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타는 총을 휘둘러 하이라를 향해 발포했지만, 13번째 딸은 더 이상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으며 총알은 화려한 의자 등받이에 구멍을 뚫고 지나갈 뿐이었다.
호를룬은 테이블 아래로 몸을 던졌고, 질반은 서둘러 카모일린 비약 한 병을 더듬더듬 따서 쓴맛 나는 약을 단번에 들이켰다. 니코와 카르타르는 칼을 빼 들고 테이블 위로 뛰어올라 여동생을 찾았다. 피를 뱉으며 망가진 뺨에서 작은 포크를 빼낸 카이리는 부채를 들고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소용돌이치듯 몸을 돌렸다.
하이라는 원래 앉아 있던 식탁 자리 반대편 끝자락의 어둠 속에서 형제자매들을 향한 도전을 외치며 튀어나왔고, 양손에 각각 페이즈 소드와 파워 스피어를 들고 있었다.
다른 트루본들이 무기를 빼 들고 하이라를 향해 돌진했다. 이베타가 다시 발포한 권총은 빗나가선 경호원 한 명을 맞췄고, 그 경호원은 피를 토하며 무릎 꿇으면서도 최선을 다해 눈에 띄지 않으려 하며 죽어갔다.
카르타르가 선두로 돌진했고, 니코는 그가 지나치게 내버려 뒀지만 그러면서 혈식검으로 카르타르를 베는 데 성공한다.
칼에 베인 카르타르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몸을 돌리고는 동생을 향해 페이즈 소드를 휘둘렀다. 검날은 니코의 분절식 갑옷 망토를 관통했지만, 갑옷 아래 받쳐입은 비늘갑은 비늘 하나하나가 에너지로 충전된 굴절장 코팅이 내장되어 있었고 카르타르의 검은 거기에 스파크만 튀길 뿐이었다. 교묘히 몸을 돌려 형을 지나친 니코는 카르타르를 피해 식탁을 뛰어넘어 도주했고 말이다. 카르타르는 그를 쫓아가려 했지만, 독이 퍼지자 발걸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이라로부터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선, 새된 소리를 내지르는 카이리가 동생의 얼굴로 부채를 휘둘러 작은 독성 다트를 쏟아냈다.
카이리에겐 실망스럽게도, 다트는 하이라의 거울 이지스에 달가닥거리며 튕겨 나갔고, 흔들리며 왜곡된 이미지는 다음 순간 이베타의 권총 한 발로 깜빡거리며 사라져 버렸다.
식탁 반대편에선 질반이 출구를 향해 기어가고 있었는데, 피부색이 바닥에 녹아들어 마치 살아있는 타일과 양탄자로 된 생물체가 탈출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에는 진짜 육신으로 된 하이라가 헬모어의 17번째 트루본 아들 위로 불쑥 나타났다. 질반은 몸을 구르며 외투에서 금도금된 은닉용 스텁 건을 꺼냈다. 하이라의 검날은 그가 총을 겨누기도 전에 질반의 두개골을 갈랐고, 선혈이 쏟아져 바닥을 뒤덮었다.
니코는 그림자 속에서 하이라를 향해 돌진하며 독이 든 칼을 목에 겨누고 고함을 질렀다.
하이라는 빙그르르 돌며 치명적인 검날을 드레스 주름에 파묻으며 회피했다.
그녀는 니코의 용비늘 갑옷에 집중했다. 희귀하고 또 불가능할 정도로 값비싼 이 갑옷을 뚫을 수 있는 무기는 거의 없었고, 심지어 하이라가 들고 있는 난해한 위상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었다. 하이라는 니코가 자신을 찌르려고 버둥대는 동안 빙빙 돌면서 풍성한 치마로 그를 묶어버렸다. 거미줄에 걸린 파리 꼴이군, 하이라가 빈정대듯 생각했다.
하이라는 코르셋에서 긴 철사를 뽑아내 니코의 목에 감고 비틀었다.
니코가 죽기까진 시간이 좀 걸렸고, 이베타와 카이리가 긴 정찬용 식탁의 정 반대편에 도착했을 땐 동생의 처절한 마지막 몸부림만 볼 수 있을 뿐이었다. 하이라는 니코를 이베타의 권총과 카이리의 부채를 막는 방패로 조심스럽게 사용하면서도, 오빠에게서 마지막 삶의 찌꺼기를 쥐어짜는 동안 자매들과 눈을 마주치는 건 참을 수가 없었다.
하이라를 향해 저주를 퍼붓는 이베타와 카이리의 눈에는 증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두 사람이 여동생을 깔끔하게 조준하기도 전에 어눌한 울음소리가 그들의 주의를 끌었다. 주위를 둘러본 세 자매는 독에 취해 비틀거리며 그들을 향해 걸어오는 카르타르를 보았다. 카르타르의 얼굴은 꼿꼿이 서 있으려 애쓰느라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걸어오는 도중 어디선가 검을 잃어버렸지만, 그 대신 안전핀을 뽑은 볼텍스 수류탄을 높이 치켜든 채였다.
그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무기를 보자 하이라조차 움찔했고, 그녀는 경비병 중 한 명 이상이 긴장한 채 슬쩍 뒷걸음질 치는 걸 봤다고 확신했다.
이베타는 확실하게 죽어가는 헬모어를 무장 해제할 준비를 하고 남동생을 향해 두 걸음을 길게 내디뎠다. 대단하게도, 그는 잠시간 더 버텨낸 뒤 누나 발치에 쓰러졌고, 수류탄이 카르타르의 손에서 굴러 나왔다.
눈부시게 푸른 빛의 구체가 수류탄 반경 3미터 안의 모든 것을 휩쓸었다. 카르타르와 이베타, 그리고 식탁의 상당 부분이 1초도 안 되는 순간 전부 집어삼켜졌다. 하이라와 카이리는 순수한 공포에 질린 채 소용돌이를 바라보았고, 13번째 딸은 끓어오르는 심연 속에서 그녀의 피를 부르짖는 얼굴들을 봤다고 확신했다. 하늘색 구체에서 굽이치는 덩굴손들이 뻗어 나와 현실을 먹어 치우며 자라나기 시작했다.
공포에 질려 얼어붙은 두 자매는 다가오는 소용돌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소용돌이의 가장자리가 그들을 덮치기 직전, 방의 돔을 가로지르는 공감각적 댐퍼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이브 설계자들이 스파이어의 상부 구조물에 거미줄처럼 새겨 넣은 비전적 상징들은 육망성 액막이로 된 미로였으며 워프 에너지에는 상극 anathema인 존재였다. 워프 소용돌이는 액막이의 보호 아래 깜박거리다 갑자기 그쳐 버렸고, 공기 중에는 마른 피와 오래된 뼈 같은 냄새만이 남았다.
하이라와 카이리는 잠시 숨을 고르며 공통된 공포가 가라앉기를 기다렸지만, 이 순간은 오래가지는 못하였다.
카이리가 치명적인 8자 모양으로 부채를 휘두르며 동생에게 돌진했다. 다트가 날아들었고, 몇 개는 하이라의 드레스 주름에 걸렸으며 다른 몇몇은 갑옷을 가볍게 울리며 퉁겨졌다. 하지만 소수의 다트는 살을 파고들었고 하이라는 타오로듯 몸에 퍼져나가는 맹독에 욕지거리를 내뱉었지만 해독제로 가득 찬 주사기가 재빨리 작동해 혈액 속 독의 효과를 씻어냈다. 독보다 더 골치 아픈 문제는 카이리가 뿌린 사이코패마일 향수였다. 하이라는 자신이 언니를 죽이고 싶어 함을 알면서도 언니를 보거나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밀려오는 애정의 물결에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런 강박관념이 없는 카이리는 조금씩 13번째 딸을 지치게 만드는 중이었고 말이다.
갑자기 카이리가 굳어버리면서 고기 타는 냄새가 하이라의 콧속을 덮쳤다. 카이리는 줄이 잘린 마리오네트처럼 치마와 흘러내리는 드레스 더미 속으로 쓰러져버렸다. 그녀가 쓰러지자, 아직도 손으로 디지 레이저를 뻗은 채 동그란 얼굴에 공포로 질린 표정을 지은 호를룬이 카이리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호를룬의 표정에선 그가 하이라를 쏘려고 했다는 게 분명히 드러났다.
하이라는 미소를 지으며 창을 들어 올렸다.
비틀거리며 몸을 돌린 호를룬이 문을 향해 달려갔다. 하이라는 오빠가 문턱에 거의 다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창을 던졌다. 창은 호를룬의 등에 정면으로 박혔고, 그는 몇 걸음 더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다가 앞쪽으로 엎어진 뒤 움직이지 않았다.
식탁의 상석에 놓인 자리로 걸어가 앉은 하이라는 주변의 살육을 바라보며 평화와 고요를 즐겼다.
스파이어 암시장
Spire Black Market
스파이어에 있는 엄청난 부는 귀족 주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거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네크로문다처럼 잔인하고 위험한 행성에서는 암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맞춤 제작된 검, 행성 밖에서 들여온 난해한 무기와 교묘한 방어용 워기어인 경우가 많다. 이런 제작물은 본디 절대로 스파이어 밖으로 반출될 게 아니었지만, 때로는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 진품이 언더하이브 갱단 지도자의 손에 들어가기도 한다.
아케오 결투 피스톨 120 희귀
갈고리 깃털 부채 80 불법
카모일린 비약 75 불법
디지멀티 레이저 100 희귀
용비늘 갑옷 250 불법
혈식검 150 불법
거울 이지스 125 불법
싸이코패마일 페로몬 150 불법
볼텍스 수류탄 500 불법
아케오 결투 피스톨: 분쇄, 찢어발기기, 부무장
Archeo Duelling Pistol
잃어버린 시대의 유물인 아케오 결투 피스톨은 적에게 진지한 위협을 가할 무기라기보단 고대의 흑색화약 무장과 더 비슷하게 생겼다. 한 발로도 앰봇을 쓰러뜨릴 위력이지만 말이다.
갈고리 깃털 부채: 난투, 독소, 만능 도구
Barbed Flabellum
부채는 스파이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으로 많은 귀족 여성의 애장품이다. 이국적인 제노스 깃털과 희귀한 직물로 알록달록하게 장식된 갈고리 깃털 부채는 어지러울 정도로 눈부시지만 동시에 살인적인 독소 다트로 가득하다.
카모일린 비약
Camoelean
최고의 에셔 키미스트들이 만들어 낸 카모일린 비약은 음용자의 표피층에 작용해 거의 완벽한 수준의 위장을 만들어주며, 위장은 특히 사용자가 완벽한 부동 상태를 유지하거나 거추장스러운 무거운 무기나 보호구가 없을 때 더 잘 작용한다.
디지멀티 레이저: 디지털, 멜타, 단발, 만능 도구
비교적 ‘흔한’ 디지레이저의 한 별형인 디지멀티 레이저는 플라즈마, 멜타, 라스 에너지의 위력을 한 방의 파괴적인 광선으로 합친 무장이다. 오직 한 발뿐일지는 몰라도, 보통 사용자에겐 그 한 발만으로 충분하다.
용비늘 갑옷
Draconic Scales
컨버전 필드 기술의 희귀한 견본인 용비늘 갑옷은 바디슈트 안에 층을 이룬 수십 개의 자그마한 에너지장을 내장한 물건이다. 보통 갑옷 안쪽에 받쳐 입는 용비늘은 관통력을 무로 돌려 대다수 무장에 면역이다.
혈식검: 혈식자, 난투, 독소
Haemophagic Blade
헬모어 경의 무기고에서 나오는 병기 중 상대적으로 더 끔찍한 부류에 속하는 혈식검은 원하는 목표물의 혈액으로 자극되어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맞춤 제작되어 강력하고 전적으로 치명적인 신경독을 만들어 낸다.
거울 이지스
Mirror Aegis
거울 이지스는 스파이어 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귀족적 속임수의 전형이다. 거울 이지스가 만드는 장은 근처에 착용자와 똑 닮은 화상을 투영해 적을 꾀어내거나 놈들이 등을 돌려 착용자가 타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싸이코패마일 페로몬
Psychofamile Pheromon
번드르르한 스파이어 홀들을 채우는 많은 향수와 인센스, 아로마는 향을 맡는 사람의 감정이나 정신에 영향을 주도록 제작된다. 싸이코패마일 페로몬은 가깝게 다가온 자들이 사용자를 사랑하는 사람처럼 바라보도록 작용하며, 이는 보통 사용자가 그 사람의 가슴에 칼을 박아넣기 직전에 일어난다.
볼텍스 수류탄: 폭발, 제한, 단발, 볼텍스
Vortex Grenade
끔찍한 고대의 무기인 볼텍스 수류탄은 말 그대로 현실에 구멍을 찢어발기는 병기이다. 일단 틈이 터지고 나면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으니, 때로는 틈이 그냥 붕괴하기도, 때로는 자라기도 하며 이따금 제 나름의 자각을 가지기도 한다.
남들 사이버펑크 찍고있을때 쟤넨 얼불노 찍고있네
뭐야 의외로 뭐 계략이나 압도적인 무력 같은게 아니라 아몰랑 개전해서 운빨로 이긴거였네
그러게 ㅋㅋ
몇개는 기계교에서 눈 뒤집어질 물건들인데 ㅋㅋ
뭐 머단한 게 아니고 그저 운빨 원툴이었던 거임?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241566
원래도 잘 싸우긴 하는데 마지막에 운으로 이긴 건 좀 허무하긴 하지 ㅋㅋㅋㅋ 작가가 생각하기 귀찮았나봄
아, 싸우기는 잘 싸우네
아니 씹 다죽여버리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