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내용: 일행은 렐름게이트로 향하는 과정에서 샤이쉬에 발을 들인다. 배틀스미스 브로두르는 고트렉이 혼자 산책을 나가는 모습을 보고 몰래 미행한다. 그리고 브로두르는 고트렉이 아닌 다른 이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오늘 밤에 올 줄 몰랐어'
한 명이 말했다.
'딱히 할 게 없었거든'
브로두르는 즉시 고트렉의 목소리임을 눈치챘다.
'8개의 세계가 있다는 군. 하지만 그 많은 세계 중에 조금이라도 괜찮은 맥주가 있는 곳은 없는 건가?'
한숨소리.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버그만 맥주 한 잔만 있었으면. 그게 비어들링이 내놓은 것일지라도 말이야'
'스노리가 기억하기에 고트렉은 과거에 한번 그랬던 적이 있었어'
'어차피 죽일 놈이었어. 던전의 술통들은 보너스였고'
바람 속에 눈매를 좁히며 수염을 꽉 끌어안은 브로두르는 고트렉의 모습이 보일 때까지 벌벌 떨며 움직였다. 슬레이어는 다리를 꼰 채로 부빙에 위에 있었다. 그는 브로두르가 있는 방향에서 등을 돌리고 있었고, 문신투성이의 피부는 냉기에 닭살이 돋아 있었지만, 둠시커는 브로두르처럼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의 수염과 볏이 바람에 휘날렸다.
'또 다른 눈을 잃었네'
다른 듀아딘이 말했다.
'스노리가 또 멋진 싸움을 놓쳤나 봐'
슬레이어는 수염을 매만졌다.
'우리 더 나은 싸움도 벌였었는데'
'빈말하네'
브로두르는 고트렉과 대화하고 있는 듀아딘을 살폈다. 듀아딘은 슬레이어보다 더 크고 훨씬 거칠어 보였다. 그의 다리 한 쪽의 무릎 아래는 강철 덩어리가 달려 있었다. 얼굴은 수없이 뭉개지고, 찢어지고, 터진 꼴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쩌면 그래서 인지도 모르지만, 듀아딘의 표정은 마치 카라그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받고 꽃을 처음으로 본 것처럼 밝았다. 그의 몸은 고트렉과 유사한 문신이 새겨져 있었고, 수염도 비슷한 형태의 주황색이었다.
브로두르는 그들이 같은 디포제스드 클랜 출신인지가 궁금했다. 어쩌면 같은 혈족일지도? 어떠한 본능이 브로두르로 하여금 계속 몸을 숨긴 채 더는 다가가지 말라 말하고 있었다. 슬레이어는 틀림없이 미행한 것에 대해 고약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스노리는 어떻게 반응할지도 감이 잡히질 않았다. 만약 스노리와 고트렉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존재한다면, 브로두르는 거기에 폭력성을 예상할 수 있었다. 허나 그는 떠나고 싶지도 않았다. 그가 분명히 아는 것은 슬레이어가 샤이쉬의 피요르드에서 만나게 된 듀아딘은 육신과 피를 지닌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어떻게 항상 내가 어디에 있을 지를 아는 거지?'
고트렉이 말했다.
'스노리도 몰라'
'넌 멍청이야, 스노리 노즈바이터'
두 듀아딘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서로 매일 마주치는 오랜 친구와 같은 친숙함이었다. 스노리는 위를 바라보더니 폭풍이 몰아치는 하늘로 영혼 줄기의 먼지들이 휘날리는 모습에 어린아이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지켜보던 브로두르는 살짝 몸을 떨었다. 그의 발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 둘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수 있는 거지?'
'주위에 다른 이들은 본 적 없겠지? 울리카? 맥스? 그 미친 놈 마카이슨도?'
'스노리는 맥스와 울리카는 한번 봤던 것 같아. 둘이 같이 있었어. 오래 전. 아마 파티를 했나 봐? 스노리는 잘 기억이 안 나. 더 이상 파티는 없어. 하지만 마카이슨은 못 봤어'
듀아딘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졌다.
'어쩌면 마카이슨이 파티를 열지도?'
'카자드 드렝아지에서 벌써 수 천 년은 흘렀어, 스노리'
'그렇게 느껴지진 않던데'
'그야 내가 네 다리를 잘라낸 후로 넌 15밖에 세지 못하니까 그렇지'
스노리는 큰 미소를 지은 채 고트렉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는 문신투성이 손가락으로 뭉개진 코를 툭툭 건드렸다.
'어차피 스노리는 고트렉이 그들에게 별로 관심없다고 생각했어'
고트렉은 바닥을 응시했다.
'내가 어젯밤에 말해준 마법사 말이야'
'네크로맨서(길잡이 네크로맨서 우탄. 펠릭스의 영혼이 있다고 고트렉에 말해줌)?'
'그래. 처음엔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 세상이 그런 걸 어째. 이제 누구도 옛 방식을 따르지 않아'
'아쉽네'
'아쉽지. 가령 이 '듀아딘'이란 말부터 그래. 대체 어디서 시작된 말이야?'
스노리는 어깨를 으쓱했다.
'스노리 생각에 드워프라는 말도 애초에 우리 말이 아니었던 것 같아. 그냥 제국 인간들이 우릴 부르는 말이었지'
'흠. 내가 익숙해졌나 보군. 아마 인간들 틈에서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거겠지'
'네크로맨서 이야기 하고 있지 않았어?'
슬레이어는 마지못하게 혓바닥으로 볼 안을 훑었다.
'그래. 뭐. 녀석이 말하길 인간(펠릭스)은 여기(샤이쉬)에 없대. 다들 해머할이라 부르는 곳에 있다 하더군'
'들어본 적 없는 곳이야'
'그야 넌 얼간이니까, 스노리'
'아 그렇지. 스노리가 까먹었네'
'그가 해머할에서 지금까지 살아있을 거라 생각하나? 내가 그와 그의 가족을 다시 만나게 해준다는 내 맹세는 여전한가?'
'고트렉이 말하길...'
스노리가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아주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림니르는 죽었을지 몰라도 드워프의 맹세는 신들 자체보다 더 깨지기 어려운 법이야'
'뭐, 젊은 펠릭스는 여기 없었어'
'물어봐야만 했어'
고트렉이 어색하게 목청을 가다듬었다.
'좋아. 그럼'
그는 자리에 일어섰다.
'돌아갈 시간인 것 같군. 이야기꾼은 어제 새벽에 내가 돌아오고 엄청 시끄러웠거든. 또 결혼한 기분이었다니깐'
브로두르는 그의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고트렉이 다시 입을 열기까지 어색한 침묵이 맴돌았다.
'조상들의 전당에 서게 되면, 비요르니(고&펠에 나온 야스쟁이 슬레이어)와 다른 이들에게 내가 지금도 죽음을 쫓고 있다고 전해줘'
'스노리 생각에 다들 기뻐할 거야'
'그래. 그럴테지. 그리고 알잖아...미안한 거'
'스노리도 알아. 그리고 스노리 생각에 스노리는 자격을 얻었어'
'그래. 스노리는 자격을 얻었지. 하지만 그래도 말이야'
'지금 작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스노리는 고트렉이 젊은 펠릭스와 그의 죽음을 찾았으면 해'
듀아딘이 침울해졌다.
'스노리는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 지 모르겠어'
'왜?'
'고트렉은 내일 마법 문을 찾을 거야'
'렐름게이트 말하는 거야?'
'맞아!'
덩치 큰 듀아딘이 머리를 긁적였다.
'뭔가 있었어. 스노리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불에 타는 문 같은 게 있었어. 그리고 신이 되려고 했던 늙은 켐리 리치도 있었던 것 같고'
'나가쉬 말이야?'
브로두르는 아무렇지도 않게 입 밖으로 나온 이름에 몸을 떨었다. 그는 주위로 휘몰아치는 바람을 살폈다. 하지만 피요르드의 영혼들이 그의 말을 들었을 지라도 아직 그들의 주인에게 이를 전하지 않은 듯 했다.
'맞아'
스노리가 활기차게 말했다.
'그거 말이야'
'녀석이 뭐?'
'스노리는...기억이 안나'
'참 도움이 되어줘서 고맙네 스노리. 옛날 같구만. 회색 군주에 대해선 모르고?'
'회색 뭐?'
'아무것도 아니야. 잊어버려. 그 놈이랑 만난 적 없는 거지?'
대화가 끝을 향해가는 것을 감지하고 자신이 이미 슬레이어의 분노를 충분히 일으켰음을 안 브로두르는 몸을 돌려 배로 돌아갔다.
이미 슬레이어의 분노를 일으켰음을 알았단건 고트렉은 브로두르를 이미 눈치채고 있었던건가
ㄴㄴ. 설명충+그림니르 언급 이런 걸로 고트렉에게 밉보임
스노리와의 대화만 들어서는 왜 열받게 했는지 잘 모를거 같은데ㅋㅋㅋㅋ 그전에 계속 언질을 줬는데도 캐치하지 못했던건가
계속 '설명충 자제 좀' '그림니르 작작 언급하셈'라고 계속 경고해줬음. 그래서 브로두르도 나름 자제하는데 워낙 골수까지 재림 그림니르라 자꾸 설명충-그림니르 언급해서 혼남
그럼 저 대화로 드디어 알아차렸단게 아니라 그냥 수식하는 말이구나ㅋㅋㅋ 전 내용 설명해줘서 고맙다!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dc App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