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은 눈앞의 글자들에 집중하며, 두꺼운 종이 위에 깃펜을 끄적였다. 그날 아침 있었던 일들을 자신의 마도서에 기록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그날 아침의 일에 대해서는 다른 이들 역시 기록을 남기겠지만, 그날 아침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자신뿐이었다. 아흐리만이 계위를 따라 상승하여 자연스러운 기억의 리듬과 직감에 그대로 몸을 맡기자,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글자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레 쓰여져 나갔다.
아흐리만은 두 눈을 감고 자신의 광체를 육신에서 해방시켜 날려 보냈다. 대양의 조류가 그를 어둠으로 이끌고, 아흐리만은 미래에 있을 일들의 파편을 붙잡고자 하였다. 아흐리만은 생각을 잠재웠다. 이 감정의 영역에서 자아의 욕구에 집중하는 것은 성공 확률을 오히려 더 낮출 뿐이었다.
물질 세계와의 연결이 희미해지고, 대양이 주변으로 밀려들었다. 존재하지 않는 색채들의 소용돌이가 일고, 이름 없는 감정들과 의미 없는 차원들이 파도쳤다.
강한 정신, 강렬한 감정과 원초적 욕구. 그것들이 이따금씩 이는 물결이 되어 그를 앞으로 떠밀며 인도하였다. 스페이스 울프 군단원들의 분노는 노골적인 솔직함으로 붉은 암초를 이루었고, 헐떡이며 육욕을 해방하는 두 리멤브란서들은 서로 충돌하는 욕정의 보라색 소용돌이 한 쌍을 만들어냈다. 감염된 뾰루지 위로 연고를 바르는 군단 시종의 두려움은 선명한 녹색 물결이 되어 찰랑였고, 어떻게 하면 자신의 경력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궁리하는 또 다른 시종의 계략은 칙칙한 황토색이 되어 드러났다.
그와 같은 감정의 색채들이 아흐리만의 주위로 신전의 연기처럼 솟아오르고 있었지만, 이 공간에서 위아래의 개념 따윈 무의미한 것이었다. 소용돌이치는 안개가 아흐리만의 주위를 휘감았다. 꿰뚫어볼 수 없는 감정과 감각, 그리고 가능성의 안개였다. 그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만으로 안개 속에 잠재적 존재들이 생겨나고, 그의 존재는 대양의 날실과 씨실 사이에 자국을 남겨, 이 대체 차원을 이루는 무형의 비물질에 형상을 내어 주고, 또 형상을 부여 받았다.
이것이야말로 만물의 근원이 되는 원천, 시원의 창조자의 정수 그 자체였다. 이곳에서는 그 어떤 것도 불가능은 없었으니, 이곳이야말로 창조의 형틀이요, 만물의 기원이며, 또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였다.
아흐리만은 앞으로 날아가며 에테르 에너지를 탐닉하였다. 에너지 속에 몸을 담그며 상쾌함을 느꼈다. 이대로 육신 안으로 돌아가고 나면, 필멸자가 밤에 잘 자고 일어난 것처럼 충전된 느낌이 들리라.
주변의 만화경 세계가 뻗어 나가며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으로 이어졌다. 아흐리만은 자신의 의식을 흐름에 맡기고, 아직 지나지 않은 일들의 봉합선 중 선명한 것을 우연히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랐다. 광대한 사고의 공허에 정신을 열어 두고 있는 와중에도 아흐리만은 코르비다이 교단의 가르침에 정신을 집중하였다. 이처럼 명백히 모순되는 정신 상태야말로 미래를 읽는 데에 있어 필수적인 요건이었으니, 그와 같은 달인에게도 어려운 일이었고, 재능이 떨어지는 이에게라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기술이었다.
아흐리만은 처음으로 대양 속의 다른 존재들이 자신을 갉아 오는 느꼈다. 그것은 감정 없는 식욕을 지닌 무형의 생명체들이었는데, 위대한 스승에게 제자들이 몰리듯 자신의 정신으로 몰려온 가냘픈 에너지 파편들 정도에 불과한 크기였다. 그 생명체들이 그를 갉아 먹으려 들었지만, 아흐리만은 짧은 생각 한 번만으로 그것들을 쫓아내었다.
이처럼 어리고 나약한 생명체들은 아뎁트 엑셈프투스-Adept Exemptus의 경지에 달한 그에게는 전혀 위협거리가 아니었지만, 대양의 심연 속에는 보다 오래되고 더욱 크게 굶주린 존재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 사악한 포식자들은 대양의 심연 속을 떠도는 필멸자들의 따끈하고도 생명력이 넘치는 에너지를 포식하곤 하였다. 아흐리만은 그러한 생명체들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생명체들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초원 위로 내리는 비처럼 부드럽게, 희미하게 쉬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시작되었다.
아흐리만은 깃털처럼 가볍게 자신을 끌어당기는 힘을 느끼고, 겉으로 관심을 드러내지 않은 채 그 힘을 따라 표류하였다. 너무 서둘렀다가는 대양의 구조에 방해를 일으켜, 안 그래도 변하기 쉬운 미래 사건의 흐름을 부풀어 오르는 열의로 압도해 버릴 수 있었다.
흥분감을 통제하며, 아흐리만은 자신의 경로와 얇은 흐름의 진로가 합쳐지게끔 하였다. 그리고는 정신의 눈을 뜨고, 서늘하지만 상쾌한 냉기를 띈, 아직 쓰여지지 않은 사건을 바라보았다.
유리로 된 산을 보았다. 속이 텅 빈 유리 산은 높았지만, 아고루의 사람 잡아먹는 산에 비하면 작은 아이와 같은 수준이었다. 산 안의 넓은 공간은 노란 빛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것은 이내 서로 충돌하는 감정과 마음의 상처들이 뒤섞인 가마솥이 되어 뇌우를 불러 모으고, 황금빛 번개를 쏘아내며 하늘을 가득 메웠다.
아흐리만은 그것이 중요한 계시임을 알 수 있었다. 에테르에서 나타나는 환영은 그것은 보는 이만큼이나 대양에 의해서도 형상이 지어지곤 하였으니. 이 산과 천둥 폭풍은 실제로 보게 될 광경일 수도, 또 어쩌면 각각의 상(相)이 보다 거대한 무언가의 상징을 내포하고 있는 비유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구분해 내는 것은 순전히 그것을 보는 아뎁트의 실력에 달려 있었다.
아흐리만의 비물질적 형체로부터 뜨거운 흥분의 기운이 소리 없이 흘러 나왔다. 코르비다이 교단의 인물이 에테르의 피륙을 벗기고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이 벌써 수 년 전의 일이었다. 혹시 이것이, 영원히 기울고 차오르는 권능의 물결이 다시 한 번 자신의 교단에게로 돌아오고 있다는 징조는 아닐까?
그 생각에 쏠린 집중력이 바깥쪽으로 물결 치듯 뻗어나가, 아흐리만의 주위를 감싸고 있던 무(無)의 액체를 찰랑였다. 방해를 받은 환영이 폭풍우 속의 호수면처럼 흔들렸다. 아흐리만은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를 썼지만, 에테르의 흐름은 자꾸만 빈약한 손아귀에서 미끄러져 빠져나가고 있었다. 유리 산의 모습이 사라지고, 곧 수백만 개의 조각으로 깨져 눈물처럼 쏟아져 내렸다. 깨져 흐르는 모든 조각들 위로, 흐느껴 울고 있는 눈동자가 비쳤다. 붉게 충혈되어, 생생한 고통을 드러내고 있는 눈동자가.
아흐리만은 가슴을 아프게 해 오는 날카로운 이미지의 파편들을 필사적으로 붙잡으려 했지만, 이내 에테르의 파도가 밀려와, 아흐리만 그 자신의 욕망이 불러온 성난 물결로 그것들을 쓸어가 버리고 말았다. 마른 하늘에 돌연 폭풍이 불기 시작하듯, 대양을 이루는 물질 또한 격렬하게 날뛰기 시작하였다. 아흐리만이 느낀 좌절감이, 그 스스로에게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붉은 파도가 아흐리만의 광체를 두들기고, 아흐리만의 정신은 미래에 대한 사고로부터 비틀어 떼어 내어졌다.
당면한 현재에 대한 자각을 되찾은 아흐리만은, 가까운 곳에서 공허의 사냥개들이 발산하는 강렬한 굶주림을 느꼈다. 에테르 속을 떠도는 여행자들의 감정이 남긴 자취를 따라와 그들의 광체를 삼키는, 탐욕스러운 개념적 포식자들이었다. 수십 마리에 달하는 포식자들이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아흐리만의 주위를 맴돌았다. 이미 한참 전에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제한 시간을 넘겨 버린 것이었다.
붉은 핏빛 안개 속으로부터, 오직 식욕과 본능으로만 가득 찬 첫 번째 포식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흐리만을 향해 똑바로 달려드는 포식자의 입에서, 번뜩이는 이빨들이 포식자가 그것을 상상하기 무섭게 생겨났다.
아흐리만은 몸을 날려 자신에게로 달려드는 포식자의 경로에서 벗어났다. 포식자의 진홍색 형체가 아흐리만을 뒤쫓으려 비틀리는 동안에도, 안개 속에서부터 또 다른 포식자가 튀어 나왔다. 포식자들을 상어에 빗댄 아흐리만의 생각이 그것들에게 형태를 주었고, 포식자들의 몸은 곧 매끈해지며 완전한 살인귀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아흐리만은 강제로 정신을 텅 비우며, 머릿속에서 모든 비유와 어휘들을 쫓아내었다. 그것들이야말로 적들이 자신에게 사용할 무기가 되었으니.
아흐리만은 포식자들을 피해 날아갔지만, 이미 포식자들은 그의 냄새를 맡은 뒤였다. 대여섯 마리 가량의 포식자들이 추격에 합세하였다. 포식자들의 형태가 일렁이며 천변만화하였다. 머릿속에 부주의하게 떠올린 직유로 스스로의 광체에 형태를 내어줘 버린 이들로부터 빌려 온 형상들이었다. 공허의 사냥개 한 마리가 아흐리만을 향해 덮쳐들었다. 크고 강력한 놈의 턱은 그를 통째로 삼키려 쩍 벌어져 있었다.
아흐리만은 에테르의 에너지를 자신에게로 끌어모아 붉은 안개를 빨아들이며, 쫓아오는 사냥개에게로 의지의 급류를 방출하였다. 사냥개의 몸이 폭발하며 불꽃 파편들로 변하고, 깨져 나간 파편들은 이내 다른 포식자들 중 하나의 입 속에 삼켜져 버렸다. 아흐리만의 양손에 에테르의 불길로 타오르는 한 쌍의 헤카 지팡이가 나타났다. 꼭 필요한 동시에 위험하기도 한 무기였다. 이토록 강렬한 불길을 태워 올린다면 또 다른 짐승들을 끌어들이게 될지도 몰랐지만, 그렇다고 지금 불길을 태우지 않는다면 당장 이곳에서 소멸해 버릴 수도 있었으니. 그랬다가는 필멸의 육신 또한 죽음을 맞이해, 천막 바닥에 영혼 없는 껍데기로만 남게 되리라.
주위를 맴도는 포식자들이 자신을 물어뜯으려 쏜살같이 달려들 때마다, 아흐리만은 타오르는 지팡이를 휘둘러 그것들을 몰아냈다. 아흐리만은 제8층의 계위로 상승하였다. 살아남으려면 제8층의 공격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래서는 저 짐승들의 허기에도 불을 붙이게 될 터였다. 짐승들이 아흐리만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들었다. 이전에도 놈들의 흉포성이 늘어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던 아흐리만은 타오르는 지팡이를 붕 휘둘렀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짐승이 그 공격에 존재성을 잃고 소멸당하고, 두 번째 짐승 역시 놈의 허기를 능가하는 격렬한 생각의 폭발을 얻어 맞고 그 정수가 흩어져 버렸다. 또 다른 짐승 하나가 아흐리만을 향해 물어 들었다. 옆으로 피한 아흐리만의 코앞에서 짐승의 비물질적 이빨이 딱 하고 닫히며, 아흐리만의 비실체적 존재를 물어 뜯을 뻔하고 지나갔다. 아흐리만이 놈의 머리에 헤카 지팡이를 찌르자, 짐승의 정수가 소멸당하며 내뿜은 원초적 굶주림과 분노가 느껴졌다.
아흐리만을 경계하기 시작한 짐승들이 공격을 멈추었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추격은 멈추지 못했다. 공허의 사냥개들의 본능은 지독할 정도로 예리했지만, 동시에 놈들은 만족을 얻길 염원했다. 조금 후면 다시 공격이 재개되리라.
공허의 사냥개들은 그를 세 번이나 더 습격하였다. 아흐리만이 짐승들을 물리칠 때마다 놈들은 점점 더 큰 무리를 이루며 그를 추격해 왔고, 반면에 아흐리만은 점점 약해지며 어쩔 도리 없이 에너지를 한 웅큼씩 공허에 흘리고 있었다.
지금의 전황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에테르 영역에서의 싸움은 육신의 영역에서의 전투보다 훨씬 기력 소모가 심하였으니. 물질 영역에서라면 아스타르테스는 몇 주 동안이라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싸울 수 있었다. 허나 이곳, 에테르의 영역에서는 그와 같은 지구력도 수 분이면 동날 수준에 불과했다. 사우전드 선 군단의 고위 전사라면 대부분의 다른 이들보다 더 오랫동안 대양을 여행할 수 있었지만, 지금 이 싸움에서 오는 부담은 아흐리만을 지구력의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있었다.
거대한 아가리가 아래쪽에서부터 덮쳐 올라왔다. 생각으로 빚어진 거대한 욕구의 구현이었다. 짐승의 이빨이 그의 한쪽 다리를 물고 광체를 물어뜯기 시작하자, 아흐리만이 느끼는 고통이 마치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처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하얀색으로 배어져 나왔다. 아흐리만이 휘두른 지팡이가 짐승을 가르고, 짐승은 승리의 환희를 느낀 그 순간 바로 소멸해 버렸다.
더 이상 맞서 싸울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보아하니 저 짐승들도 그의 저항이 거의 끝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흐리만을 향한 갈망에, 짐승들은 그를 죽이고 가장 좋은 부위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기 시작하였다.
아흐리만의 에너지가 흩어져 가고, 불 붙은 헤카 지팡이 중 하나가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감질나는 미래를 엿보고 나서 이렇게 죽어야만 한다니, 짜증이 치솟는군.
그 순간, 대양을 가르는 울부짖음 소리가 들려왔다. 넘실거리는 조류와 파도 속에서 거친 어둠이 솟아 오르고, 그 맹렬한 소리에 사냥개들이 흩어졌다. 얼음으로 된 장검 같은 송곳니들이 공허의 사냥개들을 물고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그것은 칼날처럼 예리하게 갈고닦인 형상이자 의지였으며, 파괴를 위해 능률화되어 일절 자비를 모르도록 자아진 권능이었다. 노란 눈동자와 텁수룩한 검은 털가죽, 그리고 침을 뚝뚝 흘리는 아가리가 광분하며 날뛰었다.
미처 정신이 그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전에, 아흐리만은 늑대의 윤곽을 띈 환영을 보았다. 살아 있는 짐승 중에 그보다 더 크고 강한 것은 없으리라. 공허의 포식자들 사이를 파고 든 늑대가 우레 같은 발톱을 사납게 휘두르고, 적들을 통째로 씹어 삼키며 울부짖었다.
그 늑대의 몸 속 어둠 안에서, 아흐리만은 그 늑대를 조종하는 강렬한 의지가 빠르게 깜빡이는 것을 발견하였다. 흑색은 아니지만 깊은 금속성 회색을 띈 어두운색의 갑주를 입은, 아득히 멀리 떨어진 그림자였다. 늑대의 울부짖음에 속박되지 않은 분노의 파도가 대양 속을 퍼져 나가고, 그 힘은 마치 저수지에 떨어진 바위처럼 물결을 일으켰다. 최상위 포식자의 등장에 겁에 질린 공허의 포식자들이 흩어져 달아났다.
그리고 마치 압지(押紙) 위로 떨어진 먹물 방울처럼 어둠 속으로 녹아들어 사라져버렸다.
늑대의 고개가 아흐리만에게로 돌아갔다. 늑대의 형상이 마치 종이 접기 퍼즐이 접히듯 변화하더니, 이내는 그 심장부에 깃들어 있던 그림자만이 남았다. 스페이스 울프 군단의 짙은 회색 갑주를 입은 아스타르테스의 영체였다.
전사가 아흐리만에게로 표류하듯 다가왔다. 별다른 재주를 부리지 않더라도, 이 여행자의 육신을 뒤덮고 있는 원초적이고도 치열한 에너지는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전사가 품고 있는 생명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아흐리만이 통제 하에 작동하는 원자로라고 한다면, 이 전사는 난폭히 타오르는 초신성이라 해야 하리라. 치명적이고, 또 타오르며 빛을 낸다는 점에서는 둘 다 같았지만, 아흐리만이 수백만의 영혼들 사이에서 단 하나의 영혼을 뽑아내는 쪽이라면, 이 전사는 하나의 영혼을 죽이기 위해 일백만의 영혼을 파괴하는 쪽에 가까웠다.
늑대의 형상은 사라진지 오래였지만, 아흐리만은 여전히 이 전사의 심장에 늑대의 고삐가 단단히 쥐어져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떠나야 하오, 형제여." 늑대 전사의 목소리는 마치 빙하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 같았다. "오래 머물수록 더 사나운 짐승들이 우리의 존재를 느끼고 다가올 거요."
"그대를 본 적이 있소." 아흐리만이 말했다. "스카르센과 함께 왔었지."
"스카르센 공이라 부르시오." 전사가 아흐리만의 말을 정정해 주며 말했다. "하지만, 그래, 당신의 말이 맞소, 형제여. 내 이름은 살매장이 오테레. 스페이스 울프 군단 제5중대의 암로디 스카르센 스카르센손 공을 섬기는 룬 사제요."
"아젝 아흐리만이요. 사우전드 선 군단의 사서장이지."
"당신의 이름은 잘 알고 있소, 아젝 아흐리만." 살매장이가 야만적인 미소를 씨익 지어 보이며 말했다. "오랫동안 당신을 만나기를 바래 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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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악연.
ㄱㅅㄱㅅ
워프중독이네 중독이야
번역 감사하므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