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깬 라이온. 알몸인 상태로 주변을 둘러본다.

얼마나 관리가 안 되었던지, 거미줄이 가득한 비밀-볼트 홀 안에는

스페이스-거미, 스페이스-로취와 스페이스-렛 등등이 자아낸 하나의 장엄한 우주 생태계가 펼쳐져 있을 지경.

문득 라이온은 후회한다. 아 내가 너무 비밀주의 컨셉으로 살았나?

어떻게 후손 하나도 제대로 여길 관리해주지 않았을까? 그래도 한 두명 정도는 청소 해줬을꺼라 생각했는데..

문득 섭섭함이 든다.


그래서 간만에 기지개 피고 나가려는데 몇 명의 녹색 참피..아니 마린들이 들어온다.

그들은 현 다크 엔젤의 권력 일인자들, 즉 이너 써클이다.

부활한 프라이마크의 모습에, 그들은 경외와 감탄, 흥분에 서린 눈초리다.


아 니들이 내 후손이냐? 아 그래 반갑다 야..그래, 이단 외계인 사냥은 잘 되어가고?

야 요즘 길리먼 걔는 어떻냐? 프라이마크 누구 누구 남았냐?

를 최대한 평소 자기 근엄한 스타일로 질문하고

그래도 너무 쿨찐처럼 굴면 아들들 빈정상할까봐 제 딴엔 반갑게 인사하고 근황을 듣기 시작하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굳어가는 라이온 낯짝.

특히 대박은 폴른들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이 개X끼들아! 뭐하는 짓거리야 지금!"


라이온이 분노 어린 일갈을 토해내자, 마린들 귀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홀 천장에서는 먼지가 우수수 떨어진다. 덤으로 쥐 한마리 기절해서 라이온의 금발 위에 떨어지는데,

그 모습이 문득 웃겨서 눈치 없이 이너 써클 말단이 헬멧 뒤로 피식 웃어버리자

기가 찬 라이온은 이제 다크 엔젤 개혁의 시대이며,

너희들부터 일단 다 죽여야겠다고 선언한다. 다 할복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라이온..


근데 생각해보니 뭔가 엿같단 말이지..

자기들이 뭔 죄야? 그냥 1만년간 하라는대로, 해야 한다니까, 1st 더 퍼스트 명예 못 잊어 못 줘 이러는 틀딱들이 시켜서 그런건데..

뭔가 억울한 이너 써클 마린들. 라이온은 눈도 안 돌리고, 어서 할복 안하고 뭐하냐고 경멸에 찬 눈초리로 노려보는데..


결국 참지 못한 이너써클 말단, 5th 중대 라자루스가

그래도 우리도 길리먼네 프라이마크도 받고 열심히 했다고, 개혁이란게 뭐 다른거냐

우리는 일몰주의보다는 점증주의적 개혁을 더 선호한다. 라이온께서도 그러시지 않았느냐고,

칼리번의 기사들을 스마론 받아들인 것 또한 그런 의미 아니였느냐고 따지는 순간,

라이온의 묵직한 발길질이 그의 가슴팍을 뭉게버리며 그의 몸뚱아리로 저 멀리 돌쩌귀를 부셔버린다.

오냐 니들이 순순히 죽지 않겠다 이거지?

너희들은 내 아들이 아니다. 그냥 다 죽고 챕터도 다 지워버리자.

다시 시작하자 이 썩어빠진 정신으로는 1st고 뭐고 아무것도 안 되겠다.


너희들은 더 퍼스트의 수치다!



하니까, 안 그래도 슬슬 빡쳐서 입질 오던 이너 써클 마린들인데,

나름 정당한 근거로 항변하던 라자루스까지 그렇게 나가 떨어지고

이런 모욕까지 받으니까 참지 못하고 사과하라고 대든다.

그 자리에서 라이온이 진짜 죽일 생각으로 채플린 엉덩이더죽어에게 당수치기를 날리는데,

이 새끼, 본능에 따라 크로지우스로 그걸 막아버린다.

그런데 그 크로지우스가 하필 가동된 상태다.


아무리 프라이마크라도 1만년간 꿀잠자느라 몸은 굳고 쇠약해진 상태라,

크로지우스에 닿은 순간 불똥과 살 타는 냄새와 함께 손바닥이 크게 날아간다.

어이쿠 뜨거라 라이온이 손 떼는 순간, 채플린은 아 시바..아까 폴른 새끼 심문한다고 켜놓은 크로지우스, 왜 안 꺼놨지?

젠장 본능 때문에 손이 올라가버렸다. 나 어떻게 하냐? 야 나 진짜로 일부러 한거 아니야 친구들아!

하고 후회하면서 눈치를 살금 살금 살피지만 안도한다.

이미 다른 이너 써클들 모두 한 마음 한 뜻이다.


그렇게 무기 들고 달려드는 이너 써클.

허나 라이온은 프라이마크다.

이너 써클이라는 나름 은하계 최강자들이 풀무장 상태로 달려들어 덤빔에도 불구하고,

라이온은 그런 이너써클들을 하나 하나 박살내고 두들겨 패며 압도한다.

그러나 대균열 이후 부쩍 힘이 늘어난 에제키엘이 싸이킥으로 라이온을 속박하고,

나름 은하계 최강 검사라는 그랜드 슈프림 마스터, 이즈라엘이 속박된 라이온의 모가지를 잘라버린다. 뎅겅~


그렇게 라이온은 목숨을 잃고 만다.

이즈라엘은 피를 토하며 주저앉는다. 아 시바 ㅈ될뻔했네, 라고. 거의 태어나서 처음으로 욕이란 것도 해본다.

자 이제 어쩔 거냐? 우린 프라이마크를 죽여버렸다. 이건..이건 제정신인 짓이 아니다.

라고 이제 와서 딴소리 하는 라자루스를 가리키며 엉덩이더죽어에게 윙크로 신호를 보내지만,

엉덩이더죽어 새끼는 눈치가 없어서 이해를 못한다.

별 수 없이 본인이 직접 라자루스를 당수치기로 기절시키고, 이 새끼 정신 세뇌시켜서 카오스 마린이랑 싸우다 치명상 입었다 기억 조작하자..

그리고 프라이머리스화나 시켜버리라고 지시하는 이즈라엘.


에제키엘은 어쩄거나 우리가 죽인건 맞는데 그러면 우린 뭐하는 새끼들이냐..

솔까말 우리들은 진짜 패륜아들 아니냐?

저 천하의 쌍놈 카오스 마린들도 즈그 애비들 목 딴 경우는 없는데,

우린 그 천하의 쌍놈들도 안할 짓거리를 했다..어쩔거냐 묻는데,

아즈라엘은 그건 우리가 더 퍼스트이기 때문에 오히려 맞는거 아니겠느냐고,

더 퍼스트..일빠 아니더냐, 일빠란 무엇이든 일류 일등 첫번째..그런 뜻 아니겠냐고.

프라이마크를 죽인 아들로는 우리가 첫번째이니 오히려 다크 엔젤 더 퍼스트다운 행보다..라면서,

뭔 시덥잖은 논리를 펼치면서 말한다.


그냥 우리 프라이마크, 열심히 주무시는걸로 치자..

어차피 여기 아무도 못 들어오는데 뭐 어떠냐.

그리고 폴른 사냥이나 쭉 하자.


하니까 일단 폴른 사냥이라는 말에 엉덩이더죽어는 아이처럼 신나서 얏호!하면서 찬성하고,

나머지 마린들도 똥씹은 표정이지만 어쨌거나 할 말 없으니 그러자고 하고

에제키엘은 뭐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그러자 하고 체념하고

아즈라엘은 그러면 내가 진짜 다크 엔젤 언포기븐 최고네?후후 하면서 속으로 좋아하면서 하는..


뭐 그런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