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 아지르 속담


괴물 같은 울음소리가 도시 아래의 버려진 터널을 통해 울려 퍼지고 시작했다. 터미나는 지상에 남은 자신의 동족들이 유혈과 학살을 즐기는 전사들에게 어떠한 취급을 받고 있을지를 생각하며 떨고 있었다. 한때 카오스의 시대를 견뎌내는 데 성공한 웅장한 엘드펠 요새가 이제는 짐승 같은 야만인들의 손에 떨어졌고, 그녀와 그녀의 친족들이 지하로 도망쳐 연명하기 시작한 지 거의 10년이 지났다.


하수구는 지열로 인해 증기가 가득 차 있었다. 숨을 깊게 들이쉴 때마다 폐가 쥐어짜이듯 고통스러웠고, 증기가 너무 짙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에 감사해했는데, 도시의 구석진 곳에서도 증기가 활력을 되찾아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것들처럼 아쿠시는 시련을 극복해 낼 수 있을 이들에게 선물이 되었고, 우리는 반드시 이 고난을 극복할 것이었다.


신화 속의 과거에는 이 하수도도 엘드펠의 거리였던 적이 있는데, 내려쬐는 햇빛에 휩싸여 있었고 티레니스 산의 화염에 의해 축복받은 곳이었다고 한다. 청록색 이끼와 달처럼 하얀 규산염이 쌓여 있는 돌 아래에서는 아직도 표면에 새겨진 룬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강력한 용과 신과 같은 마법이 묘사되어 있었고, 이는 모두 그녀의 조상들이 새긴 흔적이었다.


갑작스레 흐릿한 먼 곳에서 인간의 형체가 움직였다. 터미나의 눈은 어둠에 잘 적응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달리는 존재를 감지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어린 소녀 하나가 이끼로 미끄러운 돌 위로 소리 없이 다가왔다.


"길이 준비되었습니다, 후작님." 브리스틀의 속삭임은 타는 듯한 뜨거운 물의 잔물결 속에서 사라졌어야 했지만, 터미나는 그녀의 크고 맑은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증기가 그 신성한 연기로 우리를 축복하고 있습니다. 지면 위의 공포의 군주들이 가진 불경한 감각으로도 우리의 흔적을 쉽사리 감지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전방 정찰병들은 현재 쉽게 도주할 수 있는 위치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잘했습니다, 세네샬 브리스틀. 비스트 마스터에게 알리세요. 이제 움직입시다."


브리스틀은 옆 터널로 허겁지겁 걸어 내려갔고, 마치 유령처럼 증기 속으로 사라졌다. 터미나는 브리스틀이 그녀의 초라한 탄생에서 얼마나 크게 성장했는지를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수년 전 엘드펠이 강철 갑주를 걸친 거인 군단에게 무너진 후, 하수구 상층을 순찰하던 터미나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


터미나는 그 소녀를 감싼 채로 지하로 내려왔고, 푸짐한 식사를 마친 아이는 하트블러드 폐하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터미나의 보살핌 속에 놓였다. 지난 몇 년 동안 브리스틀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왔는데, 엘드펠의 성벽을 무너뜨린 괴기한 괴물들로부터 심지어 국왕 폐하조차 이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 가슴이 아플 지경이었다.


고귀한 군주를 생각할 때면 마음이 아팠고, 그 장엄한 대리석 왕좌 위의 형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고 있었다. 터미나는 그의 몸은 부서졌을지 모르지만, 그의 영혼은 백성들과 영원히 함께한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엘드펠의 백성들은 크게 몰락했지만, 언젠가 다시 번창 할 것이라고 그녀가 생각하던 와중 브리스틀이 짐을 실은 수레를 뒤로하고 돌아왔다.


수레에는 소금에 절인 고기와 소시지, 거대한 파이, 옥수수가 가득 담겨 있었다. 용감한 전사들이 하수구를 빠져나가 몰래 적을 약탈하여 가져온 귀중한 보급품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그들의 희생으로 엘드펠의 백성들이 굶지 않을 수 있었다.


하수구에 사는 울프하운드 종 한 마리가 수레를 끌었는데, 이는 현명한 비스트 마스터 컬렌의 마지막 사냥감이었다. 그녀는 이 거대한 울프하운드들이 광활한 들판에서 뛰노는 대신, 짐을 지는 단순한 짐승으로 전락한 것을 보고 슬픔을 느꼈다. 컬렌은 항상 말이 적은 사람이었고, 지금도 늘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이 축축하고 어두운 곳에서 살기보다는 더 많은 종류의 짐승들을 유지하기 위해 히쉬의 빛 아래로 다시 걷고 싶어 했다. 터미나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컬렌은 그녀에게 결의로 가득 찬 표정을 보였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다. 이 고대 아지라이트 격언은 지난 몇 년 동안 엘드펠의 사람들에게 빛을 인도해 주었다.


토미나가 앞장섰고, 그들은 증기로 가득 찬 터널을 통과해 전방 정찰병들과 합류했다. 지면으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히쉬의 희미한 햇살이 격자와 도랑을 뚫고 나왔다. 일상의 먼 아우성이 하수구로 울려 퍼졌고, 이는 고통과 고난 슬픔의 소리였다.


그곳은 터미나의 영지였던 땅의 경계였고, 그녀의 심장은 다시 한번 찬란한 태양빛 아래에서 티레니스 산비탈에 있는 가문 유적을 폭군의 손아귀에서 되찾으리라는 열정에 고동쳤다.


그들은 터널을 빠져나와 중앙 광장 지하에 있는 커다란 방으로 움직였다. 그녀의 종사들은 대형을 유지하며,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미 그곳에 모인 농노들은 기사단의 잘 정비된 갑주와 정교하게 벼려진 칼날에 경외감을 느끼며 서 있었고, 울프하운드가 끄는 수레가 들어오는 것을 시장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더럽고 너덜너덜한 쇠창살 아래서, 그들의 눈에 일말의 희망이 비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두 팔을 들어 군중 앞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엘드펠의 진정한 군주 하트블러드 폐하께서 축복받은 이름으로 충성스러운 신하들에게 이 풍성한 수확을 하사하셨으니, 가져갈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가져가, 백성들에게 우리 왕의 선물을 나누어라!"


농노들은 굶주림에 절절한 마음으로 수레에 다가왔고, 수비대는 경계심을 놓지 않았지만, 그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실되고 충성스럽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침략자들의 잔인한 통치 아래서 굶주리고 고통받는 지면 위의 친지들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조심하고, 뒷사람들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시오." 터미나 후작은 농노들이 몇 년 동안 본 것보다 더 많은 음식을 보고 서로 웃으며 자루를 채우는 것을 보면서 말했다. 그녀의 기사들은 떠날 채비를 했다. 그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이 땅의 선물들로 우리는 군주의 귀환을 축복할 것이니, 사육제가 다가오고 있소 친우들이여. 그 말씀을 퍼뜨리고, 배를 채우며, 기뻐합시다!"


필요는 벌거벗은 사람에게 옷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 - 울구의 속담


트롯 글로텐은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변덕스러운 신들이 그에게 던져준 고난의 삶에서 살아남았고, 실제로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고생의 여파로 그는 흉한 외모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는 필요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의 너덜너덜한 옷과 흉측한 얼굴 때문에 트롯을 저주받은 짐승이라고 부르지만, 트롯은 그들보다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의 부랑자 같은 옷 덕분에 쉽게 감지되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고, 끔찍한 얼굴은 동정심이나 경멸을 불러일으켰기에, 트롯의 교활하고 계산적인 본성을 숨길 수 있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트롯을 개면상이라 부르고 경멸하듯 발에 침을 뱉음으로써 그를 크게 과소평가하기도 했다. 트롯은 무거운 자루를 다른 쪽 어깨로 바꾸어 놓고 증기가 자욱한 하제핏의 골목 미로를 지나며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그는 계산된 발걸음으로 보이지 않는 감시자의 주의를 끌지 않으며 움직였다. 도망치는 것은 트롯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가능하면 문제를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끼가 낀 부서진 돌, 곰팡이가 핀 시든 나무 등 이 지역은 아직 건물들이 수리되지 않았다.

침략자들은 도시의 일부에 발을 들여놓았고, 고대 유적을 토대로 그곳에 요새를 건설했다. 그 기생충 같은 것들은 훔친 깃털로 자신들을 장식하고 있었다. 잔혹한 전사들과 그들을 따르는 끄나풀들은 엘드펠을 짓밟은 뒤, 뒤따른 넝마주이들의 홍수를 수용하기 위해 변두리를 폐허 상태로 남겨두었다.


사실 트롯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밝은 눈으로 도시의 벽이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희망에 차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완전한 거짓이었고, 멍청이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직 짐작하지 못했지만, 기회는 분명히 엘드펠에 숨어 있었다. 그 당시의 트롯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였지만 모든 사업이 완전히 망해버렸고, 그간 견뎌낸 불행과 고난의 재앙은 다시금 그의 삶을 옥죄려 했다. 그럼에도 트롯은 희망적이었다, 참 순진해 빠진 멍청이가 아닐 수 없다.


필요는 벌거 벗은 사람에게 옷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그의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지만 이 말 만큼은 그의 영혼에 새겨졌다. 그는 모든 재난에서 다시 일어났고, 끔찍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 남을 방법을 찾았으며, 허공에서 기회를 찾아내 성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견뎌냈다. 그 누구와도 공유한 적 없는 암울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살아남았고, 잔인한 엘드펠의 잿더미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던 중 트롯은 우연히 기회를 발견했다. 터미나 부인 덕분에 트롯은 이제 자신보다 더 위대한 것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가 바닥에 간헐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증기로 매캐한 하제핏의 빈민가로 들어갔다. 그는 고대 엘드펠의 고동치는 심장부였던 이 장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파괴된 궁전의 잔해가 수많은 가족들의 집으로 바뀌었으며, 폭군의 불길이 어두운 빈민가를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일출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고, 섬뜩한 붉은 빛은 재처럼 회색빛이 도는 새볔녘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발소리를 들은 트롯은 상자 더미를 허겁지겁 기어롤라 무너진 벽 뒤에 숨었다. 모퉁이를 도는 순찰대의 핏빛 불길이 흘러나왔고, 갑주와 무장의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트롯은 숨을 죽인채로 야만적인 모습을 어둠 속에서 지켜봤다.


전형적인 야만인의 모습을 가진 잔혹한 살인마들이었다. 그들의 무기는 피로 얼룩졌으며, 그들의 눈은 오랜 시간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비인간적인 시선으로 반짝였다. 트롯은 그런 모습이 우스울 따름이었다. 성벽 뒤에 숨은 폭군들은 도시가 공포와 약탈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주장했지만, 그들의 본 목적은 자기들의 배를 채우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러나 폭군이 부리는 병사들의 숫자는 셀 수 없을 많았고,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그들은 식량을 비축하고, 감히 그들에게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죽였다. 굶주린 빈민들에게 식량을 나누려 했었던 선량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살해당했다.


순찰대의 남자 하나가 거칠게 기침을 했다. "정말 비참하군," 그가 경멸하듯 말했다. "끔찍한 냄새가 나."


"입 닥치게" 옆의 여자가 소리쳤다. 순찰대의 지도자는 옆의 짐승보다는 조금 더 친절하게 생겼었다. "하제핏은 항상 듣고 있다고"


"당신의 말대로, 데르테사 원수님."


그들은 옆 골목으로 넘어갔고, 트롯은 그림자에 숨어 은신처에서 빠져나왔다. 마침내 그는 스토크의 가게에 도착했고, 문 밖의 포장도로는 피가 섞인 물로 흠뻑 젖어있었다. 트롯은 문을 두드린 후 칼이 도마를 내려치는 소리를 듣고 숨었다.


"내가 말했잖아-" 스토크는 자기가 기대한 사람이 그곳에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전에 외쳤다. 그는 거대한 근육 위에 지방이 가득 낀 덩치였고, 그 가난함에도 살을 뺄 수 없는 뚱보였다.


스토크의 분노는 트롯의 얼굴로 시선이 고정되며 역겨움으로 변했다. "개면상. 뭘 원하는거야?"


트롯은 어깨에 들쳐맨 자루로 고개를 끄덕였다. "신선 배달"


스토크는 탐욕스럽게 자루를 들여다 보았다. "며칠 동안은 안 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육제를 위한 거야. 축하 행사에 참여할 모든 판매자들에게 나눠줘야 해."


"개면상 이 바보같은 녀석. 나는 이 바보 같은 전통에 대해 조금도 신경쓰지 않아. 너는 심지어 이 근처 사람도 아니면서, 나보고 공짜로 뼈나 발라달라는거야?"


"우리는 약속한게 있지. 내가 최고의 고기를 가져오면, 너는 축제를 위해 준비하기로 했었던게 기억이 나지 않나?"


스토크는 팔짱을 끼었다. "그건 오래 전 일이지. 너는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축제를 한다고 해도 수확도 없는데다가, 교역상들이 찾아오지도 않을거야. 거기에 군인 놈들이 손에 닿는 모든 것들을 다 가져갈거고."


"나도 알아!" 트롯이 소리쳤다. "하지만 주민들이 모두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손님을 받을 수 있겠어? 내가 다른 공급자들한테 공급을 끊으라고 말하면 널 뭘 팔건데? 이 돌대가리야 생각을 좀 해 보라고! 도시가 사육제를 벌이면, 침략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필요한 힘을 모을 수 있을거야!"


스토크는 이 노골적인 분노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골목을 왔다갔다 했다.


"그들에게 들려주세요." 트롯이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그들의 구원이 임박했음을 알려주세요."


"대체제가 없다면, 너는 빚더미에 올라가게 되겠지." 트롯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만약 일이 제대로 성공한다면, 새로운 손님들로 가득 차게 될거야." 그는 놀라운 힘으로 정육점 주인에게 자루를 던졌고, 스토크는 어렵사리 받아들었다.


스토크는 얼굴을 찌푸리며, 혀를 내둘렀다.


'개면상, 이건..." 그는 자루를 든채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건 라바만더의 상등육이야. 대지주의 식탁에나 어울리는 물건이지. 플레임혼의 등심이랑 쉬라이크호크의 가슴살? 이건 왕의 현상물이나 다름없어. 이걸 그냥 나눠줄 수 는 없어."


"나도 한때는 너 같았." 트롯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 세월 동안 나 자신만을 신경썼고, 스스로 불행과 파멸을 끌어모았지. 폭군의 손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 이번이 마지막 구원의 기회야."


정육점 주인은 상등육으로 가득 찬 자루에서 눈을 뗐다. "잘 들어, 개면상. 넌 나한테 좋은 일을 해줬어. 아주 좋아. 이 땅은 몇 달 동안 기근의 중심이나 다름 없었지만, 이것만 있으면 모든 것들을 바꿀 수 있을거야. 나도 함께 하겠네!"


"저 빌어먹을 고기를 손질해!" 트롯은 으르렁거렸고, 모든 예의범절이 사라졌다.


스토크는 한 발짝 뒤로 도망쳤고, 그의 눈은 갑자기 공포로 불타올랐다.


"손질해서 상인들에게 나누어! 뿌린 대로 거두게 될 거야, 약속하지. 보상은 단순한 재산이 아닌 엄청난 명예라고, 하트블러드 폐하께서 직접 당신을 찾을거야."


그 이름 소리에 정육점 주인의 얼굴이 무너졌다.


"좋아, 개면상. 네 말대로 하지." 스토크는 가게의 문을 닫았다. 그는 개면상보다 훨씬 크고 힘이 강했음에도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 순간 개면상은 마치...... 분명 헛것을 본게 분명했을 것이다. 요즘들어 종종 현기증을 느끼기고 했으니 분명 잘못 본게 맞을 것이었다.


그는 자루에서 아름다운 등심을 꺼냈다. 물론 그 누구도 이런 상등육을 놓치지 않을 것이었지만, 그 자루 안에는 신선한 고기가 너무 많이 들어 있었다. 스토크는 갈팡질팡했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필요는 우리 모두를 괴물로 만든다. - 샤이쉬 속담.


에리카 데르테사 원수는 눈의 긴장을 푸기 위해 문질렀다. 몇 주 동안, 그녀는 몇 시간마다 악몽에 잠에서 깨어났고, 그 후에도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녀의 부관인 클라우스에게 손질을 했고, 스틸헬름 부대는 하제핏의 주요 도로를 따라 이동했다. 유적을 기반으로 넓은 거리에 무질서하게 집들이 세워져 있었고, 화려한 깃발과 장식이 널려 있었다.


군중은 이미 무리를 지었고, 심지어 고위층 인사들도 다수 섞여 있었다. 모두가 사육제에 흥분하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오더 오브 아지르의 요원들은 도시 재수복 직후 혼돈의 시대에 만들어진 리클레임드 전통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로드-제너럴이 이를 멈춰세웠다. 이미 대규모의 난민 유입으로 도시는 혼란에 빠졌고, 아지르의 사람들이 혼돈의 시대를 견뎌낸 그들의 고대 전통을 뿌리 뽑으려 한다면, 해방자를 새로운 압제자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게 주요한 이유였다.


* 리클레임드: 아지르를 제외한 모탈 렐름 출신의 총칭


"뭔가 이상합니다." 클라우스가 평소의 모호하고 불길한 태도로 말했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군요."


에리카는 눈을 굴리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며 말했다. "정확히 뭐가 문제인가? 병장?"


"냄새" 그가 그녀를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말 그대로입니다. 이 냄새가 안느껴지십니까?"


엘드펠은 화산 폭발로 인해 화산재와 유황으로 늘 만연해 있었으며, 거리는 축축했고 도시의 하층부는 지열로 인해 곰팡이로 가득차 있었다. 그러나 사육제는 그 도시를 그들만의 독특한 냄새로 가득 채웠다. 불타는 석탄 위에서 꼬치 구이가 맛있는 소리를 내며 구워지고 있었고, 뿜어져 나오는 증기 속에서 먹음직스러운 고기 만두가 모습을 드러냈으며, 거대한 고기 파이가 인상적인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을 유혹했다.


"맛있는 냄새만 나는데, 배만 더 고파지는군."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말이었다. 요즈음에는 모두가 굶주리고 있었다. 클라우스는 화가 난 듯 그녀를 응시했다.


"냄새가 납니다. 이곳에서는 썩은내가 풍기고 있습니다." 그녀는 삐둘어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최근에 이적한 사람이었고, 상대적으로 편안한 상류 도시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다. 이것이 그의 첫 번째 사육제였고, 에리카는 몇 년 동안 하제핏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봐, 펠리나." 그녀가 스틸헬름을 불러세웠다. "냄새가 좀 나는가?"


"빌어먹게 맛있는 냄새만 납니다! 원수님!" 그녀의 동료들이 함께 웃으며 대답했다. "병사들을 위한 음식 구매 허가를 요청합니다!"


에리카는 이를 거절하려고 했다. 그들이 여기에 있는 이유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었고, 하제핏에서 발생한 일련의 실종과 살인사건 때문에, 축제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파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배는 항의의 표시로 꾸르륵 거렸다.


"좋다! 너랑 숌리가 가서 병사들을 위한 음식을 가져와. 신속하게!" 펠리나는 숌리와 함께 미소를 지으며 달아났고, 클라우스는 그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들은 이게 필요해."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병장에게 말했다. 그녀가 설명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소용이 없을 것이지만, 그에게는 필요한 것이었다.


"사육제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행사네. 그게 바로 우리가 여기 온 이유의 일부고, 그들과 함께 축하하기 위해서이며, 우리가 함께 렐름의 공포에 맞서 싸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지."


그는 설득된 표정은 아니었으나 "말씀하신 대로, 데르테사 원수님."이라 말했다.


그녀는 해머할 악샤에서 일제히 출발한 7개의 여명인도자 성전군 중 하나였고, 그들은 인력도 보급도 부족한 채로 뛰쳐나와 신성한 목적지로 향했다. 엘드펠을 되찾는 일이 참혹한 일이 될 줄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그 날은 피바다가 된 날이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와 다른 모든 생존자들은 인간을 초월한 공포에 휩싸인 그 날들의 열병 같은 악몽에 시달렸다.


성전군의 구성원 모두가 무기를 손에 들었고, 굳은 병사들의 옆에는 긴장한 제빵사와 대장장이, 정육점 주인, 방랑자들이 서 있었다. 에리카는 아스트랄 템플러의 스톰캐스트가 돕지 않았더라면 이 거룩한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으리라 확신했다. 그들의 도움으로 엘드펠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공포로 가슴이 두근거리며 밤 중에 깨어난다. 마음과 영혼을 순수한 공포로 갈기갈기 찢어낸 그날의 기억이 여전히 에리카를 괴롭히고 있었다.


생존은 그들이 생각했던 전부였지만, 그 이후의 일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아스트랄 템플러는 살점을 먹는 구울들의 잔존병을 찾아 떠난 지 오래였다. 로드-제너럴은 구울의 핵심 지도자들이 탈출에 성공했다고 확신하는 듯 했지만, 에리카는 그 이론에 회의적이었다. 그녀는 그가 아스트랄 템플러를 도시에서 쫓아내기 위해 그런 말을 했다고 의심했고, 피난민들이 스톰캐스트 이터널을 두려워 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진정으로 엘드펠을 되찾기 위해 성전군이 필요한 것은 새로운 프리길드 지원병이었다.


그러나 그건 벌써 몇 년 전의 일로, 이제 그들은 보급을 몇 달 이상 받지 못하고 있으며, 로드-제너럴은 돌아오지 않을 원정군을 보내고 있었다. 아스트랄 템플러도 해머할 악샤도 그 누구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위해 훈련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들의 고립이 더 큰 계획의 일부라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실종자들과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기근과 폭동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듯, 부유한 상인이 갑작스레 사라졌을 때, 그녀는 수사를 지휘하는 임무를 맡았었다. 그러나 수사의 결과는 이것이 수 개월 동안 반복된 일련의 실종 사건 중 가장 최근의 것일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증거를 찾아 하제핏의 빈민가까지 내려왔는데, 그곳에서는 수십명의 행상과 선교사들이 실종되거나 잔인하게 살해당했고, 그 이상의 부랑자들이 사라졌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너무 위험할 정도로 도시가 무너지고 있었다.


그녀는 이러한 생각과 다른 모든 걱정들을 제쳐두고, 그녀의 약한 결심을 굳건히 하기 위해 지그마에게 기도했다. 오늘 그녀의 임무는 간단했고, 사육제 동안 엘드펠의 평화를 유지하는 단순한 명령에만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퍼레이드가 시작되었고, 화려하고 즐거운 색으로 장식된 첫 마차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크게 환호했다. 공기는 군침을 돌게 하는 냄새로 가득 찼고, 웃음소리와 유쾌한 환호가 칙칙한 하제핏의 거리를 가득 매웠다. 티레네스의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줄기는 마치 환희에 휩싸여 불꽃이 터지는 것 같았다. 수개월 간의 고난 끝에, 대중들은 마을을 놓을 자격이 있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포만감 넘치는 밤을 보낸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었다.


그녀와 군인들은 임무대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조심하며 경계했다. 그녀는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지만, 하제핏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기에 방심할 수는 없었다.


스틸헬름 펠리나와 숌리는 바구니에 음식을 가득 담아 돌아왔다. 소시지, 고기 파이, 페이스트리, 선지 푸딩, 고기 샌드위치는 여전히 따듯했다. 에리카의 병사들은 모두 환호했고, 바구니에서 음식을 꺼내 나눠 먹기 시작했다. 에리카는 맛있어 보이는 페이스트리를 집어 한입 베어물었고, 너무 맛있어서 신음할 뻔 했었다. 믿을 수 없는 맛이었다.


최근 에리카는 음식을 별로 먹지 않고 있었다. 이는 부하들에게 음식을 우선적으로 나눠줬기 때문도 아니었고, 삭감된 배급 때문도 아니었다. 그녀는 최근의 수면 부족이 식욕 부진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엘드펠을 점령한 그 날의 악몽이 계속되었고, 이상한 것은 매일 악몽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세부사항들을 잊게 되었지만, 그녀는 항상 도시 위에서 휘날리던 현수막의 모습만큼은 기억에 남았다. 이는 악몽같은 전투 속에서 봤던 사람 피부로 만들어진 깃발이 아닌, 아름다운 현수막이었다.


훌륭한 군이 먹어야 하는 것처럼, 그녀가 억지로 음식을 먹을 때도, 그녀는 여전히 굶주림을 느꼈다. 매일, 그녀의 접시에 담긴 음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맛이 없어졌고, 무미건조했으며, 끔찍해졌다.


반면, 하제핏의 길거리 음식은...


마치 고향의 맛 같았다.


클라우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들이 먹고 있는 것을 쳐다보았다.


"계속해서" 그녀가 입에 가득 물고 말했다. "내가 말했잖는가, 하제핏의 음식은 자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니까. 이 고기 파이만 해도 완전 다른데, 한번 먹어보라고, 그렇게 꾸물거리지 말고."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가 망설였다. 무엇인가가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들은 어디서 이 많은 음식을 얻었습니까?"라고 그가 진지하게 물었다.


'프리 시티는 언제나 모든 것을 비축하고 있고, 골고루 배급하고 있다네. 또 사람들은 항상 방법을 찾아내고." 그녀는 한 입 더 먹었다. "아지르의 좋은 말씀을 인용하자면,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지, 알고 있지?"


그 말을 들은 클라우스는 진지해졌다. "제 고향에서 그 말은 그런 식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자 그녀는 그가 아쿠시나 아지르 출신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해냈다. 어떻게 이렇게 무뚝뚝한 얼굴의 남자가 샤이쉬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 있었을까.


"마녀 사냥은 그만 두게," 그녀가 말했다. 그는 긴장을 풀 필요가 있었다. "이 축제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날일세. 그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조금 규칙을 어긴다 하더라도 뭐 어떤가. 아무에게도 해가 되는게 아닌데."


군중들이 갑자기 축하의 함성을 질렀고, 그녀가 도로를 내려다보자, 이상한 마차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대한 바퀴 위에, 내걸린 현수막 때문에 그녀는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두려움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손은 검을 향해 뻗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기억이 고스란히 다시 돌아왔다.


뼈와 썩은 살점의 괴물이 하늘을 뚫고 치솟았고, 그녀와 전우들을 미치도록 만드는 그 소리와 함께, 마차 위에 죽음의 군주가 걸터앉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 모습을 또렷하게 보고 눈물을 흘릴 뻔했다.


황금 갑주를 입은 왕이 장엄한 용처럼 보이도록 조각된 하얀 대리석 옥좌의 맨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한쪽 팔을 잃고, 얼굴에 흉터가 있었지만, 손을 흔들며 친절하고 힘있게 백성들을 굽어살폈다. 그의 주위에는 외모와 정신이 모두 고귀한 영주들이 서 있었는데, 모두가 빛나는 강철 갑주를 두르고 성스러운 빛으로 빛나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그간 꿈에서 봐왔던 장엄한 모습을 알아보았다. 어떻게 그녀가 잊어버렸을까? 그녀 왕의 귀환을 환영하기 위해 군인들과 함께 나아가던 와중, 에리카는 클라우스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놀라 칼을 뽑아든 것을 눈치챘다.


'그들이다! 그들은 떠나지 않았어! 우린-"


그는 헛소리를 늘여놓고 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장난스레 그의 등을 때리며, 그를 말렸다.

"좀 여유좀 부리자고. 사육제 아닌가?"


그는 침묵속에서 절대적인 황당함과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그 역시 악몽으로 잠을 잘 자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그는 그녀를 조금 더 세게 밀었는데, 그건 이상한 일이었다. 그녀는 장난스레 다시 그를 밀쳤고, 우연히 그의 가슴을 꽤 강하게 떄렸다. 그는 정신을 잃었고, 그의 시선은 반짝이며 멀어져 갔으며, 마치 얼굴에서 피가 모두 빠져나간 것처럼 창백해 보였다.


"미안해. 한숨 쉬고 있는게 어떻겠어. 클라우스?" 그녀는 부드럽게 그가 상자 위에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누군가 그녀도 모르게 거대한 닭다리를 손에 밀어 넣었고, 그건 뚱뚱하고 반짝이는 갓 구운 것이었다. 그녀는 푸짐한 맛과 완벽한 양념의 조화를 음미하며, 광적으로 먹어치웠고, 육즙이 턱 아래로 질질 흘러내렸다. 그녀는 먹고 마시고, 입에서 맥주의 거품을 닦아내며, 군중들의 열광적인 구호에 동참했다. 이전에는 꿈에서만 그녀에게 알려진 그 이름을...


하트블러드! 하트블러드! 하트블러드!


- 화이트 드워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