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만으로는 부족하오,’ 돈이 말했다. ‘우리의 통신 회선들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소. 워프의 혼돈이 아스트로패스들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소. 우리는 혼자요. 달의 궤도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우리는 알 수 없지. 성계의 변두리에 위치한 함대들은 몇 달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이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도달한 통신 중 일부는 수-카센 제독이 보낸 것들이었지. 생존한 우리 함선들이 모두 집결했다고 하오. 그들 중에는 너의 매 함대(Falcon fleet)들도 다수 합류했다고 하네, 자가타이.’
칸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게 집결한 힘도 호루스에겐 미치진 못하네. 그의 함대 전력은 우리를 압도하지. 우리는 팔랑크스를 이곳에 주둔시켜야 했어,’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돈의 거대한 기함은 수-카센의 지휘 하에 변두리 함대의 중심을 이루기 위해 성계 경계로 향했었다. ‘그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방어선을 획기적으로 강화시켰을 수 있네. 호루스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날릴 수도 있었지.’
‘그리고 다른 모든 궤도 요새와 함선들처럼 파괴됐겠지.’ 돈이 답했다. ‘호루스가 테라에 집결시킨 함대를 상대하기엔 우린 힘이 너무 부족하네. 그래서 우리에게 남은 함선들을 전부 밖으로 내보낸 것이지. 팔랑크스는 적절한 때가 올 때까지 그들을 이끌걸세.’
‘그게 팔랑크스를 거둔 이유는 아니지 않은가,’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난 결정을 내렸네,’ 돈이 완고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바꿀 생각은 없네.’
‘알겠네,’ 생귀니우스가 답했다. ‘하지만 황제 폐하의 탈출 수단으로 팔랑크스를 빼놓는 이 전략이 성공할지는 모르겠군.’
‘만약 테라가 무너진다면 황제 폐하는 반드시 살아 남으셔야 하네,’ 돈이 말했다. ‘우리 모두 호루스의 목표는 테라가 아니라 황제 폐하임을 알고 있어. 팔랑크스는 우리에게 남아 있는 수 중에서 그분의 탈출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지. 내 기함만이 그분을 모시고 성계 내외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네. 그 외의 경우엔 변두리 함선들은 로부테가 도착할 때까지 사정거리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걸세.’ 돈이 말했다.
‘수-카센의 역할은 동부 함대가 워프를 통과해 도착할 시 길을 여는 거네. 페투라보와 그의 망할 아들들은 아직 성계의 내부 지역으로 들어오지 않았어. 그의 성정대로 행동한다면 페투라보와 그의 군단은 길리먼에 대비해 외부 경계를 요새화하고 있겠지. 우리의 구원자들을 지연시킬 그 어떤 강철의 고리(Iron Ring)도 용납할 수 없어. 수카센이 이를 무력화시킬거네.’
‘길리먼이 이끄는 군세의 규모는? 그의 진척에 대한 소식은 없는가?’ 칸이 물었다.
‘없네,’ 돈이 답했다. ‘우리는 그저 그가 테라를 향해 오고 있고 그의 병력들이 온전하기를 믿는 수 밖에 없네. 아이언 워리어들이 가장 빠른 워프 항로들에 지뢰처럼 깔려 있네. 모든 장애물들을 넘어서 온다고 해도 로부테는 호루스가 베타가몬에 배치해 둔 후방 전력을 격파해야 태양계에 도달할 수 있네.’
‘그는 분명 성공할걸세,’ 생귀니우스가 자신있게 말했다. ‘호루스는 대부분을 병력을 여기로 이끌고 왔네. 로부테의 병력은 상당해. 내가 그와 헤어지기 전에 로부테는 울트라마와 울티마 세그멘툼 전역에 징집 명령서를 보내고 있었네. 여기로 향하고 있는 와중에도 우리가 잃은 줄로만 알았던 불칸과 코락스의 잔존 군단 병력들이 합류하고 있어. 그가 도착할 때쯤엔 호루스와 비슷한 규모의 함대를 이끌고 있을걸세.’
‘총 소집령(The Great Muster)이 많은 자원을 앗아갔겠군,’ 돈이 말했다. ‘우리 때문에 잃은 자산들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 할거야.’
‘후회를 하다니, 자네답지 않은데,’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후회가 아니네,’ 돈이 답했다. ‘사실을 말한 것뿐이네. 내가 후회하는게 있다면 이 전쟁이 우리에게 끔찍한 선택들을 너무 많이 강요한다는 것이지. 총 소집령은 비싼 대가를 치뤘지만, 반드시 필요한 결정이었네.’
‘나는 베타가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네,’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그의 태도가 살짝 딱딱해졌다.
‘방어적일 필요는 없네, 형제여. 자네를 탓하려고 한 게 아니네.’ 돈이 답했다. '자네는 워마스터를 지체시켰어. 그에게 피해를 입혔지. 그게 내가 부탁한 것이고, 자네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어. 이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임무는 적의 공격을 버티는 것이지.’
‘다른 이들은 어디 있지? 늑대나 까마귀에 대한 소식은 없는가?’ 자가타이가 물었다. ‘러스와 코락스는 살아있나?’
스페이스 울프의 프라이마크인 리만 러스의 이름이 언급되자 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생귀니우스는 서둘러 답을 했다. ‘없네. 내가 마지막으로 리만에 대해 들었던 건 베타가몬에서의 전투 중이었어.’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아바돈과 알파리우스의 명예를 잃은 아들들이 그를 야란트(Yarant)에서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하더군.’
‘하지만 그는 붙잡힌건가? 아니면 포위망을 뚫고 나온건가?’ 칸이 물었다. ‘그리고 까마귀는 살아있나?’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나는 둘다 살아있다고 믿고 있네,’ 생귀니우스가 조용히 말했다. ‘만약 죽었다면 내가 알 수 있을걸세. 내 영혼은 요즘 들어 예민해져 있네.’
‘둘이 살아있다면 우리에겐 희소식이군!’ 칸이 말했다.
‘살았든 죽었든 지금 그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은 없네. 러스가 떠나기 전 내가 그에게 말했던 것처럼.’ 돈이 말했다. ‘사자도 마찬가지지.’
말카도르가 피곤한 듯한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지팡이가 내뿜는 빛이 방 안에서 출렁거렸다.
‘사자는 그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다.’
‘반역파 모성들을 정복하는 그의 행위는 그저 이른 복수에 불과하오,’ 돈이 말했다. ‘그는 여기로 왔어야 했어.’
‘자네는 내가 본 것들을 보지 못했네,’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불과 며칠 전에 팔랑크스 내에서 악마를 상대한 것을 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는 별들 사이를 활보하는 공포스러운 존재들로부터 벽과 무기들로 이루어진 보호를 받고 있는 상태였지. 자네가 목격한 것은 합리성을 뒤집는 어둠의 사술들의 극히 미미한 일부일세. 이 전쟁은 우리가 대성전 동안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마법사들의 전쟁으로 변모했네. 다크 엔젤이 반역파 행성을 정복할 때마다 적들의 계획에 큰 타격을 입힐 거야.’
‘그저 상징적인 행위에 불과해.’ 돈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상징에는 힘이 담겨있다,’ 말카도르가 말했다. ‘너가 이해하지 못 할거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제 알겠느냐, 로갈?’
‘그럼 사자는 지금 어디에 있지?’ 돈이 말했다. ‘그가 바르바루스를 파괴시킨 이후로 아무런 소식이 없었소.’
‘누가 알겠나? 우리가 모른다면 적도 모른다는 의미로 봐도 되겠지.’ 칸이 답했다. ‘생귀니우스가 한 말에 무언가가 있어. 나 또한 태어나지 않는 자(Neverborn)들과 싸워 본적이 있네. 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 그들은 야생적이야. 모타리온의 함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 어쩌면 사자의 공격들 덕분 인지도 모르지. 만약 전투의 행운이 우리 편이라면 데스 가드는 아예 안 올지도 모르네.’
‘모타리온에게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나?’ 생귀니우스가 궁금증을 공개적으로 표했다. ‘우리의 형제들 중 악마들과 동맹을 맺으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네. 모타리온은 특히 더 그렇지. 그가 얼마나 워프를 증오하는지 알지 않는가?’
돈의 눈이 가늘 해졌다. 그는 잠시 알파리우스를 떠올렸다. 20번째 프라이마크가 태양계에 잠입했을 때, 그는 돈과 대화를 나눴었다. 그가 한말들은 회개로 해석 됐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돈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고 명왕성에서 알파리우스를 베었다. 이 사실은 지금까지도 그의 형제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들 중 누구도 변하지 않아,’ 돈이 말했다. ‘그들은 타락했고 모두 배신자들일세.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우리는 그들을 구원할 수도 없고, 그들은 구원받을 자격도 없어.’
‘나는 프로스페로의 폐허에서 모타리온과 얘기를 나눴었네,’ 칸이 말했다. ‘황제 폐하를 향한 그의 증오는 너무 깊게 뿌리 앉았네. 우리 아버지의 죽음에 집착하고 있어. 그는 올 것이네.’
‘그럼 마음을 되돌리는 일은 없겠군,’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그럼 우리의 몰락한 형제들 중 나머지는 어디에 있지?’
‘밤새 호루스의 함대 배치를 살펴봤네,’ 돈이 말했다. 그들 모두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 프라이마크는 거의 잠을 자지 않았지만 모두 자신이 짊어진 짐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다. 홀로그램이 내뿜는 빛이 돈의 눈 밑에 있는 주름을 부각시켰다.
‘페투라보가 여기에 와있다는 것은 알고 있네,’ 돈이 말했다. 지도가 축소되며 태양계 전체의 모형을 형성했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그의 위치는 천왕성 전투에서 였네. 그가 First Sphere에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네. 만약 평소대로의 패턴을 따르고 있다면 아이언 워리어들은 엘리시안 관문(Elysian Gate)과 크토닉 관문(Kthonic Gate)을 요새화하고 있을 거야. 남에게 위임하기엔 그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을 임무지만, 나를 향한 그의 증오로 볼 때 그는 결국 테라로 향할걸세. 내가 세운 벽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자신이 더 낫다는 것을 선언하기 위해서 만이라도 말이지.’
‘앙그론의 기함은 이곳에 있네,’ 그가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우주의 공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달 저편에 적 함대의 절반과 함께 대기 중인 복수심에 불타는 영혼호(Vengeful Spirit) 근처에 말이지. 정복자호(Conqueror)가 있는 곳에 앙그론이 있다고 가정해야겠지. 황제의 긍지호(Pride of the Emperor)의 위치에 관해선 상충되는 보고들이 있지만 다가올 전투에 펄그림 또한 참전할거라고 봐야겠지. 아마 호루스와 함께 있을걸세. 알파리우스는 소재가 불분명하네.’ 돈은 말카도르의 시선을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돈은 저 늙은 이가 알파리우스의 운명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섭정이 모르는 비밀이란 없었다. ‘마그누스는 아마 죽은 것 같네,’ 돈이 계속해서 말했다. ‘비록 성계 내 열린 균열에는 그가 구사하는 마법의 고유 흔적들이 넘쳐나지만.’
‘마그누스는 죽지 않았다.’ 말카도르가 말했다.
‘무슨 확신을 가지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오?’ 돈이 물었다.
‘그의 영혼은 완전히 감추기엔 너무 빛나는 존재야. 황제 폐하께선 그의 정수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고 계신다. 따라서 나 또한 알고 있지.’ 말카도르가 답했다. ‘진홍의 마그누스는 분명히 워마스터와 뜻을 함께하고 있다.’
‘안 좋은 소식이군,’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만약 살아있다면 이 투쟁에서 벗어나 있길 바랐건만.’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벌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지.’ 말카도르가 말했다.
‘적어도 커즈의 행방을 알고 있으니 다행이군,’ 칸이 말했다. ‘자네가 우주로 방출시켜 버렸지, 생귀니우스.’
‘밤의 인도호(Nightfall)*(원래는 일몰, 해질녁 등으로 번역해야 하지만 나로와 커즈의 캐릭터가 그렇게 산뜻(?)하지는 않아서 의역함)와 열두 척 정도의 주력함들 또한 목격됐다는 확인된 보고들이 있네,’ 돈이 말했다. ‘그는 없을지라도 그의 아들들은 이곳에 와있어.’
‘로가는 어디에 있지?’ 칸이 물었다. ‘그의 군단은 거대하지만 워마스터의 함대에서 차지하고 있는 그들의 비중을 볼 때 일부 병력만 여기에 와있던 것 같더군.’
‘그도 부재중인가?’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선 그 어떤 가정도 할 수 없네,’ 돈이 말했다. ‘그가 지금 이곳에 없다고 해서 이후에도 오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어. 길리먼을 기습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우리는 로가와 모타리온 모두 올 것에 대비해야 하네. 지금으로선 둘 다 이곳에 없다는 사실에 감사해야겠지.’
‘다른 이들은 스스로를 알리고 있지,’ 칸이 말했다. ‘공개적으로 도발을 하고 있어. 앙그론은 자신의 기함의 선체 위에 타고 있고, 펄그림은 그 은밀함 자체가 하나의 선언이지. 마그누스는 자신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면 우리는 몰랐을 걸세.’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정도로만 자신의 힘을 숨기고 있어.’ 말카도르가 말했다. ‘그의 사이킥 능력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군.’
‘펄그림, 페투라보, 앙그론, 마그누스. 그리고 그들 중 가장 큰 반역자이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형제, 호루스. 워마스터.’ 돈이 이를 악물며 호칭을 내뱉었다. ‘최고 반역자(Arch-traitor). 자신들이 섬기는 존재들에 의해 뒤틀린 5명의 프라이마크. 그리고 적어도 한 명 더 여기로 향하고 있겠지.’
‘6명 대 3명이라,’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옥좌에 충성하는 다른 이들은 어디에 있지?’
‘사자는 항상 그렇듯 연락이 두절된 상태,’ 돈이 말했다. ‘로부테 길리먼은 여기로 향하고 있지. 코락스는 실종. 고집불통의 어리석은 리만 러스 또한 실종. 페러스 매너스는 사망. 불칸 또한 사망. 우리에겐 아군들이 너무나도 부족해.’
‘결국 6명 대 3명,’ 생귀니우스가 다시 말했다. ‘두 명은 이곳으로 오는 중이고.’
‘호루스는 항상 우리들 중 카리스마가 가장 넘쳤지.’ 칸이 은근슬쩍 말했다.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희들의 숫자는 많다.’ 말카도르가 말했다.
그때까지 자신의 생각을 간직한 채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던 발도르가 섭정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능글맞은 표정이 말카도르의 얼굴을 장식했다.
‘불칸은 살아있다.’ 그가 말했다.
생귀니우스, 돈, 칸의 충격 받은 얼굴들이 섭정을 기쁘게 하는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의 속임수의 효과에 만족스러워 하는 듯한 마술사처럼.
‘방금 뭐라고 했소?’ 돈이 물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말카도르 경?’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저는 그가 마크라지에서 죽는 것을 봤습니다. 그의 아들들이 그의 시체를 짊어지고 가는 모습을 제 두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불칸의 시체는 다른 이들의 시체와는 다르다. 살라맨더들이 그를 녹턴으로 데려간 뒤 성공적으로 소생시켰다. 불칸은 너희들과 같이……특별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지.’ 말카도르가 말했다.
‘생귀니우스 너는 너의 날개와 예지력을 지니고 있지. 칸은 모든 것을 의심하는 성격과 명민함을, 돈은 청렴함과 우주공학기술에 대한 천재성, 그리고 건축에 대한 재능을 지니고 있지.
‘불칸은 대장장이였지,’ 칸이 말했다.
‘그의 다른 재능은 남다른 생존력이지.’ 말카도르가 말했다.
‘그가 살아 있다는 말입니까?’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그는 유년기의 천사 같은 표정도, 요즘 항상 그의 얼굴을 차지하고 있던 비통한 표정도 짓고 있지 않았다. 그는 지금 순전히 놀라움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칸이 큰 소리로 웃었다. ‘훌륭하군!’
‘그렇다면 지금 어디에 있소?’ 돈이 추궁했다. ‘여기로 오는 것이오?’
발도르와 말카도르는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그는 이미 이곳에 와있소.’ 발도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생귀니우스 경께서 돌아오시기 전 웹웨이를 통해 나타났었소. 그는 현재 웹웨이 앞을 지키고 있지.’
‘뭐라고?’ 돈이 말했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건 이미 몇 달이 지난 일이오,’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그걸 지금에서야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오?’
‘뭐라고?’ 돈이 재차 물었다.
‘그는 그 이후 줄곧 그곳에 있었소. 그는 살아있소.’ 발도르가 말했다.
‘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지?’ 칸이 물었다. 그는 세 형제들 중 유일하게 말카도르가 밝힌 비밀에 대해서 화나기 보다 흥미로워 하는 눈치였다.
‘너처럼 그에게도 주어진 역할이 있다.’ 말카도르가 두 손으로 지팡이의 검은 손잡이 부분을 움켜쥐었다. 지팡이를 감싸고 있는 사이킥 불길의 화관이 흔들렸다. 그의 얼굴에서 그의 늙은 모습이 사라졌다. 그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에 사는 남자였다.
‘말해보거라,’ 그가 세 명에게 물었다. ‘너희들의 아버지가 황궁 지하 감옥에서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느냐?’
자신이 뭔가라도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돈이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 적어도 자신을 위해서 만이라도 자신의 명예를 되찾고자 노력하는 돈의 모습에 칸의 미소가 더욱 커졌다.
‘우리의 아버지께선 위대한 대성전을 떠나 이곳에 오셨소,’ 돈이 정보를 읽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분의 계획은 고대의 엘다 종족이 만들어낸 네트워크인 웹웨이와 테라를 잇는 다리를 짓는 것이었지. 물질 세계와 워프 중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웹웨이는 두 세계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지. 위대한 대성전의 마무리를 호루스에게 위임한 후 아버지께선 그분의 작업을 완수하기 하기 위해 이곳으로 돌아오셨소. 프로젝트의 성공은 곧 이동과 통신을 위한 워프에 대한 의존도로부터 제국을 해방시킨다는 것과 같소.’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분께서 작업하시는 동안 내가 그분을 지킬 수 있게끔 아버지께서 이 이야기를 내게 처음으로 하셨던 날, 나는 단지 효율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의 차원의 문제인 줄로만 알았소. 하지만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고려한다면……’ 그가 자신의 형제들을 바라봤다.
‘지금 우리를 공격하고 있는 세력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줬겠군,’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나는 전혀 몰랐네.’
‘나도 마찬가지일세,’ 칸이 말했다. 둘은 돈을 쳐다봤다.
돈은 정면을 응시하며 말했다. ‘나는 황제 폐하의 집정관이네. 우리의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선 나는 모든 위협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지.’
‘훌륭하다, 로갈.’ 말카도르가 말했다.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구나. 하지만 한 가지 말하자면 웹웨이는 아엘다리보다 훨씬 오래된 존재다. 아엘다리는 그저 몰락하기 전 마지막으로 웹웨이 차지했던 종족일 뿐이다. 우리 또한 겪을 가능성이 위험할 정도로 높은 운명이기도 하지.’
‘어째서 제가 불칸을 보지 못하는 겁니까?’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뭔가를 보았거나, 적어도 느꼈어야 했습니다.’
‘너의 아버지가 그의 존재를 가리고 있다.’
위대한 천사가 더 압박하며 물었다. ‘그럼 어째서 저희에게 비밀로 부치신 겁니까?’
‘솔직하게 말하길 바라느냐? 아는 이들이 적을수록 더 안전했으니까.’ 말카도르는 손을 들어 생귀니우스의 항의를 잠재웠다. ‘누구인가는 중요치 않다. 신뢰의 문제가 아니다. 적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취하는 수많은 방법들을 알고 있다. 초창기엔 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했다. 나중에는 그것이 담고 있는 위협 때문에 모두에게 감췄지.’
‘그게 무슨 뜻입니까?’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아버지께서 실패하셨네,’ 돈이 답했다.
발도르가 말을 이어갔다. ‘그분께서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재앙이 들이닥쳤소. 경들의 형제인 마그누스는 충성스러웠지만 오만한 자였지. 자만했던 그는 호루스의 배반에 대해 황제 폐하께 알리기 위해 마법을 사용했소. 사용이 금지됐던 그의 마법은 통로의 보호 장치들을 파괴했고 인류의 모든 적들이 한꺼번에 몰려왔지.’
‘자네들이 돌아온 이후에도 발도르의 군사들이 그토록 오래도록 자리를 비운 채 가있던 곳이 바로 그곳이네, 형제들이여.’ 돈이 자가타이와 생귀니우스에게 말했다.
발도르의 잘생긴 얼굴이 감정 같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주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황제 폐하께서 이 사실을 비밀에 부치도록 내게 직접 명령하셨소.’
‘그렇다면 러스는 아무 이유 없이 마그누스를 처벌하러 가게 된 꼴이군,’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이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말카도르가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내려진 벌은 그렇게 가혹한 것이 아니었어. 우리는 니케아 공의회의 칙령을 무시한 것에 대한 견책을 하기 위해 늑대왕에게 마그누스를 테라로 데려올 것을 명했지. 호루스가 그 명을 조작한거다.’
‘재앙을 낳은 또다른 비밀이군요,’ 생귀니우스가 말했다.
‘황제 폐하께선 계획을 비밀로 한 그분 만의 이유들이 있다,’ 말카도르가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엔 나도 동의하는 바다. 리만의 성정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됐고 종국엔 테라에 충성하는 두 군단을 잃게 됐지. 하나는 강제로 적들의 품에 뛰어들게 됐고, 하나는 힘을 잃었다. 이 때문에 분노한 러스는 명예의 부름을 무시 못한 채 홀로 호루스와 대적하러 간 것이다.’
‘악마의 물결을 막는데 많은, 아주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소. 하지만 웹웨이에서의 전쟁은 끝났소. 적어도 지금은.’ 발도르가 말했다. 그는 말을 잇기 전 허락을 구하기 위해 말카도르를 바라봤다. 섭정이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설명하게 해주게, 콘스탄틴.’ 말카도르가 말했다. 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 위에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 ‘너희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은 너희들의 아버지가 웹웨이로 통하는 통로를 열어놓기 위해 그분이 창조한 장치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그 장치는 메카니쿰이 통로를 안정시킬 수 있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설치한 임시방편이었지. 그분께서 지금 옥좌를 떠난다면 워프로 통하는 문이 열려 테라는 태어나지 않는 자들(Neverborn)과 그들의 무한한 악의의 물결에 휩싸일거다. ‘
‘나는 그분께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작업에 임하고 계시다고 생각했건만……상황이 내가 알았던 것보다 심각하군,’ 돈이 말했다.
‘그보다 더 심각하다, 로갈.’ 말카도르가 말했다. ‘황제 폐하는 강하시지만, 그분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불칸은 황제 폐하께서 실패하실 것에 대비해 관문 앞에 보초병으로써 대기하고 있다.’
‘그렇게 될 가능성은?’ 돈이 물었다.
‘가능성은 있지,’ 말카도르가 답했다.
‘불칸은 그의 아들들과 함께 입니까?’ 아직 얼떨떨한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어뎁투스 커스토데스도 그와 함께 하고 있소, 캡틴 제너럴?’
‘불칸은 홀로 있소,’ 발도르가 조용히 말했다. ‘내 전사들은 내궁에서 대기 중이오. Ten Thousand는 웹웨이에서 너무 많은 이들을 잃었소.’
‘고작 프라이마크 한 명이 워프의 모든 악 앞에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이오?’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말카도르가 어깨를 으쓱 였다.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좋은 지적이다. 그러니 우리는 반드시 이기도록 하자꾸나.’
칸은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카도르를 쳐다봤다. ‘당신은 늙었지만 그 모든 노쇠함에도 불구하고 교활한 자요, 섭정.’ 그가 말했다. ‘무언가 계획을 하고 있다면 말해주시오. 당신의 회색의 요원들이 우리의 승리를 위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당신의 계획에 따라 수레바퀴 안의 수레바퀴들이 돌아가고 있다고 말해주시오.’
‘내 나이츠 에런트들은 이곳에 없다,’ 말카도르가 말했다. ‘그들의 임무와 본분은 다른 곳에 있다. 너희 셋이 바로 우리의 계획이다. 지금 이 순간 너희들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너희들의 아버지는 인류가 가졌어야 할, 지금은 적으로 가득 찬 존재의 더 높은 차원에서 전쟁을 벌이고 계시다. 이곳에서의 전투는 너희들의 몫이다. 판은 준비됐다. 더 이상의 속임수는 무의미하다. 너희들의 역할은 이곳에 있고, 불칸은 지하 감옥이 뚫릴 경우 카오스의 전력에 맞서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그리고 로부테는 우리가 모두 죽기 전에 이곳에 도착해야 하지. 너희들의 아버지가 영혼의 성벽을 지켜내야 하듯이 너희들은 이곳에서 돌의 성벽을 지켜내야 한다. 너희들의 무기와, 아들들과, 너희들의 아버지가 부여한 수많은 능력들로 싸우거라. 현명하게 사용하거라, 황제 폐하의 아들들이여.’ 그가 엄숙한 얼굴로 자리에 있는 이들을 둘러봤다. ‘너희들의 형제와 아버지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전부 사용하거라.’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의 무게가 그들 모두의 어깨를 짓눌렀다. 밖에서는 호루스의 포대들이 끊임 없이 우레 같은 소리를 내뿜고 있었다.
‘고맙소, 말카도르 경. 우리가 이뤄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정리해주었군.’ 돈이 말했다. 그가 그의 갑주에 내장되어 있는 신경 연결망을 통해 홀로그램 영상기를 조작해 황궁과 수많은 방어진지들의 지도를 불러왔다. ‘이제 우리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나눌 때요.’
결국엔 웹웨이 비밀들을 아들들에게 다 밝히는군요
이런 위기상황에서 라이언 대체 어디갔음?
위에 써있듯이 반역파 군단들 모성이랑 반역한 행성들 닥치는 대로 익스터미나투스 때리는 중. - dc App
라이온의 행동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저런 의미가 있었구만. - dc App
설정)확실히 카오스가 대단하긴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