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지 산의 지하 깊숙한 곳에서, 지하의 강이 그녀를 무의식의 벼랑으로 몰아붙이는 동안 쉐도우선의 폐는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거대하지만 투명한 악어의 아가리 안에 갇힌 사슴이 된 것 같았다. 몸을 돌릴 때마다, 뒤틀 때마다 죽음이 조여 왔고, 그녀의 얼마 없는 공기를 앗아갔다. 혼란스럽고, 얼어붙을 정도로 춥고, 공포에 질린 채, 쉐도우선은 날카롭게 갈라진 벽에 머리를 부딪치며 피부가 벗겨지는 것을 느꼈다. 검은 물 속에서 문어의 먹물처럼 더 새까만 빛의 피가 그녀의 주위로 퍼져나갔다. 그녀는 무력하게 발버둥을 쳤다. 어딘가 붙잡을 곳이 생길 때마다, 급류의 순수한 힘에 그녀는 잔혹한 농담처럼 한 순간에 손을 놓쳤다. 그녀의 손가락은 점점 감각이 없어지고 있었고, 팔은 납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이제, 녹아내린 강의 분노가 절정에 달하며 동굴은 천장까지 가득 차올랐다. 동굴의 입구까지는 며칠이 걸리는 거리였고, 그녀의 폐는 이미 타오르고 있었다. 중간에 휴식할 기회 따위는 없으리라.
어둠이 그녀를 감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나타났다.
지나치게 많은 팔을 가진 반투명한 형체가, 어째서인지 주위로 몰아치는 얼음물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달이스 해파리처럼 고요히 떠다니고 있었다. 그 수많은 팔들에 그것은 여러 물건을 들고 있었다 - 칼날, 조개 껍데기, 암포라, 버클러 방패. 그것은 가까이 다가왔고, 치명적인 강이 그녀를 어둠 깊숙한 곳으로 계속해서 몰아가는 와중에도 보는 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텅 빈 가면의 얼굴은 그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이게... 넌 뭐지?’ 그녀의 생각이 어찌나 명료했는지, 쉐도우선은 두 귀로 그것을 들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정체 불명의 존재는 속으로부터 은빛 방울이 흘러나오는 암포라를 들어올렸고, 쉐도우선이 그 내용물을 들이키도록 허락했다. 그것은 물이 아니라, 공기였다. 더없는 기쁨과 생명을 주는. 갓 태어난 아이처럼, 그녀는 탐욕스럽게 폐를 채웠다.
‘나는 모든 종족의 조화란다.’ 그것이 말했다. 그 목소리는 어머니의 음성처럼 차분했으나, 어째서인지 약간은 위협적인 것 같았다. ‘나는 운명이야.’
‘너는 유령일 뿐이야.’ 쉐도우선이 대답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이 우주와 비교하면, 나는 무에 불과하지. 그건 사실이란다.’ 환상이 대답했다. ‘하지만 바람을 타고 날아간 씨앗조차 번창할 수 있어. 네가 허락한다면 말이다, 희망의 아이야.’
그들은 칠흑과도 같은 무의 영역을 지나쳤다. 잠시 뒤, 거칠게 휘몰아치던 물살이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고, 규칙적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동굴 지렁이들의 광채를 볼 수 있었고, 벌레들의 반짝이는 빛은 그녀의 앞에 나타난 기이하고, 투명한 혼령을 섬뜩할 정도로 자세히 비추었다.
‘내가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쉐도우선이 간신히 말했다.
‘나는 그저 존재하기를 원한단다, 아이야.’ 그것이 대답했다.
쉐도우선의 머리가 지하 강의 표면을 뚫고 나왔고, 그 순간, 유령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
[중략. 스타타이드 넥서스를 뚫고 가려다 워프에서 조난된 데스 가드 군주, 글루토스크는 문득 마법사 투르글레인의 가스 캐니스터에서 떨어져 나온 유리조각을 발견하고, 본능적으로 그것을 집어들어 워프를 비추어본다.]
소용돌이 속, 저 너머에 무언가 있었다.
타우를 닮은 만큼이나 인간과도 닮았지만, 수많은 팔이 달린 거대한 형체가. 몇몇 팔은 다섯 손가락을 가지고 있었으나, 다른 팔들은 타우처럼 손가락이 4개 있거나, 크룻의 팔처럼 발톱이 길게 돋아있었다. 어떤 팔들은 마치 곰의 앞발과 같았고, 함교에서 주문을 걸던 그 곰팡이 생명체처럼 물결치는 촉수도 있었다. 팔들 중 여럿은 무기를 들었으나, 다른 팔들은 코르누코피아, 깃펜, 깜빡이는 불빛을 쥐고 있었다.
그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으니, 창백한 살점의 텅 빈 절벽만이 있을 뿐이었다.
‘넌 대체 뭐냐?’ 글루토스크가 말했다.
혼란에 빠진 그의 정신 속에서 한 가지 문장이 빚어졌다. 마치 잠수함의 잠망경으로 다가오는 어뢰의 형상처럼.
나는 여신 타우’바다.
‘아니야!’ 글루토스크가 외쳤다! ‘타우에게는 신이 없었을 텐데!’
허나 그들의 동맹은 아니지.
존재는 가까이 다가왔고, 타격 순양함 길이의 발톱들이 네필룸을 둘러싸, 점액에 갇힌 파리처럼 함선을 붙들었다.
글루토스크는 유리 파편을 떨어트리고, 그의 정신이 산산조각날 때까지 비명을 질렀다.
이게 작다곤 해도 진짜 신이었다는게 충격적이었다....
카오스신이나 황제는 뭔가 온갖 사념의 집합체처럼 표현되는데 이쪽은 아예 처음부터 단일 인격신?으로 나오는게 좀 신기함 ㅋㅋ
타우 제국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으니 그렇게 모이는 사념이라는게 아직 적어서 그런거 아니겠음?
글킨 하겠지만 아무튼 수많은 궤베사/외계인들의 신앙이 모인 집합체인건 마찬가지일텐데... 이쪽은 확고한? 단일인격 느낌이잖음 반대로 겉모습은 온갖 종족의 팔들이 달렸다고 하니 그쪽으로 표현된건가? 싶네
그리고 통합과 조화를 상징하는 타우 제국의 동맹의 신앙을 먹은 신이라서 여러 가지 다른 부분을 팔로 표현하지만 정신은 하나로 융합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곘음.
신이라는 존재가 워해머에서는.....그런데 대의의신은 느낌이 다르네
멀쩡한 신이 있던 엘다조차도 결과적으로 슬라네쉬를 낳았으니 신앙이 결국 그런 결말을 맺긴 하겠다만, 그거랑 별개로 멀쩡한 신이란게 생길 가능성 자체는 있나 봄.
열화카울이 틀렸네 신이란건 존재만으로도 해악이라고 까더니
자기팀이면 좋음^-^
저게 좋은 역할만 한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어. 당장 황제도 이능을 발휘해서 온갖 능력으로 제국을 돕는데도 안 좋은 소리만 듣는데
저런 사념체가 발전하면 종족을 잡아먹는거임.... - dc App
특이하다
제국이나 카오스식 숭배의 대상이 아닌데도 관념에 불과한 대의의 집합체가 현실에 현현한 거 멋짐. 타우의 일원들이 지키고자하는 관용의 의지가 신의 형태로 나타난 거니까. 난 쟤들이랑 동맹 아닌데? 하는 부분까지 대의 맞구나 싶음
본문 내용은 타우에게는 신이 없지만 그들의 동맹에게는 있다는 의미임
대의의 신은 애초에 타우가 낳은게 아니라 타우로 귀화한 인간이 낳은 신이잖아
동맹들도 엄청 바글바글한가보네
마치 천수관세음보살님 보는 거 같은 느낌이다.
워해머에서 저렇게 착하게 말하는 존재는 거의 처음보는듯ㅋㅋㅋ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