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장자리 산맥

제국력 2519년


에버초즌은 그의 말을 산길에서 멈춰세웠다. 도르가의 용광로와도 같은 숨결이 찬바람과 만나 연기를 만들어냈다. 세계 가장자리 산맥이 얼음-조각난 자태를 그에게 내보인 채  무릎을 꿇는 모습이 드러나자, 아카온은 마침내 자신이 고향땅에 돌아왔음을 알았다. 


그는 북부의 차리나의 땅을 볼 수 있었다. 키슬레프는 그들의 황량한 땅을 카오스 무리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느때보다도 준비되어 있었다. 


반면, 아카온이 그의 응시를 남쪽으로 돌렸을 때, 그곳엔 파멸로 무르익은 제국이 있었다. 제국, 문명의 품안에 자리잡은 땅. 하찮으며, 나약했다. 마치 신생아처럼. 연약하고, 무지했으며, 무력했다. 한때 아카온 본인이 제물로 삼고자 하는 땅. 신생아로써, 어둠의 전사로써, 종말로써. 제국은 세상 위에 자리잡은 곪아터진 상처에 불과했다. 근본부터 나약한 신들의 손길을 받았으며, 황제들과 귀족들은 본인들의 자만심에 파묻힌 채 망상에 빠져있었다. 


망가진 대지 아래, 잔혹한 인간들의 텅 빈 심장 안에는 여인들의 처량한 희망과 죽어가는 아이들의 공포만이 가득했다. 이미 망가진 땅이였다. 자신의 종말을 가져와줄 검과 불꽃을 애원하고 있었다. 아카온이 제국의 어둡고 비밀스러운 기도에 답해주리라. 그는 죽음에 대한 어두운의 꿈의 실현이 될 것이다.


만약 세상이 종말을 맞이할거라면, 아카온의 탄생과 수많은 비천한 죽음으로 더럽혀진 제국이야말로 종말의 시작에 가장 걸맞았다.


세계 가장자리 산맥이 뒤흔들렸다. 천둥도, 거대한 전투도, 패배에 분노한 악마 대공에 의해서도 아니였다. 아카온의 파멸과 종말의 군단은 크게 성장했다. 쌍꼬리 혜성은 마치 앞으로 오게될 공포를 예견이라도 한다는듯이, 제국 위에 걸쳐진 채 여전히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혜성은 재, 어둠, 파괴를 끌고다녔다. 마치 공포의 봉우리에서 수많은 즉위식에 함께했던 것처럼. 어마어마한 숫자의 훙 약탈자들과 쿠르간 기수들이 세상의 파괴에 서약하였고, 샤먼과 족장들이 산 위로 빛나는 혜성을 길잡이로 삼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전사들이 땅을 울리며 진군하였다.


혜성의 위엄찬 자태 앞에서, 분쟁 중이던 북부의 부족들은 다른 부족 간의 갈등과 하찮은 약탈, 광전사들의 내륙 지방 약탈을 중단했다. 그들은 피에 굶주린 투사들을 따라 세상의 척추인 산맥을 넘으며 카오스의 에버초즌을 찾아다녔다. 그들의 살육과 능력에 걸맞는 위대한 전쟁 군주를. 마치 덥수룩한 역병처럼, 잡종과 비스트맨 무리들이 어두운 숲의 심장부에서 무리를 지으며 나타났다.


카오스 전사들 또한 그들 중 하나였다. 파멸의 힘의 고위 영웅들. 공포스러운 마법사들. 공성 병기와 마차들. 저주받은 갑옷을 입은 채 괴물같은 검은 종마들을 타고 다니는 어둠의 기사들. 새로 편성된 카오스의 검들이 아카온 옆에 달리며 전투와 피를 향해 질주했다. 오염의 급류가 마치 검은색 강처럼 세상 가장자리 산맥에서 쏟아져 나왔다. 파멸의 갑옷, 말발굽, 앞으로 오게될 어둠에 기념하고자 짜여진 육신으로 짜여진 깃발들이 내지르는 불협화음으로 가득했다. 


봉우리에서 다가올 종말과 공포의 악취를 맡은 괴물들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이 본능적으로 함께하고 하는 공포들. 거인들. 황무지의 흉물들. 미친 약탈자 무리들. 포식자 키메라들과 횡설수설하는 스폰 무리들.


마치 세상의 오염수처럼, 황무지의 타락한 자들이 아카온의 죽음과 파괴를 담은 종말의 깃발에 합류하고자 남쪽으로 몰려들었다. 누군가는 그들의 본능에 따라 이끌렸다. 누군가는 쌍꼬리 혜성의 공포스러운 예언에 이끌렸다. 그러한 예언을 중히 여기는 투사들이 존재했다. 모두가 폭풍전야 속에서 몰려들었다. 끝없는 군단이 소리지르고, 살육하며 남쪽으로 진군하였다. 세상의 정상의 파멸의 관문 안에서 쏟아져 나오며 만신전의 맹약에 따라 카오스의 에버초즌에 합류하였다. 그들은 이 세상의 악몽이였다. 역사상 단 한번도, 가장 어두웠던 시절에도 볼 수 없었던 규모의 악마와 심연의 대공들의 군단이였다. 이 세상 저 너머의 공포였다. 피와 역병, 공포스러운 욕망과 광기의 마법으로 이루어진 존재들이였다. 형체조차 갖추지 않은 어둠의 존재들이니, 거대한 악의와 심연의 충성심을 가진 대악마들이 그들을 이끌었다. 수 천 지옥의 군단이 세상으로 풀려나왔다. 재앙과도 같은 파괴와 어둠의 군단이였다. 아카온이 이 세상에 풀어놓을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재앙이였다.


산맥의 산길과 언덕을 가득 채운 채, 저멀리 제국의 땅을 바라보며, 아카온의 괴물과도 같은 무리들은 세상의 가장자리를 꽉 채웠다.


그들의 목줄 채워진 광기는 아카온의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카온 뒤에서 누군가 쨍그렁 거리며 걸어나왔다. 전쟁군주는 몸을 돌려 고르스트를 바라봤다. 플래질런트는 아카온 군단의 진형 사이사이를 밀쳐대며 앞으로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육신은 오직 뼈와 살점만이 남은 넝마와 다름없었다. 늙은이는 녹슨 사슬과 여전히 그의 머리에 씌워진 철장을 지닌 채, 아카온을 올려다봤다. 고르스트는 늘 그렇듯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르스트는 아카온을 따라 알려진 세상을 넘고 알려지지 않은 왕국을 지나면서까지도 그를 따라왔다. 이제는 사려져가는 기억의 마지막 부분이였다. 


다고버트


오베론


지젤


아카온은 더이상 그런 인간이 아니였다.


지금의 그는 인간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종말이였다.


그는 공포였다.


그는 어둠의 재림이였다.


그는 더이상 그러한 기억따윈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는 충직한 친구들의로부터 사랑받거나 배신으로 대체되는 꼭두각시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아카온이였다. 



아주 짧고 파괴적인 동작으로, 카오스의 에버초즌은 검집에서 그의 악마검을 뽑았다. 무자비하게 휘둘러진 검격으로, 아카온은 고르스트의 머리를 그의 하찮은 몸뚱아리에서 분리시켰다. 머리는 여전히 철장 안에 갇힌 채, 아카온과 그의 군단 앞을 구르며  언덕 아래로, 제국으로 내려갔다.


고르스트는 그의 고향에 거의 도착했다.


검을 검집에 넣으며, 아카온은 안장 위에 올라탔다. 도르가, 묵시록의 종마는 재촉한다는듯이 돌바닥을 두들겼다. 왕들의 살해자는 검집 안에서 불타올랐다. 전쟁군주는 기다렸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세상 안으로 몸을 담궜다. 쉬리안의 눈과 그의 왕관이 그가 만들어낼 세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숲, 농지, 마을, 도시와 포화상태의 왕국 대신 잿더미로 만들어진 검은 사막만이 남을 것이다.


산처럼 쌓아올려진 시체들의 장작더미가 불타오르며 천둥 번개가 울려퍼지는 하늘을 그을릴 것이다.


신들과 종말을 불러올 흉물들 모두 검 아래에 죽음을 맞이한 어둠


아카온과도 같은 흉물들


카오스의 에버초즌이자 종말의 군주



'이 세상과 저 너머의 모든 것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는 산맥의 계곡과 지하 전체가 들리게끔 소리쳤다.


파멸의 무리들이 에버초즌의 뒤를 따르게끔, 아카온은 그의 군화로 악마말의 옆을 두들기며, 도르가가 제국을 향해 움직이게 만들었다.


'종말은....지금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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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온 소설 끝


정말이지 재밌었던 소설이였다


그 외에는 뭐라 할말이 없다


다음은 뭘 연재할지는 좀 봐야겠다


그냥 나가쉬 연대기 하던걸 하던가, 아니면 걍 새로운 소설을 파던가


어쩌면 햄타지 말고도 아오지, 40k를 팔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