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cafd32ee4dd36997ab7d38a33c7212fd5ac152b6538dcf36fb563b2cecc8d9ba1ffcd2a0014e11e44ae1b


1. 모카르의 갑옷/쉬리안의 눈


아카온은 화산암 위로 무릎을 꿇었다. 그는 경외심와 안도감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의 앞에 심연의 갑옷 조각들이 바위 연단 위에 놓여져 있었다, 아카온은 고대의 갑주를 바라봤다. 갑주의 디자인은 단순한 기괴함을 보유하고 있었다. 미광이 악마 대장장이의 작업이었다. 각각의 강철판들과 사슬들은 알 수 없는 강철로 이루어져 있었다. 갑주의 황동 흉갑과 견갑은 튼튼하면서도 가벼워 보였고, 팔과 다리를 감싼 강철은 추가적인 보호를 위해 덧대어져 있었다. 튼튼한 부츠와 복잡한 기호들이 장식된 철장갑들이 먼지 속에 파묻혀 있었고, 팔망성의 영광이 새겨진 방패가 있었다. 황동 해골들이 일하게 갑옷의 무시무시한 흉갑에 새겨져 있었다. 해골들은 갑옷의 무시무시한 투구를 보완하는 것 같았다. 투구에는 악마의 뿔이 크게 돋아나 있었고 조각된 눈구멍으로는 대장간의 심연의 불빛이 내부의 어둠을 비추게 만들었다.


아카온은 고대의 갑옷 앞에 섰다. 그는 가슴 속에 흥분과 기대감을 품은 채로 악마의 갑옷을 향해 다가갔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카오스의 유물이로다. 그는 바위 연단의 해골이 해겨진 흉갑을 쥐고 살펴봤다. 강철은 두꺼우면서 놀라울 정도로 가벼웠다. 함에 있던 무기들과는 달리, 갑옷의 독특한 강철은 시간의 흐름과 파괴적인 주변 환경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듯 했다. 흉갑을 돌려보며 아카온은 내부에 글이 쓰여져 있음을 발견했다. 마치 고대의 무덤에나 쓰일 법한 비문이었다.


비문은 단순히 '불패자...'라고 쓰여져 있었으며, 그 아래에는 모카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모카르. 모카르. 아카온은 그 이름을 알았다. 어찌 모르겠는가? 북부 황무지에서 투사들의 저주와 머라우더들의 허세에서 그 이름이 메아리친다. 모카르, 통합자는 전설이었다. 문명의 여명에 드리울 어둠의 빛이 되어줄 카오스의 봉화. 파멸의 힘 최초의 에버초즌. 모카르, 신생 인간 제국의 파괴자. 그는 아카온이 태어나기도 2000년 하고도 500년 전에 거짓된 신에게 죽었다. 아카온은 화산 내부에 잔뜩 들어선 검은 벽에 가득찬 수 천의 석관을 바라봤다. 모카르의 통합된 자들. 모카르의 곁에서 싸웠던 선택받은 전사들. 아카온은 음울한 기쁨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설적인 모카르의 갑옷은 그의 것이 되리라. 에버초즌이 패배하고 어떻게 갑옷이 이곳으로 오게된 것인지 아카온은 알지 못했다. 그가 아는 것이라곤 어둠의 신들이 그를 시험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카온을 광기, 배신, 죽음의 길로 이끌었고 마침내 저주의 길이 그를 승리로 이끌었다. 심연의 산맥과 카오스의 힘이 담긴 파멸의 유물들로. 모카르의 갑옷이 그의 포상이었다. 에버초즌과 엔드타임의 군주의 두 번째 유물이 되어줄 포상.


어둠의 신전기사의 갈라진 입술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는 몸의 누더기와 가죽들을 찢어버렸다. 갑옷은 그의 것이었고, 아카온은 멍으로 가득하고 망가진 몸에 갑옷의 모든 부위를 장착시켰다. 주변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카오스 전사의 피부에 갑옷은 차갑게 느껴졌다. 고대의 갑주에서 쓸어내려진 화산재로 갑옷 내부에 기이한 빛이 났다. 왼손으로 방패를 들고, 다른 손으론 해골-투구의 커다란 뿔 하나를 쥐었다. 그는 투구를 머리에 쓰려고 했지만, 그의 눈에 무언가가 시선을 끌었다. 투구를 돌리며 조소하는 해골을 응시하던 아카온은 뿔 사이 이마 높이에서, 구멍이 있음을 발견했다. 갑옷에는 이 구멍 말고는 어떠한 피해도 없었기에 카오스 전사는 이를 이상하게 여겼다. 손가락 하나로 구멍을 훑었더니 먼지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진정한 형태를 보였다. 어둠의 신전기사가 즉시 알아볼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투구의 이마에는 독특한 구멍이 새겨져 있었다. 장식용 보석을 넣기 위해 만든 것만 같은 구멍이었다. 쉬리안의 눈이 들어가기 딱 알맞는 크기였다. 케쥴라 쉬리안의 예지의 보석. 


아카온은 투구 위를 바라봤다. 산맥의 검은 바위 천장과 칼데라를 보았다. 그는 비틀린 경멸과 증오로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격동하는 검은 하늘을 노려봤다.


'이런 믿음 없는 신들 같으니'


그가 그들을 향해 포효했다.


'이 뒤틀린 괴물 새끼들아. 내려주고 앗아가는 자들아...어째서냐?'




2. 묵시록의 종마, 도르가


그리고 아카온은 보았다. 피범벅인 괴수가 갇힌 울타리 옆에는 검고 영혼의 불꽃으로 휘몰아치는 폭풍이 있었다. 휘몰아치는 연기의 타오르는 화염과 부드러운 그림자는 한 형상만 취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한 순간 그것은 뱀 같은 괴물이었고, 그 다음은 키틴질의 괴물이었다. 검은 형상은 계속해서 형상을 바꿨다. 가죽 날개와 톱날 주둥이를 가진 괴물. 연기가 피어오르는 거대한 근육질에 엄청난 뿔이 달린 괴물. 뒤틀린 앞니와 굽은 허리를 가진 괴물 돼지. 수많은 눈동자를 가진 둥글납작한 머리의 촉수 괴물. 검은색의 강력한 주둥아리, 다리, 채찍같은 꼬리를 지닌 파충류 괴물. 사냥꾼과 사냥감의 융합된 괴물.


아카온은 아그라몬(괴수들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악마 대공)의 가장 값지고 일탈적인 경이들이 갇힌 철장을 지나쳤다. 그는 끊임없는 폭풍과 화염으로 휘몰아치는 악마의 어둠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 아카온은 자신이 4번째 유물을 찾아냈음을 알았다. 카오스의 4번째 유물. 도르가. 종말의 종마. 수집가 악마 군주의 쾌락을 위해 세상의 바닥에 갇힌 꼴이었다.


카오스 전사가 철장문 앞에 서자, 휘몰아치는 폭풍이 느려진 것 같았다. 불과 그림자가 움직임을 멈췄다. 검은 연기의 짐승은 다가오는 아카온을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종마에게 다가가는 무모한 기수라도 되는 것처럼 바라봤다. 아카온은 악마의 증오를 느낄 수 있었다. 아카온은 악마가 그를 해치려 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림자가 더 많은 그림자를 뱉어내고 어둠이 더욱 강렬해지자, 짐승은 형상을 취했다. 아카온은 앞으로 다가가 철장문의 빗장을 벗겼다. 마치 심연의 괴물이 그의 정신에 닿아 그의 던전과도 같은 깊은 기억 속에 닿은 것 같았다. 어둠이 하나의 커다란, 검은 말의 형상을 취했다. 근육으로 탄탄하고, 털이 텁수룩한 말발굽, 어두운 갈기와 꼬리를 지닌 고귀한 짐승.


'오베론(아카온이 디더릭 시절부터 타고다니다 여정 도중 죽어버린 말)' 


아카온이 감탄하며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검은 종마를 기억했다. 그가 신전 기사이던 시절부터 그를 섬겼던 종마. 하지만 변화는 끝난 게 아니었다. 말의 근육이 그대로 갈라졌고, 생겨난 상처는 그대로 치유됐다. 검은 근육과 털에는 날카로운 뼈의 가시가 돋아났다. 짐승이 콧김을 내뿜자 콧구멍에는 저주의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울음소리는 포효소리였다. 심연의 분노를 담아 뇌를 울리는 포효였다. 종마가 입을 다물었고 눈빛이 희미해졌다. 그리고 아카온은 짐승의 검은색의 눈동자가 파멸의 붉은빛으로 물드는 것을 보았다.



3. 왕들의 살해자


아카온은 발밑에 진동이 느껴지자 검의 손잡이를 쥐었다. 마치 끔찍한 영아라도 되는 것처럼 검은 진정되기 시작했다. 아카온이 선 자리에서 검의 움직임이 멎었다. 아카온과 같은 어두운 영혼의 카오스 전사의 손아귀에 진정된 상태임에도, 아카온은 고대의 검에서부터 무언가를 감지했다. 끔찍한 검이 맞잡고 있는 것 같았다. 그가 검을 휘두르려고 하듯, 검도 그를 휘두르려 하는 것 같았다. 아카온은 잠시 두 눈을 감은 채 그의 마음 속에 쇄도하는 피범벅어린 열망을 음미했다. 그는 학살의 환상에 휩싸였다. 피의 파도가 그를 향해 몰아쳤다. 죽음과 죽음을 일으키는 것만이 그의 유일한 갈망이 되었다.


검을 쥔 아카온의 장갑이 세월에 휘날린 검의 손잡이에 긁혔다. 아카온은 그의 손으로 고대의 강철을 가루로 만들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카온은 눈을 뜨려 했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 그의 몸 안으로 차가운 고요를 불러냈다. 검에 속박된 존재는 그의 영혼에 자신의 피투성이 방식을 강요하지 못할 것이다. 왕들의 살해자는 그의 것이지, 그 자신이 스컬테이커 우'줄의 피의 노예가 되어선 안됐다. 신경질과 함께, 그가 처한 상황이 다시 돌아왔다. 검은 크라칸로크. 오그락스 대공. 카오스의 다섯 번째 유물.


팔을 긴장시키며 아카온은 수 세기 동안 바위와 흉측한 살점에 자리잡고 있던 검을 뽑아냈다. 첫 시도에 바위는 검을 내주길 거부했으나 이를 간 노력 끝에 아카온은 검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마치 전장에서의 살육어린 기쁨이 그의 영혼을 관통하며 아카온은 왕들의 살해자를 하늘높이 들어올렸다. 다행히도 그가 선 괴물-산맥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러한 무기가 가한 고대의 상처는 드래곤 오거 종족의 아버지에겐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아카온은 검을 감상했다. 검은 마치 화석과 원시의 것처럼 긴 세월을 보내왔다. 석화와 굳어버린 위어드스톤 너머로, 아카온은 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강대한 동맹을 구축할 것이다. 그는 검의 굶주림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대신 왕들의 살해자는 다시 한번 카오스의 에버초즌을 섬길 것이다. 검은 아카온의 어둠의 사절이 되어줄 것이다. 그가 적들에게 선사할 패배요 이 세상에 안겨줄 종말을 불러올 영원한 어둠이었다.


4. 지배의 왕관


아카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파멸의 시련을 시작과 함께 견뎌냈다. 심연에서 제련된 모카르의 갑옷을 입고, 그의 허리춤에 있는 검집에는 왕들의 살해자가, 그의 뿔의 달린 투구에는 쉬리안의 눈이 발광하고 있었다. 그의 앞, 작은 방 안에, 균열이 난 고대의 검은 바위 옥좌가 있었다. 옥좌에는 모든 카오스 만신전의 상징들이 새겨져 있었으나, 세월에 의해 닳아진 상태였다. 옥좌 양쪽에 횃불들이 피어올랐다. 옥좌에는 해골이 앉아 있었다. 이전 시대의 위대한 카오스 전사. 전쟁군주의 뼈는 신들의 사악한 선물에 뒤틀리고 가시가 돋아나 있었다. 그의 머리에는 아주 단순하게 생긴, 검은 금색 빛의 여덟 방향으로 돋아나 투사의 두개골을 관통하고 있는 머리띠가 있었다. 지배의 왕관. 파멸의 유물이자 미래의 카오스의 에버초즌이자 종말의 군주가 계승할 물건. 아카온은 경외어린 왕관과 전임자의 끔찍한 기억 앞에 잠시 멈춰섰다.


아카온은 어떠한 격식도 없이 주먹을 쥔 다음 해골을 박살냈고, 지배의 왕관에서 뼛조각들을 털어냈다.아카온은 왕관의 단순함이 마음에 들었다. 왕들의 왕관이란 웅장하고, 보석으로 장식된 것과 같이 화려한 것일지도 모른다. 에버초즌의 왕관의 품위는 단순함에서 나왔다. 왕관은 가장 끔찍한 전쟁군주를 위한 것이었다. 끔찍한 힘들의 투사들 중 가장 파멸적인 자를 위한 것이었다. 왕관의 가시는 안쪽으로 파고드는 형태로, 전장에서 투구 내부에 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왕관의 앞부분에는 딱 한 공간이 있었는데, 보석을 위한 것이었다. 왕관의 끔찍한 힘과 결합할 쉬리안의 눈을 위한 자리였다.





요즘 하도 번역을 안하고, 곧 나올 브레통 소설도 있어서 번역감을 좀 다시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전에 힘들다고 안했던 아카온 소설 다시 펼쳤음


첫번째 유물인 마크 오브 카오스는 유물이라기 보단 걍 몸에 새겨지는 거라 패쓰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