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선 아이커스, 천왕성 고궤도
메르사디는 깨어나 일어섰다. 감방엔 붉은빛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사이렌이 울부짖었다. 바닥은 흔들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진동하는 중이었다. 총성과 파편이 부딪히는 소리가 감방 벽을 타고 울려 퍼졌다. 그녀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문이 안쪽으로 세게 열렸다. 그녀는 잠깐 동안 빨간 갑옷에 은색 마스크를 쓴 경비병이 총을 들어 올리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검은 총열에 달린 구멍이 곧 들이닥칠 것처럼 넓게 보였다. 갑판이 곤두박질쳤다. 방이 회전하자 메르사디는 벽에 세게 내동댕이쳐졌다. 경비병의 총이 발사되었다. 총성과 소음이 공기를 메웠다. 그녀는 벽에 부딪혔고 폐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경비병은 문에서 굴러 떨어졌고 팔과 총을 마구 움직였다. 방이 또 다시 회전했다. 메르사디는 벽에서 일어나 공중을 떠다니며 허우적거렸다. 경비병은 벽에 부딪혔다가 다시 튀었다. 붉은 핏방울이 그의 가면 아래쪽 가장자래에서 흩뿌려져 나왔다. 그녀는 그와 부딪혔다. 총성이 다시 울렸다. 경비병의 총을 든 팔이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를 확 잡아당겼다. 총알이 바닥과 벽에 튕겼다. 경비병은 뒤로 빙글빙글 돌았다. 사지는 느슨했다. 피가 구체의 형태로 그에게서 흘러나왔다. 메르사디는 계속해서 몸이 뒤집혔다. 열린 문과 천장, 벽이 휙휙 지나갔다.
중력이 힘을 회복해 그녀를 바닥으로 끌어당겼다. 경비병은 사지가 꼬인 채 그녀 위로 떨어졌다. 그녀는 숨을 헐떡였다. 사이렌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세상은 온통 붉었다. 그녀는 경비병을 밀치려 했다. 7년 동안 좁은 공간이 갇힌 채 낭비되어 왔던 근육들이 비명을 질렀다. 경비병이 발작했다. 그의 부서진 크롬 가면에선 젖은 물소리가 났다. 메르사디는 온 힘을 다해 그를 밀어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녀는 허우적거리며 옆으로 굴렀다. 경비병은 경련하며 구역질하고 있었다. 그녀는 문을 보았다. 그 너머에 빨간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그녀는 경보 위로 고함과 비명을 들을 수 있었다.
“넌 그분께 닿아야 해.” 킬러의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스쳤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문쪽으로 발을 대디뎠다.
“살…” 경비원이 쌕쌕거렸다. 메르사디는 망설이다 돌아섰다. “살려줘…”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의 목소리에 담긴 고통을 들을 수 있었다. 그의 깨진 가면 너머로 얼굴의 조각을 볼 수도 있었다. 어렸고, 입술에선 피가 흐르고 있으며 회색 눈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향해 걸어갔다. 그의 눈은 그녀에게 꽂혀 있었다. 권총이 나타났다. 권총이었다. 검은 원을 그리는 총열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그를 밀어냈을 때 그도 몸을 움직일 수 있었을 거라 깨닫자 그녀는 순간 얼어붙었다. 그녀는 그가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하며 힘들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문으로 뛰어들었다. 총알이 문틀에 맞았다. 다음 총알이 그녀 바로 위의 벽을 맞추자 그녀는 몸을 틀어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문의 잠금 손잡이를 잡아 강하게 잡아당겼다. 그 후 그녀는 일어서서 달리고 있었다. 총알이 그녀 뒤의 플라스틸을 맞혔을 땐 맨발이 격자 바닥 위를 쿵쾅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더 많은 감방을 지나치며 달렸다. 몇 개는 열려 있었다. 빨갛게 젖은 시신들이 방 안의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손으로 문을 쳐대는 소리와 벽을 뚫느라 작아진 고함소리를 들었다. 바닥이 또 다시 휘청거렸다. 그녀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V자 무늬가 새겨진 밀폐된 문이 복도 끝에 있는 것을 보았다. 거기서 30보 떨어져 있었다. 그녀의 걸음이 불안정해졌다.
노랗고 검은 문이 거세게 열렸다. 메르사디는 얼어붙었다. 은색 가면에 빨갛고 검은 갑옷을 입은 경비병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얼굴가리개에 경보등의 빛이 번쩍였다. 고함소리가 공기를 가득 메웠다. 그녀는 문 너머의 더 넓은, 강철로 이루어진, 깜빡이는 빛이 가득한 더 넓은 아치 지붕의 교차로를 볼 수 있었다.
“도와줘!” 그녀 옆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통해 들어온 첫 번째 경비병은 팔에 4연장 대포를 꽂아 넣은 모습이었다. 메르사디는 잠깐 동안이지만 경비병의 가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갈 곳도 도망칠 곳도 없었다.
노랗고 검은 문 너머의 공간이 사라졌다. 금속을 깎는 듯한 비명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4연장 대포의 경비병은 밧줄로 당겨진 것처럼 문으로 다시 날아갔다. 메르사디는 왼편에 열려 있는 감방을 향해 돌진했다. 울부짖는 바람이 복도로 쏟아져 들어왔다. 갑판이 아래로 내려가자 그녀는 문 가장자리를 잡았다. 그녀의 전신의 무게가 팔을 비틀자 그녀는 울부짖었다. 잔해가 그녀를 지나 흘러갔다. 복도의 끝이 있던 곳에는 별빛과 불만이 남아 있었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없었기에 잠시 동안 그녀는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별의 들판에 매달려 있는 창백한 푸른빛의 구인 행성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형체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났고 선체와 뱃머리, 공허-정거장의 탑에서 빛을 받고 있었다. 아름다우면서도 고요하고 공포스러운 모습이었다. 불길이 시야에 선을 남기고 지나갔다. 폭발이 일었다. 불과 에너지의 선이 공허에 격자를 그렸다. 파편 조각이 시야를 가로질러 회전하면서 행성과 별들을 가렸다. 씹힌 듯 뜯어진 강철에서 빠져나온 먼지가 진공 속으로 흩어졌다.
아니, 그 생각이 메르사디의 머릿속을 스쳤다. 먼지가 아니야. 사람이야.
비상 방폭문이 쾅 내려와 틈새를 닫았다. 공기가 빠져나가는 소리가 멈췄다. 빨간 경보의 빛은 여전히 번쩍였다. 그것들의 리듬은 흐트러지고 있었다. 사이렌은 침묵에 잠겼다. 재들은 메르사디가 아래의 벽을 비처럼 두드리는, 피가 흘러나오는 감방 문에 매달려 숨을 헐떡이는 동안 메르사디를 지나쳐 떠내려갔다. 메르사디는 갑자기 자신의 거친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중력이 다시 휘청거렸다. 복도가 다시 흔들려 거의 똑바로 되돌아왔다. 그녀는 반쯤 바닥에 쓰러졌다가 몸을 곧추세웠다.
갑작스러운 침묵이 찾아왔다. 그건 어째서인지 소음보다 더 나빴다. 마치 물에 빠진 그녀의 폐의 공기가 전부 다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았다.
“도와줘!” 고함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다. 이번엔 더 커졌고 강철 표면을 따라 울려 퍼졌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 여기야!”
그때 그녀는 그것을 보았다. 밀폐된 감방 문의 열린 시야 구멍에 눈이 빠짝 대져 있었다.
“날 꺼내줘!” 목소리가 외쳤다.
그녀는 다른 곳과 복도의 끝을 올려 보며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들어봐, 넌 날 꺼내줘야 해.” 목소리가 말했다. 공포에 질려 목소리가 높았다. “이 우주선은 박살나고 있어. 우리가 가진 공기는 뭐든 오래가지 못할 거야.”
메르사디는 문을 들여다보았다. 끄트머리가 녹슨 강철판이었다. 그 옆에 있는 잠금 장치는 톱니바퀴가 여러 개 끼워진 모습이었다.
“경비병 중 한 명을 찾아.” 그녀의 망설임을 읽는 듯 목소리가 외쳤다. “저놈들 중 한 명의 시체가 어딘가엔 있을 거야. 목에 열쇠 목걸이를 걸고 있었어.”
메르사디는 움직이지 않았다.
“넌 누구야?” 그녀가 시야 구멍으로 바라보는 눈의 시선과 마주치며 물었다.
“내가 누구냐고?” 목소리가 말했다. “너랑 똑같아. 여기 갇힌 채 오랜 시간을 보냈고 죽고 싶지 않은 누군가.”
메르사디는 계속 바라봤다. 그녀가 지금 어디에 있든 그녀가 있는 이름 없는 요새는 이런저런 이유로 풀려나기엔 너무 위험한 사람들을 붙잡아두고 있었다.
갑판을 타고 진동이 흘렀다. 금속이 삐걱거렸다. 소리가 통로 전체에 울리자 메르사디는 올려다보았다.
“이 배는 오래가지 못할 거야.” 목소리가 외쳤다. “폭발적인 감압이 일어났다는 건 배가 이미 큰 타격을 받았거나 두 동강이 났다는 뜻이야. 남은 것도 곧 찢어지겠지.” 메르사디는 감방 문에서 한 발짝 떨어졌다. “내가 우리 둘 다 탈출하도록 도울 수 있어.”
“어떻게?”
“난 배들을 잘 알아. 이건 프로미터급 수송선이야. 우린 격납고에서 2층 아래에 있어. 내가 거기 데려다줄 수 있어.” 삐걱거리는 울림이 다시 한 번 통로에 메아리쳤다. “살고 싶어 죽고 싶어?” 메르사디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열린 감방 문을 보며 기울여진 복도를 따라 걸었다.
“어서, 서둘러!” 그녀의 뒤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감방마다 시체와 시체 조각이 놓여 있었다. 경사진 바닥의 아래쪽 가장자리에 팔다리와 몸통이 쌓여 있었다. 그녀는 감방 출입구에 경비병의 시신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중력이 기울어졌을 때 육중한 해치가 입처럼 닫혀 경비병을 문틀에 대고 으깨버린 것이었다. 그녀는 문을 활짝 열고 시체의 목에 달려 있는 잠금 메달을 찾기 시작했다. 남은 공기에서 날고기 냄새가 솟구쳤다. 메르사디는 입속의 침 속에서 담즙 맛을 느꼈고 구역질을 참으려 애썼다. 영거리 사격 포에 맞은 상처들이 감방 벽에 새겨져 있었다. 또 다른 죄수의 시신이 근처에 널브려져 있었다.
그녀는 멈춰 서서 머릿속에 그 사실을 쌓아올려 진실로 만들었다. 경비병들은 배가 타격을 입자 감방을 따라 내려가면서 죄수들을 처형하고 있었다.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아무도… 적의 손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호루스가 오려면 얼마나 걸려?”
“그는 이미 와 있어.”
“더 빨리, 더 빨리!” 목소리가 복도를 따라 울렸다. 벽이 삐걱거리고 있었다. 바닥 격자 밑에서 배관이 터졌다. 그녀의 손이 플라스틸 사슬에 달린 메달을 발견해 그것을 비틀어 빼내고 닫힌 감방 문으로 다시 달려갔다. 매달은 피로 미끈미끈했고 가장자리는 톱니바퀴처럼 홈이 파여 있었다. “어서, 어서!” 그녀는 매달을 잠금 장치에 꽂았다. 그것이 회전했다. 볼트와 피스톤이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좋아-좋아-좋았어!”
문이 활짝 열리며 한 사람이 나왔다. 그는 키가 컸고, 아주 컸으며, 갈퀴처럼 얇았고, 뼈에 회색빛의 피부가 팽팽하게 매달려 있었으며, 점프슈트는 뼈대에 매달린 봉지처럼 걸려 있었다. 메르사디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고는 얼어붙었다. 금속 띠가 그의 두개골을 둘러싼 채 리벳이 박혀 있었고 두꺼운 철판을 이마에 대고 있었다.
“넌 네비게이터잖아…” 그녀가 나직이 말했다.
“잘 관찰했네.” 그가 갑판이 새로운 미진에 흔들리자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네비게이터는 뱀처럼 욕설을 내뱉으며 성큼성큼 긴 보폭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메르사디는 따라갔다.
복도는 기울어진 채 비틀거렸다. 그들이 길을 가로막는 밀폐된 해치에 다다르자 그들을 벽에 내던졌다.
“중력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어.” 네비게이터가 말했다. 메르사디는 일어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의 팔이 그녀의 손아귀 속에서 거의 연약할 정도로 느껴졌다. “구조 붕괴가 머지 않았어.”
“격납고까지 얼마나 남은 거야?” 메르사디가 물었다. 그녀의 정신이 빙빙 도는 것만 같았다. “10분 남았어, 아마도.” 네비게이터가 다시 달리기 시작하며 말했다. “그게 거기 있다면 말이야.”
“네가 잘-”
“배들을 잘 안다고 했지. 이 죽은 배가 표준 배치도를 따르고 있고 갑판이 불바다가 됐거나 슬래그로 망가지지 않았으면 이 문 너머로 몇 바퀴만 더 돌면 승강기가 있을 거야.”
메르사디는 열쇠 매달을 해치 잠금 장치에 꽂아 넣어 지금까지 자신에게 어떤 행운이 미소지었든 다시 그것을 찾아오기를 바랐다.
잠금 콘솔의 빛이 희미한 초록색으로 빛났다. 해치가 균열을 열자 초록빛이 사라졌다. 메르사디는 힘을 잃은 서보 힌지들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고 몸을 떠밀었다. 좁은 틈이 벌어졌다. 그녀는 간신히 통과했다. 네비게이터는 뒤를 따랐다.
약한 노란빛 비상등이 저 너머 넓은 통로를 가득 채웠다. 메르사디는 연기와 탄 플라스텍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녀는 네비게이터의 빠른 걸음걸이에 맞추며 앞으로 움직였다. “물론, 여기와 저기 사이에 우리를 죽이려 드는 뭔가가 없다는 가정 하에서야.” 그가 말했다.
글자수제한 진짜 개빡치네;;
개추
잘복있음용
글자수 제한은 dc놈들 왜 안 고쳐주냐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