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겐스 메카니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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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후일, 역사는 화성 내전에서 최초의 공격을 받은 것이 시누스 사바이우스 지역의 메들러 크레이터-Mädler crater 내에 공장을 가졌던 마티아스 케프라 마고스-Magos Mattias Kefra였노라고 기록하고 있다. 레기오 마그나-Magna Legion의 타이탄들이 노아키스-Noachis 남부 지방으로부터 출격해, 단 몇 분만에 케프라의 공장 문들을 부숴 버렸다.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과 검정색으로 칠해지고, 타오르는 뿔난 해골 장치들로 장식된 타이탄들이 울부짖으며, 높은 크레이터 벽 안에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 발 아래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짓밟고, 수천 년간 축적되어 온 지혜를 성난 불길 속에 파괴시켜 버렸다.
방대한 도서관들이 불타고, 솔라 가드 방위군-Solar Guard에 보급하는 무기 공방들도 녹아 내려 슬래그로 변했다. 무차별 학살은 그날 밤 내내 이어졌다. 마그나 군단이 부는 뿔나팔 소리가 원시 야만인들이 내지르는 격세유전적 비명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보다 북쪽의 아라비아 지역-Arabian region에서는 카시니 크레이터-Cassini crater 내에 위치한 아호텝 하이 마고스-High Magos Ahotep의 거대 엔진 제조장이, 나일로 시르티스-Nilo Syrtis의 고립된 봉우리와 메사들 속에 몰래 숨겨진 원자폭탄 사일로들로부터 발사된 일백 발의 미사일들에 얻어맞았다. 금지된 병기들이 일으킨 대폭발이 지름 415 킬로미터의 크레이터 안을 핵폭발의 불꽃으로 가득 채우고, 마그마 섞인 버섯구름들이 서로 겹쳐지며 하늘로 거의 70 킬로미터 가까이 솟아 올랐다.
이전까지만 해도 그저 격론의 주제일 뿐이었던 루나이 팔루스와 아르카디아 지방 사이의 경계선에서도, 죽음의 추적자 군단의 울리히 프린켑스가 타이탄들을 풀어 막센 블레디그가 이끄는 죽음의 화살 군단의 요새를 공격하면서, 노골적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기습 당한 죽음의 화살 군단은 전투가 시작된지 한 시간만에 19대의 타이탄들을 잃었고, 결국 보레움해(海)-Mare Boreum의 얼어붙은 황야로 후퇴해, 올림피아 운다이-Olympia Undae 사구 지대에 피신하려 했다. 죽음의 화살 군단의 지원 요청에는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으니, 전쟁의 역병이 타오르는 불길과 함께 행성 전역으로 번지면서, 화성 전체가 갈기갈기 찢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타바스카 계곡-Athabasca Valles 안에서 레기오 이그나툼-Legio Ignatum의 타이탄들과 불타는 별 군단-the Burning Stars의 타이탄들이 과거, 붉은 행성의 고대에 있었던 대홍수로 인해 형성된 눈물 방울 모양 지형을 따라 잔혹한 근접전을 벌였다. 어느 쪽 군단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또 어느 쪽 군단도 승리를 거둘 수 없었으니, 결국 하룻밤에 걸친 품위 없는 난타전 끝에 두 군단 모두 후퇴하여 각자의 상처를 가다듬었다.
사납게 울부짖는 뒤틀린 스키타리들과 기괴하게 변형된 무장 서비터들의 군대가 올림푸스산의 기가스 고랑 지대 서브-하이브들로부터 쏟아져 나와, 이플루비엔 맥시멀의 크레이터 공장들에 공격을 가했다. 미리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던 맥시멀의 군대는 공격자들의 제1파를 물리치는 데에 성공했지만, 결국 맥시멀의 공장은 단 몇 시간 만에 포위당하고 말았다. 제조장관이 지닌 가장 어둡고도 잔혹한 무기 공방 깊숙이에서부터 흉측한 생명을 부여 받은 불경스러운 오르디나투스 병기들과, 뒤틀린 전쟁 병기들이 맥시멀의 공장을 상대로 공성전을 벌였다.
하지만 가장 큰 인명 손실이 발생한 곳은 화성의 이스메니우스 호수-Ismenius Lacus 지방으로, 빙하로 완전 밀폐된 루에온 빌나루스 아뎁트-Adept Rueon Villnarus의 공장들이 돌연변이 생명포식자 바이러스를 담은 공중폭발식 로켓들의 공격을 받은 것이었다. 탐욕스러운 바이러스성 유기체들이 악의적인 환희와 함께 희생자들 사이를 누비면서, 마치 전파 가능한 모든 벡터를 통해 전파되는 것만 같았다. 살포된 바이러스는 직접적인 접촉만으로 폭발에 노출되어 있던 희생자들 수만 명을 단 몇 분만을 죽여 버렸다. 이내 바람에 실린 바이러스가 듀테로닐루스 언덕-Deuteronilus Mensae에 위치한 노동자 거주 구역의 인구 수백만을 3시간에 걸쳐 소멸시킨 것도 모자라, 모종의 사악한 워프-변이를 통해 촉각 네트워크를 통해 퍼져 나가며, 진공-봉인 방벽 뒤에서 자신들은 안전할 것이라 믿었던 사람들조차 감염시켰다. 그리고 그로부터 7시간 뒤, 바이러스들이 마침내 환희하며 스스로를 불태워 사라졌을 즈음에는, 이스메니우스 호수 지방에 살아 있던 모든 것들이 사망했다. 1,400만 인구가 남긴 액체화된 시체들은 녹아 내린 그 자리에서 단단하게 얼어 붙었다.
티레눔해(海)-Mare Tyrrhenum의 허셜 충돌 분지-Herschel impact basin에서는 90만에 달하는 스키타리들과 수호자들이 충돌해 잔혹한 난전을 계속한 끝에, 그들 중 거의 전부가 죽은 뒤에야 전투는 끝이 났다. 그 무의미한 학살극에 승자는 없었고, 그 파괴 행위로 달성된 목적 또한 없었다. 그럼에도 양측 군대는 퇴각하면 잃게 될 것들이 두려워, 계속해서 이 고기 분쇄기 속으로 병력을 갈아 넣고 있었다.
싸움은 화성의 지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붉은 행성을 빛나는 은 띠처럼 둘러싸고 있는 고리형 거대 조선소, 철의 고리 역시 곳곳에서 폭발과 충돌이 퍼지며 진동을 일으켰다. 옥좌에 충성하는 파벌들과, 올림푸스산과 호루스 루퍼칼에 충성을 맹세한 파벌들이, 마치 광신도들처럼 격렬히 충돌을 일으켰다. 배틀플릿 솔라의 군함들이 전장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기계교의 함선들은 철의 고리가 드리운 그림자 아래서 결투를 벌였다. 파괴적인 현측 사격으로 서로를 두들기는 그 모습에 전략이나 생존에 대한 생각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배출된 가스와 시체들이 부서진 선체로부터 흘러 나오고, 상처 입은 함선들이 저궤도 상에서 대기권 아래로 떨어져 파괴되면서, 매 초마다 수천 명의 인명들이 사라져 갔다. 저궤도 상에서 자신을 쫓는 호위함 무리로부터 도주하려 시도했던 메카니쿰 글로리암 호-Mechanicum Gloriam의 엔진이 파괴되고, 그 불타는 잔해가 천둥 치는 화성의 하늘 아래로 곤두박질쳐 행성 지면 위로 떨어져 내렸다.
시도니아 언덕 지방의 축복 받은 알고리즘 바실리카 성전-Basilica of the Blessed Algorithm에서 메카니쿰 글로리암 호가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기술신학자들은 이것이야말로 기계신께서 분노하신 징표라 선언하며, 조작용 팔들과 기계 촉수들을 들어 성스러운 분노의 이적에 찬양을 올렸다. 평화와 적대행위 중단을 요청하는 외침이 화성 전역으로 퍼지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모든 채널에 방송되었다.
그리고 메카니쿰 글로리암 호가 바실리카 성전에 추락함과 동시에, 그 신호는 갑작스럽게 끊어져 버렸다. 신전들과 사원들, 그리고 성유물함들로 이루어진 광대한 복합 단지가 심장 한 번 뛸 사이에 파괴돼 버렸다. 수백만 평방 킬로미터의 대지와, 수십억 명의 신실한 사제들이 폭발에 집어삼켜져 소멸하고, 이성을 부르짖는 마지막 목소리도 그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오직 화성의 대지를 흉하게 더럽히는, 깊고 깊은 크레이터만이 새로 만들어졌을 뿐이었다.
온 화성에서, 기계교가 소유하고 건축한 모든 지역들에서, 고대의 결사들이 광란의 유혈 사태 속에서 스스로를 찢어 발겼다. 그 야만스러움이란, 이전까지 그 어떤 외계 종족도 인류에게 가하지 못한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값을 헤아릴 수 없이 귀중한 지식들이 불타 올랐고, 인류가 고향 행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준 전문 지식들을 보유한 아뎁트들도 비명 지르는 폭도들의 손에 사지가 찢겨나갔다. 이전까지 불멸의 동맹 조약을 맺었던 공장들은 서로가 평생의 원수라도 되는 것마냥 서로 등을 돌렸다.
타오르는 잔해들이 궤도상에서부터 행성 지면으로 떨어져 내렸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화성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했으나, 이제 하늘에는 불의 비가 가득 내리고 있었다. 흡사 이 엄청난 파괴의 광경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데에 하늘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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