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타리온의 사방에 불경한 워프 역병이 퍼져 있었다.
사신은 그림자가 드리운 테르미누스 에스트의 회랑을 걸으며 병이 들끓는 참상을 보았다. 밀폐된 해치의 현창 너머로 장작 더미처럼 쌓인 인간의 시체 앞에 쓰러져 죽은 서비터들을, 키메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농노 승무원들과 생체 부위가 같은 바이러스에 썩어 들어간 기계 노예들이 보인다. 게다가 군단의 전사들은 프라이마크를 맞이하기는 커녕, 감염됐다는 사실에 수치를 느껴 몸을 피하고 있었다.
그 어떤 방어막이나 조치로도 막을 수 없는 극악무도한 질병이 찰나의 순간에 번져나갔다. 모타리온은 다시 건틀릿을 낀 왼손을 구부리며, 자신의 피부에 난 삼중 물집의 끔찍한 실체를 헤아렸다.
이 초현실적인 질병이 그의 몸에 침투할 수 있다면, 그 미세한 발톱이 맹렬한 용광로같은 반신의 몸 속을 뚫고 들어간다면, 아들들이 이 질병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을까? 모타리온의 자의식은 늘 부풀어 있었고, 혈관 속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실을 인정하기 역겹지만 자신도 오염되었다.
인간의 사신은 가까이에 있는 데스슈라우드 전사들을 옆으로 훑어보았다. 이들의 얼굴은 해골을 닮은 가면 뒤에 가려져 있기에 이 간교한 파괴자의 손길이 닿았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모타리온은 알고 있었다. 그의 예리한 눈은 질질 끄는 발걸음부터 순간 뒤쳐지는 몸짓 같은 증상들을 보았다. 모든 데스 가드처럼 모타리온의 호위병들은 자신의 프라이마크를 실망시키느니 화염과 분노에 휩싸여 죽기를 택할것이다. 프라이마크에게 힘에 부치는 꼴을 보이는 것은 배신이나 다름 없으니 말이다.
전함의 성소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혐오스러운 광경이 펼쳐졌다.
역병은 육체뿐만 아니라 테르미누스 에스트의 구조까지 좀먹어가는 걸로 추정된다. 이 유서 깊은 전함은 수백 년동안 우주를 떠돌아도 한 번도 썩거나 녹슨 적이 없었지만, 모타리온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광이 나던 플라스틸 벽에 퍼져 나가는 녹병을 보고 있다.
작은 파리 떼가 전구를 검게 물들이면서 미묘하게 웅웅대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연기처럼 꿈틀대는 벌레떼들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끝없이 요동치며, 완전히 밀폐된 갑주를 입은 데스 가드 보초병들의 투구 호흡구를 틀어박았다.
프라이마크는 어두컴컴이 갈라진 회랑을 따라 내려가니 불우한 처지에 놓인 아들들을 보았다. 여기저기서 의무병과 군단 아포세카리들이 벽에 기대어 쓰러져 있는 전사들을 부지런히 치료하고 있었지만, 이들 중 한명이 모타리온을 돌아보자 곪아 터져 누렇게 뜬 눈에 창백한 얼굴에 진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런 비극이 모든 함선에서 벌어지고 있는걸까?' 모타리온은 라헵 주리에와 자신이 내린 죽음을 냉혹히 거절한 질병을 생각했다. '이 영역의 광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것이 우리를 기다리는 파멸이니라.'
모타리온의 고통스러운 상상력은 영원한 지옥에서 끝없는 고문과 공포에 휩싸인 미래를 빚어냈다. 시대를 통틀어 얼마나 많은 함선들이 워프에서 실종되어 잔혹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는지. 그 함선들도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누구에게도 바라지 않는 그 어떤 죽음보다도 끔찍한 무력과 허무를 겪었다니.
'싸울 적과 공격할 대상을 준다면 수많은 세계의 운명을 바꾸겠나이다.' 모타리온이 한때 자신의 아버지에게 했던 말이었다. '데스 가드가 공포에 떨을 전투란 없을지니.'
지금으로서는 거짓말이 되어버렸다. 진실하고 실질적인 공포가 무엇인지 알아버렸으니. 볼 수도, 잡을수도, 칼을 겨눌 수도 없는 적과 전투를 치르고 있다. 창백한 자손들이 스스로를 적으로 돌리는 싸움이었다. 승산이 없다.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네비게이터의 성소로 통하는 거대한 문에 도착한 모타리온은 침묵을 꺼내들고 휘둘렀다. "내 명령을 들어라." 그가 일곱 명의 데스슈라우드들에게 말했다. "티폰 중대장이 내 명령에 거역한다면 즉결 처형하라."
전사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해도 모두가 흉갑에 강철을 두른 손을 올리며 화답했다. 모타리온은 한 손으로 해치를 비틀어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밀려들어오는 부패하고 타락한 공기에 턱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형연할 수 없이 익숙한 썩어가는 시체에서 풍기는 달큰한 냄새와 거친 죽음의 흙내. 이 밀폐된 구체에서 옛 바르바루스의 공기가 재현되었다.
흑우처럼 티폰만 믿어온 바보 멍청이 모타리온은 드디어 맞다이를 신청하는데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dc App
이런 고통을 보려고 반역을 했나 싶었나..
정작 믿지말아야할 놈을 믿어버린..
기합찬 승부가 시작된다
계급장 떼고 붙자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