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전리품

A Bitter Trophy


이런 사소한 좌절에도 불구하고 크토니아는 이제 로갈 돈의 소유가 되었다. 한때 루퍼칼의 관문 고대 하이브 측면에 높이 내걸렸던 초거대 호루스의 눈 깃발은 찢기고 불태워졌으며, 하이브 자체도 반역자의 관문으로 개명된 뒤 황제의 명령에 따라 로갈 돈의 지배하에 넘겨졌다. 크토니아의 모든 자산과 보물은 이어지는 전쟁에 연료로 공급되기 위해 약탈당했고, 채굴할 수 있는 광물 광석은 그라이아 Graia로 보내져 전쟁 대장간에 공급되었으며 크토니아의 강인한 백성들은 막노동꾼으로 동원되거나 라크리마르타 Lacrymarta노예 공장의 재료로, 혹은 인덕티가 되어 임페리얼 피스트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반역자 워마스터의 모든 흔적과 기억은 제거되어 잊혀야 했으며, 호루스의 군단은 전장에서 패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미래였을 자들이 복속되어 황제의 충성스러운 전사로, 즉 임페리얼 피스트로 재탄생해야 했다. 로드 카스텔란 가리우스에겐 프라이마크와 황제를 위해 크토니아를 사수할 뿐만 아니라 제국의 진리 Imperial Truth의 대변인이 되어 토착 문화를 제국에 봉사하도록 재창조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맡겨졌다. '크토니아의 보호자 Protector of Cthonia'라는 직함에도 불구하고, 이 임명에서 로드 카스텔란이 전투에서 보인 허영심이 허스칼과 바라기르 터미네이터의 불필요한 희생으로 이어진 연유로 에반더 가리우스의 경력에 생긴 또 다른 견책이라는 것 외에 다른 의미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로갈 돈은 가리우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프라이마크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마지막 책무이자 실책에 대한 혹독한 벌을 지웠으니 크토니아에서의 새로운 임무에 묶여 있는 동안 가리우스는 제국 수호를 위한 절체절명의 전쟁에 참여할 수 없었고, 다가오는 폭풍에 맞서기 위해 주군 곁에 서는 것도 금지당한 것이었다.



가리우스와 그의 456중대가 VII 군단에 걸맞은 금욕적인 군율로 새로운 직위를 맡자 크토니아에서 황제의 이름으로 싸웠던 다른 부대들은 대부분 다른 전역으로 재배치되었다. 호루스의 군단들이 로갈 돈이 서둘러 구축한 방어선을 맹렬히 공격하며 전사와 물자가 절실히 필요해지자 세그멘툼 솔라 전역의 주둔지는 병사 공급을 위해 병력을 빼앗겼고 충성스럽게 남은 행성들에게 요구하는 십일조는 증대되었으니 호루스의 맹공격을 직면한 상황에서 더 많은 행성이 반란을 일으킬 위험은 감수할 만하다고 여겨졌다. 가리우스가 호루스의 옛 왕좌에 앉아 통치하는 크토니아의 충성파 군세는 테라의 새로운 요구로 인해 임페리얼 피스트의 일개 증강 중대와 인근 네크로문다 Necromunda에서 온 몇몇 경보병 코호트에 불과한 수준으로 축소된다. 이건 크토니아의 미궁 같은 지하 터널에 도사린 선 오브 호루스를 간신히 막아낼 수 있는 정도였고, 그들의 습격은 끊임없는 위협이 되어 크토니아의 자랑스러운 백성들을 재교육하는 작업을 방해하였다. 지하 세계에서 강제로 끌려 올라온 사람들은 반쯤 작동하는 반역자의 관문과 그 발치에 놓인 광활한 빈민가에 거주하게 되었고, 지하 세계는 반란 분자와 범죄자, 선 오브 호루스의 소굴이자 임페리얼 피스트가 아무런 권위를 갖지 못하는 터널 미로가 되어 버렸다.



가리우스는 줄어드는 주둔군을 강화하기 위해 크토니아의 호전적인 주민 중 가장 적합한 사람들을 빠르게 징병하고 전향 세뇌하여 새로운 인덕티 중대들을 구성, 방어를 강화하는 동시에 로갈 돈에게 호루스 헤러시에 쓰일 새로운 병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은 대성전의 베테랑들과는 전혀 다른 기질을 지닌 스페이스 마린의 부류를 만들어냈고 말이다. 다른 스페이스 마린과 싸우기 위해 징집되고 훈련받은 이 전사들은 군단 전통에 관한 기초 지식이나 본인들의 창조를 명령한 프라이마크에 대한 경외심도 없는, 쓰고 버릴 수 있는 전쟁 병기에 불과했다. 이들은 임페리얼 피스트의 상징색을 무관심하게 입었으며 가리우스는 그들이 선 오브 호루스를 집어삼킨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크토니아 선조들의 오랜 전통과 거리를 두게 주의를 기울였다. 인덕티에게 충성심을 갖게 한 것은 섬광 세뇌요법이었지 VII 군단의 원래 전사들을 서로에게 묶어준 전쟁의 세월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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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토니아에서 양성된 인덕티 대부분은 다른 임페리얼 피스트 중대들로 배치될 것이었다. 이는 크토니아의 방어를 강화하려는 가리우스의 노력을 둔화시켰지만, 운명이 미소 지은 덕분에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었다. 크토니아는 제국 전역의 전투로부터 찾아온 예상치 못한 이익을 몇 차례 얻게 되었으니 말이다. 강하지대 대학살 당시 최악의 사상자를 낸 여러 군단 출신인 소위 섀터드 리전의 몇몇 부대는 크토니아를 은하계의 테라 남쪽 방면 반역파 거점들을 공격하기 위한 기지로 사용하려 했다. 임페리얼 피스트는 심지어 프로스페로 Prospero멸망 이후 행성을 떠나 황제의 자비를 구하고자 했던 싸우전드 선 다섯 번째 펠로우쉽의 잔존 세력을 받기까지 한다. 처음에는 황궁 지하감옥에 수감당했던 이들은 호루스 헤러시의 발발로 속죄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자신의 프라이마크와 마찬가지로 이 이중 배신자들을 신뢰하지 않았던 가리우스는 이들을 맹독 바다 Poison Sea해안의 무너진 고대 등대 파로스 옵스쿠루스 Pharos Obscurus에 수용한 뒤 지하 세계 깊숙한 곳의 선 오브 호루스 주둔군 잔당과 싸우도록 했다.



이들이 크토니아로 향할 마지막 전쟁고아들은 아니게 될 터였으니, 전쟁의 흐름이 반역자들에게 계속 유리하게 바뀌자 새로운 패배가 발생할 때마다 더 많은 절박한 영혼들이 로드 카스텔란 가리우스의 군대에 힘을 실어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탈란이 함락당하고 행성 지표가 반역자 군세의 격노로 영원히 흉터투성이가 되었을 땐 거의 3개 중대의 임페리얼 피스트와 제국군 병력이 싸워서 길을 열어낸 뒤 크토니아로 향하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났고, 도착한 그곳에선 운명론적인 금욕주의로 다음 공격을 기다렸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선 돈이 세그멘툼 솔라 경계를 지키기 위해 일으켜 세운 위대한 포트리스 월드 베타 가몬이 워마스터의 맹공격에 함락되었고, 흩어진 충성파 군대는 세그멘툼 내외의 새로운 피난처로 후퇴하였다. 각 비극은 가리우스와 휘하 전사들에게 호루스 헤러시라는 전설의 뼈대가 될 영웅 행위와 도전의 이야기를 가져다주었다. 전설은 크토니아 지하 세계에 도사리는 반역자들을 막아낸다는 의무로 속박된 그들 없이 쓰이고 있었다. 호루스 헤러시가 최종장을 향해 달려가고 워마스터의 마수가 결국 테라까지 이르렀을 때, 크토니아는 무수히 많은 최후의 항쟁과 학살에서 모여든 전사들로 가득 찼지만 야만적인 전투의 손길은 거의 느끼지 못하는 채였다.



이 단조로운 침체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었으니, 마침내 크토니아로 찾아온 전쟁은 호루스 헤러시의 마지막 수개월 동안 그 모든 끔찍한 분노를 품고 제 몫을 거두려 하였다.





+ 개인 번역 모음집


+ 갑자기 네크로문다 등장


+ 상당한 수의 크토니아 출신 인덕티가 행성 외부의 다른 중대로 배치되었다는 걸 보면 크토니안 임페리얼 피스트가 테라 공성전에 참여한다거나 스코어링까지 살아남는 것도 가능한 영역이네


+ 다음 내용은 참전 세력 정리인데, 이건 결이 좀 다른 얘기기도 하고 분량 문제도 있고 그래서 따로 빼서 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