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장 신뢰하던 아들과의 마지막 전투를 마치고 돌아온 가장 위대한 인간은 서서히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카오스의 신으로 승천할 자였기에 그의 힘은 막강했고 보통의 인간이였으면 골백번 죽고도 남을 힘으로 자신을 찢어발겼다. 그러나 그러한 엄청난 힘에도 황제는 이에 맞서며 결국 물리치는데 성공하였다. 엄청난 회복력을 가진 황제였지만 생사를 건 격렬한 싸움이였기에 그조차도 회복 못할 영구적인 커다란 상처가 생겨버렸다. 그와 함께 싸워주었던 자신이 만든 황금의 병사들과 자신이 키워낸 과학자와 의사들은 그를 어떠한 커다란 의자로 데려갔다. 그것은 의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컷다. 그리고 황제 자신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알고있었다. 이제부터 황제 본인과 인류에게 있어 절망과 고통의 시작이라는 것을. 이러한 미래에 대한 예측과 분석을 하는 와중에 황제는 태어나서 각성 이전의 유년기 이후로는 최초로 자신의 의식 그 자체가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전력을 다해 이를 저지하려했지만 이미 한계에 가까운 그의 육체는 그의 정신을 몽(夢)의 나락으로 이끌었다.
꿈에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황제는 자신이 놓쳤던 어쩌면 가졌을수도 있는 가능성의 폭포를 보았다. 인간을 카오스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키고 모든 외계인들의 위협을 물리친 미래부터 자신의 아들들과 동거동락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현재와 자신의 부모님들과 머리가 하얘질때까지 행복하게 지내는 과거까지... 서서히 꿈의 심연으로 향하며 그는 자신 스스로의 과거에 대해 사색하게 되었다.
황제는 완벽한 초인이다. 그 스스로도 잘알고 있다. 그는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완벽한 완성품이고 나아가야할 방향이였으며 진화의 측면에 있어 더할나위없이 훌룡한 이정표였다. 그렇기에 그의 곁에는 언제나 그를 존경하고 따르려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만큼 시기와 질투, 불신이 뒤딸았다.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이미 자신의 삼촌을 처단하였을때부터 인지하였고 수만년이 지나도 바뀌지않을 것임을 예측하였지만 그는 인간이라는 가능성에 계속 가능성을 걸었고 시도하였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인공지능의 반란과 유전자 전쟁 등으로 스스로 잘라버렸지만 이러한 가능성을 믿었다는 사실이 황제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황제는 늘 외로웠다. 언제나 수천수만가지의 미래가 보여왔고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가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흘러들어왔다. 그는 모든 과학기술의 결이 보였고 발전해가야할 방향들이 보여왔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지각하였을때(각성하였을때) 그는 마치 원숭이 우리에 던져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에 황제는, 아니 가장 완벽한, 가장 외로운 초인은 선택해야 했다. 스스로를 현재의 인류라는 수준으로 낮출지, 아니면 저 미개하고 못난 인류를 자기의 수준으로 끌어올릴지. 매우 이성적인 황제의 입장에서 전자의 선택지는 선택지가 아니였다. 수천,수만년이 걸릴 일이였지만 그는 자신이 만들수 있는 미래에 흥분하였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큼 전지하고 전능하기에 자신이 모두의 앞에서 이끌 필요가 없는 미래라니! 이는 그를 수천, 수만년의 고행을 감당할 충분한 동기가 되었다.
황제는 자신이 놓쳤을 가능성들을 바라보니 자신이 숨기고 있던 수많은 감정들이 떠올랐다.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등등 그가 자신의 위대한 여정을 위해 스스로 가면을 쓰며 숨기게 된 자기자신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서서히 꿈의 심연에 가까워지자 황제는 자신에게 유의미한 변화가 있음을 눈치챘다. 그는 스스로가 점점 평범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이 꿈의 심연에 도착하자 황제는 수만년만에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에게 보이던 수천, 수만가지의 미래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귀를 닫아도 보이고 들리던 만물의 소리가 안들리기 시작했다. 자신을 전능하게 만들어주었던 사이킥 능력도 사라졌으며 작은 산정도는 한걸음으로 넘게해주었다 육체 능력도 사라졌다. 더이상 새로운 과학지식에 대한 발상과 아름다운 음악에 관한 음율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더이상 특별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이 가장 혐오했던(부러워했던) 평범한 인간이 되었음을 직시했다.
이에 그가 처음 느꼈던 감정은 불쾌함이였다. 당장 5초뒤에 일어날 일도 예측하기 힘들었고 팔은 타이탄을 추로 단마냥 무거웠다. 그러나 그러한 제약 속에 그는 또다른 즐거움을 발견하였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공포스러웠지만 동시에 도전적인 감정을 이끌었다. 그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수 없는 소시민적인 인간이 되어버렸지만 동시에 무엇인든 성취할수 있으며 이에대한 무한한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황제가 가장 부러웠고 되고팠던 인간상을 처음으로 경험하였다. 자신의 삼촌을 처단하면서 잊어버렸던, 사실은 외면하였던 인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즐기는 와중에 정말 거대한 힘의 존재가 그의 근처에 나타났음을 느꼈다. 완전히 평범해진 자신이 이정도로 느낄 정도로 강력한 존재라니 그는 경악하였다. 지금처럼 약해진 상태에서 카오스의 4마리의 짐승 중 하나라도 찾아왔다면, 아니 그 짐승들의 편린이라도 찾아왔다면 자신의 최후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소시민적인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며 황제는 과거 인간들의 어리석은 행동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의 행동들은 단순히 어리석게 보였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합리적이고 합당한 행동들이였던 것이다.
그 엄청난 존재는 뜬금없게도 자신의 아버지의 얼굴을 한 인간이였다. 수만년만에 자신의 기억 속 편린으로만 남아있던 존재가 나타났음에 그는 의야해하며 놀랐다. 그 존재는 아무말없이 자상한 표정을 지으며 평범해진 황제를 안아 주었다. 황제는 그 저의가 의심되었지만 아버지의 형상을 한 존재의 막강한 힘은 왠지 낯설지 않았다. 황제는 무한한 포근함을 느끼며 나른함과 수만년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을 느꼈다. 이러한 낯선 감정을 즐기는 와중에 아버지의 형상을 한 존재는 입을 열었다. "아들아 수고하였다. 네가 원한다면 이제 편히 쉬어도 된단다." 추억이라고 부르기도 아득한 세월전의 기억 속 편린에 남아있던 아버지의 목소리는 그 따스한 내용물과 함께 황제를 보듬아 주었다. 황제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모든 허물을 벗어던지고 오열하였다. '꼭 듣고싶은 말이였다고 너무 힘들었다고 수만년의 과업은 너무나 무겁다고'
평범해진 황제는 오열하며 자신의 감정을 배출하였다. 슬라네쉬의 각성이후에는 불안정해진 워프 상황 때문에 자신이 내비친 감정이 어떤 사이킥 작용으로 문제를 일으킬까봐 우려되어 모두가 자신을 보지 못하는 장소에서 조차 못하였던 일을 말이다. 자신의 울분을 모두 쏟아내자 아버지의 형상을 한 존재는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전지전능함이 돌아옴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거대한 힘의 정체를 알게되었다. 자신을 안아주고 위로한 그 존재는 꿈의 심연에 도달하기전 황제 자기 자신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자신도 모르게 분리해놓은 힘의 일부였다. 아버지의 형상을 하고 자신을 위로해준 이유가 혹시 수만년전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의 영혼과 관련이 있을까를 고려하고 있었다. 이러한 고민하는 와중 익숙한 모종의 힘이 황제를 꿈의 세계에서 현실로 끌어올렸다. 황제는 꿈의 심연에서 벗어나 현실이라는 지옥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현실로 돌아와 의식을 회복한 황제는 본능적으로 부산스러운 주위상황을 확인하게 되었다. 자신은 황금옥좌에 앉혀졌으며 옆에는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여 한줌의 재가 되어버린 자신의 충실한 부하이자 친우의 흔적이 보였다. 자신을 심연에서 끌어올린 힘의 출처를 이해하며 옆에서 동분서주하며 자신을 옥좌에 연결하려는 돌같은 자신의 아들과 과학자들 또한 발견하였다. 그는 방금전까지 느꼈던 무엇보다 인간적인 감정들을 뒤로하고 황금옥좌를 정상작동시키기 위한 지시들을 내렸다.
자신이 내린 마지막 지시가 해결되어 황금옥좌에 자신이 완전히 연결됨을 느꼈다. 이제 황금옥좌가 예상대로 작동하면 자신은 영겁의 고통을 받을 것이며 제국 또한 자신이 생각한 이상으로 부터 한없이 멀어지게 될것이다. "황제는 입이 없지만, 그럼에도 비명을 질러야만 한다"
황금옥좌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황제는 암울한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앞으로 수천, 수만년을 고통받을것이며 이러한 고통을 겪어도 인류가 자신의 이상에 도달할지는 초인으로 돌아온 황제도 예측 못할 일이다. 그럼에도 황제는 자신의 미래를 받아들이고 나아가려한다. 지금의 황제는 인간의 가능성을 믿고 있고 그것을 믿는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를 인간임이라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둡고 긴 밤이 올것이다 언젠가 떠오를 태양을 기다리며
인간을 믿기에 그들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을 믿으며
처음으로 단편소설같은거 써봤는데 많이 모자라도 용서해죠 이번 황제의 인간성 떡밥보고 써봄!
황버지.... 이제야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