 고백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형제여.”
나는 그에게 이 암흑의 날 속에서 함께 있어 고맙다 말하고 싶었다. 비록 이것이 끝없는 전쟁의 한 국면이며, 구할 수 없는 자존심을 위한 싸움일지라도.
“형제여.”
외계인의 대두목이 나를 옆에서 가격했다. 나는 일격을 허용하기 직전에야 사이네릭의 경고를 들었다. 그리고 나와 그 놈 모두 끈적거리는 피 속에서 같이 나뒹굴었다. 놈은 거친 엄니와 힘줄이 두드러진 무시무시한 근육질 몸뚱이를 지녔다. 나보다 크고, 나보다 강했으며, 나보다 빨랐다. 이런 고백이 수치를 안겨주지만, 이 은하계에는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 전사 한 명을 능가하는 괴물과 악마들이 있다. 나는 주어진 선물을 받아들였듯. 내 한계 역시 받아들여야만 한다.
캄사합니다.! 잘보겠슴다! 그나저나 님 절단 신공 좀 쩌시는듯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