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파트먼트 뮤니토룸에서는 분명 모행성이 어디인지도 착실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저기 끌려다니면서 계속해서 병력은 소모되고, 그런데 모행성에서 신병들 충원하기에는 너무 멀리와서 현지 징병을 반복한 끝에 결국 연대 장병들 전체가 자신들의 군기에 그려진 모행성의 이름을 모르는 연대.


모행성이 파괴되어 수백년을 떠돌며 싸워온 끝에 제국 행정부로부터 새로운 행성을 모행성으로 지정받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연대.


행성 자체는 존나 평범한데 역설적으로 그것 때문에 퇴역한 장병들이 모여들어서 징병령 한 번 싸악 때리니까 신병들 주제에 어지간한 베테랑 연대 수십개가 나와서 행정부를 벙찌게 만드는 행성.


모행성에서 이제 막 차출되어서 어리바리한 신병들로 가득 찬 연대가 딥 다크한 은하계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구를대로 구르면서 모행성에 다시 귀환했을 즈음에는 역전의 용사가 되어온다던지.


첫 번째로 배치받은 행성이 타이라니드의 침공을 받아 죽은 행성이 되고 가까스로 탈출해서 다른 행성으로 재배치되었는데 거기에는 오크가 쳐들어와서 또 개같이 철수. 세 번째로 배치된 행성에서는 카오스의 침공을 받아서 행성이 익스터미나투스 됨. 결국 이번에도 살아남아서 어리바리한 신병들이 짬 대우 해주는 거 보고 약간이나마 표정 풀어졌다가 커미사르가 이번에는 엘다와의 싸움이라고 말하니 미친듯이 웃기 시작하는 가드맨.


임페리얼 나이트를 동경해서 어떻게든 나이트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꿩 대신 닭이라고, 아밀에서 센티널을 몰면서 좁디 좁은 조종석에서 온갖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면서 자신이 나이트가 된 것 마냥 소소한 행복을 느끼다가 오크와의 대규모 전투에서 연대에 닥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가드맨들을 구하기 위해 오크 가간트에게 맹렬하게 돌격해 같이 자폭해 산화한 조종사. 그리고 그가 구한 연대의 가드맨들이 간신히 형체를 알아볼 수 있게 파괴된 조종석에서 찾아낸 그의 뼛조각을 모아 엄숙한 의례 속에서 연대의 수호성인으로 시성됨.


어렸을 때 자신을 구해준 아스타르테스를 보고 자신도 그와 비슷한 존재가 되고 싶어 가드맨 주제에 볼터 피스톨과 체인 소드를 들고 코른 버저커와 용맹하게 싸우다가 결국 전투력의 차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죽고 말지만 곁에서 함께 싸우며 그의 용맹함을 똑똑히 지켜본 울트라마린이 그의 체인 소드와 볼터 피스톨을 경의를 담아 가져간 뒤 스카웃 마린들에게 '이건 내가 알던 가장 용맹한 전사가 쓰던 무구란다'라고 말하면서 정훈교육.


자신들이 수천년에 걸쳐서 자재를 모은 끝에 마침내 폭포수가 쏟아지는 협곡을 가르며 웅장하게 승천하는 레트리뷰션급 전함을 보며 환희에 차서 집단으로 실성하는 페럴 월드의 원주민들.



40k의 세계가 정말 그림 다크한 것은 맞지만 이런 뽕 차는 설정들도 얼마든지 뽑아낼 수 있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