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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 V 전선 제 2923 블록에 배치된지 일주일이 넘었다. 어렸을 적 잠시 다녔던 학교 이후로 두번째로 일기란걸 쓸 결심을 했다. 몇페이지나 이 기록이 남을지는 알 수 없다. 난 학교 시절에도 그리 착실한 성격은 아니었으니까. 하하. 뭐, 그걸 배제한다 하더라도 오늘 나의 운이 다해 이 페이지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무척 높다. 만약에라도 이 일기를 주은 당신이  제국의 일원이라면, 무리한 부탁이겠지만 발덴 행성 제 792연대 병장 캘리 오웬의 유품으로서  신고 함으로서 고향의 내 가족들이 이 일기를 볼 수 있게 해주었으면 한다. 7 정찰대가 돌아오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그들이 언제나 처럼 좋은 소식을 가져 오지는 않을것이란걸 잘 알기에 우리 분대는 참호 구축을 서둘렀다. 이정도 속도라면 오늘 밤 늦게쯤 우리의 촛불같은 목숨을 약간이나마 연명해줄 참호가 만들어질 것 같다. 저 앞에서 얼간이 같은 레틀링 홀스녀석이 살이 잘 붙은 들쥐들을 사냥 해왔다며 헤죽헤죽 웃고 있다. 간만의 레이션 이외의 식사는 확실히 반가운 소식이지만 홀스 녀석의 요리실력은 그 기쁨을 상쇄시킬 만큼이나 형편 없기 때문에 분대원들은 그다지 기쁜 표정이 아니다. 옆에서는 마이클 하사가 침낭을 뒤집어 쓰고 죽은듯이 자고 있다. 열흘 정도 전쯤의 정찰임무에서 동생을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냉철한 판단으로 분대를 이끌어온 그의 얼굴엔 죽음의 피로가 깊게 서려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휴식 시간이 끝난것 같다. 내일도 이 일기를 쓸 수 있기를 바라며. ----------------------------------------- 생각해보니 제국에선 날짜, 시간 관념이 어떻게 되지. 여전히 태양력 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