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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에올리스, 이어짐.



 “함선이 한 척 접근하고 있네.” 뮤가 말했다. 브론지는 중대에 정지 명령을 내린 뒤, 고개를 들어 흠뻑 젖은 구름 무리를 올려다보았다. 눈에는 아무 것도 들어 오는 것이 없었다.


 “착륙시 으레 내리는 이슬비는 안 보이는뎁쇼.” 브론지가 말했다. “공중 지원이 온다는 통지도 못 들었고 말입니다. 눈에도 보이는 건 없는데요.”


 “저쪽일세.” 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고집스레 말했다. 뮤의 ‘셉트가 함선의 접근을 감지해낸 것이다.


 구름을 뚫고 점 하나가 나타나더니, 바위 블록들로 이루어진 골짜기 위를 날아 내려오며 수증기를 흩날렸다. 자칼 건십이었다.


 “목적이 뭘까요?” 트체가 물었다.


 하강해 내려온 건십은 재담꾼 중대의 위치 위를 두 차례 빙빙 돌며 선회하고는, 중대 바로 옆쪽에 있는 평평한 바위 블록 위로 비스듬히 내려와 수직 하강하였다.


 건십의 활주부가 지면을 붙들기 무섭게, 건십의 측면 해치로부터 여러 명의 병사들이 뛰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제노 중대를 향해 달려 왔다.


 “루시퍼 블랙?” 뮤가 당황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브론지는 패닉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아냐, 그럴 리가.” 브론지가 중얼거렸다.


 병기와 갑주로 무장한 세 명의 수행원들이 그 지역을 단단히 틀어막은 채, 재담꾼 중대를 향해 다가왔다. 이내 일렬로 늘어서며 정지하는 수행원들의 모습은, 유전 조작을 받은 거구의 병사 수백 명이 보내고 있는 험악한 의심의 시선을 인지조차 하고 있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브론지 추장.” 선두에 서 있는 수행원이 말했다. “브론지 추장은 어디에 있는가.”


 중대 사이로 웅성이는 소리가 퍼졌다. 브론지는 그제서야 스스로가 떨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자리에서 숨거나 도망칠 방법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그렇기에 브론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을 하였다.


 “나요.” 브론지는 그리 말하며, 옹기종기 모인 부하들 사이를 뚫고 루시퍼 블랙 수행원들의 앞으로 걸어 나왔다. 수행원들 중 하나가 즉시 앞으로 걸어나와 브론지의 무장을 해제시켰다. 브론지는 저항하지 않았다.


 “이게 대체 뭔 짓거리요?!” 트체가 거칠게 물었다.


 “브론지 추장.” 선두의 수행원이 선고하였다. “로드 커맨더 각하의 명령에 따라 귀관을 구금한다. 이에 귀관을 연행하도록 한다.”


 재담꾼 중대의 병사들은 고함을 지르며 반항하기 시작하였고, 격노한 병사들이 열을 무너뜨리고 앞으로 몰려나왔다.


 “제자리를 지켜라!” 브론지가 고함을 치며 말했다. “명령이다! 제자리를 지켜! 그저 오해가 생겼을 뿐이니, 금방 해결될 거다!”


 “당장 따라오도록.” 선두의 수행원이 거칠게 말했다.


 “아니.” 뮤 역시 거칠게 답하며 성큼성큼 걸어나와 브론지의 곁에 섰다. “그런 건 내가 용납할 수 없다. 작전 중에 내 추장을 이렇게 빼낼 수는 없단 말이다.”


 “귀하께서 이의를 표하셨음을 이해하였습니다, 부인.” 수행원이 말했다. “허나 이는 기각하겠습니다. 물러서십시오.”


 “내게 이런 모욕을 주다니!” 뮤가 언성을 높였다. “어찌 감히─”


 “물러서십시오, 부인.” 수행원이 반복해 말했다.


 “놈들을 자극하지 마십시오, 호넨.” 브론지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이게 대체 다 무슨 일인가, 후르타도?” 뮤가 충격받은 표정으로 물었다.


 “저도 모르겠군요.”


 “브론지, 이 멍청한 늙은이 같으니.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고?!” 뮤는 아예 애걸이라도 하는 듯 물었다.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브론지도 고집스레 대꾸하였다. “진짜로 아무런 짓도 안 했다고요.” 그리고는 뮤의 손을 붙잡고 뮤의 눈을 마주 보며 말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호넨. 제 대신 재담꾼 중대를 잘 부탁드립니다. 아시겠죠?”


 “후르타도…”


 브론지는 몸을 숙여 뮤의 뺨에 입을 맞춰 주고는, 그대로 뮤의 손을 놓고 수행원들의 손에 이끌려 건십을 향해 걸어갔다.


 브론지는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걸어가는 브론지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호넨 뮤는 앞으로 두 번 다시는 브론지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기분을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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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잡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