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마그누스의 우행(愚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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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최초의 살인]
[갈증]
[기아]
한 잊혀진 시대에서, 두 인간이 울부짖고 있다. 살해한 자의 울부짖음은 살해당한 자의 비명과 화음을 이루었다. 인류가 여전히 불의 정령을 두려워하며 거짓 신들에게 내일 해가 뜨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리던 이 최초의 시대에, 한 형제 사이에서 벌어진 살인행위는 그 시대의 가장 흉악한 행위였다.
핏자국이 남자의 얼굴을 물들였 듯이, 남자가 꽉 그러쥐고 있는 창을, 그리고 그 형제의 시체 아래에 깔린 바위를 물들이고 있다. 상처부위로부터 액체가 뿜어져 나오며 내음을 풍겼다. 남자는 터럭 난 피부 위에 튄 피의 온기를 느끼며, 형제의 혈관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붉은 포도주를 맛보았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금속과, 아직 보지 못한 바다의 맛이 느껴졌다. 흘러나온 생명의 뜨거운 소금기가 혀를 불태우고, 남자는 불가능하리만치 명확하게 그것을 깨달았다.
그가 최초였다.
끔찍한 도마뱀 괴물들로부터 온혈 포유류로 이어지는 계승의 천 겹 길 속에서 탄생한 수많은 존재들 중 하나인 인류는 늘 살아남기 위해 투쟁해왔다. 심지어는 그들이 등 굽은 유인원이었을 때에도, 그리고 야만적인 원생 인류였을 때에도 인류는 맨주먹과 이빨, 그리고 바위로 서로간에 사소하고도 초라한 전쟁을 벌여오곤 했었다.
그러나 이 남자야말로 최초였다. 최초로 증오를 품은 자도, 최초로 무언가를 죽인 자도 아닌, 최초로 냉혹하게 생명을 앗아간 자였다. 그가 바로 최초의 살인자였다.
죽어가는 형제는 남자를 붙잡기 위해 손을 휘적였고, 더러운 갈퀴 손톱이 땀 범벅이 된 남자의 피부를 할퀴었다. 그것은 자비를 구하기 위함인가, 복수를 구하기 위함인가? 분노에 휩싸인 남자는 알지도 못했고, 거기에 개의치도 않았다. 남자는 점점 단단해져가는 고깃덩어리 속으로 목창을 더 깊이 찔러 넣었고, 창끝은 그 뼈를 긁고 지나갔다. 그럼에도 형제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남자는 울부짖고 있었다.
첫 살인자의 비명소리는 현실의 장막을 가르고 들어가며, 현실과 비현실을 가로질러 두 세계에서 동일한 크기로 울려 퍼졌다.
워프 속에 도사리고 있는 존재들에게 있어, 그것은 인류가 부를 수 있는 가장 감미로운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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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막 뒤편에서, 그 비명소리는 무한히 다양한 형태를 지닌 소란스러운 존재들에게 잔치를 벌여주었다. 물질 우주를 냉혹히 다스리고 있는 나약한 물리법칙들은 이곳에서는 아무런 힘도 지니지 못했다. 이곳, 현실을 구속하는 법칙들이 각기 다른 허구 속에서 무너져 내리고, 시간 그 자체가 죽음으로 향해 가는 이곳에서는.
비명소리는 계속해서 떨어져 내리며, 끝나지 않는 폭풍 속에서 부딪치고, 녹아 내리고, 또 그 형태를 바뀌었다. 비명은 파열되어 갈라져 나가며, 아직 울려 퍼지지 않은 또 다른 비명소리들의 폭우로 변하였다. 비명의 호우는 비명 지르는 귀신들의 불꽃 몸뚱아리에 구멍을 뚫고, 길을 잃고 버려진 영혼들에게 고통을 더하였다. 2만 6천 년 전 인간이 만들어낸 치료제에 멸종된 질병을 가르고 지나갔다.
그러고도 비명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또 이어졌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순간들과, 영원의 절반이 지나기까진 일어나지 않을 순간들과 계속해서 부딪쳤다. 테라 최초의 생명체가 물을 내뿜고, 최초로 그 폐 속 가득 공기를 그러모았던 그 때의 사건들과 마모되었다.
장막 뒤편에는 언제도, 그때도 없었다. 모든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무한한 악의의 조류 속에서, 모든 것은 항상, 그리고 영원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다.
그 악의 어린 암흑 속에 빛이 비추었다. 어둠을 더 가까이로 불러모으는 지각의 빛이. 주변의 힘들이 가볍게 건드릴 때마다 그 빛들은 밝게 타올랐다가 쉬익, 하고 새된 소리를 내고, 또 녹아 내렸다. 꿈과 기억들은 형태를 이루었다가, 무(無) 안에서 나타난 발톱과 턱에 찢겨 산산조각 나곤 하였다.
비명소리는 인간의 입으로 읊조려질 모든 증오의 속삭임들과, 인간의 마음이 떠올릴 모든 증오의 상념들 사이로 계속해서 추락하였다. 우주 여행이라는 경이에 도달하기 이전에 사라지고 말, 죽어가는 문명의 하늘 위로 내리치는 번개처럼 지직거렸다. 수천년 전 먼지로 변한 문명의 유골, 돌로 된 도시처럼 무너졌다.
숨결과 소리로 창조된 그 순간부터, 비명소리는 산성 띈 무(無)로, 그 뒤에는 분노와 불꽃으로 바뀌었다. 비명소리는 타오르는 기억이 되었고, 찢어지는 속삭임이 되었으며, 또 피 흘리는 예언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름이 되었다. 그 어떤 종의 생명의 언어로도, 산 자와 죽은 자, 그 모두의 언어로도 그 어떤 의미도 지니지 않는 그런 이름이. 그 이름은 오직 인류가 그 마지막 숨을 내뱉는 순간에, 그들의 영혼이 하나의 영역과 그 다음의 영역 사이에 갇히게 되는 그 귀중하고도 무시무시한 순간에 떠올리다가 끊어질 생각 속에서만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었다.
그 생명체, 반역의 순간에 반역한 영혼의 차가운 분노 속에서 탄생한 한 악마의 이름. 그 이름은 그 행위 그 자체였다. 첫 살인과, 그 뒤에 줄사다리처럼 줄줄이 뒤따라올 죽음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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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는 새된 비명소리와 함께 워프를 가로지르며, 그 여정 중에 마주치는 모든 인간들의 정신에 접촉하였다.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자, 오래전에 죽은 자로부터,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까지 그 모두의 정신에. 악마는 인류라는 종 그 자체에 그 운명이 묶여 있었다. 모든 남자와 여자, 아이들까지 악마가 자신들을 어루만지는 그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악마의 이름을 알지 못하더라도, 모든 인류는 그 피와 뼛속 깊숙이까지 악마와 그 태고의 관계로 가깝게 속박되어 있었다.
인류의 수많은 시대 속에서, 수십억에 달하는 인간들은 꿈결에 뒤척이며, 시간의 안개 너머에서 탄생한 생명체의 원치 않는 손길에 몸을 비틀었다.
그중 수백만의 인간들은 잠에서 깨어나, 진흙으로 지은 오두막을, 궁궐 같은 침실을, 주거 복합단지를, 인류가 수천 년의 세월과 백만 개의 세계에서 스스로를 위해 지어 올린 수없이 다양한 건축물들을 가득 채운 어둠 속을 응시하였다.
그리고 그들 중 단 한 명, 테라에서 잠들어 있던 자가 깨어나, 자신의 무기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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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 번역하면서 대가리 깨지는 줄 알았다. 워프 특유의 형이상학적이고 기묘한 묘사들이 정말.... 말이 되게 번역하느라고 머리 겁나 굴렸음.
여러분, 카오스가 이렇게 위험합니다. 그냥 정상적인 물질세계에 감사하세요.
그런데 동족 살해는 동물들 사이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인데. 인류가 엄청 특별한 존재임?
인간이 스스로 인간이라는 지적생명체적 자아정체성을 확립한 시점에 일어난 첫 동족 살인이니까?
인류가 서로한테 과일던지고 똥던지고 한 이래로 동물적 본능이 아닌 자의식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살인한게 첫번째라는것에 의의를 두는걸까...
인류 이전에 엘다가 있었는데. 걔네는 뭐 없었음? 인류보다 워프에 미치는 영향이 더 많았으면 많았지 적진 않았을거 같은데
초기에는 워프는 나름 깨끗했다고도 하니까.
그렇다기 보단 저거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오마쥬 따온 거라
소설 번역이야말로 진정한 시험이긴 하지 ㅋㅋ 잘보겠음.
ㅊㅊ
드디어 시작이군.. 잘 보겟다능~~
ADB의 번역된 소설을 보면서 느끼는건데 이 인간은 글은 참 잘 써
ㄱㅅㄱㅅㄱㅅㄱㅅ - dc App
서양애들이 만날 소설마다 얘기하는 원죄론이지. 전형적 클리셰
마오맨 번역이라니 ㅠㅡ 흙흙 감사합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