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그림이 페러스에게 예술을 물었다. 페러스가 답하였다.
"사용하기에 지장이 없으면 그것으로 전부일세."
"잘 모르겠군. 좀 더 자세히 말해보는게 어떤가?"
"허허. 쓰기에 지장이 없고 기능적으로 해가 되지 않는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아니, 대관절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고르곤? 시청언동(視聽言動)이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각이며 행위인데, 생활의 모든 것이 기능으로 화할 수 없거늘, 그리 된다면 인간의 행위가 지나치게 속박되지 않겠나?"
그러자 페러스는 역정을 내었다.
"그건 그들의 몫인데 내가 무엇을 걱정하랴!"
그 때, 펄그림은 싱긋이 웃으며, 말하였다.
"예술의 초성은 ㅇㅅ으로 야스와 같지 않나. 메두사의 고르곤은 그걸 모르나보군"
"...그게 무슨 소리인가?"
"진짜 ㅇㅅ를 고르곤께 선보여야겠군."
"무, 무슨 짓이냐?"
펄그림은 그 가냘픈 몸에서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안 되는 힘으로 페러스를 제압하고 페러스의 아랫도리를 벗겨버린 후, 벽으로 밀어붙였다.
"좀 아플거다"
펄그림은 자신도 아랫도리를 벗은 후, 전광석화와 같이 페러스의 엉덩이로 전진하였다.
"허, 허억..."
페러스의 아픈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펄그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게 ㅇㅅ지 쿸쿠루삥뽕!"
‘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 틴틴틴틴틴틴틴틴틴틴!’
마침 주변에는 다른 형제들도 없었다. 라이온은 사냥이라도 하러 간 모양이고, 돈은 벽돌이나 쌓으러 간 모양. 덕분에 방 안에는 마찰음과 신음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 이놈. 형제를 범하는 것이 얼마나 중죄인지를 모른단 말이냐? 으응, 으응..."
페러스는 펄그림에게 당하면서도 이를 갈면서 부르짖었다.
‘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 틴틴틴틴틴틴틴틴틴틴!’
펄그림은 열심히 허리를 움직여 댔다. 페러스는 더 이상의 반항을 하지 않았다. 다만 신음소리만 낼 따름이었다.
"흐이이잉! 이잉! 잉!... 페니키안! 페니키안!!!!‘
신음소리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마치 폭탄이 터진 듯 두사람 웃도리가 팡 터져 찢겨나갔다.
"아까까지의 당당함은 어디 갔나? 역시 고르곤도 별 수 없는 음탕한 인간에 불과했군!"
페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뿍짝, 틴틴틴틴틴틴틴틴틴틴!’
"하악, 하악, 하악... 아아, 아아..."
페러스의 입에서는 하염없는 신음만 나오고 있었다. 이제는 기운도 빠진 듯, 두 손은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흐흐흐. 이제 때가 된...윽 듯 하군. 나도 이젠 더 못 견디겠...으, 으윽...!"
"허, 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페러스의 외마디 비명이 방을 메웠다.
한참 뒤,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본 페러스는 깜짝 놀랐다. 펄그림은 얼굴이 새파래진 채 죽어 있었던 것이다.
펄그림의 장례를 치를 때가 되자, 페러스는 전례없이 통곡하였다. 그러나, 엠퍼러스 칠드런의 전례관이 펄그림의 수레를 평소 하던대로 장식하겠노라 청하였으나 페러스는 거절하였다. 프라이마크라도 죽은 뒤엔 그저 묻힐 땅이면 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렀다. 말카도르가 페러스를 불러 물었다.
"그대는 그대 형제 중 누구를 가장 아꼈는가?"
페러스는 약간 인상이 일그러지더니 뒤에 있는 클랜 라우칸을 돌아 본 후, 겨우 답하였다.
"펄그림였지요. 하지만 불행하게도 단명해 죽었습니다. 지금은 없습니다."
페러스가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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