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프랜차이즈가 끝나지 않는 길을 계속 걸어가는 거라면 워해머는 런닝머신임. 뭔 소리냐면


와우는 확장팩마다 최종보스가 있고 그 최종보스를 조지는 것으로 한 번씩 스토리가 일단락 되고, 그 후에 다음 최종보스가 나오는 것으로 시리즈를 이어감.

MCU도 인피니티 사가에서 타노스라는 최종보스가 있지만 각 영화마다 빌런들이 나오고 그 빌런들을 조지며 타노스를 향해 나아가는 흐름이었지.


물론 와우나 MCU나 지금 최종보스 족치면 다음 최종보스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자체를 완결내버릴 게 아닌 이상) "끝나지 않는 길"을 걷는다는 것. 다만 끝나지 않는 길일지라도 "앞으로는 계속 가고 있다"는 게 중요함.


근데 워해머는 방향성이 너무 다름. 워해머는 현상 유지가 가장 중요함. 즉, 인류제국은 멸망직전인 거대 세력이고 카오스는 당장에라도 은하계를 집어삼킬 거 같은 위협이지만 이 상황 자체가 영원히 유지됨. 대균열 터지고 길리먼이 부활하는 등 디테일이 변할 수야 있겠지만 이 기본은 절대 변하지 않음. 마치 런닝머신과 같이 걷고만 있을 뿐 앞으로는 나아가지 않는 상황.

(올드월드 터지고 아오지 나오지 않았냐 할 수 있는데 이건 판매량 좆망해서 프랜차이즈 리셋한 거라 논외. 그리고 아오지로 바뀌고도 결국 기조는 유지됨)


이러는 이유야 당연히 본가가 미니어처 게임이기 때문임. 모델 팔아먹어놓고선 "아 이 캐릭터 스토리 진행하다 뒤졌음ㅋㅋ", "이제 인류가 카오스는 극복했고 다음 최종보스는 니드임" 이지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프랜차이즈. 워해머는 (지땁이 아예 미니어처 팔이에서 프랜차이즈 팔이로 노선 변경을 해버리는 식의, 회사 방향성 자체를 트는 대격변을 일으키지 않는 이상) 쭉 런닝머신일 거임.


둘 중 어떤 방식이 더 낫다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님(장기화된 프랜차이즈들 중에 스토리 진행할 껀덕지가 없어서 파워 인플레, 막장 전개의 연속인 경우도 많으니까). 데 워해머에서 런닝머신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전개"를 기대하면 곤란함. 만화 그릴 때도 자주 보였는데 워해머 스토리 갖고 왈가왈부 하는 사람들 중 생각보다 많은 수가 이 앞으로 나아가는 전개 방식를 전제로 깔고 그에 입각한 이야기를 함. 물론 워해머 스토리 허점도 많고 비판할 꺼리도 많지만 이런 이야기는 그냥 헛다리 짚는 거라 생각됨.


결론은 런닝머신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걸 기대/요구하지 말자-임.




추가) 이미 모델 팔아먹은 캐릭터를 웬만해선 죽일 수 없다는 것도 유동적인 스토리 전개에 큰 제약을 걺. 예를 들어 단테는 다른 프랜차이즈 같았으면 쭉 고통받다가 바알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생귀니우스가 마중 나오는 씬 나오면서 폭풍감동 선사할 그런 캐릭이지만 워해머에선 앞으로도 영원히 고통만 받을 가능성이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