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바지 영원의 요새, 화성 고궤도

 

 

화성의 수호자들은 날마다 하늘에서 커져가는 공격자들의 빛을 지켜보았다. 그 시작은 태양의 원반 위아래를 휘감은 채 움직이던 솔개 함대가 보낸 말이었다. 4구 함대의 시선이 저 위의 공허를 향해 돌아갔다. 망원경 및 센서 무리가 어둠 속을 들여다보며 별빛을 살피고 소행성들의 춤 속에서 적의 흔적을 찾아냈다. 엔진이 뿜어낸 첫 번째 빛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깜빡였고, 옛 시대의 괴물과 영웅들의 패턴을 형성한 이들 옆에서 새로 만들어진 별들이 불타올랐다.

 

그 아래 행성의 표면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고요함이 붉은 평야를 가로질러 자리 잡았다. 켈보르-할의 새로운 메카니쿰의 제자들이 봉쇄 함대에 사격을 가하자 반년 넘게 발사된 로켓과 에너지 광선이 옅은 대기를 교차했다. 화성은 폭발의 흔적으로 물집이 잡혔고, 지표에서 여러 파벌이 서로를 찢어놓으며 낙진의 먼지가 흩날렸다. 이제, 마치 전쟁의 행성이 숨을 들이마시듯, 침묵과 고요함이 그 표면을 가로질러 퍼져나갔다.

 

화성의 궤도에서 제4구의 함대가 다시 형성되었다. 태양계의 네 방어 함대 중 가장 거대한 규모였다. 솔라 억실리아와 목성 공허 부족들의 감시선들이 수를 불렸고, 임페리얼 피스트의 거대한 궤도 강습 및 폭격 비행선이 그들과 함께했다. 인위트의 칼날의 포가 잔뜩 꽂힌 거체가 완벽한 칼날, 심판의 주먹, 진실의 수호자폭군의 독 곁에 서 있었다. 포함(砲艦), 구축함과 랜스 순양함의 보조 함대가 가장 거대한 선박들의 주위를 돌았다. 몇 년 동안 그들은 적들과 싸우며 붉은 행성 표면에 그들을 붙들어놓았다. 이제 그들은 그 저지선을 깼다.

 

배틀-바지 영원의 요새에서, 성주 캄바 디아즈는 기다렸다. 그는 화성 표면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시켰다. 공습 작전이 철회되었다. 정찰 중대들은 장비를 벗고 공허 전쟁을 위한 무기를 들었다. 렉스메카닉과 마고스-감독관들은 포의 영점을 잡았다. 지뢰 층이 적들이 뚫고 들어올 공간을 휩쓸었다. 약하고 부서진 신호들이 행성에 접근하는 적들을 쫓는 화이트 스카의 솔개 함대에게 닿았다.

 

캄바 디아즈는 자신의 무장실에서 홀로 긁는 듯한 따닥거리는 말을 들었다. 신호 외의 소리가 들려오면, 그는 침묵한 채 기다렸다. 그것이 그의 방식이었고, 그를 품었던 행성과 그를 키운 사람들 그리고 그의 삶이 된 군단의 방식이었다. 번갈아 불타고 어두워지던 인위트는 다른 이들은 짊어지지 않을 짐과 고통을 인 돌 같은 사람들의 무자비한 스승이자 냉혹한 부모였다. 그는 지금 마주할 수 있었던 모든 이들을 생각했다. 팔에서 죽은 줄 알았던, 이제는 은하계 반대편에 있는 폴룩스, 손에 검을 든 채 밤의 가장자리를 감시하러 간 지기스문트, 할브렉트, . 그들 모두 형제이자 또 다른 시대가 전쟁의 달인으로 만들 터인 전사였다.

 

하지만, 로갈 돈은 그에게 왜 제4구의 지휘를 맡겼는지 설명해주었다.

 

기질이다.” 근위관은 말했고, 캄바 디아즈는 자신이 주군의 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붉은 행성 위와 그 주위에서의 몇 년 간의 충돌 동안 끝없는 전쟁이 서서히 침식되고 수천 번의 칼질이 조금씩 피를 빨아들이자, 그는 자신의 고요함과 인내가 그의 지휘의 기초가 되었다고 느꼈다. 그의 기질은 그가 그런 시험을 견뎌내고 매일 새롭게 충돌에 대처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그것이 돈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의 주군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틀렸다.

 

기질인위트의 돌 같은 영혼이자,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바라보는 의지였다. 이것은 기질을 시험하는 순간이었고, 천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하강하는 함대의 빛이 점차 커졌다. 오스펙스 판독기와 솔개 함대에서 온 보고가 점점 커지는 각각의 빛의 점이 무엇인지, 그들에게 다가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기 시작했다. 대략 7천 척의 배가 집계되었다

 

그들은 또한 군단의 배가 아니었다. 바로 메카니쿰의 배들로, 각각은 유물이자 그들의 주인의 힘과 지식의 표현이었다. 그들 모두 메카니쿰 신앙의 새로운 종파의 제자들이었다. 어째서인지, 이 새로운 신조는 화성 저 멀리에까지, 태양계 저 멀리에까지 퍼져 있었다. 그것은 포지 월드와 기술-신전을 감염시켰고 이를 수용한 자들을 새롭고 끔찍한 무언가로 다시 만들었다. 현실을 부수는 기계, 생체도 기계도 아니나 살아 있는 생명체, 그 모든 것이 그들의 기술에서 나왔다. 시간과 단순한 감상이 그들에게 별들을 가로지르며 따라다니고 가는 길마다 그림자처럼 들러붙는 이름을 주었다. 그 이름은 다크 메카니쿰으로,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제국을 되찾으러 돌아왔다.

 

첫 번째 사격은 그들의 것이었다. 캄바 디아즈의 무기 사정거리 밖에서 발사되었다. 100미터 너비의 차가운 빛의 광선이 어둠에 구멍을 뚫었다. 그 경로 안에 있던 배들은 움직이려고 했으나, 광선이 경련하며 뱀처럼 공허를 휘감았다. 그것이 순양함 첫 번째 진리를 강타했다. 에너지가 돌 위를 흐르는 물처럼 보이드 쉴드와 선체 위로 흘러갔다. 그것의 갑판에서 선원들은 시스템 판독값이 급증하는 걸 지켜볼 시간이 몇 초 간 있었다. 그 후 에너지의 흐름이 보이드 쉴드 아래로 가라앉아 선체로 침투했다. 모든 시스템과 기계가 꺼졌다. 빛이 사라졌다. 엔진이 죽었다.

 

선원들의 숨결로 가득 찬 침묵이 잠시 흘렀다. 첫 번째 진리의 모든 기계가 비명을 질렀다. 코지테이터가 녹아버렸다. 동력 제어기가 폭발했다. 복스-처리기가 잡음을 울부짖었다. 배가 산산조각 났고, 중력 생성기가 반대로 작동하자 부품이 흩어졌다. 금속과 돌의 층이 반응로가 풀려나 동력으로 호를 그리며 회전할 때까지 벗겨졌다. 노출된 심장은 가슴이 열렸는데도 여전히 뛰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반응로에 과부하가 걸렸고 타오르는 빛의 파동이 부서진 선체를 찢어버렸다.

 

광선은 배들이 추진기를 켜 그 경로에서 벗어나는 와중에도 또 다른 희생자를 찾아 공허를 가로지르며 방향을 틀었다.

 

4구의 함대가 다가오는 다크 메카니쿰에게 최대 사거리 포과 어뢰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모든 배의 포들이 말을 내뱉었다. 두 함대 사이의 공간이 불타올랐다.

 

화성에서 로켓과 에너지 광선이 가까운 궤도에 있던 배들을 향해 솟아올랐다. 옅은 대기가 반쩍거리고 전율했다. 타락한 마고스들의 대장간에서 만들어진 비행선들이 붉은 행성의 지표 아래 숨겨진 동굴에서 일어났다. 고통스러워하는 기계들의 열병 같은 꿈에서 태어난 것들이었다. 황동 깃털의 날개가 강철과 검은 유리의 덮개 밑에서 펼쳐졌다. 동체에서 꼬리와 목이 펴졌다. 엔진에서 다양한 색체의 불이 포효했다.

 

행성을 지켜보던 제4구의 함대의 배들이 포문을 열어 저궤도에서 폭발하는 포탄의 급류를 쏟아냈다. 헤이와이어 에너지와 파편의 파도가 기계 떼를 찢어버리고 아래의 붉은 먼지에 다시 나뒹굴라고 보내버렸다. 몇몇은 떨어지며 불꽃에 휩싸인 강철을 이어붙이고 잔해들을 모아 하늘을 할퀴는 모양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이 전투를 기다리던 캄바 디아즈를 감쌌던 침묵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 모든 배와 채널이 전쟁의 동요하는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그는 그것을, 소리의 호우를 모두 들었다. 부서지듯 울리는 복스 채널의 고함, 마지막 숨을 뱉으며 내린 명령, 공중에서 솟아오르는 야수-기계의 금속성 울부짖음까지. 포탄과 탄약이 지금 배들 사이에서 폭발하고 있었다. 스크랩 코드가 통신 신호에 삽입되어 센서 장치에서 쏟아져 나왔다.

 

캄바 디아즈는 듣다가, 연결을 끊고 반 년 동안 그를 따른 전사들에게 말했다.

 

저들을 쳐부숴라.” 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무게감이 있었고 단순한 명령이 아니라 꼭 해내리라는 믿음처럼 들렸다.

 

수비군의 전열에 혼돈이 퍼졌다. 감시선 4척에서 발사된 어뢰의 파도가 관을 빠져나오면서 폭발해 배들을 산산조각 냈다. 마크로-항공모함 다이달루스는 스크랩 코드가 코지테이터 시스템에 범람하자 갑판의 3분의 2에서 대기를 분출했다. 여러 편대가 차가운 빛의 영역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캄바 디아즈의 배들은 여러 차례 거짓 기술 사제들과 맞서 싸웠다. 그들은 사령관의 말을 듣고 쉼 없이 일어나 적들과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