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타파 (일명 케밥 황제))는 최근 들어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이태원에 둔 본점과 이 곳 후타바 공원에 둔 분점 사이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은 저마다 문제 있는 게 틀림 없었다.


무스타파는 잠시 시가 한 개비를 꺼내 물어 불을 붙이고는 뿌연 연기를 내뱉으며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첫 번째는 라존슨. 유럽 어디 쪽 출신이라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디 외국인 출신이라고 했지만 무스타파는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았고, 우직하고 일 잘하게 생겼으니 채용했었다.


처음에는 자기 말 우직하게 잘 듣고 뭐 특별히 문제 있는 게 없었으니 별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문제는 그 후였다.


매니저와 좀 잘 지내라고 했는데도 나존슨은 영 매니저랑 말이 안 통했는지 사이가 안 좋았고, 결국 나존슨이 재료 관련해서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매니저를 비롯한 이태원 본점의 직원 절반이 존슨과 일을 못하겠다며 사표를 던지고 나가버렸다.


겨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고 나존슨을 불러 물어 보았지만 그 외국인이란 놈은 우직하게 한 마디만 했다.


"전 사장님의 뜻만을 따릅니다."


그 날 무스타파는 참이슬 빨간 병 한 궤짝을 비우고 나서야 간신히 마음을 가라 앉혔다.



말은 잘 듣는데 묘하게 좆 같은 놈이야.


무스타파는 마침 푸드트럭 구석에 둔 위스키 병을 꺼내 병째로 들이켰다.



두 번째는 진규태, 몽골 혼혈이라며 본명은 자가타이라 한 녀석이다.


나름 오토바이 잘 몰아서 꽤 빠르게 배달을 잘 했기에 무스타파는 나름 그를 배달 면에서 귀한 인재로 여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자기 월급을 좀 짜게 주는 것 같다며 살짝 뻐팅기더니, 이제는 자꾸 고모라 라이더 애들이랑 놀면서 배달을 미루고 있다.


워낙 괘씸해서 자를까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자르자니 그 능력이 아까워,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간 그 놈이 고모라 애들한테 넘어가면 이태원 쪽 배달 평점이 떨어질 것 같은데.


무스타파는 시가를 깊게 세 모금 같은 한 모금을 쪽쪽 빨며 한숨을 내쉬었다.



세 번째는 페러스, 아주 헬창 중의 헬창 새끼다.


이 놈도 라존슨처럼 외국놈이지만 그래도 말은 잘 통해서 고용했다.


근데 이 놈의 헬창 새끼는 어떻게 쉬지도 않고 주문 받을 때도 케밥 반죽 박스로 이두 해머컬을 하는 것일까?


게다가 손님들 앞에서 지 몸 보여주겠다고 니케아 빤스만 남기고 싹 다 벗어서 보디빌딩 포즈도 취해서 경찰까지 왔었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잠이 안 온다.


더 가관인건, 이 쌍놈의 헬창 새끼가 프로틴 먹는 걸 깜빡했다고 밤 새서 손질해 놓은 닭가슴살들을 주기적으로 빼먹은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날 밤, 무스타파는 또 다시 빨간 병 열 궤짝을 마셔야만 했다.



넌 내가 무조건 유산소만 시킬 거다, 이 쌍놈의 헬창 새끼.


무스타파는 시가 재를 바닥에 털며 위스키로 가글을 했다.



네 번째는 성규, 외국 이름으로는 생귀니우스라 했다.


이 놈도 반 외국인이었고 외모도 나름 괜찮아서 얼굴 마담을 뽑은 녀석이었다.


처음에는 괜찮으려나 싶었지만, 손님들에게 엄청 싹싹하고 공손하게 대해서 믿고 새로 뽑은 매니저 (단테)와 같이 일하게 했다.


그런데 한 6개월 지나고 와 보니 생귀니우스는 보이지 않고 분명 검은 머리였던 매니저 녀석이 어느 새 흰머리가 된 것은 물론 완전히 삭아 버린 것을 본 무스타파는 자신을 제발 해고해 달라는 매니저의 통곡에 영문을 물어보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가게 뒷문으로 담배 꽁초를 털며 사장인 자신의 뒷담을 까는 그 개호로 잡놈과 눈이 마주치자 무스타파의 몸은 원초적인 본능으로써 움직였다.



매니저가 이번에 휴가 돌아오면 휴가 3주치 더 줘야겠다.


그리고 생귀니우스를 더 굴리기로 결심한 무스타파는 또 다시 울려오는 cctv 알림 메세지에 핸드폰을 켰고, 또 다시 길이만의 행태를 담은 영상을 보자마자 이마를 짚었다.



다섯 번째는 길이만, 외국 이름으로 길리먼이라 했다.


이 놈의 새끼는 머리, 경영 능력도 아주 탁월한데 여자 쪽으로는 아주 개판 30초 전이다.


이브레인인가 박브레인지 모를 웬 인스타 셀럽이랑 커플이라는데, 이 썅놈의 여자에 미친 놈은 어째 자기가 없을 때마다 자기 여자친구를 부르며 케밥 제일 비싼 걸 꽁으로 먹이는가 하면, 갑자기 펜을 떨어트리고 지 애인에게 주워 달라 부탁하는데 이상하게 테이블 밑에서 뭔 놈의 펜을 오래 찾는지에 대한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것보다 더 가관인 건, 영업 시간이 끝난 후에 자기네 아지트마냥 살림을 차린 것도 모자라 고모라 라이더 (심지어 여자애들까지 부름) 들까지 불러 술판 벌이다 그렇고 그런 것까지 cctv에 고스란히 담긴 것을 발견한 무스타파는 이번에 빨간 병 40궤짝을 마시며 속을 달래야 했다.



역시 사내는 다리 사이의 딸랑이와 리볼버가 문제로구나.


마음 같아서는 자르고 싶지만, 길이만 이 놈 없으면 도저히 이태원 본점이 돌아가지 않기에 무스타파는 불타는 속을 시가와 위스키로 어떻게든 식혀야만 했다.



여섯 번째는 고낙수, 코락스라고 했다.


이 녀석은 그래도 나름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니 그래도 괜찮은 녀석이라 생각했다.


주말을 앞두고 갑자기 몰려온 배달 주문 알림에 미쳐버린 나머지 까마귀 울음 소리를 내며 지랄 똥꼬쇼를 벌이기 전까지는 말이었다.


뽕 맞은 비둘기마냥 펄떡거리며 탈주한 고낙수의 뒤처리는 매니저 단테가 통곡과 함께 처리해야만 했고, 그렇게 단테는 3일치 휴가를 더 받았다.



이 녀석을 내 어찌 해야 할까.


한숨과 함께 이번에는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무스타파는 또 불간이 사고 쳤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일곱 번째는 불간, 불칸이랬다.


이 녀석은 정말로 호구 중에 호구라 할 정도로 엄청 착한 건 물론, 케밥 먹으러 온 어린 아이들에게 사탕도 줘서 인기도 많다.


물론 불간이 꼭지 돌 정도로 화나게 만든 일이 있었는데, 한 6개월 전, 고모라 놈들이 배달 도중에 케밥의 고기만 빼 먹고 배달한 적이 있었다.


그 날 유래 없는 평점 테러를 당한 자신은 물론 불간은 그 일의 원인으로 고모라 라이더들을 의심했지만 그 쌍놈 새끼들은 뻔뻔하게 자기네들은 아니라 잡아뗐다.


이에 불간은 케밥 꼬챙이와 옆 집 철물점에게서 빌려온 오함마를 챙겨 고모라 센터로 갔고, 그 자리에서 그 쌍놈 새끼들의 오토바이들을 죄다 개작살을 내버렸다.


소란을 듣고 나온 라이더들은 곧장 불간에게 달려 들었지만 이미 빡돈 불간이 어디 가만히 있었겠는가?


꼬챙이 맞고 병원 실려간 놈들만 두 자리 수요, 이빨에 임플란트 박은 놈들은 열 댓이요, 정강이에 함마 맞고 깁스한 놈들만 일곱이었으니, 아주 무쌍을 제대로 찍고 경찰서로 끌려갔다.


물론 '약간'의 합의를 통해 불간을 다시 데려왔지만, 이 놈이 미쳐 날뛸 때면 매달 이익의 20프로가 요 놈 합의금으로 나갔다.



불간 이 놈은 언제 정신 차리려나.


무스타파는 한숨과 함께 짧아진 시가를 바닥에 비벼 껐다.



여덟번째는 러스, 개새끼라면 개새끼 그 자체였다.


말 그대로 술 마시면 고주망태 개새끼가 된 채로 출근하지 않나, 웬 개들을 잔뜩 데리고 출근해서 입구 근처를 개똥밭으로 만들지를 않나.


아주 골치 제대로 아픈 쌍 개새끼였다.


근데 이 놈이 생긴 건 개 망나니 같아도, 이상하게 길이만 못지 않게 똑똑한 거 아니겠는가?


재고 계산은 물론이요, 손익 계산도 빠르게 해내니, 어디 자르고 싶어도 쉽게 자를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놈이 어찌 라존슨만 보면 매장 테이블까지 작살내면서 싸우는지 도통 이해가 안 갔다.



너는 어지간해서 길이만처럼 개랑 이상한 짓은 하지 마라.


무스타파는 남은 위스키를 싹 다 입안에 털어 넣어 가글한 후 꿀떡 삼켰다.


후타바 공원의 해는 어느덧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