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세 송이 금잔화로
아름다운 예네케를 찾아갔지
그러나 창가로 얼굴조차 내밀 줄 모르니
굳게 닫힌 창문 틈으로 차가운 목소리
‘꽃 한 송이 없는
빈털터리는 사절이에요!’
소녀는 말했다네
‘샬리아께 맹세코!
당신을 만나느니
벼룩투성이 오거를 만나겠어요’
꽃 꺾으러 향한 숲 속에는
비스트맨의 도끼가 반겼다네
한 아름 꽃 품에 안고
사랑스러운 예네케를 찾아갔지
창문은 열렸으나 눈빛은 곱지 않으니
나꿔챈 꽃다발 뒤로 퉁명스런 목소리
‘향수 하나 선물 못하는
가난뱅이는 관심 없어요!’
처녀는 외쳤다네
‘클리오께 맹세코!
당신과 춤을 추느니
시궁창의 쥐인간과 춤출래요’
향수를 찾아 쿠롱의 기사 나리께로
애마용 장미수는 눈치껏 빌렸다네
향수병 하나 뒤춤에 차고
어여쁜 예네케를 찾아갔지
냉큼 받아든 손길 입술은 부루퉁하네
떨리는 숨결 가득 은은하게 장미향이 섞였지
‘목걸이 사는 것조차 아까운
한량 따윈 질색이에요!’
여인은 투덜거렸다네
‘미르미디아께 맹세코!
당신에게 키스하느니
부스럼 난 트롤에게 키스하겠어요’
오래된 고분을 뒤지다
정말로 뒈질 뻔했다네
목걸이 목숨 겨우 건져
쌀쌀맞은 예네케를 찾아갔지
선뜻 내민 뽀얀 목덜미 가녀린 어깨 너머
애써 내뱉는 뾰족한 한마디
‘변변한 정표 하나 없이
애인 삼길 바라나요?’
그녀는 속삭였다네
‘베레나께 맹세코!
당신과 함께하느니
수도원에 들어갈 테야’
정글 속 버려진 사원을 헤매다
다 그만둘 뻔했다네
가락지 한 쌍 용케 챙겨
변덕스러운 예네케를 찾아갔지
장밋빛 뺨으로 망설이는 손가락
끼워진 반지 위로 수줍게 입맞췄다네
오늘도 세 송이 금잔화로
곰살궂은 예네케를 찾아가네
꽃들로 치장한 창가 너머
장미수 향기 짙게 깔린 문간방에서
새 목걸이와 반지를 하고서
예네케는 기다린다네
―라이클란트 민요, <예네케는 나보다 금가락지를 좋아한다네>
라이클란트에서 이성에게 고백했다가 퇴짜 맞았거나 실연당한 총각을 놀릴 때 부르는 노래…라는 설정.
책 읽다 갑자기 '예네케'라는 이름에 꽂혀서 망상 굴리다 배설했다.
뭔가 선술집 같은 데서 닳고 닳은 인간군상들이 떠들썩하게 불러재끼는 느낌으로 쓰고 싶었는데 막상 쓰고 보니 뭔가 발라더가 간질간질하게 독창하는 것 같네.
저 '예네케' 부분을 여자 음색 흉내내면서 능글맞게 부르는 게 백미...일 듯.
알고 보니 어장관리였다든지 마지막에 남자가 마음이 식었다든지 식의 바리에이션도 생각해봤는데 잘 살려낼 자신이 없어서 그냥 관둠.
아름다운 예네케를 찾아갔지
그러나 창가로 얼굴조차 내밀 줄 모르니
굳게 닫힌 창문 틈으로 차가운 목소리
‘꽃 한 송이 없는
빈털터리는 사절이에요!’
소녀는 말했다네
‘샬리아께 맹세코!
당신을 만나느니
벼룩투성이 오거를 만나겠어요’
꽃 꺾으러 향한 숲 속에는
비스트맨의 도끼가 반겼다네
한 아름 꽃 품에 안고
사랑스러운 예네케를 찾아갔지
창문은 열렸으나 눈빛은 곱지 않으니
나꿔챈 꽃다발 뒤로 퉁명스런 목소리
‘향수 하나 선물 못하는
가난뱅이는 관심 없어요!’
처녀는 외쳤다네
‘클리오께 맹세코!
당신과 춤을 추느니
시궁창의 쥐인간과 춤출래요’
향수를 찾아 쿠롱의 기사 나리께로
애마용 장미수는 눈치껏 빌렸다네
향수병 하나 뒤춤에 차고
어여쁜 예네케를 찾아갔지
냉큼 받아든 손길 입술은 부루퉁하네
떨리는 숨결 가득 은은하게 장미향이 섞였지
‘목걸이 사는 것조차 아까운
한량 따윈 질색이에요!’
여인은 투덜거렸다네
‘미르미디아께 맹세코!
당신에게 키스하느니
부스럼 난 트롤에게 키스하겠어요’
오래된 고분을 뒤지다
정말로 뒈질 뻔했다네
목걸이 목숨 겨우 건져
쌀쌀맞은 예네케를 찾아갔지
선뜻 내민 뽀얀 목덜미 가녀린 어깨 너머
애써 내뱉는 뾰족한 한마디
‘변변한 정표 하나 없이
애인 삼길 바라나요?’
그녀는 속삭였다네
‘베레나께 맹세코!
당신과 함께하느니
수도원에 들어갈 테야’
정글 속 버려진 사원을 헤매다
다 그만둘 뻔했다네
가락지 한 쌍 용케 챙겨
변덕스러운 예네케를 찾아갔지
장밋빛 뺨으로 망설이는 손가락
끼워진 반지 위로 수줍게 입맞췄다네
오늘도 세 송이 금잔화로
곰살궂은 예네케를 찾아가네
꽃들로 치장한 창가 너머
장미수 향기 짙게 깔린 문간방에서
새 목걸이와 반지를 하고서
예네케는 기다린다네
―라이클란트 민요, <예네케는 나보다 금가락지를 좋아한다네>
라이클란트에서 이성에게 고백했다가 퇴짜 맞았거나 실연당한 총각을 놀릴 때 부르는 노래…라는 설정.
책 읽다 갑자기 '예네케'라는 이름에 꽂혀서 망상 굴리다 배설했다.
뭔가 선술집 같은 데서 닳고 닳은 인간군상들이 떠들썩하게 불러재끼는 느낌으로 쓰고 싶었는데 막상 쓰고 보니 뭔가 발라더가 간질간질하게 독창하는 것 같네.
저 '예네케' 부분을 여자 음색 흉내내면서 능글맞게 부르는 게 백미...일 듯.
알고 보니 어장관리였다든지 마지막에 남자가 마음이 식었다든지 식의 바리에이션도 생각해봤는데 잘 살려낼 자신이 없어서 그냥 관둠.
슬슬 넘어올쯤에 찾아갔더니 카오스 침공으로 페허가 되버린거임
안습 버전은 내가 그 처절한 느낌을 못 살릴 것 같아서 관둠. 일단 민요니까 여러 가지 버전으로 와전할 수 있겠지.
남자가 근성가이네
ㅇㅇ 숲속에서 비맨 조우하고 브레토니아, 실바니아, 러스트리아 원정 다녀오고도 살아남았으니 근성남 겸 행운아. 뭐 일단(?)은 승리자이기도 하고.
와 그저 개추 쩐다
파우스트한테 퇴짜놓는 그레트헨 생각났다...
그런 느낌일지도. 파우스트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금잔화 꽃말 "이별의 슬픔" 생각하면 사실 지고지순한 예네케는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과부였을듯 꺼흑
그보단 좀 라이트한 내용인데 그 해석도 좋네. 세계관이 암울하니 그렇게도 전달될 수 있을 듯.
이게 왜 창작ㄷㄷ
망상에 과몰입하다보면 으레 나옴.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다.
있을듯한 민요네. 이거 좋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