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신앙이란 이름 아래에서 행하는 광기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전장에 서서 많은 신자를 마주하였고, 드물게는 그들이 일으키는 기적들을 목도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신앙의 이유가 되어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들이 일으킨 온갖 기적이라는 현상은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을 뿐, 분명 언젠가 이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신자들에게는 불경하다 못해 간악한 생각이었고, 그들은 제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평생 저의 사상을 숨기고 살았습니다. 저는 몇 번이고 기도라는 행위를 흉내 내었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기도를 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대에게 처음으로 기도를 올립니다.
지금 저의 눈앞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악마라고 불리는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불가해한 괴수들이 저를 광기어른 눈으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나의 이성은 생각을 포기하였고 어디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주저앉은 그때에 그대가 내게 찾아오셨습니다.
눈이 멀어버릴 듯 찬란한 광명과 굉음이 내게 당도하였고 끔찍한 지옥의 마귀들은 그대가 보낸 천사에 의해 흔적도 없이 소멸했습니다. 저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희망이 사람의 모습으로 찾아온 듯 했습니다. 그대의 천사들은 강철과 불꽃으로 악마들에게 분노를 토해냈으며 어떠한 악마도 그대가 보낸 천사들에게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찬연한 모습에 저는 부끄러워졌습니다. 수치심에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형제여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외침에 저는 눈을 떴습니다. 저는 고개를 들었고 당당히 일어나 지옥의 마귀들을 응시하였습니다. 이제 그들은 불가해한 괴수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황제폐하의 분노를 쏟아내기에 마땅할 적이었습니다. 저는 무기를 다잡았고 적들에게 겨누며 당당히 나아갔습니다.
“황제폐하를 위하여!”
이것이 저의 첫 번째 기도이자 첫 번째 고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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