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의 하늘은 이젠 어둠으로 물들여 있었다. 셀 수조차도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괴물들이 지구의 수호자들을 향해 흡혈귀처럼 달려들었으며 포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의 줄기는 어둠의 하늘로 새로운 작은 별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수들은 여전히 몰려오고 있었다. 마치 유인원이나 사냥개와도 같은 얼굴과 가고일과 용의 날개, 발굽과 짐승의 송곳니를 가진 날개달린 악귀들이 직접 그 무리를 이끌고 있었다.
붉은 갑옷을 입은 천사들이 직접 피에 굶주린 신의 종복들에 맞섰다. 천사들의 체인소드가 현실의 것이 아닌, 지옥의 우리 깊숙한 곳에서 벼려진 황동 도끼와 부딫혔다. 악마들의 채찍이 마치 의지를 가진, 살아있는 독사처럼 붉은 전사들의 목을 휘감았다.
그에 대응해 전사들은 볼터의 불꽃을 날개달린 악마들에게 쏟아냈다. 탄환이 흉갑에 부딫힐 때마다 악마들의 황동 갑주는 금이 갔고, 붉은 피부의 가죽이 조금씩 벗겨졌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마들은 여전히 다가오고 있었다.
한 악마가 시끄럽게 윙윙거리는 도끼의 날로 천사 여럿을 베어버렸다. 악마의 검은 송곳니와 이빨은 그것이 죽인 수많은 희생물들의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것이 울부짖으며 다른 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천사들이 블러드써스터의 존재를 알아차렸을 쯔음에는 이미 그것의 채찍이 날아오고 있었다.
악마는 소리지르며 울부짖었다. 도끼로 스페이스 마린들의 머리를 짓이기고, 발굽으로 몸통을 으깨며 희열감에 찬 포효를 계속 내뱉었다. 악마는 도끼를 넓게 휘둘러 여러 천사를 또다시 짓이긴 후 발굽으로 그들의 시체를 피에 젖은 진창에 처박았다.
블러드써스터는 다시 포효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그것에게는 그럴 기회가 없었다. 황금빛의 한 잔영이 검을 내질러 악마의 이빨을 거의 부숴버리고, 혀를 잘라버렸다. 짐승은 최후의 단말마를 내지를 시간도, 자신이 이미 죽었다는 것을 인지할 틈조차도 없이 쓰러졌다.
망가지고, 피와 진흙으로 얼룩졌으나 여전히 붉은 색상의 갑주를 두른 여러 천사들이 그 존재를 보았다. 그 형상의 갑옷은 태양처럼 빛났으며, 날개는 눈처럼 순백이었다. 마치 순금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천사의 눈은 빛으로 가득했다.
"생귀노르다!"
한 전사가 가리키며 말했다.
"천사가 우리를 위해서 왔다!"
생귀노르의 반응은 또다른 악귀들을 향해 달려드는 것이었다. 악마들이 내는 피에 굶주린 울부짖음은 천사의 후광에 의해 고통스러운 비명으로 바뀌었다. 악마들의 채찍은 빛나는 존재가 휘두르는 검에게 잘려나갔다.
천사의 머리를 겨냥하고 날아오는 공격은 이젠 눈이 먼 악마들이 아무렇게 휘두르는 공격으로 바뀌어 있었다. 생귀노르가 검으로 블러드써스터의 가슴을 찌르며 그것의 흉갑 속 검은 심장을 관통했다.
그가 죽어서 밑으로 떨어지는 악마에게서 검을 뽑았을 때 또다른 형상이 천사를 덮쳤다. 그것의 모습은 천사가 이미 상대한 여러 악마들보다도 더욱 거대했다. 악마의 머리에는 수많은 케이블들이 마치 갈기처럼 거기에 메달려 있었다.
앙그론이 생귀노르를 향해 달려들었다.
악마화된 프라이마크의 힘은 이젠 생물의 영역조차 넘어있었다. 악마가 손을 뻗어 생귀노르의 목을 잡아 그대로 밑으로 하강했다.
빛나는 존재는 이에 대응해 검으로 데몬 프라이마크의 눈 하나를 찔렀다. 그러나 악마는 여전히 천사의 목을 쥐고 있었다. 둘이 서로 떨어지며 지상으로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었다. 먼지의 구름 속에서 서로 둘이 일어났다.
천사의 날개는 추락의 충격으로 부러져 있었지만 그것은 앙그론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날개가 부러진 악마 군주는 이젠 극악의 분노를 눈 앞에 존재에게 토해내며 달려들었다.
제일 먼저 악마가 휘두른 검을 천사는 피하며 자신의 검을 앙그론의 목을 향해 휘둘렀다. 목이 베이며 데몬 프라이마크가 비명을 질렀으나 아주 잠시 뿐이었다.
악마는 맨손의 손등처럼 천사를 후려쳐 그를 벽에 처박았다. 앙그론이 다시 미소지으며 달려나갔다. 검이 천사의 복부를 향해 날아왔고 곧 퍼억 소리와 함께 생귀노르의 피가 데몬 프라이마크의 얼굴에 튀었다.
악마는 생귀노르가 고통스러워하길 기대했지만 천사는 그런 악마의 기대를 주먹을 내지르는 것으로 망가뜨렸다.
데몬 프라이마크의 이빨이 부러지며 악마가 울부짖었으나 천사는 멈추지 않았다. 악마의 마검이 그의 피를 들이키고, 그의 후광이 서서히 흐릿해지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생귀노르의 검은 여전히 앙그론을 베고 있었다.
"떨어져!"
악마가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었으나 천사는 멈추지 않았다. 생귀노르의 검은 여전히 데몬 프라이마크의 몸을 베고 있었다. 천사의 검이 얼굴의 대부분을 베어버리자 앙그론은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내게서 떨어져라! 꺼지란 말이다!"
그러나 생귀노르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오직 악마를 죽일 뿐이었다. 천사의 검이 목을 관통하고 어깨를 베어버리고, 검을 쥔 악마의 손목을 베어버리자 악마는 한 쪽 무릅을 꿇어버리고 말았다.
천사가 마지막 타격을 날리려고 할 때 데몬 프라이마크는 그를 발로 걷어차며 뒤로 날려버렸다. 이것은 생귀노르를 죽이려는 게 아닌 그에게서 달아나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천사가 다시 몸을 일으켰을 때 앙그론은 이미 날개가 회복한 후였다. 그러나 천사는 데몬 프라이마크의 살해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그의 검이 앙그론의 날개에 박혔다. 악마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생귀노르는 절대로 멈추지 않았다. 천사의 끈기에 질린 악마가 소리쳤다.
"떨어져! 떨어지라고!"
하지만 생귀노르는 앙그론의 말을 무시했다. 다음 일격은 앙그론의 입을 관통하여 더 이상 그것이 어떠한 애원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악마가 분노와 고통으로 으르렁거리며 천사의 몸을 주먹으로 때렸다. 붉은 주먹이 떨어질 때마다 황금 갑옷이 부숴졌으나 생귀노르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앙그론이 으르렁거리며 그의 머리를 손으로 쥐었다. 천사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자신의 검을 더욱 깊숙히 박아넣었다. 이것은 이젠 시간싸움이었다.
그리고 시간은 악마에게 더욱 유리했고 앙그론이 그의 머리를 잡아뜯으며 승패가 정해졌다. 그러나 악마는 어떤 승리감도 느끼지 못했다.
오직 천사가 보여준, 그 소름끼치는 결의에 대한 감정이, 두려움만이 있을 뿐이었다.
ps : 앙그론 구걸장면에게서 영감을 얻어 한 번 써본 앙그론 vs 불칸, 페러스 전의 프리퀼 작. 원래는 더 찌질하게 쓸 예정이었지만 그냥 이 정도로 마무리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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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