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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타이라니드는 그들에게 돌진해왔다.

크란츠의 눈에도 아이언 저스티스와

오써리타스 수프리무스가 쇄도해 오는 괴물들에게 발포를 시작해,

놈들에게 피보라가 이는 구멍을 선사해 주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교전이 시작된지 불과 몇 분만에

수 킬로미터(Km)는 되어보이는 키틴질 창들이 아이언 저스티스 호를 꿰뚫었다.

오써리타스 수프리무스는 살덩이로 만든 풍선에 뒤덮혀 있었다.

그 모습은 크란츠에게 수십 마리 벼룩떼가 달라붙은 그록스(Grox)를 연상시켰다.

허나 그는 곧, 그것이

생체조직으로 만들어진 강제승선함이라는 걸 꺠닫고는 밀려드는 혐오감에 경악했다.

이미 각오는 했건만 놈들이 아군 함선을 파멸로 몰아가는 속도는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다.

속전속결로 무참하게 유린당하는 아군의 경악스러운 모습에

크란츠마저 몇 분간 꼼짝할 수가 없었다.

공포에 사로잡힌 자신의 혐오스러운 모습을 스스로 참을 수 없었던 그는,

혀에서 피맛이 느껴질 때까지 자신의 볼 안쪽을 물어뜯었다.

날카로운 통증은 그에게 약간의 이성을 돌려주었다.

그는 입에서 진홍빛 덩어리를 뱉어냈다.


"회피해!"

크란츠는 함선이 충격을 받아 흔들리는 동안에도

함교 안에서 서성이며 고함을 쳤다.

"싸워라! 단 일 분이라도 우리가 아군에게 경고를 보낼 시간을 벌어주는 거다."


승무원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다시금 세게 얻어맞은 블랙 레코닝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라도 하듯이 온몸을 비틀며 신음 소리를 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알려주듯이 손상 경고음이 함내를 가득 채웠다.

다수의 갑판이 뚫리면서 수많은 선원과 탑승 병력들이 우주로 빨려나가면서

사상자 보고 화면의 숫자가 몇 초만에 높게 치솟았다.

거대한 타이라니드 우주 괴수들이 사방에서 밀려들었다.

크란츠는 이 어두운 우주공간 속에서도

입을 양껏벌린 놈들의 번득이는 이빨과 오직 죽음만을 상징하는 시커먼 목구멍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방금 라이쳐스 리방쉬가 침몰했다는 암울한 소식이

함교 내에 무심하게 들려왔다.

절망에 빠진 크란츠가 자신도 모르게 기도문을 내뱉는 바로 그때,

원감사(Astropath)의 보좌관이 울먹이면서 마지막 비보를 전했다.

원감사(Astropath) 제세으라(Jesera)가 어떻게든 방해를 뚫고 소식을 전한 것 같다고,

하지만 최후의 시도를 마친 그녀는 그자리에서 폭발해 핏덩이로 변해버렸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됐어.'

크란츠는 내심 안도했다.

원감사(Astropath)는 목숨을 바쳐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이제 자신이 임무를 완수할 시간이었다.


"자동 순교 시퀀스로 이행한다!"

크란츠는 당당하게 명령을 내렸다.

"선수를 가장 가까운 적의 생체 전함으로 고정하고 돌진한다.

놈들의 대형 한가운데로 항로를 잡도록.

우리는 최후까지 우리가 놈들을 얼마나 증오하는지를 똑똑히 보여줄것이다.

우리는 전부, 황제폐하를 섬기는 신실한 경무부의 일원이다, 너희 모두가.

폐하께서 너희의 마지막 순간까지 너희의 곁에서 함께하실 것이다."


최후의 명령을 내린 크란츠는

화면상에서 점차 커져가는 생체 전함을 바라보며, 양손으로 제어반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그들의 죽음이 최소한의 의미나 가치가 있었기를…



++외계인들의 밴댕이 소갈머리같은 마음으로는

감히 황제 폐하의 하해와 같은 은총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