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살아있을 수 없는 부상이었다. 허나, 그는 이 지경임에도 볼터를 들어올렸다.

   가히 아름다울 정도인 반항이었다. 앙그론은 미소지으며 웅웅거리는 도끼 옆면으로 볼터를 쳐냈다.
   
   '끝이다.' 그가 말했다. 이 전사, 그리고 자신의 손에 죽은 그의 형제들은 훌륭하게 싸웠다. 아비된 이로써 전사들의 마지막 순간을 모욕하는 것은 안 될 일이었다.

    그의 다른 아이들, 그를 따르는 아이들은, 저 너머의 폐허에서 그의 이름을 소리높혀 찬양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가 아직 붉은 모래의 주인이었을 적 노예-조련사가 그에게 붙혀준 이름을 찬양하고 있었다. 앙그론. 앙그론. 앙그론. 그는 황제가 자신에게 붙혀준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 따위에 관심이 없었기에 여태껏 묻지 않았었고, 이제 영영 다시 물을 기회가 없을 것이었다.

   '주군.' 죽어가는 백부장이 입을 열었다.

   뇌 뒷편에서 똑딱, 똑딱, 똑딱이는 도살자의 손톱을, 입술 위로 흘러내리는 한 줄기 코피를 무시한 채, 앙그론은 아이의 위로 몸을 굽혔다. 

   '듣고 있다, 카우라가.'

   월드 이터는 가냘프게 숨을 들이켰다. 필시 그의 마지막 숨결이 되리라. 그의 하나 남은 눈이 프라이마크의 얼굴을 흝었다.

   '목에 그 상처...' 피거품을 부글대며, 카우라가가 입술을 달싹거렸다. '제가 낸 겁니다.'

   앙그론은 목으로 손을 가져갔다. 손가락이 축축하게 젖어왔다. 몇 주만에 처음으로, 그가 웃었다.

   '잘 싸웠다.' 프라이마크가 낮디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모두가 잘 싸웠다.'

   '충분히 잘 싸우지 못했습니다.' 백부장이 피로 물든 이를 내보이며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말씀해 주십시오, 아버지. 왜 대반역자의 편에 서신 겁니까?'

   앙그론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아이의 무지함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모두는 그가 군단을 이끌게 된 것이 너무도 영예로운 일이라 여겼다. 그가 선택한 삶은, 그의 진짜 형제자매 옆에서의 삶은, 제국이 그를 납치한 그날 빼앗기고 말았는데도.

   '나는 호루스의 편에 선 것이 아니다.' 앙그론이 고백했다. '나는 그저 황제에 맞설 뿐이야. 이해할 수 있겠나, 카우라가? 나는 이제 자유야. 자유. 왜 이 간단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냐? 왜 너희들은 나에게 노예로써 살아가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냐? 그때 나는 자유인으로써 죽을 수 있었는데?'

   카우라가는 프라이마크에게서 눈을 돌려 저 멀리 천둥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전사의 벌어진 입으로부터 한 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카우라가. 카우라가?'

   백부장이 천천히 지친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숨을 들이키지 않았다.

   앙그론은 죽은 아이의 하나 남은 눈을 감겨주고는 몸을 일으켰다. 땅에 놓인 두 도끼를 집어들자 손목에 매인 쇠사슬이 갑옷에 부딛히며 짤랑짤랑 울렸다.

글을 잘 써서 그런가?
ADB가 쓴 걸로 아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