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원정 함대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존재는 8원정함대로 선봉이자 중핵이었다. 8원정함대는 11년 동안의 전역에서 다수의 성간 외계 문명을 박멸하고 은하계 중앙부에 위치한 29개 행성계를 정복하거나 순응시켜 제국이 세그멘툼 솔라를 통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황제는 이러한 성과 모두를 알고 군단을 치하했다. 8원정함대의 군단원들은 날개달린 번개를 최초의 상징으로 삼았고, 4군단의 팔이 닿는 곳에서 정복한 수십 행성의 전장에서 포탄과 사격을 무릅쓰고 전진하는 불굴의 대열 선두에 선 기수들은 이를 영광과 긍지 속에 자랑스럽게 치켜들었다.


대성전의 군세들이 세그멘툼 솔라 너머로 진격하며 급격히 팽창되는 가운데 4군단에 대해 기록한 다수의 문건들은 30번째 천년기 840년 말에 되어서야 프라이마크와 합류한 4군단이 신병 보충은 물론 문화적 측면에서까지 테라와 빠르게 단절되었음에도, 전선이 팽창되며 더욱 깊숙이 진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군단의 조직이 견고하게 유지되었다고 기록한다. 4군단은 대성전 초기의 레기오네스 아스타르테스 편제와 전투 방식, 장비를 그대로 유지했고, 다른 군단들이 프라이마크와 합류하며 새로이 받아들인 문화적 특징 역시 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 결과 4군단의 전쟁 방식은 전황이나 적의 전력이 어떠할지라도 거의 변하지 않았고, 어떠한 난관을 마주할지라도 교활한 책략이나 피로 물든 영웅적 업적이 아닌, 무자비하면서도 치밀한 전투력 운용으로 극복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대부분의 형제 군단들이 프라이마크와 합류 여부를 떠나 기본적인 테라 방식에서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4군단은 그들과의 이질성이 심화되었다.


다른 군단들은 채 수십 년이 지나기도 전에 기본적인 양식에서 벗어난 고유의 특성이 두드러지게, 어떤 경우에는 극단적으로 드러나면서 각자의 전쟁 기법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는 4군단의 불변성과 실용주의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이러한 특징은 다른 군단과 그들의 프라이마크에게 4군단은 상상력이 부족하고 기계적이며, 심지어 명예롭지도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도록 만들었다. - 특히 호루스가 그러했다. -


그와는 대조적으로 대성전의 고위 지휘부 인사들 상당수는 4군단의 이러한 특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4군단은 일부 공상주의적 성격의 군단보다 훨씬 믿음직하였으며, 군단 외 지휘체계의 명령에도 불만 없이 바로 승낙하였다. 그 결과 4군단은 영광스럽지도 않고 유혈낭자한, 소모가 극심하나 전역의 진행에 꼭 필요한 전투에 투입되는 경우가 늘어났고, 그들의 물리적 힘뿐만 아니라 명령에 순응하는 신뢰성으로 인해 곧 대성전의 짐말군단이 되었다.


더군다나 러스와 페러스, 호루스의 군단이 인간 지휘관이 이끄는 하잘 것 없는 전역을 돕기 위해 전력을 분산시키기를 거부하는 모든 장소에서 4군단은 적법한 지휘체계를 통해 내려오는 어떠한 요청을 받더라도 그리하지 않았다. 그들은 감사하는 이 없는 공성전에서, 레기오네스 아스타르테스의 전투력이 필요는 하나, 별다른 영광은 없는 온갖 전투에 반복적으로 투입되었다. 또한 일반인 군대가 주둔하기에는 너무나 유해한 환경의 거점 수비대 역할도 맡았다.


4군단은 다른 이가 쥔 항로도를 따라 우직하게 전진했으며, 대성전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서라면 나아가 싸웠고, 불가피하다면 죽음도 받아들였다. 그들은 휴식이나 팡파르 없이 한 전장에서 다른 전장으로 이어지는 여정에서 감사라고는 없는 노고를 스스로의 과묵한 자긍심으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