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간 후, 카르고스는 붉은 눈물에 올라타 바로 그렇게 했다.

“내가 약간의 전술적 오판을 했을지도 모르겠어.” 그가 자신의 사슬-형제에게 말했다.

나씨어 아밋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네가 전에 그런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 시점에서, 그는 뭔가 흥미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어조로 말했다. 카르고스가 처음으로 그를 발견했을 때 아밋은 무장실에 혼자 앉아 도구를 사용해 붉은 워플레이트의 관절에서 먼지를 긁어내고 있었다. 지표에서 벌어지는 순종은 여태까지 지루할 정도로 평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고 계속 이런 상태일 거라고 약속하고 있었다. 열병식을 위해 몇 시간씩 서 있는 것은 아밋을 지치게 했고, 그 후 몇몇 리멤브란서들을 만난 건 지루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두 사건 동안 정신의 일부를 닫아놓고 반수면 상태에 빠져 있었고, 더 깊은 정신을 잠재워놓고 표면적인 감각으로만 움직였다. 스페이스 마린의 정신에 바쳐진 또 다른 선물이었다.

화려한 의식과 그것을 그리기 위한 그림을 위해 자세 잡아주기의 나날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아밋은 지루했다. 카르고스는 알 수 있었다.

월드 이터는 자신의 마지막 결투에서 일어났던 일을 약간의 과장만을 섞어 전달했고, 아밋은 판단하고 있다는 표시 없이 들었다. 그 자신도 정복자의 구덩이의 베테랑이었다. 누구보다도 위험을 알고 있었다.

“백부장 칸의 분노의 근원을 보는 데는 실패했군.” 월드 이터가 네레쉬의 비열한 죽음으로 결론을 내리자 블러드 엔젤이 말했다. “페라쿨이 널 사생결단으로 상대하길 바라면 그냥 그러라고 내버려둬. 내가 이해한 대로라면, 그게 너희들의 법일 텐데.”

“정확히 이해했어. 하지만 도전이 다가왔고, 그리고, 어, 지금은 ‘외교적 분쟁’의 위험이 있어.” 카르고스는 그에게 도전의 원반을 보여주었다.

아밋은 토큰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의 창백한 눈에 이해하려는 눈빛이 어렸고, 그와 함께 재미있다는 느낌도 내려앉았다. 그의 이름이 카르고스의 이름 옆에 새겨져 있었다.

“그가 사슬-싸움을 원하는군.” 아밋이 말했다.

“날 혼자 쓰러뜨릴 수는 없으니까.” 월드 이터는 씨익 웃고 있었다. “하지만 놈의 사슬-형제는 32중대의 제그레스고, 제그는 위험한 개자식이야.”

아밋은 자신의 프라이마크에게 말할 필요가 있었다. 생귀니우스가 정복자의 구덩이에서 싸우겠다는 아들들을 거부한 적은 결코 없었다. 아밋은 거의 10년 동안 검투장에서 대결했고, 지난 3년 동안은 카르고스와 사슬로 결속되어 있었다. 그들의 함대가 작전 동안, 혹은 재무장이나 보급을 받으며 교차할 때마다 아밋과 카르고스는 피로 축복받은 강철로 서로의 손목을 묶고 나란히 검투장으로 들어갔다.

아홉 번째 프라이마크의 유일한 요청은 명령이 아니라 희망으로 표현되었고, 그것은 바로 블러드 엔젤은 죽음의 대결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가 믿기로, 경기를 위해 군단의 사촌을 도살하는 것은 둔감할 정도로 비도덕적이었고, 그런 이들을 도살한다는 것 자체가 낭비였다. 망령들의 날들은 저 멀리 사라졌다. 블러드 엔젤은 육체의 기본적 욕구에 저항하기 위해 영혼을 고양시키는 데 집중했다. 이 점에서 그들의 프라이마크는 살아 있는 모범이었다.

월드 이터는 아밋이 거절할 거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 둘은 여태까지 세 번의 작전 동안 함께 나란히 싸웠고, 구덩이에서 사슬로 묶인 채 106번 싸웠다.

카르고스는 한 가지 질문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가 여기 온 이유였다.

“천사가 뭐라고 할까?”

아밋은 잠시 생각했다. “우리가 죽느냐 사느냐에 달린 문제야.”


정복자는 축축한 부식의 냄새를 풍기던 넓은 창고를 개조한 17번 투기장부터, 여러 덫들과 한때 투기장이었던 플랫폼들이 층을 이루고 있어 선상 시설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5번 투기장까지 총 30개의 투기장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매년 그곳들에서 싸웠고, 가끔 패배도 해가며 매 승리에 대한 기억을 쌓아갔다.

30번 투기장이 가장 최근에 만들어졌고, 단연코 가장 웅장했다. 그것은 정복자에 배치된 직후의 사린 선장의 아이디어였다. 월드 이터들이 참신하게도 전투기 구역을 또 다른 싸움 구덩이로 바꾸기 위해 철거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대안을 제시했다. 배의 복부 포대 중간에는 본래 글로리아나급에 희귀한 호화로운 곳으로 만들어진 보강된 관측용 돔이 있었다. 정복자의 자매함 피델리타스 렉스에서 그곳은 프라이마크 로가의 개인 관측실이었고, 그곳에서 로가는 배가 전송 중일 때면 명상 및 휴식을 취하며 워프의 흐름을 응시하곤 했다.

정복자에서 그곳은 정치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그들의 길을 복무 중인 군함에 기생시키고자 방문한 고위 관리들과, 순응한 세계에서 가끔씩 오는 외교관들, 이 대성전의 마지막 시기에 군단의 진척을 감시하기 위해 테라에서 보내진 대사들에게 사용되었다. 로타라는 그 거주 시설을 철거하라고 명령했고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대사들은 더 소박한 방으로 퇴거시켰다. 그 일이 끝나고 그녀는 그 거대한 공간을 군단의 검투 경기를 위한 장소로 바꿔놓았다.

이것은 하나의 해결책으로 두 개의 문제를 해결했다. 모두가 행복했다. 뭐, 중요한 사람들 모두가.

선장 사린이 퇴거당한 테라의 고위 관리들에게서 정중한 항의서를 받았을 때 카르고스는 칸과 스케인과 함께 함교에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지휘 옥좌에 느긋하게 앉아서 듣다가, 그들의 그녀의 앞에 이 문제를 가져오기 위해 애쓴 것에 놀랐다는 어조로, 대사들의 지도자에게 탄원서를 엉덩이에 처박고 즐겁게 재롱을 피우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결정을 뒤집겠다고 그녀의 온 삶을 걸고 맹세하며.

그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의 어색한 거절은 카르고스와 당시 참석해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8중대의 다른 이들이 약간 실망한 원인이 되었다. 그 일이 지나고 얼마 가지 않아 테라에서 온 어뎁트들과 다양한 부류의 서기들은 함대의 다른 선박들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카르고스는 결투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가시 함정이 새롭게 설치된 5번 투기장을 원했지만, 30번 투기장에서 싸우는 것에는 분명 어떤 장엄함이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

동쪽 대기실의 그림자에서 스스로를 준비하며, 그는 바깥의 군중들이 활기 넘치게 속삭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 이렇게 조용하게 들리는데도, 배의 철골을 따라 울려퍼지는 이 소리를 그는 사랑했다.

아밋이 그의 곁으로 왔다. 낮은 빛이 그의 내장 뽑는 검(gutting sword)의 칼날에 반사되었다. 그들은 둘 다 바지만 입고 있었으나, 아밋은 차갑게 앞의 봉인된 강철 문을 응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고, 카르고스는 피의 욕구로 경련하고 있었다. 대못은 군중들과 같은 소리로 노래하며, 똑같이 기대하는 백색 소음을 그의 정신의 근원에 대고 쉿쉿거리고 있었다.

“황제 폐하께 피를.” 카르고스가 중얼거렸다. “테라의 옥좌에 해골을.”

아밋은 앞니를 핥으며 닫힌 문을 아직도 응시하고 있었다. “인정해야겠는데, 우리스시아 순종에서 만났을 땐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카르고스는 자신의 사슬-형제를, 그들의 손목을 엮은 길다란 쇠사슬을 힐끔 보았다. 팽팽하게 늘어나면 총 3미터가 되는 사슬이었다. 그의 왼팔은 아밋의 오른팔과 묶여 있었으나, 상관없었다. 대부분의 아스타르테스는 양손잡이였다. 둘은 속박되지 않은 손에는 톱날 형태의 글라디우스를 쥐고 있었다.

“와줘서 고마워.” 카르고스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수줍음이나 불안감이 없는데도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한 것은 오직 단어를 구성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못이 쏘아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의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따뜻한 액체가 흐르며 천천히 윗입술을 타고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밋의 답은 차가운 미소였다. 천사의 가면 같은 그의 얼굴에서 작게 송곳니가 드러났다.

그들은 방의 복스-스피커를 통해 외쳐지는 결투의 규칙을 듣고 있었다. 그 발표는 군중들을 진정시키는 대신 정반대의 효과를 낳았다. 싸움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월드 이터들이 세 배 더 크게 으르렁거리고 환호하기 시작했다.

“…사생결단을 요구받은 도전자들…” 진행자가 외쳤다. 하지만 카르고스는 이미 그것을, 생각의 실마리를 놓친 채,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저 밖에서 들려오는 파편적인 의미로만 그에게 들려왔다. 그는 페라쿨과 제그레스의 구덩이-이름을 들었고, 그들이 그에게 가진 노여움을 들었고, 그들이 서쪽 대기실에서 잠긴 출입구 속에 갇힌 채 아마도 대못이 깨무는 것을 느끼며 피의 욕구로 몸을 떨고 있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이마로 문을 들이받았다. 그 고통에 대못이 잠시 조용해졌다. 피부에 닿는 차가운 금속의 얼얼한 입맞춤이 즐거웠다.

그의 청력 끝자락에서 금속이 갈리는 소리가 났다. 짜증났다. 이명 같은 것이.

“너 이 갈고 있어.” 아밋이 말했다.

카르고스는 억지로 턱을 벌렸다. 금속이 갈리는 소리가 멈췄다.

“피를 뱉는 자…” 진행자가 외쳤다. “그리고 플레시 테어러…”

더 많은 환호성이 들려왔다. 대못이 한 번 더 찔러댔다. 이제 금속이 갈리는 소리도 돌아왔다. 아밋의 손이 그의 발가벗은 어깨에 갑자기 내려앉자 카르고스는 고개를 홱 돌렸다. 블러드 엔젤이 그에게 자제력에 관해 연설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 동안 함께 싸워왔지만, 여전히, 아밋의 창백한 시선은 카르고스의 깜빡이는 눈을 붙잡았다.

“준비됐어?”

“음.”

그들의 준비실 문이 덜컹거리며 올라가자 그들은 사슬로 묶인 손목을 서로 부딪쳤다. 소리가 쏟아져 들어왔고, 그들은 쏟아져 나갔다. 두 전사는 하나 되어 투기장으로 들어갔다.



그의 남은 삶 동안, 아밋은 검의 휘두름을, 피부에 닿는 주먹의 충격을, 네 명의 싸움꾼 사이를 오간 숨과 욕설을 전부 떠올렸다. 종종 이런 일이 있곤 했던 카르고스에게는, 그날 밤의 디테일들은 조화되지 않은 순간의 연속이자 별개의 감각의 번뜩임이었고, 각각의 순간은 붉게 물든 채 서로와 연계되지 않았다. 그것들 중 일부는 기억이라는 걸, 그는 알았다. 그것들 중 일부는 기억인 것처럼 구는 인상들이 조각조각 모인 것이라는 걸, 그는 확신했다. 두 상태 사이에 정말 중요한 만큼의 차이가 있는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그들의 프라이마크들은 거기 있었다. 그는 그것을 잊지 않을 것이었고, 잊을 수도 없었다. 그와 아밋이 30번 투기장의 살해장으로 걸어 나왔을 때, 그는 높은 관중석에 앙그론과 생귀니우스가 나란히 있는 것을 보고 거의 포효하다시피 길게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부하들 위에 우뚝 선 채 투기장의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앙그론은 싸우는 이들의 이름이 아니라 곧 피 냄새가 날 거라는 사실에 이끌린 채 평상시의 초조한 무관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가 투기장에 오는 것은 부하들의 투지를 판단하기 위해서지, 누구 한 명을 지지하기 위해서가 결코 아니었다. 그가 천천히 숨을 쉬자 갑옷 입은 가슴이 오르내렸고, 카르고스가 군중들의 화를 돋우자 인정한다는 뜻으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황금으로 빛나는 천사는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이목구비는 조심스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의 완벽한 얼굴에 살아 있는 감정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를 괴물처럼 보이게 하는 대조였다.

선장 사린도 참석했다. 그녀의 권리대로 기함 선장으로서 두 프라이마크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앙그론에게 어깨 너머로 무어라 말했다. 프라이마크의 깨물어진 입술이 짧고 험악한 미소를 지으며 구부러졌다.

아밋의 군단에서는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다. 오직 프라이마크만 있었다. 나머지 관중석은 다양한 방식으로 박수치고 환호하고 구호를 외쳐대는 월드 이터와 정복자의 인간 선원들이 채우고 있었다. 생귀니우스의 비정상적인 고요함의 한기에도 불구하고, 카르고스는 사방에서 자신을 압박하는 소리의 벽들 속에서 영광을 누렸다.

그들 위로 별들이 시야 속으로 뻗어 나와 남녀들을 숨 막히는 경외감에 빠뜨렸다. 카르고스는 그게 뭐든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은 페라쿨과 제그레스가 기다리는 강철 갑판의 중앙으로 다가갔다. 아밋은 주먹을 심장에 가져다대 경례하며 그들을 반겼다. 카르고스는 검을 들어 올려 군중들에게 경례하다가 마침내 몸을 돌려 상의를 입지 않은 두 상대에게 퉁명스럽게 목례했다.

전통이 그들에게 서로 경례하라고 요구했다. 페라쿨과 제그레스는 그대로 했다. 카르고스는 자신의 글라디우스를 던져 상승했다가 하강하는 호를 그리며 투기장의 거친 빛을 반사시켜 회전하는 번쩍임을 비추고는 깔끔하게 손바닥에 안착 시켰다. 군중들은 자신들의 취향대로 카르고스의 장난에 웃음을 터트리거나 야유했다.

그런 다음 그는 경례했다. 여전히 웃고 있었다. 기분은 좋았다. 피의 욕구로 달아오르고 움찔댔지만, 기분이 좋았다. 이 일을 끝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들 네 명은 프라이마크들에게로 몸을 돌려 경례의 뜻으로 무기를 들어 올리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일되지 않은 맹세-욕설의 4중주였다.

“우리는 곧 죽을 이들이니, 당신께 경례합니다!”

앙그론은 답으로 흉갑을 주먹으로 쳤다.

생귀니우스도 똑같이 했으나, 더 느렸고 더 조용했다. 여전히 표정은 없었다. 관중들이 고조되었고, 로타라는 손을 들어 올려 첫 번째 종을 울렸다.

네 명의 전투원이 서로를 마주했다. 페라쿨은 대못의 고통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의 피부는 누랬고 코에서는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더 키가 크고 덩치도 더 큰 제그레스는 더욱 통제력이 있었다. 카르고스처럼 힘들게 숨을 내쉬고 있긴 했지만, 눈은 맑았다.

카르고스는 눈앞을 흐리는 갈망을 내뿜으며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아밋은 그 마지막 순간에 그를 끌어당기며 예의를 어기는 것을 막았다.

“두 번째 종에.” 블러드 엔젤이 경고했다. “기다려.”

카르고스는 알겠다는 뜻으로 끙 소리를 내고는 다시 줄로 돌아왔다.

제그레스는 피를 뱉는 자의 실수에 미소를 지었다. “오늘 널 죽일 거라 미안하군, 나씨어.”

“오늘밤, 제그,” 카르고스가 참견했다. “네 머리 없는 몸뚱어리는 차가운 아포세카리온에 누워 있을 거고,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가 네 해골을 부드럽게 광이 나도록 피부를 벗기고 사포로 닦을 거야. 알겠지만, 트로피는 아니야. 내 의도는, 형제여, 선장 사린에게 장식용 요강으로 주려는 거지.”

제그레스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널 베는 건 즐거울 거야, 카르고스.”

아밋의 목소리는 넷 중 가장 낮고 부드러웠다. “말만 하지 말고 보여줘.”

두 번째 종이 울렸고, 그 소리와 함께 카르고스의 기억이 붉게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