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에게 속아 쓸만한 수비대장을 죽일 뻔한 올틱스는 전략정신의 조언에 따라 그를 죽이지 않을 수 있었고, 곧 오크의 대군세가 평원을 가로질러오기 시작함.
그 기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들이 뿜어내는 매연이 마치 기후처럼 보일 정도로 구름 같은 연기 덩어리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그 안에선 번개가 치는데 그 번개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오크들의 기이한 무기들이 충전되고 있음을 올틱스는 알 수 있었음.
수비대장을 살려주고 성소 오수아리 앞에 전선을 형성한 워리어들에게 올틱스는 연설을 할 준비를 함.
굳이 연설을 안해도 명령 한 번 내리면 그들 뇌리에 직빵으로 어찌 진행될 지 계획이 꽂혔지만, 올틱스는 가급적이면 연설을 하려고 했는데 이는 그가 알던 이들의 사례가 있어서였음.
그 사례란 네크론이 된 이후로 극도로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변한 명령 전달 방식 때문에 몇 세기 동안이나 남들과 말을 안하다가 결국 미쳐버린 애들이 수두룩했다는 거.
그런 사례 때문에라도 올틱스는 가급적이면 말을 하려했고, 또 뿐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연설을 하다보면 그가 하려했던 계획의 헛점을 발견하기도 했기 때문임. 지금도 그런 때였고.
올틱스는 문득 굳이 성소 앞에서 싸워야하나? 라는 의문점이 듦.
이를 들은 교리 정신이 의문-글리프를 띄우며 올틱스를 극딜함.
의심? 의심을 한다고요? 올틱스가 말을 허락하자마자 교리 정신이 소리를 질렀다.
지금 나의 주인님께선 신성한 생텀을 수호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의심하는 겁니까?
테메노스에 불결한 자들이 발 붙이는 정도로는 주인님껜 치욕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나보군요?
물론 올틱스도 성소를 지켜야하는데엔 동의했는데 무언가 그의 마음을 거슬리게 하는 게 있었음.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그건 바로 병력의 소모였음. 올틱스가 네스처럼 낙후된 수비대장조차 잃을 수 없던 것처럼, 그는 워리어 한 기조차 잃을 때마다 큰 손해였음.
오늘 오크들이 아무리 많다한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얼마나 온다한들. 올틱스는 향후 몇 년간은 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아무리 노후된 워리어라 할 지라도 죽기 전까진 수 명에서 수십 명의 오크들을 데려갈 테니까. 그리고 워리어들이 파괴된다해도 그들은 곧장 재구성 저장고로 돌아가 다시 전선에 합류할 거였음.
하지만 그게 영원할 순 없다는 게 문제였고.
100기의 워리어가 되돌아가 부활한다해도 개중 1-3기는 오류로 인해 아예 파괴되거나, 잘못 조립되었고 이 수치가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군단이 바닥날 게 틀림없었음. 그에 반해 오크들은 미친 물량으로 계속 밀고들어올 게 분명했음.
이를 보고 그의 네 번째 정신인 분석 정신이 끼어들어 약 2.8% 변환 실패율이 예상된다고 말함. 이제 올틱스의 다섯 분할 정신이 모두 등장했는데 올틱스의 정신과는 별개로 구성된 이 다섯 정신은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음이 드러남.
교리/전략/외생학은 그런대로 표준어처럼 말하는데, 전투 정신은 짐승처럼 그르릉 거리기만하고 분석 정신은 분석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다소 껄렁거리는 말투임. 다른 애들이 주인님- 이렇게 말하는 것과는 달리 얜 나리- 이런 식으로 말함ㅋㅋ
암튼 그래서 병력 소모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틱스는 머리를 굴리는데 마땅한 수가 생각이 안남. 수비대장은 모자라지, 분할 정신들은 도구에 가까웠으니. 그의 곁에는 이런 문제를 같이 의논할 제대로된 이가 없었고, 올틱스는 고독함을 느낌.
그나마 이야기할만한 이는 멘텝이 있었으나 지금은 어딘가로 사라져버렸었고, 뛰어난 장군이자 올틱스의 친구인 예네크 대제독은 최근 상태가 많이 안좋아져서 은둔한 상태. 하지만 도움을 받을 이가 없는 건 아니었으니...
그건 바로 올틱스의 추방을 방관한 이이자 그의 형인 첫 번째 키나즈인 조세라스였음. 물론 저 멀리 수도성까지 갈 건 아니었고, 올틱스는 자신의 기억 속 과거로 들어가 조세라스의 지혜를 빌리기로 함.
이는 일종의 몽상으로, 이 과거로의 여행은 멘텝이 올틱스의 머리에 설치한 것들 중 하나로 이를 통해 그는 무의식 속의 과거 기억으로 들어가 그때를 회상할 수 있었음.
이게 얼마나 현실적이냐면, 올틱스가 과거로 들어가자마자 그는 그가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냥 그 시간대, 그 자리에 있다고 여길 정도.
....올틱스는 오늘이 덥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직 건기가 오기엔 일렀지만, 오늘은 바람도 불지 않았다.
실제로 새벽이 얼마 지나지 않았으나 그가 직접 옷을 입을 때쯤엔 벌써부터 그의 맨발에 닿은 기와가 따뜻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에게 피와 살이 있다니!
음, 그래, 왜 갑자기 그 사실이 그를 그토록 흥분시키는지?
보통의 네크론티르처럼, 올틱스 또한 육신의 짐을 원망했기에 방금의 흥분은 실로 기이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이때 묘사되는 네크론티르의 하루는 굉장히 아름다우니 요건 링크타서 한 번 보는 걸 추천함.
여기서부터 과거 네크론티르 시점)) 올틱스는 몇 달간 혈액 질환에 시달리다가 최근 상태가 호전됐음. 꽤 듬직한 체격의 그였으나 병마에 시달리고나니 근육은 다빠지고 쪼그라든 몸뚱이가 됨.
이후 묘사되는 걸 보면 모든 네크론티르는 잠에서 깨어나면 온몸에 난 거친 부스럼을 쓸거나 종양 등을 확인할 정도로 이들의 질환이 흔했음을 알 수 있으며, 개쩌는 기술을 지닌 네크론티르의, 그것도 궁중의 의사들마저 40년 정도 멀쩡히 살아가면 만족할 정도로 이들이 지닌 생명의 문제는 심각하다는 게 나옴. 그렇기에 모든 네크론티르는 죽음에 익숙함.
올틱스의 몸이 좀 나아지자 찾아온 게 바로 그의 형 조세라스로, 그는 올틱스에게 전쟁의 가르침을 주겠다며 올틱스를 데리고 훈련장으로 감.
이때 잠깐 또 네크론티르의 평민층 모습이 나오는데, 올틱스는 늘 위에서 아래로만 백성들의 거주구를 바라보다 이번에 처음으로 그 옆에서 보게 됨. 네크론티르의 기술은 별의 심장을 멈추게 할 정도로 대단했으나 우습게도 평민들의 집은 진흙 벽돌로 지어진 수준. 올틱스는 의문을 가짐.
이후 훈련장에 도착한 그들은 뛰어난 전사들에게 스파링 뛰어보라 말하고는 서로 전사를 하나씩 골라 배팅하며 와인을 나눠마심. 서로 하하호호 웃기며 좋은 시간을 보냈고, 올틱스는 조세라스에게 기대한 것 이상으로 즐거운 가르침이라 말함.
조세라스는 아직 가르침은 시작도 안했다고 말하고선 대련을 멈춘 뒤 모든 전사들을 승패 유무에 따라 내림차순으로 쭉 사열시킴. 백 명 정도가 그렇게 사열함.
그리고는 사열한 전사들 중 한 명도 빠짐 없이 모든 두 번째 전사의 머리를 쏴버림.
왕궁으로 돌아오고 저녁을 먹을 때까지 올틱스는 조세라스와 아무 말도 하지 않음. 그는 이 어처구니 없는 소모에 분노했는데 그에게 전사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여겨졌기 때문임. 하지만 네크론티르에게 죽음은 흔했고, 이런 생각은 결코 흔하지 않아 함부로 꺼내면 안되었기에 입을 꾹 담고 있었던 거.
침묵을 먼저 깬 건 조세라스였음. 그가 말하길, 그도 결코 아까의 살육이 즐거운 건 아니라고 했음. 하지만 가르침을 위해선, 필수불가결했다고 말함.
가르침은 두 가지로, 첫번째는 죽음은 잔인하지도, 그렇다고 미덕을 갖추지도 않으며 반드시 찾아온다는 거였음. 또한 아까 허무하리만치 죽은 병사들처럼 죽음은 너와 나 같은 왕족에게도 예외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함.
두번째는, 유산(전통)은 지켜져야한다는 거임. 이를 위해 조세라스는 '불'을 예시로 듦.
만약 네가 캠핑을 나갔다가 숙영을 하게되었음. 그럼 춥겠지? 불을 피워야겠지? 이때 옆에서 나뭇가지를 들고와서 장작으로 썻고, 이 불을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해서 나뭇가지를 끌어와야할 터. 근데 여기서 네가 끌어오던 나뭇가지가 숲에서 뜯어온거라는 걸 안다한들, 넌 그걸 슬퍼할거냐?
이런 식으로 말하며 불은 왕조의 유산이고 장작은 백성, 더 나아가 우리도 이 안에 포함된다고 말함. 네크론티르의 목숨은 너무나도 하찮지만 왕조가 쌓아올린 그 전통과 유산은 위대하며 귀중하기에, 목숨이란 건 그 자체의 가치보다는 왕조의 유산이라는 불꽃을 유지하기 위한 장작으로 봐야한다고.
....
‘우린 괴물이 아니다, 올틱스. 만약 지켜야 할 유산이 없었다면, 우리는 우리 육신의 덧없는 필요성을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었겠지. 심지어 백성들의 육신 또한 말이다.
하지만 내 가르침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네게 남아있다면, 그냥 넘겨버려라.
육신은 사라지지만 돌은 영원하다. 우리의 정복과 정복에 대한 권리, 우리의 모든 권력은 우리가 지금껏 쌓아 올린 돌 속에 안치되어 있고, 증명되어 있다.
다른 모든 것, 즉 네가 명령하는 생명들, 더 나아가 너 자신의 생명까지도 돌들의 영속성을 지켜내기 위해 사용되어야만 한다.
영속성의 가치에 비하면, 그 밖의 것들은 의미가 없을 터, 알아들었느냐?’
이해했음을 표하기 위해 올틱스의 고개가 숙여졌다.
그는 여전히 동의한다고 확신하진 못했지만, 삶이 짧긴해도 그 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조금은 더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좋다.’ 키나즈가 끝을 맺었다. ‘그때를 위해 마시자꾸나. 사실, 아마 네가 건배를 제안할 수도 있겠지.’
그가 잔을 들어 질문과 함께 기울였다. ‘왕조의 힘은 어디에 있다고, 올틱스?’
‘돌 속에요, 키나즈.’
‘돌 속에 있지!’ 조세라스가 흥겹게 따라말했고, 그들은 그들의 잔을 깨끗이 비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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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르침과 함께, 2장은 끝을 맺음.
전편에서 올틱스가 돌이 그롯의 피로 더럽혀진 것에 대해 광적으로 분노하는 건 바로 이때의 경험이 뇌리에 깊게 박혀있었기 때문이었음.
본문에는 적지않았지만 올틱스는 저 죽음 이후로 그 가르침을 기억해두겠다고 다짐하는데, 만약 그가 가르침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 가르침을 위해 죽은 오십 명의 전사는 진짜로 의미없이 허무하게 죽은것이기 때문.
40세가 오래 사는 거였으면 ㄹㅇ 불멸을 간절히 원할 만하네;; - dc App
심지어 그냥 사는 것도 아니고 온몸이 종양과 부스럼으로 가득찬 채 골골대다 죽는게 모든 네크론티르의 숙명이었으니 진짜 그럴만햇음;
성간 제국을 이뤘는데도 평민의 집은 허름한 허름한 오두막... 자아 없는 기계병정이 된 지금보다 더 이전부터 평민들 삶은 씹창나 있었구만
올틱스도 그 점에 의문점을 던지는데, 이에 조세라스는 기억될 가치가 없는 이들에게 굳이? 이런식으로 답함 - Hex Bugman'tyr
ㅋㅋㅋㅋㅋㅋㅋ씹ㅋㅋㅋㅋㅋ '왕조와 유산만이 영원하고 왕족들마저 그것을 위한 장작이다' 보고 사치 부리려던게 아니라 왕궁을 후대에 남기려 장엄하게 지은건가 싶었는데 그럼 그렇지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삶은 짧지 그 온갖 병속에서 앓다가 진흙집에서 죽어야되는데 출산율이 유지가 되네
흐미..
올틱스도 참 보기 드문 네크론 주인공이라 참 좋았어
ㄹㅇ 볼수록 성군 자질이 있는거 같음 - Hex Bugman'tyr
저런 막장 세상이니 평민 목숨은 생각도 안 하는게 납득이 가는 세상인데 그런 인성이라니
오 통번역은 따로 하시는군요. ㄳ
얍얍 갤에 바로 통으로 올릴까하다가 갤엔 요약정리로 올리는게 나을 거 같아서 링크만 걸어둠ㅋㅋ - Hex Bugman'tyr
과거 시점의 네크론 국민들 삶이....인류제국에서 일반 제국민들이 겪는 실상과 거의 비슷하거나 혹은 더 개차반처럼 느껴지네 하긴 육체를 버리고 승천한답시고 거진 반강제로 모든 제국민들을 죄다 기계화시켰다는 설정을 돌이켜보면 저러고도 남았겠지....
잔드레크는 진짜 네크론 최상위 0.1%급 인성이었구나 - dc App
ㄹㅇ 진짜 대인배; - Hex Bugman'tyr
저런거 있는데 과거에 안파묻히고 현재를 사는 것도 대단하다 네크론이면 그럴만할텐데
요약본도 좋지만 갤에도 통번역 올리면 어떨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