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던 아카온은 마침내 땅에 부딪혔다. 주변엔 어둠만이 가득했고, 쉬리안의 눈마저 어둠을 관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카온은 자신 앞에 세워진 거대한 관문을 볼 수 있었다. 고대의 룬으로 뒤덮힌 최초의 카오스 성소
아카온은 방금의 추락과 칼조각들로 온몸이 고통으로 불타올랐으나, 카오스 성소는 아카온에게 쉴틈을 주지 않았다. 아카온은 다시 한번 어디론가 떨어지고 있었다. 그는 카오스 황무지의 가장 끔찍한 곳도 겪어봤지만, 이곳은 차원이 달랐다
아카온은 카오스신들의 응시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아카온은 그들을 바라봤고, 신들도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수 천의 얼굴이 등장하며 아카온을 응시했다
그가 죽인 투사들
그가 죽인 괴수들
그가 존재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린 악마들
모두가 아카온의 영혼을 갈구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얼굴들도 있었다
처음보는 남성, 여성, 아이들의 얼굴
그들은 아카온이 불러올 엔드타임에서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아야할 이들이였다
사람들은 아카온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빌었다
아카온 또한 이런 이들을 파괴하는건 전혀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아카온은 이들의 죽음은 반드시 이뤄줘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잇었다
추락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한번 바닥에 부딪힌 아카온
모카르의 갑옷은 완전히 망가졌으며, 그의 한쪽 투구뿔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
갑옷의 강철 조각들이 그의 온 몸에 박히며 고통을 가했다
아카온은 고통에 찬 채 기침을 했다
아카온의 감각은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였다
그대로 땅바닥에 누워버린 아카온
그리고 아카온은 냄새를 맡았다
그의 모든 내장을 뒤틀리게 만들만한 악취였다
아카온은 필사적으로 그의 투구를 벗어던지며 깨끗한 공기를 찾았다
그는 허리를 숙이고 피와 찌거기를 토해냈다
그리고 아카온은 자신이 홀로 있는게 아니란 것을 발견했다
주변은 시체들로 가득했다
시체에서부터 나오는 거대한 부패의 기운이 공기 전체를 채웠다. 끔찍한 냄새가 사방에 가득했다
부패하는 시체들 사이에서 신음소리, 자비를 갈구하는 소리, 광기에 찬 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방에는 시체를 파먹는 파리와 구더기들로 가득했다
고통은 어느새 광기에 찬 환희로 변했고 시체들 사이에선 광소가 퍼지기 시작했다
아카온은 필사적으로 살점무더기에서 벗어날려고 했다
이들은 다름아닌 아카온이 불러올 종말에서, 기근과 질병으로 죽어갈 이들이였다
아카온은 자신의 갑옷을 바라봤다
카오스의 유물 모카르의 갑옷은 알수없는 부식을 겪고 있었다
갑옷에선 종기와 고름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갑옷만이 아닌, 다른 카오스 유물들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썩어가기 시작했다
광인처럼, 아카온은 시체들의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온몸은 오물로 뒤덮혔고, 주변에서 들려오는건 고통에 찬 광소 뿐이였다
그리고 아카온도 광소를 터트린 이들 중 하나였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어느새 생명에 대한 환희로 가득찼다. 고름진, 역겨운 생명을
아카온의 온몸은 어느새 썩어문드러지기 시작했다. 그의 몸의 일부분들이 떨어져 나갔고, 그의 몸이 썩어가기 시작했다
구더기들과 파리들의 그의 몸으로 잔치를 벌였다
아카온은 고통으로 가득찬채, 묵묵히 시체들의 산맥을 기어올랐다
어디선가, 거대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웃음소리는 온갖 고통의 소리와 함께 공명하며 울려퍼졌다
아카온은 끝없는 고통과 역병들 안으로 추락했다
아카온은 다시 한번 어디론가 떨어졌다
아카온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추락하는 육신들의 더미에 둘러쌓여 있었다
육신들은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육신들이 그에게 손을 뻗은것은 공포나 절망에 의해서가 아닌, 욕망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아카온은 육신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전부 그의 기억 속 어두운 욕망 속에서 나온 존재들이였다
육신들은 전부 지젤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수 천의 지젤들이 공포와 환희로 가득찬채 아카온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맑은 눈과 순수한 얼굴의 지그마 교단의 수녀 지젤, 증오로 가득찬 눈동자의 포로 지젤, 황무지의 광기에 미쳐버린 지젤, 살아있는 시체와도 다름없는, 입술없는 지젤
순수한 불꽃이 아카온과 지젤들을 불태웠다
어느새 아카온은 어디부터가 자신의 육신이고, 어디부터가 지젤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의 육신은 마치 거미와도 같은 모양으로 하나가 되었고, 그들의 심장 박동은 하나 되어 동시에 이뤄졌다
마치 쾌락의 대공의 심장처럼
그리고 아카온의 추락은 땅과 부딪히면서 끝났다
수천의 지젤의 육신들이 박살났고, 죽음을 맞이했다
아카온은 다시한번 정신을 되찾았다. 그는 아카온으로써 남을 것이다...
그 때, 아카온은 어떤 조각 파편과 부딪히게 된다
수 천의 파편들이 그의 앞에 등장했다
셀 수 없이 많은 파편들이 아카온의 모습을 반사했다
그리고 아카온은 파편에서 아카온이였던 존재. 아카온이여야 했던 존재, 아카온이 되지 못한 존재를 볼 수 있었다
자그만한 아기의 모습. 순수한 어린 소년의 모습. 성장해가고 있는 청년의 모습. 정의롭고 자랑스러웠던 전사의 모습. 그리고 다른 무한한 모습의 아카온들
야만인, 길을 잃은 카오스 전사, 어둠의 신들을 위해 싸우는 투사, 패배한 아카온, 죽음을 맞이한 아카온, 잊혀진 아카온, 전쟁 군주, 에버초즌, 종말의 군주, 모든 것의 종말
아카온의 무한한 삶의 가능성들이 그의 안에 들어왔다
그리고 하나의 영혼에 불과했던 아카온은 비명을 질렀다
그의 정신은 무한한 가능성에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다
아카온은 두 눈을 감는다. 그는 무한한 가능성들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기를 거부했다
아카온은 다시한번 추락한다
이번엔 무언가 거대한 바다 위에 추락한것 같았다
아카온은 입가 주변에 구리맛을 볼 수 있었다
아카온은 자신이 피의 바다 위에 서있음을 깨달았다
피는 마치 마그마처럼 불타올랐다. 주변은 해골로 만들어진 산맥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아카온은 저멀리 앞에서 거대한 뿔달린 존재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발견했다
거인과 같은 몸통에 거대한 도끼와 채찍을 지닌 존재였다
코른의 블러드써쓰터 그의 앞에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포식자의 등장은, 앞의 시련에서 망가진 아카온의 정신을 다시 한번 깔끔하게 정리해줬다
아카온은 악마를 기꺼이 도발한다
악마는 아카온을 향해 돌진한다. 아카온에겐 어떠한 무기도 없으며, 그를 지켜줄 유물도 존재하지 않았다
블러드써스터는 채울 수 없는 파괴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찬 존재였으며, 블러드써스터와 정면으로 싸워 이길 가능성은 희박했다
아카온은 세워진 해골 산맥에 몸을 숨긴다
블러드써스터는 보이지 않는 사냥감에 분노를 토해낸다
그리고 때가 왔을때, 아카온은 블러드써스터의 등에 올라탄다
블러드써스터는 분노에 미친채 그의 도끼를 휘두른다
도끼는 아카온이 아닌 블러드써스터의 등을 베어버린다. 어떠한 존재도 즉사시킬만한 일격이였지만, 분노에 미친 블러드써스터는 계속해서 등에 매달린 아카온을 향해 도끼질을 한다
그리고, 어느새 블러드써스터는 자신의 공격에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다
아카온은 쓰러진 블러드써스터의 채찍을 쥔다
이젠 아카온이 고함을 지를 차례다
아카온은 블러드써스터의 목에 채찍을 감고 괴물을 목졸라 죽인다
그리고 마침내 블러드써스터가 쓰러지자, 아카온은 다시 눈을 뜬다
그의 앞에는 횃불들이 성소를 밝히고 있었다
드워프 홀드였던 카락 줄을 파멸로 이끌었던 성소, 최초로 인간들이 카오스에게 넘어갔던 곳
아카온은 몸을 일으켜세운다
그는 시련을 완수했다
그의 유물들 모두 온전히 그의 몸에 있었다
아카온 앞에는 세월에 묻힌 오래된 신전이 놓여있었고, 한 옥좌가 남겨져 있었다
그리고 옥좌에는 알 수 없는, 아마도 한때 위대했던 카오스 투사였을지도 모르는 이의 해골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아카온은 그가 누구였는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그는 장갑으로 해골을 부셔버린다. 해골에선 한 머리끈이 떨어진다
머리끈은 하나의 가시관으로, 카오스의 상징으로 8개의 뾰족한 부분이 착용자의 두개골을 관통한 상태였다.
지배의 왕관
아카온은 단순한 모습의 지배의 왕관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아카온은 왕관에서부터 나오는 힘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실로 가장 강력한 카오스 군주를 위한 유물이였다
밖에서 새어나오는 햇빛이 아카온을 비추었다
그는 모든 카오스 유물을 손에 넣었으며, 신들이 그에게 내린 시련들을 이겨냈다
이제 그에게 남은 일은 그의 그림자 속 아버지, 벨라코르에게 대관식을 받는 것이다
아카온은 손에 왕관을 쥔 채,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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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 다크 판타지 분위기 너무 좋은듯
특히 옥좌에서 지배의 왕관을 쓴 알 수 없는 존재의 해골이 등장한 장면이 너무 좋았던것 같다
하여간 영웅되는것보다 마왕되는게 훨씬 힘들다
이제 아카온 이야기도 끝나간다
원문 그대로 올리고 싶지만 그러면 좀 글 파트를 2개정도 나눠야해서 최대한 원문 느낌나게 요약함. 미안
블러드써스터를 맨손으로 때려잡는 올바른 교과서
음악 아드리안 폰 지글러네
지젤...은 현 시점에서 뭐함요?
현재 시체와도 다름없는 상태로 끌려다니는 중. 현재 공포 봉우리 아래 진지에서 퓌어와 같이 있음
트루 에버초즌
아무리 아카온이다 에버초즌이다 해도 결국 알맹이는 디더릭 같아서 좀 안타깝다. - dc App
그래서 더 아카온이 매력있는거같아
분위기 오진다ㄷㄷ
에버초즌 되는거 장난아니네 ㄷㄷ.
아카온은 제정신으로 세상의 파멸을 노리고 있네 에버초즌 하기 참 힘들다
시험 하나하나가 신들 성향을 확실히보여주네ㅋㅋ
저 시체가 반겔인가??? - dc App
근데 슬라네쉬 시험에서 다른 미녀들도 아니고 지젤만 등장하네.
사랑보다 아름다운 화장법은 없으니까
트루 순정남 디더릭이라서 - dc App
그냥 단순히 육욕때문에 데리고다니는거면 절세미녀들 대동하지 지젤만 데리고다닐리가 없으니까
근데 자신이 죽일 모든 이들을 보고도 계속 나아가는 부분이나 자신의 무한한 다른 가능성에 눈감고 파멸로 돌진하는 모습은 간지인듯
지젤쨔응
동시에 카오스의 맹목성과 자기파멸성을 보여주는 느낌이라 좋음
각하온 지려따
이것이 에버초즌이다! 희망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