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을 권하겠네.' 로켄이 말한다. 시카Sycar가 코웃음치는 것이 들린다.


'우리는 항복하지 않아, 로켄.' 아바돈이 말한다.


'그러겠지,' 로켄이 말한다. '허나 협상으로 최선의 마무리를 지을 수는 있을 걸세. 도망칠 곳은 없네. 이렇게 부서진 배를 타고서는. 거기에다 자네들을 향해 오고 있는 군세는 복수를 부르짖고 있지. 한 쪽이 칼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이 전쟁은 은하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걸세. 케이아스Chaos는 도망쳤어. 내뺐지. 에제카일, 자네 같은 자들이 있을 걸세. 자네 편에서도 자기가 한 짓을 후회하거나, 호도되고 속아넘어갔거나, 자기가 택한 길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이들이. 그리고 16군단의 제1 중대장이 본보기를 보여 준다면, 그들 또한 자네 뒤를 따를 걸세.'


'길리먼이 우리를 죽일 거야.' 바락사Baraxa가 말한다.


'길리먼께서는 인류제국이 회복되기를 원하네,' 로켄이 말한다. '그분은 제국이 다시 한 번 하나되기를 원해. 조건만 맞는다면, 그분은 아스타티스 형제들의 전향을 받아들이고 살려줄 것이라고, 나는 믿네. 그분은 아홉 군단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아. 오해로 인해 빚어진 불행한 실수였네. 자네 편에 선 이들 모두가 구원받지 못할 정도로 선을 넘은 것은 아닐 것이야. 그러니 본을 보이게. 자네부터 시작하게. 다른 이들과 함께 와, 자네가 회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어.' 시카가 툭 내뱉는다.


'다른 선택지보다는 낫지 않은가,' 로켄이 말한다. '자네들을 사냥하려, 전멸시키려, 별들에서 박멸하려 성전이 벌어지는 것보다는. 이 내전이 새로운 이름을 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보다는. 그때는 자비도 없고, 여지도 없고, 용서도 없을 걸세. 애초에 대체 어디로 도망갈 겐가?'


'어디든 떠오르겠지,' 아바돈이 대답한다.


'에제카일-'


'아제라스 말이 맞네, 로켄,' 아바돈이 말한다. '길리먼은 우리 모두를 죽일 거야. 그는 우리가 한 짓을 결코 용서치 않을 걸세. 그는 결코 우리가 옳았고, 우리의 불만이 정당했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테니.'


'길리먼께서는 여기 계시지 않았어,' 로켄이 말한다. '허나 돈께서는 계셨지. 그분이라면 더 잘 이해하실 걸세. 그분이라면 들어주실 수도 있어. 그분이 바로 프라이토리안 아니신가. 에제카일, 자네가 진정으로 내 말을 따르겠다 하면, 진심으로 그리하다면, 내가 그분께 가겠네. 내가 16군단을 대표해서 돈 공께 주청하겠네. 자네의 입장을 설명하고 조건을 협상하겠네. 진심일세. 맹세라도 할 수 있네, 자네가 바란다면야. 그분이라면 내 말을 들어주실 걸세. 나는 알아.'


'그렇게까지 하겠다고?' 아바돈이 묻는다.


'내 군단을 위해, 그리고 군단이 한때 지녔던 명예를 위해 그리하겠네. 이 어둠이 내리기 전의 우리 아버지를 위해 그리하겠네.'


로켄이 시체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아버지께서도 내가 그러기를 원하실 것 같아.' 그가 말한다. '이 목숨을 루퍼칼에. 지금 아버지께 내 목숨을 바칠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분의 기억에 바칠 각오는 되어 있네.'


아바돈은 순간 침묵에 잠긴다.


'그러면 만약 내가 자네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그가 묻는다. '내가 계속 싸우기로 한다면? 자네는 나를 대적하겠나?'


'내가 그럴 입장은 못 되지, 에제카일. 자네는 나를 죽일 텐가?'


'아니네, 가비엘. 아니,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야. 나는 최대한 많은 형제들을 모으고 싶으니.'


'자네를 위해 싸우지는 않겠네,' 로켄이 말한다. '자네와 함께 가지도 않겠어. 허나 자네의 뒤를 쫒을 걸세. 자네의 발뒤꿈치에 바짝 붙어서, 매일 매시간,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고 자네에게 상기시켜 줄 걸세.'


'모니발이란...' 아바돈이 중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