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화이트 스카에 대해 뭘 알고 있을까?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아주 조금만 들었을 뿐이다. 그들은 불가해한 존재요, 저 멀리 방랑하는 이들이며, 주변과 가장 동떨어진 군단이다. 밖으로 분출하는 대성전의 난폭한 칼날인 동시에 언제든지 저 깊은 공허로 뛰쳐나가는 자들. 이른바 탕아들, 그녀의 선임자는 그들은 이렇게 칭했다.


그런 그들의 원정에 함께 종군하는 일은 그녀의 경력을 끝맺을 마지막 업무인 동시에 마치 예기치 못한 상대와 혼인을 한 듯 놀라운 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울라노르에서 스카즈의 다음 원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들의 물자 관리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들 옆에서 그녀가 인상 깊게 관찰한 본 것은 바로 전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세와 전투를 마치 즐거운 기예 정도로 다루는 군단원들의 모습이었다. 이는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들 중 할자이란 군단원이 그녀를 친절하게 대했다. 그녀의 부관으로 임명된 그는 그녀가 만나본 모든 이들 중에서 가장 근면하고 쾌활한 인물이었다. 그 외 나머지 부분들은 그녀를 버겁게 했지만 –특히 칸이 그랬다- 그녀의 첫 인상처럼 그들은 매우 재치 있는 자들이었다. 거기다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그들과의 관계에 약간의 진전을 보였다.


그들은 그녀를 수-일리아라 불렀다. 슬기로운 일리아란 뜻이다. 그들의 괴팍한 성정과는 별개로 그들이 그녀를 부르는 호칭은 듣기 나쁘진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예수게이가 그리웠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 스톰시어는 그녀를 사려 깊게 대해주던 인물이었다. 그는 그녀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막대한 원소의 힘을 다루는 대가였지만 그는 언제나 겸손하고 예의를 다했다. 예수게이는 그녀 안에 잠재된 무언가를 발견했고 바로 그 점이 그녀를 스카즈의 험난한 궤도 안으로 끌어들였다. 비록 그가 쿤닥스로 향하는 원정 함대에 동행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었지만 이 원정은 단순한 친목 도모회가 아닌 전쟁이었다.


결국 그녀는 스워드스톰 호의 거대한 기함 안에 자신의 객실 안에서 군단이 보유한 물자의 긴 목록표를 작성하면서 기존의 물자 목록을 합리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들어갔다. 군단원들은 도통 그녀의 말을 귀 기울이지 않았지만 가끔씩은 경청할 때가 있었다. 적어도 그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자신들의 단점을 알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길 원했다.


그녀는 그들의 향상심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점이 일종의 시험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녀는 예전과 같은 엄정함을 조금이나마 풀려 했다. 몇 가지 기억은 잊어버리려 하고 그들과 너무 가까워지지 않으려 했다. 그녀는 그녀의 인생 내내 무미건조한 사람으로 기억되려 했다. 그들은 그녀에게서 배우고, 그녀 역시 그들에게서 배웠다. 그리고 그녀가 그들과의 교류에서 발견한 것은 신경 쓸 것도 많은 만큼 요구 되는 것도 많다는 점이었다. 또한 기억에 남는 점도 많았다.


“어떤 건 포기하고 넘어가야 해,”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특히 스캐터건 추가 징발 요청 문서를 재작성 하고 싶은 욕심이 들 때 더욱 그러했다. “모든 것엔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합의점이 있을 거야. 타협과 관대한 마음으로.”


그녀는 문 쪽에서 낮은 초인종이 울린 것을 들었다.

“들어오세요,” 그녀는 말하면서 보고 있던 계기반에서 머리를 들어 문 쪽을 바라봤다.

할자이 들어오고선 가볍게 예를 갖춰 목례했다.

일리아는 아직까지도 그들이 자신에게 목례하는지 의아스러웠다. 갑옷을 입은 할자이는 그녀 보다 세배는 더 크고, 그 거구에서 풍겨지는 강인함과 그가 갖춘 무력을 생각해보면 어딘가 사리에 맞지 않았다. 다른 초고리스인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근력 강화 시술을 받았다. 그들 특유의 겸양의 미덕은 마치 천성인 듯 했다.

“갑작스런 방문을 이해해주길 바라오, 수,” 그가 말했다. “성가대 쪽 소식을 듣길 바란다고 들었소.”

일리아는 의자의 받침대에 허리를 기댔다. “그렇습니다. 달리 소식은 없었습니까?”

“없었소,” 할자이는 어딘가 어색한 미소를 땐 채 말을 이었다. “그들이 말하길 신호를 받을 수도 보낼 수도 없다고 하오. 백방으로 시도해도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고 하오. 성가대의 여주인이 당신에게 일말의 유감을 전해 달라 그러더이다.”

“그 분 잘못도 아닌데요,” 일리아는 그리 말하면서도 심장 철렁 내려앉았다. “언제부터 그렇다고 하던가요?”

“쿤닥스에 도착하고 나서라고 들었소.”

“우리 여기 꽤 오래 머물렀다고 생각하는데요, 할자이.”

“타르구타이 어르신께서 이르시기를 암전은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오. 또한 본디 워프란 변화무쌍한 곳이라 덧붙이셨소. 언젠가 켈레이모란으로 원정을 나갔을 땐 자그마치 2년 동안 소식이 끊긴 적도 있었지만 그분께선 괘념치 않아 하셨소.”

일리아는 얼굴을 찡그렸다. 화이트 스카는 제국으로부터 연결이 끊기는 것에 무신경했다. 오히려 즐기는 듯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중력과 산소가 끊긴 듯이 불안했다.

“그분께 계속 시도해 달라고 전해주세요. 어쩌면 성계 안에 워프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곳도 있을지도 몰라요.”

할자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단은 해볼 거요. 하지만 그분께선 이따금씩 아무 말도 하시지 않은 적도 있다오.”


일리아는 그녀의 책상을 내려다 봤다. 함대의 물자 분배 상황의 도해가 유리로 만들어진 액정에서 부드럽게 빛나고 있었다. 그 화면에선 전투함대가 넓게 산개하는 장면과 성계 외곽 지역에 몰린 패잔 세력들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이 보였다. 쿤닥스의 저항세력들은 곧 있으면 전멸할 것이고 차후에 그들의 사망 집계가 표준 규범 기록 양식에 근거한 정식 문서 형태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게 그들의 일이 끝나는 대로 바로 다음 임무가 들어올 것이다. 화이트 스카는 쉬지 않고 움직일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여기서 일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어요.” 그녀는 말했다. 반쯤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제가 어찌 하면 테라로부터 새로운 지령을 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의 다음 행보는 어디고요?”

할자이는 웃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수,” 그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언젠가 주어질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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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적인 선택으로 화이트 스카즈를 걍 화이트 스카로 쓰기로 결정함


애당초 지금까지 둘이 똑같은 뜻으로 쓰였는데 굳이 다르게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함.


보면 뭔가 화이트 스카 컨셉이 몽골 유목 민족 + @ 동양적 테이스트 인거 같음


밖에서 볼 때나 문제아들이지 안에서 보면 서로 둥기둥기 잘지낸다는 방증인가


글고 예수게이 이름 추천 점 탈구타이 vs 타르구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