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 알람이 울렸고, 곧이어 크라이시스 배틀슈트에 대고 노크가 두 번 울렸다. 파사이트는 그의 분석-최면에서 갑작스레 깨어났다.
'아직도 연구 중인가요, 커맨더?'
트란시아 델라크의 개인 인장인 눈꺼풀 없는 외눈이 통신 장치에 나타나더니 사라졌고, 그녀의 대칭적인 얼굴이 화면으로 출력되었다.
그녀의 머리는 이마에 있는 카드 문신을 둘러싼 복잡한 매듭 형태로 묶여있었고, 마치 그녀의 머리 뒤에 숨은 문어가 촉수를 뻗은 것 같은 형상이었다. 그녀는 타우어로 말했고, 그녀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조정했다. 그럼에도, 궤'라가 그의 언어로 말하는 것은 여전히 파사이트의 귀에 어색하고 이상하게 들렸다.

그는 그녀의 상징을 눈을 깜빡여 클릭했고,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후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가 말했다. '내 적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울 생각입니다. 그 지식으로 무장한다면, 제 공격은 더욱 정확해지겠지요. 제 시간을 많이 잡아먹긴 하겠지만, 우리가 다시 궤'론'샤 타격보병들과 검을 맞댈 때 수많은 타우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참된 지도자라면 누구나 할 만한 거래이지만, 이해하는 인간들은 몇 안 되겠지요.'

'당신이 맞서는 적의 결의를 과소평가하시는군요.'
대답이 돌아왔다. '제국은 고대의 전함과 같아요, 오직 그 밑에 피의 바다가 있기에 떠다니는 전함이죠. 우리는 순교라는 개념에 낮선 종족이 아니에요. 제 가족은 무관심한 주인들을 위해 그들의 목숨을 내던졌어요. 손이 해질 때까지 탄약을 만들다가 결국 그것 때문에 죽었으니까요. 제가 인간의 왕국이...재교육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에요.'
'흐음...' 파사이트가 말했다. '그들이 무너지는 모습이 보고 싶으신 겁니까?'
'그런 건 아니에요.' 그녀가 대답했다. '제국 자체가 사라져야 하는 건 아니지만, 최악의 악습과 극단적인 면모들은 그래야겠지요. 이해가 가시나요?'
'이해합니다,' 파사이트가 엄숙하게 말했다. '인류의 많은 부분들은 구할 가치가 있습니다. 궤'베사들이 충분한 증거지요.'
'현실은 흑과 백으로 나뉘는 경우가 드물어요. 오직 야만인만이 하나의 관점으로 모든 문화들을 볼 뿐이죠.'

'그렇다면, 같은 원칙을 적용했을 때,' 하이 커맨더가 질문했다. '타우 종족 또한 사라져야 하는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그렇겠죠,' 델라크가 말했다. '제가 그게 어떤 것일지 추정하거나, 직접 찾지는 않겠지만요. 그들을 저평가할 이유도 되지 않고요.'
하이 커맨더는 그의 배틀슈트 안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편협한 이었다면 그녀가 공허로 던져졌을지도 모르는, 용감한 대답이었다. 겸손하지만, 동시에 철학적이기도 했다. 그녀는 주저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왜 이써리얼들이 당신을 이 임무에 투입시켰는지 알 것 같군요, 트란시아 델라크.'

'그럴 거에요.' 그녀가 대답했다. '슬프게도, 지금 저는 경고를 전하려고 왔어요. 만의 특이점이 우리 앞에 있어요. 여러 지점들 중 하나죠. 제 정신의 눈으로 그걸 느낄 수 있어요. 아마 곧 엠피리안 폭풍이 될 것 같네요.'
'엠피리안? 처음 들어보는 단어입니다.'

'잘 이해가 안 가신다면 사이킥 폭풍이라고 생각하세요. 어쩌면 우연히 우리 진로와 겹친 걸 수도 있지만, 아마 우리 존재를 감지하고 이끌리는 것일 가능성이 높아요.'
'아운에게 이 의견을 이야기하셨습니까?'
'그랬어요,'그녀가 대답했다, '워터 카스트를 통해 방송을 준비하는 중이에요. 해치를 닫아걸어야 해요, 그것도 빨리(영어에서 위기나 긴급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관용어구. 일종의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한 셈이다)
'그것 또한 제게 익숙한 표현이 아닙니다만.'
트란시아 델라크의 이마에 있는 예언 카드(아마 황제의 타로인듯?)가 또다시 바뀌었고, 처음에는 반짝이는 공허였다가, 송곳니가 난 소용돌이로 변했다.
그녀의 미소는 마치 배고픈 유령처럼 불길해보였다.

'곧 일들이 거칠게 돌아갈 거란 의미죠.'




저 여자는 나중에 밝혀지기로 인퀴지터였음. 말하는 걸 보면 급진주의자가 아닐까 싶은데 워해머에서는 드물게 서로 다른 종족에 속한 이들이 서로에 대한 편견 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라 꽤 인상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