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전선군은 어둠의 중심을 찌르는 창끝이었고, 최대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쉬반이 돌격 명령을 내렸고, 300대의 제트바이크가 일제히 전방을 향해 도약하며 순식간에 전력을 뿜었다. 엔진이 청백색의 화염을 뿜으며 뒤흔들렸다. 재와 연기를 헤치며, 마치 던져진 단검처럼 폭주하는 제트바이크들은 느릿하게 움직이는 중장보병들을 순식간에 제친 채 성벽을 향해 질주했다.
높은 곳에 자리한 포병들은 이미 불을 뿜고 있었다. 건쉽 전대가 뿜어낸 미사일이 어둠 속에서 줄지어 날아들었다. 빛과 굉음이 기이한 밤을 찢어발겼고, 크레이터 안의 반쯤 죽은 존재들은 멀어버린 눈으로 그 위를 바라보았다. 제트바이크들이 그 머리 위로 날아올랐고, 추진기가 뿜어낸 스모그의 파도가 휩쓸 듯 다가왔다.
“카간을 위하여!”
쉬반이 자신의 글레이브를 거칠게 휘두르며 포효했다.
“칸을 위하여!”
그를 따라붙는 수백의 전사들이 벼락처럼 외쳤다.
어떤 두려움도 없이. 길고 우렁찬 포효를 내뿜었다. 이례적인 순간이었다. 긴 시간 동안 인내심을 품고 세운 계획이 완전히 현실로 풀려나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이 균형을 잡고 있었다. 간조리그는 지금 요새 북쪽 방어선의 참호선과 포탑과 싸우며 돌파구를 뚫기 위해 싸우고 있으리라. 친 파이는 그보단 조금 운이 좋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대규모 포병 진지에 대한 위장 공격을 주공으로 위장해 적의 방어 병력을 그리로 돌리는 것이었다.
호박 전선군은 전군의 창끝이었고, 천공 갑옷이 파멸적인 추락을 시작한 순간 직전까지 끝까지 버티고 또 버텼으며 또 버텼다. 강철과 플라스틸로 빚어진 거대한 천공의 도시가 마침내 지금까지 누적된 피해와 중력 앞에 굴복하기 시작한 순간, 제트바이크 대대들이 일제히 단 하나의 파괴적인 파괴가 되어 폐허를 박차고 뛰어들었다. 붉고 하얀 흐릿한 빛이 대지를 집어삼켰다. 쉬반이 이끄는 대대는 전체의 첨단에서 빛을 발하며 그 누구보다 거칠게 몰아쳤다. 그들의 군기가 거칠게 펄럭이며 창자루에 어지러이 얽혔고, 칼날은 저 멀리 초고리스의 여명이 담은 황금빛으로 번득였다.
놈들이 포신을 돌리며 반응했다. 쉬반은 미소를 지었다.
너무 느리군.
처음 포탄이 착탄하는 순간, 이미 그들의 대형은 갈라져 폐허가 된 외부 보루를 통과했다. 기수들은 극한에 이른 기마술로 자신의 군마를 다뤘다. 거의 90도 가까이 기울어진 제트바이크에 한 손으로 매달린 채 미끄러지듯 나아가며 볼터를 난사했다.
“하이(Hai)!”
격해진 감정으로 갈라진 목소리를 한 채, 쉬반이 포효했다. 예비대고 뭐고 전혀 남기지 않은 채 전력을 기울여 이런 식으로 적을 치는 것은 칼리움(Kalium) 이래 처음이었다. 모든 것을 얻거나, 모든 것을 잃는 싸움이었다. 제트바이크의 기수를 바짝 들어올리며 쉬반은 빗빗발치는 볼터 사격을 회피하듯 나아갔다. 폭발하는 볼터탄이 파괴의 의장대 노릇을 하며 번쩍이는 춤을 추었다. 쉬반의 전투 형제들이 쉬반과 함께 나아가며 적을 난자했고, 목표로 나아가는 길을 그대로 파헤치듯 부숴냈다.
그리고 성공했다. 제국군 기갑부대의 선두는 전진 목표까지 이르러 적의 방벽을 후려치고 있었다. 요새 하부로 들어가는 수많은 관문들이 이미 박살나 산산히 흩어진 채였다. 보다 날렵한 전차들이 포격을 불지옥 속에 뿌려내며 밀어붙였다. 그 포격에 앞서 화염의 폭풍에 휩쓸리지 않을 위치를 잡은 카이자간과 시미터, 그리고 샴시르와 호넷, 타이가 패턴의 제트바이크들은 불타는 보루 위로 그대로 강력한 반중력장을 뿌려내며 초록색 코로나를 뿜어냈다.
쉬반은 첫 목표를 향해 그대로 달려들었다. 내부로 향하는 주통로 위로 솟아난 보루였다. 그 너머에는 함선용 엘리베이터와 견인 축, 유지보수소와 컨베이어 회랑들이 있을 뿐이지만, 위치로 봤을 때는 진입을 막기 위해 단단히 지켜야만 하는 지점이었다. 방벽 위에서 파워 아머를 입은 보병들과 고정포들이 그를 향해 포신을 겨누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흡사 전기 철망처럼 알 수 없는 기운이 그 위로 일렁이고 있었다.
현장 위로 전차병들이 쏘아올린 조명탄이 그 아래를 핏빛으로 물들이며 빛을 발했다. 박격포가 쏘아낸 포격과 건십이 날린 미사일이 난간 너머를 휩쓸며 대대적인 폭발이 일었다. 탄막은 쉴 틈 없이 방어 거점 곳곳을 두들겼고, 락크리트와 석조를 박살내며 스피더라면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틈을 쪼갰다.
“나를 따르라!”
쉬반은 더 맹렬한 기세로 제트바이크를 몰아가며 소리쳤다.
제트바이크들이 포효했다. 쏟아지는 포격을 회피하기 위해 급선회를 반복하며 무너진 돌무더기를 따라 올랐다. 질주를 위한 지점까지 이르기 전 명중당해 사방으로 튕겨나가는 일부도 있었지만, 그 빚을 갚는 볼트 사격이 연이어 쏟아지며 차체를 낮춘 기갑 차량들과 포좌를 응징했다.
쉬반의 전사들은 보루 탑을 향해 나아갔다. 서로 맞물려진 벽이 낮게 옹송그려 버티고 선 채였다. 반쯤은 폐허가 되었지만, 부실하게나마 수리가 된 흔적이 엿보였다. 너덜너덜한 지점을 따라 보강된 외부 골조 위에 으스스한 녹색 오오라가 내비치고, 어두운 밤의 색채로 칠해진 비계와 지주의 실루엣이 드리웠다.
쉬반은 총격을 퍼붓는 방어군을 깔끔히 쓸어내면서 길을 뚫어냈고, 보강용 철봉이 엉킨 지점을 따라 움직이며 난간 지점까지 이르렀다.
쉬반은 방향을 틀며 맹렬한 기세로 평평한 꼭대기를 볼터 사격으로 휩쓸었다. 그의 형제들 역시 그와 합류하기 위해 돌파구에서 포화를 퍼부었다. 이제 놈들은 삼면에서 솟아오르는 벽에 뒤엉킨 셈이 되었다. 제프바이크에서 하기한 쉬반은 그대로 안장에서 도약해 참호에서 빠져나와 볼터를 쥐고 그를 향해 다가오는 적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형제들 역시 똑같이 움직였고, 그대로 접근전에 들어가 불꽃이 튀기는 검을 휘두르며 날뛰었다.
스페이스 마린 사이에서 벌어지는 억겁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피범벅이 된 채 벌어지는 고속의 근접전이었다. 감각적인 검격과 총격이 오가고, 파워 아머들이 노출된 지표면을 짓이기며 질주했다. 어떤 예술성도 우아함도 없이, 그저 동물적인 광란이자 상호 증오에 따른 살육이었다. 상대를 해치겠다는, 불구로 만들겠다는, 목을 찢어내거나 폐를 뚫거나 머리를 박살내겠다는 날것의 욕망이었다.
화이트 스카 군단은 말 그대로 봉인에서 풀려난 폭풍처럼 싸웠다. 긴 세월 동안 갑옷에 뒤엉켰던 흙더미가 맥동하는 사지의 흐름 속에서 그대로 날려버렸다. 데스 가드 군단은 새로이 얻은 회복력과 악마들의 힘으로 뒤덮여 그 어느 때보다 굳세고 치명적이었다. 모타리온의 군단에 속한 각각의 전사들은 화이트 스카 군단병 둘 이상을 상대할만 했고, 전사하지 않는다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 태세를 다시 정비했다. 돌격은 견고한 벽에 부딪혔고, 놈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준비를 갖춘 채 끈질지게 저항하며 돌진을 막아냈다. 서로를 혐오하는 전사들의 처절한 격돌이었다.
더 많은 화이트 스카 군단병들이 성벽을 향해 기어올랐고, 빈틈을 뚫기 위한 돌진의 과정에서 벽에 설치된 포좌들의 포격에 노출되었다. 제트바이크를 버린 채, 쏟아져 나온 화이트 스카 군단의 전사들은 그대로 전장에 뛰어들었다. 역겨운 냄새가 풍기는 산악 요새의 더러운 그림자 속에서 그들의 상앗빛 갑옷이 빛을 발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계속 숫자가 늘어나는 진녹색의 야수들이 맞이했고, 마치 번들거리는 기름을 헤치듯 움직이며 전장으로 나아왔다. 탈와르가 체인소드와 격돌했고, 휘둘러지는 대도가 녹슨 대검과 맞부딪혔다. 돈이 이끄는 성전사들과 페투라보가 이끄는 살인의 공학자들이 격돌한 핏빛 흔적 위에 새로운 피가 튀겼다.
쉬반은 복스 그릴에 빛나는 촉수를 마치 너절한 수염처럼 드리운 변형된 스페이스 마린을 그대로 해치운 채 걷어차 성벽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떨어뜨렸다. 그대로 앞으로 전진한 쉬반은 휘어 있는 계단을 따라 질주했다. 이만과 남은 형제단 소속의 전사들이 그를 바짝 따라붙었다.
다음 층에 올라선 순간, 그는 더 강인한 시험을 맞이해야 했다. 반역자 스페이스 마린들이 3열로 정렬한 채, 포탄 세례 속에서 너덜너덜해진 락크리트 바닥 위를 가로질러 그들을 향해 뚜벅뚜벅 전진해 오고 있었다. 너무도 변이가 심해진 상태였기에, 이제 놈들과 싸워 본 이들 사이에서는 소위 ‘플레이그 마린’이라는 용어가 흔히 쓰이고 있었다. 이미 사라져 버린 유머 감각의 마지막 일별을 담은 비꼼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약샤가 함께 오고 있었다. 더 크고, 더 뚱뚱한 놈이었다. 쉴 틈 없이 번쩍이며 깜빡거리고 있는 놈이었다. 그리고 깃발이 장착된 레비아탄 공성 드레드노트가 있었다. 두 파워 피스트에서는 금속제 손가락 사이로 독성 구름이 피어났고, 길을 막는 덩어리를 깨내며 움직이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더 많은 보병들이 널찍한 계단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돌파구를 막기 위한 병력들이었다.
쉬반은 몸에 힘을 바짝 주었다. 놈들을 빠르게 정리해야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숫자에 대한 기억은 완전히 날아갔다. 머리 위의 하늘이 완전히 핏빛으로 물들었고, 믿을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났다. 다음 순간, 용광로에서나 느낄법한 뜨거운 바람이 노도처럼 밀려들었다. 저 동쪽에서 거대한 주황색의 버섯구름이 생텀에 솟아 있는 거대한 첨탑들처럼 솟아올랐다. 그 뒤로 재와 흙이 빚어낸 덩어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천공 갑옷이 추락을 끝마쳤고, 한때 제국 해군 대학(Imperial Fleet College)이 자리했던 그 지점은 수킬로미터가 넘는 거대한 화구로 전락했따. 도심 전역이 녹아내린 용암의 파도에 휩쓸렸다. 그리고 재의 비가 휘몰아치고, 온 우주항이 종말의 파도에 휩쓸린 그 순간, 열 대의 소카르 패턴 스톰버드가 머리 위를 태풍처럼 뚫고 나타났다. 강습 지점을 찾기 위해 폭풍우 속에서 쉴 틈 없이 각을 노리는 중이었다.
“케시그!”
이만이 소리쳤다.
“카간! 카간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각각의 강력한 건십은 점점 속도를 늦추며 뒤흔들렸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총격을 견디는 채, 양륙구는 이미 열렸다. 거인 중의 거인들이 그대로 몸을 던졌고, 묵직한 터미네이터 갑옷이 방벽 위에 내려앉은 순간 방벽이 뒤흔들렸다. 친 샤 이후 군단 최고의 검객 자리를 이어받은 나마히가 군단 최고의 검객을 상징하는 황금색 투구를 쓴 채 선두에 섰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나마히는 즉시 플레이그 마린 전체와 야만적인 난전에 들어갔다. 다음 순간 내려앉은 폭풍을 보는 자들이 울부짖는 악마들을 향해 희생의 호를 날려 보냈다.
하지만 가장 빛나는 것은 칸 본인이었다. 상아빛과 금빛을 드리운 갑옷을 걸친 채, 황금빛 불길을 토하는 용의 형상을 담은 투구를 쓴 칸의 어깨 위로 망토가 채찍처럼 뒤흔들렸다. 그 유명한 백호도(White Tiger Dao)가 칼집에서 튀어나왔고, 검이 번개처럼 휘둘러질 때마다 천공 갑옷 최후의 단말마가 전하는 핏빛 원광을 벼락처럼 흩날렸다. 폭풍처럼 강대한 기운이 쉴 틈 없이 뿜어졌고, 검이 하늘을 가르며 치명적인 비명을 내질러 소용돌이를 뚫으며 들어섰다. 가장 거대한 적보다도 크고, 가장 빠른 그의 아들들보다도 더 빠른 자가타이가 플레이그 마린의 중심부를 향해 그대로 직접 달려들었다. 네 놈이 무기를 들어 올리기도 전에 토막이 나 쓰러졌다.
그렇게 적의 한 가운데 뛰어든 자가타이는 레비아탄의 관절을 토막토막 끊고 목 아래 케이블들을 모조리 끊어 놓았다. 그대로 묵직한 면갑 부분을 뚫어버린 채, 한 손으로 번쩍 드레드노트를 들어올린 자가타이는 그대로 발뒤꿈치로 빙빙 돌다가 전장 위로 그대로 던져버렸다. 30톤짜리 거대한 세라마이트 덩어리가 그저 아이들의 장난감이라도 된 듯 격류가 뿜어지는 하늘 너머로 던져졌다.
잠깐 동안이나마, 그 자리에 선 모든 이가 드레드노트가 그대로 던져지는 꼴을 응시했다. 심지어 그들의 주인이 뭔가를 죽여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익숙한 의장대 케시그조차도, 머리 위로 드레드노트가 날아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박살난 채 내던져진 전쟁기계는 저 한참 아래에 있던 토루와 충돌했고, 다음 순간 원자로가 파열되면서 대폭발과 함께 산산히 흩어졌다. 마치 신호라도 내린 것처럼, 케시그의 기수가 거대한 제5군단의 군기를 그대로 펼쳐 성벽 위에 꽂아 넣었다. 신성한 상징들이 자랑스럽게 펼쳐졌다. 초고리스의 붉은 번개, 천상의 영원한 복수가 가치 없는 자들에게 내리는 심판의 상징.
동시에, 모든 화이트 스카 군단병이 자신의 검을 들어올렸고,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저 아래, 기갑부대가 쏟아내는 포화의 천둥조차도 압도하는 함성이었다.
카간! 오르두 가마나 자가타이! (Khagan! Ordu gamana Jaghatai!)
수백여 번은 외쳤던 구호였고, 수백여 세계의 수백여 전장에서 외쳤던 함성이었다. 하지만 지금만치 마음과 몸을 쏟아 부르짖은 것은 처음이었다. 복스를 통해 거대해진 함성이 그들을 둘러싼 벽을 뒤흔들었고, 데스 가드 군단은 그대로 굳어버린 채 저 흉포한 위엄, 온전한 헌신,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퍼진 함성 앞에 물러섰다.
쉬반은 달렸다. 그의 프라이마크 곁으로, 그 전장 곁으로. 군단의 자존심이 그와 함께 솟구쳤다. 프라이마크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고, 거센 웃음이 몰아쳤다. 한때 저 맑은 하늘 아래, 태양이 밝게 빛나던 그때, 세상의 모든 것은 기쁨과 힘, 그리고 도래할 영광의 약속으로 가득하던 그때처럼.
칸을 위하며. 쉬반은 글레이브를 맹렬히 휘두르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자가타이의 백성을 위하여.
크으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센세.
아버지가 찍은 놈은 죽는다는 건 상식이었으나 아버지가 찍은 철뭉치를 장난감처럼 집어던질 줄은 몰랐다
와 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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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머시따 자가타이.
프마랑 스마의 차이가 이제보니 코끼리랑 쥐새끼 수준의 차이가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