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충격은 황성을 뒤흔들 정도였다. 부서진 돌의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왕좌가 있는 방 벽면 위에 높게 위치한 알코브에서 천사상이 밑으로 떨어졌다. 1킬로미터 아래의 대리석 바닥에 떨어진 천사상은 박살이 나서 무수한 조각을 흩뿌렸다. 유산탄처럼 돌조각들이 홀에서 반짝거렸다.



왕좌에 앉아있던 황제가 혼란속에서 우왕좌왕하는 전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홀에는 1만여명의 민간인들과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있었으나 그들 모두 공황에 빠져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적보다 자신의 침묵이 그들에게 더 큰 두려움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지도자를 필요로 했지만 그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 것이 없었다.



수만년 동안이나 살아왔던 황제는 사상 처음으로 절망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패배라는 단어의 무게가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달 진지가 넘어가고 지구의 대부분의 지역들이 워마스터의 발아래 놓이게 되었다. 배신자들의 타이탄들이 황성을 에워싸고 소수의 충성파만이 필사적으로 보루를 지키고 있었다. 황성의 방어병력이 무너지고 저항하던 최후의 보루가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폐하, 분부하실 명령이라도 있으신지요?" 짙은 흑색 머리칼을 지닌 임페리얼 피스트의 프라이마크 로갈 돈이 물었다.



그의 황금 갑옷은 광택을 잃었고 볼터탄환에 의해 수십군데에 홈이 파여있었다. 황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자신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내부의 심상을 헤매고 있었다. 그는 마침내 어두운 장소에 이르렀다. 시험의 시기는 그의 예언의 비전이 드러나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는 그 시기에 그가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뛰어넘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항상 두려워했던 지점에 도달하였다.



그는 자문했다.

'나의 시대가 끝난 것인가?  

모든 것이 끝나는 곳이 이곳이던가?

나의 예언력이 한계에 다다른 이유가 이것때문이건가?

이곳이 내가 죽을 자리인가? '



그는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지금도, 배신자 워마스터의 군대가 게이트를 두들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는 자신이 배신을 당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호루스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신뢰하는 동료였고 누구보다도 총애했던 아들이었다. 그 어떤 프라이마크들보다도 그는 호루스에게 기대를 걸었다. 단 한 순간도 , 미개한 행성에서 호루스가 군대를 모아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전언을 받았던 그 순간조차도 황제는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황제는 호루스가 자신과 상의없이 그런 행위를 한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자기자신을 기만했던 것이다.



'내 예언의 실패가 경고하는 바를 알았어야만 했어.' 황제는 생각했다.



"폐하, 분부하실 명령이라도 있으신지요?" 아뎁투스 메카니쿠스의 제조장관인 케인이 물었다.



빛의 트릭으로 인해 황제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그의 구리가면의 유리슬릿을 통과하면서 황제를 비난하는 듯 보였다. 이번에도 황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케인의 존재는 아뎁투스의 수장조차 신뢰하지 못할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리게끔 만든다. 그의 상급자이자 전 제조장관은 호루스쪽을 선택했다.



화성에서의 시빌 워는 테크프리스트의 파벌사이에서 분노를 불러왔다. 고대의 금지된 무기들이 배치되었고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수백만의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합성폭탄은 지구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너무도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 그는 힘들여 축적한 고대 과학기술에 대해 생각했다. 라이브러리엄 테크놀로지쿠스는 지금 화염에 휩싸여 있었고 고대의 핵심 데이터 시스템은 녹아버렸다. 인간의 세계를 되찾는 일 만큼이나 지식을 찾기위하여 시작했던 대성전은 이제 끝났다. 워마스터의 배신이 그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폐하, 분부하실 명령이라도 있으신지요?" 블러드 엔젤의 날개달린 프라이마크 생귀니우스가 물었다.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황제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소름끼칠 정도로 아름다웠다. 황제는 그들이 자신의 인도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을 믿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이 함정에서 그들을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은 틀렸다.



호루스는 은하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장군이었다. 창조자보다 그를 더 잘 아는 자가 있을까? 그는 수세기 동안 전장에서 경험을 쌓은 자였다. 구멍도 허점도 없는 그의 계획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었다. 워마스터는 한사람도 탈출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황제는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얼굴에 '신뢰'라는 글자가 쓰여져 있을 것 같은 자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때문에 황제는 책임감의 막중한 무게를 느끼고 되었다. 그는 부질없을지라도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천리안을 펼쳐 자신의 심상을 황궁의 파괴된 정원 너머로, 인공 달의 왜곡된 빛이 비치는 가운데 전투를 벌이는 거대한 타이탄들이 있는 장소위로 이동시켰다. 그는 자신의 아래에 펼쳐진 전장을 보았다. 가련하게도 배신자의 무리에 의해 살육당한 리전이 보였다. 그는 하늘 위쪽으로 올라갔다. 그는 그곳에서 파괴된 지구에 빗발같은 궤도폭격을 가하는 배틀바지 선단을 감지할 수 있었다.  수천개의 반짝거리는 점들 가운데에서 그는 워마스터를 찾아내었다.



그의 마음속에 희망이 번쩍거렸다. 호루스의 함선 방어막이 사라져있었다. 잠시동안 그는 그 이유를 생각했다.



'배신자의 자만이 지나친 것인가?

그가 직접 전투를 지켜보길 원했던 것인가?

아니면 이것도 함정인 것일까?'



황제는 함선에 손을 대고 내부로부터 무언가를 감지하고는 흠칫 놀랐다.



'어떻게 호루스가 이런 짓을 한거지?

최악의 어보미네이션과 계약을 한거란 말인가?'



황제는 결단을 내렸다. 함정이든 아니든 그것은 유일한 기회였다. 상황이 절망적이었기 때문에 그는 그 기회를 붙잡을 수 밖에 없었다.  육체로 되돌아가면서도 그는 워마스터가 이것을 알고 있을 거라는 불길한 생각을 금치 못했다.



"분부하실 명령이라도 있으신지요, 폐하?" 생귀니우스가 다시 한번 물었다.



황제는 번쩍하고 눈을 떴다. 그의 목소리는 권위로 가득차 있었다.



"공간이동을 준비하라. 우리는 적과 교전할 것이다."


ㅡㅡㅡ

이후 전투씬은 더 애절함
왜 내가 제 힘을 발휘못하나 의아해하다가
호루스한테 엄청 당하고 나서야
아들을 대하는 자신의 인간적인 약함 때문이구나 깨닫는 황제


옛날옛적 컬렉티드 비전에 수록된 부분인데
작가들이 나중에 시발 이건 아니다 싶은지 그 뒤로
절대 황제 1인칭이나 전지적 시점 안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