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이 볼터와 파워 아머에 대한 떡밥으로 불타고 있는데, 

이 글이 논쟁을 잠재우고, 추후 재발화를 막기를 바라며 써본다. 




1. 볼터는 파워 아머를 뚫을 수 있는가? 

기본적으로 볼터는 파워 아머에 효과적이지 않다. 즉 뚫린다/뚫리지 않는다 로 나눠서 생각해보면, '뚫리지 않는다' 가 맞다. 

볼터 탄이 파워 아머를 제대로 뚫지 못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탄환의 설정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베인스트라이크 탄은 알파 리전과 선즈 오브 호루스가 배반을 준비하면서 헤레시 직전에 대량 생산한 탄인데, 

목적은 단 하나, 충성파가 될 리전의 '파워 아머를 뚫는 것'이었다. 

이 탄은 볼터 탄의 폭발 코어와 추진체를 증량해서, 사거리는 줄어들었지만

파워 아머는 쉽게 뚫을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벤전스 탄 역시 마찬가지다. 

이스트반 5 에서 일방적으로 학살 당한 충성파 마린들은 자신들의 볼터 탄이 파워 아머에 효과적이지 않음을 깨달았다. 

때문에 반역파 마린들을 상대하기 위해 임페리얼 피스트가 화성에게 받은 기술을 적용해 실험적인 탄환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파워 아머를 뚫기 위해 개발한 벤전스 탄의 유래다. 


즉 볼터가 파워 아머를 쉽게 뚫을 수 있었다면, 이러한 탄들은 존재 자체가 말이 안되는 셈이다. 

심지어 벤전스 탄이 처음 나오는 'Deliverence Lost' 에는 

아예 기본 볼터 탄이 파워 아머에 대한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언급하는 장면도 존재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볼터는 파워 아머를 제대로 뚫지 못한다는 것이 맞다. 





2. 그럼 파워 아머는 볼터에게서 무적이냐?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지점은 여기서부터다.

효과가 제한적이다 = 볼터 탄을 다 막아낸다 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소설에서 파워 아머의 관절이나 렌즈 등의 특정 부위는 방어력이 약한 것으로 묘사되며,

실제로 마린끼리 싸울 때는 이러한 취약 지점을 노리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이것이 마린이 '조준 사격'을 하는 이유기도 하다. 

Know No Fear 에 등장하는 한 장면을 보자. 


그는 1초 내에 뽑아서, 조준한 뒤 사격할 수 있었다. 사거리는 6미터에 불과했고, 대상을 가리는 것은 없었다. 빗맞출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상대의 막시무스 플레이는 정면이 강화되어 있었고, 대구경-반응 탄을 막을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루시엘은 바이저의 틈을 향해 두 발을 사격할 것이었다. 


루시엘은 파워 아머를 입은 상대로 사격을 상정하는 순간, 가장 먼저 헬멧의 바이저(눈 부분)을 노리려고 한다. 

왜냐하면 볼터 탄으로 뚫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 


갑옷의 발전 역시 이를 증명한다. 마크 8 에런트 아머는 목에 높은 깃을 가지고 있는데, 

이 깃이 개발된 이유는 '탄환이 갑옷에 튕겨 취약한 목 부분에 박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마크 10 택틱쿠스 아머의 무릎 패드 역시 도탄으로부터 무릎 관절을 보호하기 위한 개선 사항이다. 


하지만 파워 아머에 가장 효과적인 무기인 플라즈마나 멜타 등은 애초에 튕길 탄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설 등에서 관절 등을 노리는 묘사가 가장 자주 나오는 것 역시 볼터다. 




3. 뚫렸다가 안뚫렸다가, 왜 이렇게 왔다 갔다함?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3-1. 볼터는 구경이 다양하다. 

현재 기본적인 볼터 탄은 .75 구경이지만, 모든 볼터가 같은 구경인 것은 아니다.

대성전 시기에 사용했던 초기 볼터인 티그리스 패턴은 .60 구경으로 지금보다 훨씬 작았고,

그 다음 패턴이었던 포보스 패턴은 .70 구경이었다. 

심지어 그보다 오래된 이카노스-패턴 볼트 피스톨은 0.50 구경이다. 

따라서 묘사 자체는 같은 볼터라도 파괴력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3-2. 볼터는 탄종이 다양하다.

위에서 언급했듯, 특정 탄종은 파워 아머를 쉽게 뚫는다. 



3-2. 볼터 탄과 파워 아머의 격차는 그렇게 크지 않다 

파워 아머를 뚫을 수 있다고 확실히 명시된 벤전스 탄 / 베인스트라이크 탄은 모두 일반 탄과 구경이 동일하다.

즉 내부에 들어가는 추진제 등의 양을 조절하고, 탄환 끝의 재질을 조금만 바꾸면, 

볼터 탄도 충분히 파워 아머를 뚫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볼터 탄과 파워 아머의 세라마이트 장갑의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뜻이고, 

금이 가거나, 손상되거나, 낡았거나, 집중 사격으로 약해진 장갑 등은 일반 탄으로도 충분히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3-4. 아머 두께와 가공 정도가 다양하다 

세라마이트는 두께와 가공 수준에 따라서 방어력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카르스킨 등이 착용하는 카라페이스 아머도 가장 두꺼운 부분은 세라마이트로 이루어진다.

마크 3 아머는 마크 2보다 강화된 정면 장갑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되기도 한다. 

따라서 모든 파워 아머가 동등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무리인 셈. 



3-5. 마린들은 조준을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린들은 사격을 할 때 조준을 한다. 

심지어 대부분의 볼터에는 바이저 연동 카메라, 독립 조준경, 발사 안정 장치 등 정확한 조준을 위한 장치가 많다.

따라서 상대가 파워 아머를 입고 있더라도 효과적으로 조준했다면, 취약 부위를 노려 쓰러트리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3-6. 현실에서는 안그랬나? 

파워 아머 vs 볼터의 이미지에 상당히 가까운 상황을 현실에서 꼽아보라고 하면, 

아마 2차대전 당시 셔먼의 75mm 주포 vs 티거/판터 등의 장갑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셔먼의 75mm 주포는 기본적으로 매우 우수한 화력을 가진 무기였고,

제작 시점에서 다른 주력 전차였던 4호 전차나 T-34 등을 관통하기에는 충분한 화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등장한 티거나 판터 등은 셔먼의 주포를 쉽게 막아낼 수 있는 장갑을 가지고 있었다. 

블갤 식으로 축약해 말하면 '티거는 셔먼 75mm 주포에 뚫리지 않는다' 였던 셈. 


이 때문에 나중에 셔먼은 티거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는 76mm HVAP 탄이나 17파운더 같은 관통 수단을 개발하는데,

이것이 말하자면 벤전스 탄 정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현실에서 75mm 포를 단 셔먼은 티거를 아예 잡지 못했을까? 

75mm 포도 400-600m 이내의 "근거리" 또는 측/후면의 특정 부위라는 이상적 조건 하에서는 티거의 장갑판을 뚫는 것이 가능했다.

다시 블갤 식으로 말하면, 현실에서도 '경우에 따라선 뚫을 수도 있다' 인 셈이다. 


이제 5판 마린 코덱스 표지가 얼마나 '근거리'에서 쏘는 것인지 떠올려보자. 

여전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가? 




4. 마무리

쉽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볼터는 보통 파워 아머에 '효과적이지 않음'

- 그러나 특정 탄환 / 특정 부위 / 아머의 상태 / 집중 사격 등에 의해서 '뚫을 수도 있음'

- 그러니 '파워 아머가 무조건 막아야 하는거 아닌가?' 혹은 '볼터가 걍 뚫어버리지 않음?' 처럼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