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과, 연약한 살덩이를 얼리었던 매서운 추위가 제법 가신 이래 이전 시대에서 가장 위대했고, 현 시대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이며 앞으로도 가장 위대한 존재가 될 이는 세상 근엄한 태도로 회색빛 시멘트 왕국 아래로 바삐 돌아 보이지 않는 노역의 노예들을 바라본다. 아, 따스라이 내려오는 햇살 아래 축복받아야할 나날이건만 어딜 그리 바삐 가는지 위대한 예언가인 그조차도 알 수 없으리니. 알 필요도 없었고. 알 이유가 없었기에 그는 근엄히 바라만본다. 꺄르르. 낮고 청량하게 울러퍼지는 소녀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전 시간대에 학교란 이름의 감옥을 벗어나 자유인의 날개를 달고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청아한 흔적만을 남긴 채 아지랑 저지랑 어른이들의 찌푸린 얼굴과 대비되는 순수하고, 티없는 얼굴로
NT불R(asiss234)2020-02-04 10:27
사그라진다. 작고, 연약하여 언제라도 없어질 것만 같은 아기장 아기장 타오르려 애쓰는 다녹은 촛불과도 같았다. '그 사내'의 금안은 그러했다. 그가 바라보는 시선은 뭇 사람들과 다른 시선이니, 범인이 나무를 볼 때에 그는 나무가 이르는 숲을 너머 붉게 타오르는 화산의 분노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는 자였다. 일순 그러한 것을 깨닫는다는 건 광기와 마주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정신과 영혼은 가히 견딜 수 없는 처참한 미래였고 백만의 영혼이 고통 속에 아스라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허나, '사내'는 침묵했다. 그래야만 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시기였기에. 앞으로 닥칠 영혼들의 바다가 현실 세계에 그 공포를 드리울 때가 오면 그는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지니. 허나 사내는 침묵했다. 그래야만 하고. 그럴 수
NT불R(asiss234)2020-02-04 10:34
밖에 없는 시기이기에. "아저씨 장사해요?" 둥근 안경을 낀 제법 귀여운 소녀가 말을 걸어온다. 그 모습에 황제는 빙긋 웃어보였다. 잘 다려진 검청색 교복. 아래 짧게 자른 치마는 나름 사회적 반항을 일으키려는 듯 귀여운 반항끼였고 검은색 스타킹 아래로 하얀 양발과 인지도 높은 회사 제품의 로고가 박힌 운동화가 제법 잘 어울리는 소녀였다. 16. 아니, 17쯔음 되겠군. 리프컷으로 자른 단발 머리가 어울리는 소녀였다. 하얗고 가느다란 양 손으로 꾸욱하고 가방끈을 꽉 잡아매고 있는 모습은 또래 소년들의 마음에 불을 지필만큼 예쁜 아이였다. 최소한 사회적 통념의 가치로 바라보자면 그러했고 사내는 그런 거에 관심 없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입가에 피어오르는 미소는 막 장사를 접고 있던 참에 짓는 장사꾼의 접대용
NT불R(asiss234)2020-02-04 10:43
답글
형은.. 3줄 넘어가면 안읽는데.. - dc App
DOKU(reallyluckyme)2020-02-04 10:53
일지는 본인 외엔 모르리라. 그리고, 그는 소녀가 걸어온 질문에 대답 대신 행동으로 표현했다. 제법 날씨가 풀렸다고 하나 여전히 추위가 가시지 않는 세상 위로 무슨 놈의 사람들이 얼음덩이의 이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스스로를 냉기에 휩싸이게 만드는 지 알 도리가 없다. 그가 뚜껑을 열고, 하얀 아이스크림을 퍼다 올리곤 소녀에게 건네준다. 소녀의 피부와도 같은 아이스크림을 집어든 소녀는 두 눈이 동그랗게 떴다. "와! 아저씨 눈 겁나 신기해!" 꽤나 시끄러운 여자아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리 조리 고개를 갸웃 거리며 사내를 대놓고 보는 그 불쾌한 힐끔거림과 품평이 그저 귀찮을 뿐이었다. 사내는 막 장사를 접던 참이었기에 이태원 거리에서 행하는 아이스크림 장난질을 안할 요량으로 그냥 소녀에게 주었건만
NT불R(asiss234)2020-02-04 10:53
이태원 가봐라
dd(122.45)2020-02-04 11:01
오히려 재잘거림이 아이스크림을 햛는 혀 위로부터 빠작 빠작하고 그의 귀에 내리꽂았다. "아저씨 머리카락 안 거슬려요? 겁나 길네 헐. 나보다 겁나 긴데 아저씨. 아 하긴 내 머린 잘랐으니까 뭐. 크크큭. 이렇게 보니 오히려 아저씨 여자 같아 보이는 거 아세요? 겁나 진짜. 근데 아저씨 한국말 할 줄 아세요? 아까부터 말이 없으신데. 한국말 알아 들으라나. 근데 아저씨 원래 눈 원래 그렇게 타고난 거예요?" 재잘 재잘. 재잘 재잘. 재잘 재잘. 시끄러운 게 타고난 계집이다. 고개를 절래 흔들다. "...꽤나 시끄럽구나 소녀야." 그가 입을 열었고, 약간 멍한 표정으로 헤 하고 소녀가 본다. "뭐야 한국말 잘하잖아. 겁나 대박. 생긴 건 중동 아저씨인데. 한국인이에요?" "그건 세상에 존재하는 수백 만 가지의
NT불R(asiss234)2020-02-04 11:03
질문 중에 가장 쓸모 없는 것들에 해당되는군. " 그가 한 손으로 휘이 내저으며 그녀에게 축객령을 내린다. "저리 가거라." 그러나 소녀는, 그가 간이 아이스크림 장사대를 집어넣고 정리가 끝날 때까지 머뭇 거리며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주변을 어슬렁 어슬렁. 폰을 꺼내 톡톡하거나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갔다. 마침내, 정리를 끝낸 그가 주변을 돌아볼 요량으로 고개를 들자 마주하는 건 어색한 미소로 손을 살며시 들어 흔드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귀가하지 않느냐. 네 또래 아이들은 집으로 가는데 말이다." 혹은 끼리끼리 놀러가거나. 그리고 굳이 저러는 이유가 왜인지 알 법도 하다. 소녀는 어깨를 으쓱한다. "같이 놀 친구도 없고, 집에 가면 아무도 없는 걸요." 그런가. 그는 짤막하게 답하곤, 자비라
NT불R(asiss234)2020-02-04 11:17
답글
계속 쓰고 있는거지?
qkdhs(wogjs5950)2020-02-04 11:19
곤 눈꼽도 없는 냉정한 발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하였다. 화들짝 졸래 졸래 쫒아오는 소녀. "아저씨! 같이 가..." 말을 끝내지 못하고 철푸덕. 넘어진다.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린 것이다. 가끔 날림으로 보도 공사를 하는 인부들 덕에 아귀가 맞지 않는 보도블럭이 튀어나와 있곤 하고, 소녀는 재수 없을 뿐이었다. 폰이 깨지고, 소녀의 연약한 무릅에 상처남과 동시에 상의에 덜 먹은 아이스크림이 묻어 소녀에게 비참함을 안겨 주었다. 사슴 같은 눈 위로 그렁 그렁 눈물이 맺히자 마저 길 가려던 '사내'는 한숨과 함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들고 다가간다. "뭣하러 쫒아오느냐. 모르는 사람을 쫒아오려고 하다니. 가정 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나 보군. 학교에선 이런 것도 안 가르쳐 주더냐." 따끔한 질책. 소녀의 고개가 절
NT불R(asiss234)2020-02-04 11:27
답글
터키놈; - dc App
익명(222.104)2020-02-04 11:31
로 숙여진다. 어미 잃은 아기 사슴 모양새에 그는 힐끔대며 지나가는 인파를 제치고 소녀를 제법 한산한 거리의 밴치로 데려다 놓았다. 잠깐의 시간을 양해한 뒤 인근의 편의점에서 밴드와 약품, 같은 스타킹을 사온 그가 자신의 무릅에 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는 소녀의 모습은 아까 그 방정맞게 입을 떠든 소녀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밴치 끝에 앉혀두고, 그가 앉는다. 작은 소녀와 큰 중동인. 장발의 사내와 단발의 소녀. 서로 대비되는 모양새가 부조화스럽다. 하늘 위로, 첨단 문명이 만들어낸 날고자 하는 욕망의 강철 새가 긴 꼬리를 만들며 날아가고, 시멘트로 이루어진 사각의 감옥들이 옹기 종기 나름의 규칙 아래 세상과 세상 사이의 차가운 벽을 만들어낸다. 그 세상 속에 갇힌 꼬마 죄수와 어른 죄수.
NT불R(asiss234)2020-02-04 11:36
"...그냥...솔직히 왜 아저씨 따라가려고 했는지 몰라요." 꼬물 꼬물. 소녀가 입을 연다. 진정된 모양새다. 허나 그는 곁눈질로만 바라본다. 깨진 폰 위로 양 손가락이 맨질 맨질댄다. "...맨날 친구들한테 잘난년 미친년 취급 받고, 학교에 알려봤자 돌아오는 건 '네가 변해볼 생각은 없는거니'와 같은 헛소리에 바쁘다며 다음에 이야기하자는 엄마 아빠 때문에 그런가봐요." 고개는 여전히 바닥을 향해 있었다. 한숨과 함께 그녀는 안경을 벗는다. "공부 잘해봤자 의미 없네요. 친구 하나 없고, 학교나 집은 냉대와 무관심이고. 수학은 질문 있으면 답을 해주는데, 이런 인간 관계엔 정답이 보이지 않네요." 애써 씁쓸한 미소를 짓는 얼굴 위로 제법 어른스런 말투가 나온다. 상황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나보다. 그러나
NT불R(asiss234)2020-02-04 11:44
답글
선생님 제발 이런 명작은 게시글로 적어주십시오
Dd(118.45)2020-02-04 11:52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아저씨 보는 순간 초등학교 때 잠깐 다녔던 교회가 생각나요." 소녀가 잠시 회상한다. "그땐 뭣 모르고 친구 데려오면 라면 파티 한다는 친구 말에 속아 따라갔었는데, 그 때 절 담당하신 분이 예수님과 천국 세상을 이야기 하셨거든요. 음...뭐, 저야 별로 그런 거 관심 없으니 라면 먹고 다신 안 찾아갔지만요." 두 다리가 벤치 아래로 규칙적이고 의미 없는 반 포물선을 그린다. "...근데 공부하느라 우울하고 친구들한테 따돌림 당하느라 힘든 와중에 아저씨를 봤는데 그 때 들었던 이야기와 겹쳐지는 거 있죠? 되게 신기했어요. 크크크." 소녀가 작게 웃는다. "...이런 말 하면 되게 민망한데, 아저씨 천사 같아요. 교회에서 말하던 아기 예수와 천사님 이야기요." 그럼에도, 그는
NT불R(asiss234)2020-02-04 12:18
대꾸하지 않는다. 그녀가 어떤 경험을 하든, 어떤 이야기를 하든 의미 없는것이기에. 과학과 이성으로 점철되야할 세상에 그런 건 의미 없는 것이다. 그러나 소녀는 별다른 대답을 원했던 게 아닌지 자리에서 톡, 하고 일어났다. "아까 스토커처럼 따라가려고 했던 거 사과할게요. 그냥...변덕이라 생각하세요. 그리고 새스타킹이랑 약 발라주신 거 고맙구요. 여기 사례비요." 꾸깃 꾸짓한 코묻은 돈이 소녀의 작은 손 아래에서 드러난다. 그 모양새에, 그는 절레 절레 흔들더니 안쪽 주머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소녀에게 건넸다. 소녀가 의문에 찬 표정으로 바라본다. "...액정 깨진 값이다. 그걸로 수리하거라." 화들짝 놀라는 소녀. "아녀요! 됐어요!" "나에겐 의미 없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두 사람이 옥신 각신 싸
NT불R(asiss234)2020-02-04 12:24
운 끝에야, 소녀의 돈을 건네 받고 봉투를 건네 주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고마워요 아저씨." 그가 표정으로 묻자, "...그냥요! 크크!" 10대 청소년의 마음은 참으로 알다가도 어렵다. 가끔 어른스럽기도, 이유 없는 아이의 생각 없는 철부지 같고, 변덕스런 마음은 참으로 요사스럽다. "...이름이 무엇이냐."소녀가 고개를 들어 사내를 바라본다. "아저씨부터 먼저 알려주세요." "...나는..." 사내의 이름을 듣고 소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 제 이름은 알리시아 도미니카에요." ㅡ 주군이시여. 명하신대로.ㅡ
NT불R(asiss234)2020-02-04 12:29
희뿌연 세상이 사라지고, '그'의 정신이 깨어났다. 속박된 옥좌로부터, 끊임없이 고통이 치솟아 오르며 그 절규에 찬 영혼들이 울부짖었고 광기어린 미소로 이마테리움 너머 거대한 어둠들이 그를 향해 호심탐탐 파고들기 위해 끊임없이 맹도는 것을 느낀다. 허나, 수천 년 이래로 그의 정신은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커스토디안. 만인대. 수천의 영웅과 이름이 새겨진 존재가 여섯 여인들을 데리고 알현 해옴음을 느꼈다. 광기와 잘못된 믿음으로 빗어진 여인들이었다. 없어져야 할 인간의 미신이 빗어낸 종교로부터, 그 짜여진 핏물을 받아 마시는 존재들. 그 역겨운 존재들에, 황제는 입을 열려고 하였다. 하려고 하였다. 그러려고 하였다. 허나 왜인지 머나 먼 과거...인간들의 기억 속에 잊혀진 '2020년'에 있었던 기억
NT불R(asiss234)2020-02-04 12:35
의 파편을 떠올린 이유가 무엇일까. 그 때 행했던 아무런 의미 없는 선행이란 이름과, 전혀 기억할 것이라 여기지 않았던 그 쓸모 없는 망각의 메아리 속에서. 황제는 알 수 없었다. [아저씨 천사 같아요. 교회에서 말하던 아기 예수와 천사님 이야기요.] 희미한 메아리가, 종소리가 울린다. 황제의 정신은 그렇게 느꼈다. 옥좌로부터 흘러나오는 사이킥 파동이 이상함을 감지한 커스토디안이 고개를 든다. "...주군?" 자신의 발치 아래에서 황제는 수만 가지의 예언과 가능성을 점쳐보았다. 이성적인 존재, 그렇기에 감정적일 수 없었다. 가장 냉철하고 의미 없는 행위를 혐오하는 존재는, 그러나 왜인지 모르게 과거의 소녀를 떠올리며 아주 작은 파문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강대한 정신으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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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가다 혼자 10인분은 할것 같은데 ㄷㄷ - dc App
축제에서 떠르키 아이스끄림 파는 중
ㅋㅋㅋㅋ 긔엽네 - dc App
사람의 마음과, 연약한 살덩이를 얼리었던 매서운 추위가 제법 가신 이래 이전 시대에서 가장 위대했고, 현 시대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이며 앞으로도 가장 위대한 존재가 될 이는 세상 근엄한 태도로 회색빛 시멘트 왕국 아래로 바삐 돌아 보이지 않는 노역의 노예들을 바라본다. 아, 따스라이 내려오는 햇살 아래 축복받아야할 나날이건만 어딜 그리 바삐 가는지 위대한 예언가인 그조차도 알 수 없으리니. 알 필요도 없었고. 알 이유가 없었기에 그는 근엄히 바라만본다. 꺄르르. 낮고 청량하게 울러퍼지는 소녀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전 시간대에 학교란 이름의 감옥을 벗어나 자유인의 날개를 달고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청아한 흔적만을 남긴 채 아지랑 저지랑 어른이들의 찌푸린 얼굴과 대비되는 순수하고, 티없는 얼굴로
사그라진다. 작고, 연약하여 언제라도 없어질 것만 같은 아기장 아기장 타오르려 애쓰는 다녹은 촛불과도 같았다. '그 사내'의 금안은 그러했다. 그가 바라보는 시선은 뭇 사람들과 다른 시선이니, 범인이 나무를 볼 때에 그는 나무가 이르는 숲을 너머 붉게 타오르는 화산의 분노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는 자였다. 일순 그러한 것을 깨닫는다는 건 광기와 마주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정신과 영혼은 가히 견딜 수 없는 처참한 미래였고 백만의 영혼이 고통 속에 아스라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허나, '사내'는 침묵했다. 그래야만 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시기였기에. 앞으로 닥칠 영혼들의 바다가 현실 세계에 그 공포를 드리울 때가 오면 그는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지니. 허나 사내는 침묵했다. 그래야만 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시기이기에. "아저씨 장사해요?" 둥근 안경을 낀 제법 귀여운 소녀가 말을 걸어온다. 그 모습에 황제는 빙긋 웃어보였다. 잘 다려진 검청색 교복. 아래 짧게 자른 치마는 나름 사회적 반항을 일으키려는 듯 귀여운 반항끼였고 검은색 스타킹 아래로 하얀 양발과 인지도 높은 회사 제품의 로고가 박힌 운동화가 제법 잘 어울리는 소녀였다. 16. 아니, 17쯔음 되겠군. 리프컷으로 자른 단발 머리가 어울리는 소녀였다. 하얗고 가느다란 양 손으로 꾸욱하고 가방끈을 꽉 잡아매고 있는 모습은 또래 소년들의 마음에 불을 지필만큼 예쁜 아이였다. 최소한 사회적 통념의 가치로 바라보자면 그러했고 사내는 그런 거에 관심 없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입가에 피어오르는 미소는 막 장사를 접고 있던 참에 짓는 장사꾼의 접대용
형은.. 3줄 넘어가면 안읽는데.. - dc App
일지는 본인 외엔 모르리라. 그리고, 그는 소녀가 걸어온 질문에 대답 대신 행동으로 표현했다. 제법 날씨가 풀렸다고 하나 여전히 추위가 가시지 않는 세상 위로 무슨 놈의 사람들이 얼음덩이의 이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스스로를 냉기에 휩싸이게 만드는 지 알 도리가 없다. 그가 뚜껑을 열고, 하얀 아이스크림을 퍼다 올리곤 소녀에게 건네준다. 소녀의 피부와도 같은 아이스크림을 집어든 소녀는 두 눈이 동그랗게 떴다. "와! 아저씨 눈 겁나 신기해!" 꽤나 시끄러운 여자아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리 조리 고개를 갸웃 거리며 사내를 대놓고 보는 그 불쾌한 힐끔거림과 품평이 그저 귀찮을 뿐이었다. 사내는 막 장사를 접던 참이었기에 이태원 거리에서 행하는 아이스크림 장난질을 안할 요량으로 그냥 소녀에게 주었건만
이태원 가봐라
오히려 재잘거림이 아이스크림을 햛는 혀 위로부터 빠작 빠작하고 그의 귀에 내리꽂았다. "아저씨 머리카락 안 거슬려요? 겁나 길네 헐. 나보다 겁나 긴데 아저씨. 아 하긴 내 머린 잘랐으니까 뭐. 크크큭. 이렇게 보니 오히려 아저씨 여자 같아 보이는 거 아세요? 겁나 진짜. 근데 아저씨 한국말 할 줄 아세요? 아까부터 말이 없으신데. 한국말 알아 들으라나. 근데 아저씨 원래 눈 원래 그렇게 타고난 거예요?" 재잘 재잘. 재잘 재잘. 재잘 재잘. 시끄러운 게 타고난 계집이다. 고개를 절래 흔들다. "...꽤나 시끄럽구나 소녀야." 그가 입을 열었고, 약간 멍한 표정으로 헤 하고 소녀가 본다. "뭐야 한국말 잘하잖아. 겁나 대박. 생긴 건 중동 아저씨인데. 한국인이에요?" "그건 세상에 존재하는 수백 만 가지의
질문 중에 가장 쓸모 없는 것들에 해당되는군. " 그가 한 손으로 휘이 내저으며 그녀에게 축객령을 내린다. "저리 가거라." 그러나 소녀는, 그가 간이 아이스크림 장사대를 집어넣고 정리가 끝날 때까지 머뭇 거리며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주변을 어슬렁 어슬렁. 폰을 꺼내 톡톡하거나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갔다. 마침내, 정리를 끝낸 그가 주변을 돌아볼 요량으로 고개를 들자 마주하는 건 어색한 미소로 손을 살며시 들어 흔드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귀가하지 않느냐. 네 또래 아이들은 집으로 가는데 말이다." 혹은 끼리끼리 놀러가거나. 그리고 굳이 저러는 이유가 왜인지 알 법도 하다. 소녀는 어깨를 으쓱한다. "같이 놀 친구도 없고, 집에 가면 아무도 없는 걸요." 그런가. 그는 짤막하게 답하곤, 자비라
계속 쓰고 있는거지?
곤 눈꼽도 없는 냉정한 발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하였다. 화들짝 졸래 졸래 쫒아오는 소녀. "아저씨! 같이 가..." 말을 끝내지 못하고 철푸덕. 넘어진다.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린 것이다. 가끔 날림으로 보도 공사를 하는 인부들 덕에 아귀가 맞지 않는 보도블럭이 튀어나와 있곤 하고, 소녀는 재수 없을 뿐이었다. 폰이 깨지고, 소녀의 연약한 무릅에 상처남과 동시에 상의에 덜 먹은 아이스크림이 묻어 소녀에게 비참함을 안겨 주었다. 사슴 같은 눈 위로 그렁 그렁 눈물이 맺히자 마저 길 가려던 '사내'는 한숨과 함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들고 다가간다. "뭣하러 쫒아오느냐. 모르는 사람을 쫒아오려고 하다니. 가정 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나 보군. 학교에선 이런 것도 안 가르쳐 주더냐." 따끔한 질책. 소녀의 고개가 절
터키놈; - dc App
로 숙여진다. 어미 잃은 아기 사슴 모양새에 그는 힐끔대며 지나가는 인파를 제치고 소녀를 제법 한산한 거리의 밴치로 데려다 놓았다. 잠깐의 시간을 양해한 뒤 인근의 편의점에서 밴드와 약품, 같은 스타킹을 사온 그가 자신의 무릅에 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는 소녀의 모습은 아까 그 방정맞게 입을 떠든 소녀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밴치 끝에 앉혀두고, 그가 앉는다. 작은 소녀와 큰 중동인. 장발의 사내와 단발의 소녀. 서로 대비되는 모양새가 부조화스럽다. 하늘 위로, 첨단 문명이 만들어낸 날고자 하는 욕망의 강철 새가 긴 꼬리를 만들며 날아가고, 시멘트로 이루어진 사각의 감옥들이 옹기 종기 나름의 규칙 아래 세상과 세상 사이의 차가운 벽을 만들어낸다. 그 세상 속에 갇힌 꼬마 죄수와 어른 죄수.
"...그냥...솔직히 왜 아저씨 따라가려고 했는지 몰라요." 꼬물 꼬물. 소녀가 입을 연다. 진정된 모양새다. 허나 그는 곁눈질로만 바라본다. 깨진 폰 위로 양 손가락이 맨질 맨질댄다. "...맨날 친구들한테 잘난년 미친년 취급 받고, 학교에 알려봤자 돌아오는 건 '네가 변해볼 생각은 없는거니'와 같은 헛소리에 바쁘다며 다음에 이야기하자는 엄마 아빠 때문에 그런가봐요." 고개는 여전히 바닥을 향해 있었다. 한숨과 함께 그녀는 안경을 벗는다. "공부 잘해봤자 의미 없네요. 친구 하나 없고, 학교나 집은 냉대와 무관심이고. 수학은 질문 있으면 답을 해주는데, 이런 인간 관계엔 정답이 보이지 않네요." 애써 씁쓸한 미소를 짓는 얼굴 위로 제법 어른스런 말투가 나온다. 상황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나보다. 그러나
선생님 제발 이런 명작은 게시글로 적어주십시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아저씨 보는 순간 초등학교 때 잠깐 다녔던 교회가 생각나요." 소녀가 잠시 회상한다. "그땐 뭣 모르고 친구 데려오면 라면 파티 한다는 친구 말에 속아 따라갔었는데, 그 때 절 담당하신 분이 예수님과 천국 세상을 이야기 하셨거든요. 음...뭐, 저야 별로 그런 거 관심 없으니 라면 먹고 다신 안 찾아갔지만요." 두 다리가 벤치 아래로 규칙적이고 의미 없는 반 포물선을 그린다. "...근데 공부하느라 우울하고 친구들한테 따돌림 당하느라 힘든 와중에 아저씨를 봤는데 그 때 들었던 이야기와 겹쳐지는 거 있죠? 되게 신기했어요. 크크크." 소녀가 작게 웃는다. "...이런 말 하면 되게 민망한데, 아저씨 천사 같아요. 교회에서 말하던 아기 예수와 천사님 이야기요." 그럼에도, 그는
대꾸하지 않는다. 그녀가 어떤 경험을 하든, 어떤 이야기를 하든 의미 없는것이기에. 과학과 이성으로 점철되야할 세상에 그런 건 의미 없는 것이다. 그러나 소녀는 별다른 대답을 원했던 게 아닌지 자리에서 톡, 하고 일어났다. "아까 스토커처럼 따라가려고 했던 거 사과할게요. 그냥...변덕이라 생각하세요. 그리고 새스타킹이랑 약 발라주신 거 고맙구요. 여기 사례비요." 꾸깃 꾸짓한 코묻은 돈이 소녀의 작은 손 아래에서 드러난다. 그 모양새에, 그는 절레 절레 흔들더니 안쪽 주머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소녀에게 건넸다. 소녀가 의문에 찬 표정으로 바라본다. "...액정 깨진 값이다. 그걸로 수리하거라." 화들짝 놀라는 소녀. "아녀요! 됐어요!" "나에겐 의미 없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두 사람이 옥신 각신 싸
운 끝에야, 소녀의 돈을 건네 받고 봉투를 건네 주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고마워요 아저씨." 그가 표정으로 묻자, "...그냥요! 크크!" 10대 청소년의 마음은 참으로 알다가도 어렵다. 가끔 어른스럽기도, 이유 없는 아이의 생각 없는 철부지 같고, 변덕스런 마음은 참으로 요사스럽다. "...이름이 무엇이냐."소녀가 고개를 들어 사내를 바라본다. "아저씨부터 먼저 알려주세요." "...나는..." 사내의 이름을 듣고 소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 제 이름은 알리시아 도미니카에요." ㅡ 주군이시여. 명하신대로.ㅡ
희뿌연 세상이 사라지고, '그'의 정신이 깨어났다. 속박된 옥좌로부터, 끊임없이 고통이 치솟아 오르며 그 절규에 찬 영혼들이 울부짖었고 광기어린 미소로 이마테리움 너머 거대한 어둠들이 그를 향해 호심탐탐 파고들기 위해 끊임없이 맹도는 것을 느낀다. 허나, 수천 년 이래로 그의 정신은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커스토디안. 만인대. 수천의 영웅과 이름이 새겨진 존재가 여섯 여인들을 데리고 알현 해옴음을 느꼈다. 광기와 잘못된 믿음으로 빗어진 여인들이었다. 없어져야 할 인간의 미신이 빗어낸 종교로부터, 그 짜여진 핏물을 받아 마시는 존재들. 그 역겨운 존재들에, 황제는 입을 열려고 하였다. 하려고 하였다. 그러려고 하였다. 허나 왜인지 머나 먼 과거...인간들의 기억 속에 잊혀진 '2020년'에 있었던 기억
의 파편을 떠올린 이유가 무엇일까. 그 때 행했던 아무런 의미 없는 선행이란 이름과, 전혀 기억할 것이라 여기지 않았던 그 쓸모 없는 망각의 메아리 속에서. 황제는 알 수 없었다. [아저씨 천사 같아요. 교회에서 말하던 아기 예수와 천사님 이야기요.] 희미한 메아리가, 종소리가 울린다. 황제의 정신은 그렇게 느꼈다. 옥좌로부터 흘러나오는 사이킥 파동이 이상함을 감지한 커스토디안이 고개를 든다. "...주군?" 자신의 발치 아래에서 황제는 수만 가지의 예언과 가능성을 점쳐보았다. 이성적인 존재, 그렇기에 감정적일 수 없었다. 가장 냉철하고 의미 없는 행위를 혐오하는 존재는, 그러나 왜인지 모르게 과거의 소녀를 떠올리며 아주 작은 파문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강대한 정신으로 입을 열었다.
이게 일케 되네 - dc App
- 끝. 내가 뭘 쓴거지
수석 리멤브란서추
오졌다 - dc App
본문이 이걸로 바꼈네 ㅋㅋㅋㅋ - dc App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저씨가 또
우한 폐렴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