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와 B는 걸음마를 뗄 적부터 알고 지낸 죽마고우임. 두 사람은 결코 변치 않을 우정을 쌓아가지만 A가 스마 신병 후보로 발탁되면서 그러한 우정의 시간도 끝을 고함.


2. B는 A가 행성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모든 돈을 털어서 구입한 반지를 선물로 줌. 그리고 언젠가 더 좋은 것을 선물할테니 반드시 스마가 되라고 응원함. 그렇게 둘은 헤어짐.


3. A는 위험천만한 수술과 훈련 그리고 임무 끝에 스마가 되는 것에 성공함. 그리고 B는 제국 행정부에 들어가서 관리가 됨. 매우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이었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긴 우정을 이어나감.


4. 100여년의 시간이 지나고 A는 챕터 마스터가 B는 하이로드가 됨.


5. 두 사람은 필사적으로 제국을 위해 봉사함. 하지만 긴 세월 속에서 거대한 제국을 관리하던 B는 빠르게 망가져 감. 그리고 결국 B는 다른 하이로드들처럼 지치고 쇠락하여 미쳐버림.


6. 그나마 B가 제정신을 차리고 과거 젊을 시절처럼 빛나는 때는 친우인 A를 만날 때 뿐. 그걸 알기에 A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B와 만나곤 함.


7. 하지만 불멸자인 A와 다르게 필멸의 존재인 B는 수명연장시술에도 불과하고 한계를 맞이함.


8. B의 고손자의 연락을 받고 A는 B를 찾아옴. 그리고 B는 완전히 미쳐버렸음에도 A를 보자 활짝 웃으며 옛날 옛적 젊은 시절처럼 방방 뛰며 A를 환영함. 그리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고향 행성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남.


9. B는 아직도 자신들이 10대 시절까지 살았던 그 모습을 그래도 간직한 고향의 모습에 기뻐하고, 그런 B를 보는 A는 스마임에도 눈시울이 붉어짐.


10. B는 자신들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마지막이 될 여행을 즐김. A와 함께 놀던 놀이터에서 그네와 미끄럼틀을 타고, 근처 냇가에서 수영도 하고, 작은 구멍가게에서 싸구려 과자도 사 먹음. 그리고 여정의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헤어지기 전 맹세 했던 나무 아래로 감.


11. B의 모습을 보는 A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림. 뿌옇게 보이는 시야 너머로 B가 이끄는대로 따라감.


12. 추억이 서린 나무에 도착한 A와 B는 한참 동안 과거의 추억을 나눔.


13. B는 A에게 품속에 간직하고 있던 상자를 내밈. 상자 속에는 디지털 웨폰이 들어있었음. 그것을 내밀면서 B는 이제야 겨우 약속을 지켰다면서 자랑스러운 웃음을 지음.


14. A는 자신의 손가락에 딱 맞게 만들어진 디지털 웨폰을 착용하고 B에게 보여줌. 그걸 본 B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그리며 눈을 감음. A는 B의 시신을 껴안고 오열함. 그들 위로 재와 먼지가 섞인 비가 내림. 그와 동시에 행성의 풍경이 변화함.


15.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나무는 불타 사라지고 밑동조차 흔적만 남았있는 상태였음. 또한 B가 놀이터라고 생각하던 곳은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불과했고, 수영을 했던 냇가는 피와 시체로 오염된 폐수였음. 또한 구멍가게에서 먹은 과자는 가드맨들이 먹는 널빤지 맛 영양바였음. 그들의 고향은 이미 파멸한 상태였음.


16. 예전에 두 사람의 고향행성은 카오스의 침략을 받았고, 제국군이 간신히 승리했으나 대규모 핵병기의 사용으로 오염되고 버려지고 말았음. 그리고 이 일은 B가 아주 미쳐버리게 된 원인이었음.


17. A는 폐허가 된 고향에 B를 묻어줌. 그리고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떠남.


18. 긴 시간이 흐르고, 주인 모를 무덤 옆에는 새로운 무덤 하나가 생김. 그리고 그 무덤에는 멸망한 챕터의 마스터가 지녔던 반지만이 들어있는 것으로 스토리는 끝.






하이로드 과로사 이야기가 많길래 함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