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토니아는 원래 엘프 식민지였던 특성상 선세력이건 악세력이건 전반적으로 살기 힘든 헬드월드에서 드물게 현실 이상으로 풍요로운 환경과 무난한 지리적 입지를 가진 나라다
정기적으로 옼스나 비스트맨 등등이 깽판치고 가끔씩 언데드나 스케이븐도 기어올라오지만 이건 햄타지 어딜 가나 공통이라
하지만 이런 이점을 씹어먹는 단점이 있는데, 귀쟁이 괴뢰가 방조하고 꼰머 귀족들이 만든 봉건체제다
브리토니아는 국가 전체가 봉건제를 유지하는 동네인데, 현실 봉건제도의 경우 힘들긴 해도 나름대로 먹고살만했다지만 얘네는 진짜 헬임
90%라는 현실에서 하면 나라 망했을 살인적인 세율에 가혹한 법률, 계층상승이 거의 불가능한 억압적인 신분제도 때문에 중간계급에 속하는 소수의 자유민이나 요먼같은 몇몇 운 좋은 경우를 제외하면 브리토니아 피지배계급의 삶은 고생길의 연속이다
당연하지만 이런 비합리적 체제에 뭔가 불만을 가지는 이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불만분자들이 모이고 모여서 형성한 세력이 에리무(Herrimault)다.
모티브인 셔우드 숲 형제단을 따서 유쾌한 사내(merry man)들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대부분의 브리토니아 귀족들과 상인들에게는 산적 취급당하지만 기사도 비슷한 엄격한 행동강령을 중심으로 행동하고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의적단들임
에리무의 구성원들
에리무라는 이름은 이들이 쓰고 다니는 후드 달린 망토를 가리키는 말에서 나왔고, 그래서인지 후드나 후드 쓴 사람들, 발음이 비슷한 헤링(청어)으로도 종종 불림
이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저렇게 안 부르고 그냥 도적떼 취급한다
에리무의 구성원은 의외로 다양함
처벌이나 가혹한 폭정 등등에 더 이상 못 견디겠어서 도망나온 농노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영주의 군대에 맨앳암즈나 궁수로 종군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꼴도 보고 지식도 쌓으면서 불평등과 억압에 눈뜬 경우다. 그 외에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부정을 막으려고 노력했다가(자경단 활동이나 부당함에 대한 호소같은 것들) 무법자로 몰린 농노들이나 남장여자들도 꽤 존재함
마지막 경우는 브리토니아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 때문에 에리무에 들어와서도 계속 남장을 한다
그리고 귀족, 그러니까 기사들도 꽤 존재하는데, 보통 불의를 바로잡으러다가 다른 귀족들한테 누명 쓰고 쫒겨난 경우다
이런 탈주기사들은 주로 전술가나 지도자들로 활동함
마지막으로 얼굴없는 자(faceless)라고 부르는 지도자들이 존재하는데 얘네들에 대해서는 좀 뒤에 서술하겠음
에리무의 조직체계
에리무가 되는 조건은 간단하다
1. 당신은 무법자인가?
2. 당신은 스스로를 에리무라고 여기는가?
3. 당신은 에리무의 행동강령을 준수하는가?
저거 세 가지만 충족하면 누구든지 에리무가 될 수 있다
이러다보니까 에리무들의 규모나 세력권, 활동 방식은 매우 다양함
능력이 된다면 혼자서 햄타지 히어로물을 찍어볼수도 있겠지만 헬드 월드의 숲은 비스트맨과 그린스킨같은 괴물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이라 보통은 수십명 정도가 집단을 이루고, 이런 집단들 여러 개가 점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조직된다
이야기에 따르면 가장 흔한 가입 방법은 에리무들이 숨어지내는 숲을 돌아다니면서 가입 의사를 소리쳐서 얘기하는 건데, 앞서 말했듯이 헬드월드의 숲은 온갖 괴물들이 돌아다니므로 이 과정에서 살아남는 거 하나만으로도 실력이 입증된다
지원자들이 에리무와 만나게 되면 에리무들의 행동 강령에 따를 것을 맹세하게 되고, 이렇게 조직에 가입한 지원자들은 일단 얼마동안은 감시받다가 얼굴없는 자가 믿을만하다고 인정하면 그때서야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받는다
지원자로 위장하는 첩자들도 꽤 있어서 그걸 막아내기 위한 방식임
점조직 구조를 선호하는 이유도 첩자 때문에 조직 전체가 한번에 싹 날라가는 걸 예방하는 차원에서 그렇다
얼굴없는 자(Faceless)
왕관 없는 왕, 이름 없는 자, him out back(뒤의 그 사람?), 대구(cod)로도 불리는 에리무의 지도자들이며, 통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정의와 올바름을 추구하는데 극도로 숙련된 사람들이다
이들이 없다면 에리무 집단은 모여도 다시 흩어지거나 다른 에리무 집단에게 흡수된다
반대로 성공적인 에리무들에게는 항상 이들이 존재함
일반적인 무법자들과는 다르게 부하들에게 통수맞는 일이 거의 없고, 이름없는 자 자신도 이름없는 자가 될 가능성이 보이는 다른 에리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에리무들의 행동강령을 준수하면서 한 집단의 전반적인 생활과 활동을 책임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 도중에 물러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얼굴없는 자라는 호칭처럼 이들 대부분이 향시 후드로 얼굴을 감추고 다니기 때문에 신원은 대개 에리무들에게도 미스터리함
몇몇 얼굴없는 자들은 밤에 근처 성에서 휴식하기도 하는데 이래서인지 일부 귀족들이나, 특히 성배 기사들이 얼굴없는 자들로 활동한다는 소문이 떠돈다
성배 기사는 정의심이 투철하고 선량한 사람만 될 수 있는지라 대놓고 개혁하자고 의견표명은 못 해도 개인적으로 불의를 바로잡으려고 활동한다고 에리무 설정이 나온 워해머 판타지 롤플레잉 룰북에서도 은근히 언급함
게다가 에리무 관련 설정들 중 많은 수의 출처가 해당 룰북의 성배 기사 항목이다
물론 일반적인 농노 출신 에리무가 유능해서 얼굴없는 자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얘네 행동강령도 그렇고 성배기사들이 상당히 영향을 미친 건 맞는 것 같음
이러다보니 아랫것들한테는 잘해주시는데 통 성 밖으로 나오시지는 않는 우리 영주님이나 성배 기사가 되서 돌아왔다가 갑자기 어디로 사라지셨다는 옆 동네 기사 나으리 아드님께서 사실 어제 곡식 창고를 털어서 농노들한테 나눠준 에리무 중 하나일수도 있다
그 외에도 드물게 개념있는 귀족들이 얘네의 사상에 부분적으로든 전체적으로든 동조하고, 활동을 묵인하거나 비밀리에 도와주기도 함
하는 일
의적집단이긴 해도 일단 먹고 살아야 의적질도 하니까 에리무들의 일과 대부분은 여러 잡다한 일들이 차지함
에리무들은 주로 무성한 숲이나 덤불 근처에 텐트나 침낭들로 구성된 은신처를 마련한다
언제 토벌대나 비스트맨, 그린스킨같은 위협이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언제라도 이동할 수 있게 매일 아침마다 짐을 미리 싸놓음
가장 안전한 은신처는 동굴이다
아침에 밥먹고 나면 얼굴없는 자가 일단 발각될 위험이 없는지 은신처 주변을 정찰하고, 별 위험이 없는 걸 확인하면 근처 마을로 변장하고 향해서 소식을 전해듣고 다음 목표를 정하며, 보급품도 구한다
점심 때 얼굴없는 자가 돌아와서 오더를 내리면 에리무들의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데, 몇몇은 주변을 순찰하고, 몇몇은 다음 목표를 정찰하며, 나머지는 식량 채집, 사냥, 무기 정비, 빨래같은 잡다한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잡다하긴 해도 숲속 특성상 식량이랑 무기 구하기가 힘들다보니 필수적인 일과임
그동안 얼굴없는 자는 다음 목표를 습격할 계획을 세움
저녁때까지 별 일이 없었다면 얼굴없는 자가 저녁식사를 위한 충분한 식량이 있는지 점검하고, 다시 한 번 캠프가 잘 숨겨져 있고 위험이 없다는 걸 확인하며, 마지막으로 그날 일어난 다툼이 있다면 그걸 처리한다
그러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작전회의를 하거나 세워둔 계획을 실행할 준비를 함
여기까지가 일상적인 일과고 대외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에리무들의 활동은 의적 행위다
가장 흔한 건 상인들이나 귀족들의 재산이나 세금을 털어서 농노들한테 나눠주는 일임
숙련된 에리무들은 이걸 귀족들의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일 없이 처리한다
또한 처벌받을 위기에 처한 농노들을 구출하기도 하고, 마을을 비스트맨이나 그린스킨같은 악의 세력들로부터 보호하기도 함
종종 기사들과 협력할 때도 있다
브리토니아 기준으로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폭정을 휘두르는 귀족이 있다면 끌어내리기도 하는데, 직접적으로 암살하기보다는 주로 주변의 동료 귀족들이나 믿을만한 다른 기사들에게 얘네의 깽판을 노출시켜서 간접적으로 처리함
특히 0순위로 하는 일은 에리무를 사칭하는 자들이나 에리무라고 칭하지만 행동 강령을 따르지 않는 다른 무법자 집단을 처리하는 일로, 이들은 그 지역 에리무들이 제일 먼저 목표로 삼는 대상이 된다
네임드
베르주라크의 궁수들을 이끄는 산적 베르트랑
돌아다니는 거 보니까 구판 시절에는 고유 미니어처도 있었던 것 같음
딱 보면 알겠지만 로빈 후드가 모티브로 동료들도 로빈 후드에 나오는 리틀 존과 터크 수사가 모티브다
탈주농노 출신으로 가혹한 세금에 불만을 가지고 영지에서 탈주한 뒤 동료들과 의적 생활을 하는데, 엔드타임에서 파라봉을 카오스로부터 지키기 위해 기사들과 함께 싸우다가 개쩌는 최후를 맞는다
벽에 깔려서 온몸이 으스러졌는데도 불구하고 슬라네쉬의 그레이터 데몬인 아민'흐리쓰 소울플레이어의 눈깔에 축복받은 화살을 명중시켜 동귀어진하고,얘가 집어삼킨 드워프들의 영혼을 해방함
의적이라지만 일개 농노가 혼자서 도시도 박살내는 그레이터 데몬을 조져버린 것
세계가 미쳐돌아가는 상황이 아니였다면 성배기사 되고도 남았을 공적임
카를로막스
원래는 평범한 농노였으나 형제가 영주 딸 보고 웃었다고 교수형당하고 어머니가 처형식 때 울었다고 불구가 될 때까지 맞는 걸 보고는
영주의 딸을 납치해서 근처 숲으로 탈주했는데, 원래 계획은 말로 못 할 짓들이였지만 막상 저질러놓고 보니 차마 그럴 수는 없어서 그냥 놔줌
이걸 근처 에리무들이 인상깊게 봤는지 그를 자신들 무리에 끼워주고, 그는 순식간에 얼굴없는 자의 위치까지 오르고 브레통 역사상 최초로 성공한 농민봉기인 아키텐의 데레빈 리브레에서 일어난 난을 주도하기까지 한다
여기 전 영주가 인간 말종에다가 알고보니 너글 숭배자였던지라 농노들이 일가 전체를 처죽였는데도 주변에서는 아무도 안 도와줌
덕분에 지금은 에리무들과 농노들이 관리하는 브리토니아 유일의 자유도시가 되버렸다
아키텐이 평화로운 대신 영주들끼리 수시로 싸우다보니 몇 번 토벌군이 오긴 했어도 죄다 격퇴되고 사실상 방치됨
이름이 뭔가 익숙하게 느껴진다 했더니 마르크스의 패러디 캐릭터인듯
롤플레잉 북 쪽 설정이라 언제부터 언제까지 유지됬던 건지는 모르겠음
원래 그렇게 유명한 설정은 아니였는데 햄탈워 나오고 브리토니아가 FLC로 뜨면서 양덕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것 같음
아예 제 4의 브리토니아계 팩션으로 추가하는 게 어떻냐는 얘기도 있고,창작마당에 에리무 관련 모드도 꽤 존재하더라
긴글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에리무 행동강령-
파괴의 힘들을 거부하라. 설령 폭군과 힘을 합하더라도 그들에게 맞서 싸워라
부자에게서 넘치는 것들을 취해 빈자를 먹이라, 필요로 하지 않는 돈을 잃는 것은 해로운 일이 아니다
배신은 그린스킨이나 비스트맨에나 어울리는 추악한 짓이다
너의 동료들의 과거를 묻지 마라, 모든 에리무는 각자 싸우는 이유가 있으며 오로지 현재의 행동으로만 평가되어야 한다
무고한 자를 해치지 말라, 부정한 방법으로는 정의를 위해 싸울 수 없다
법이 실패한 곳에서 정의를 구현하라
그래서 기사님 오늘은 어느 기사님을 털러 가신다고요?
ㅋㅋㅋ - dc App
라고 잘 못 된 정보를 흘리는 농노를 봤읍니다요 기사님
햄탈워에 나왔으면 좋겠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