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함은 개그를 위한 밑바탕이라
이 작품은 근본은 개그물이며 밝은 편을 지향함
워해머 40K 특유의 그림다크함을 좋아하긴 하지만 요즘 들어서 그 그림다크가 존나 부조리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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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카도르는 황제에게 말했다. 당신의 진의를 깨달은 프라이마크가 생겼노라고.
"주군... 그 아이가 당신을 뵙길 원합니다."
+"..."+
"당신의 진의를 깨달았습니다. 커즈, 그 가여운 아이가 깨달음을 얻고서 미쳐버린 것과 달리 단지 호기심으로 찾아왔습니다. 더하여... 다른 아이들과 함께 워프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했습니다."
말카도르의 말에 황제는 웹웨이를 관장하는 황금옥좌를 점검하던 손길을 멈추고서 뒤를 돌았다.
흔히 사람들과 프라이마크들이 보았던 전쟁군주의 형상이 아닌 황제의 모습은 피로에 찌들어 있는 한 사람의 고대 아나톨리아인.
지극히 인간적이고 실제로도 한 인간인 그는 신들 조차 하지 못할 위업을 위하여 거대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들라하라."+
그는 앙그론을 들여보내라 명하면서도 자신이 흔히 취하는 모습을 취하지 않았다.
지금의 황제는 그저 고대의 아나톨리아인이었으며 한 명의 연구자였고 권력을 바라지 않고 신을 혐오하는 그저 한 명의 인간이었다.
신의 힘을 지녔고 신들 조차 하지 못할 대위업을 위해 달려나가면서도 그는 고작 한 명의 인간인 것이다.
이윽고 그의 방으로 앙그론이 들어왔고 앙그론은 목도했다.
"왔느냐."
"..."
"이 모습은 처음이겠지, 유성에서 태어난 앙그론아."
싸이킥으로 만들어낸 모습이 아닌 진실된 황제의 모습.
그의 목소리는 원래 들었던 것 처럼 위엄넘치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평소에 입고 다니는 황금빛의 파워아머도 없었으며 그저 낡은 로브만이 황제의 몸을 가리고 있었다.
앙그론은 황제의 뒤를 보았고 그곳에는 거대하고도 복잡한, 그리고 동시에 위험해 보이는 기계장치가 있었다.
직감적으로 앙그론은 알 수 있었다. 저 거대한 기계장치가 바로 황제가 잠적하려는 이유이며 워프와 인류를 분리할 무언가라고.
'느껴지는 건... 반가움?'
그 때 처럼 도구를 맞이하는 반가움 인가? 아니다, 약간은 다르다.
지금 황제는 처음 봤을 때 처럼 군주의 모습이 아니었다. 저것 역시도 가장한 모습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군주의 모습 보다는 훨씬 인간적이었다.
대체 왜 그런 것인지 앙그론은 알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할 수 없었다.
그에게서 왜 인간적인 반가움만이 느껴지는 것인지, 왜 그가 가진 비인간성이 나타나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었으니까.
"왜 너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지 알고 싶겠지. 너는 처음 부터 나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으니까."
"..."
"나는 너를 비롯한 너의 형제들을 창조했다. 나의 아들로서, 나의 충직한 신하로서, 인류에게 나와 함께 봉사할 도구로서... 그리고 너에게 부여된 것은..."
"공감..."
"그래, 너는 공감을 부여 받았다. 너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그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고통을 대신 짊어지며 안식을 주기 위해 태어난 존재. 천사라 불리는 생귀니우스보다 더 천사같은 존재. 그게 바로 너다, 앙그론. 네가 지닌 본래의 운명과는 다르게 말이지."
씁쓸하다는 듯 말하는 황제는 황금 옥좌 앞 조촐해 보이는 작은 소파에 앉았다.
앙그론은 그 앞에 다가갔고 황제를 내려다 보게 되었다.
올려다 보는 것이 일상이었던 황제를 앙그론이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자신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인지 앙그론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가 아는 황제는, 그리고 진의를 깨달아 말카도르에게까지 들은 황제는 인간성이 거세 되었다 시피 한 존재였으니까.
"진의를 알고자 한다고?"
"예."
"하긴. 나와 말카도르가 보았던 운명과 정 반대로 나아가 괴물이 아니라 내가 설계한 천사가 된 너라면 충분히 내 진의를 깨달을 수 있었겠지. 괴물이 되었어도 알았겠지만."
쓰게 웃으면서 말하는 황제를 보며 앙그론은 더더욱 궁금해졌다.
황제가 하려는 그 거대한 대업이 무엇인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 황제가 가진 프라이마크들과 마린들에 대한 진심이 무엇인지 앙그론은 정말로 알고 싶어졌다.
"궁금한 게 많은 표정구나."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 거기 앉거라. 너에게 맞는 의자는 없긴 하다만 바닥에 앉는 다고 해도 딱히 문제는 없을 테니까."
마치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려는 듯 말하는 황제. 그런 황제의 언행에 앙그론은 어린 시절의 양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올랐고 홀연듯이 황제의 앉에 걸터 앉았다.
황제는 그런 앙그론의 행동에 빙긋 웃더니 손가락을 튕겼고 이윽고 주변의 광경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무슨..."
"설명을 위한 가벼운 속임수지. 실체는 없다. 이것은 그저 환상에 불과하니까."
"저에게 무엇을 보여주시려는 겁니까?"
"모든 것. 너는 나의 진의를 깨달았고 워프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갔다. 동시에 너는 나와 말카도르가 보았던 운명과 너무나 다르게, 어째서인지 정 반대로 나아가 천사로 성장했지. 너를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아들아. 이제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모든 걸 보여주마."
황제가 손짓하기 시작하자 주변의 광경이 하나하나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류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우주로의 진출과 기술의 암흑기의 영광. 사이버네틱 반란과 유전자 전쟁 그리고 투쟁의 시대와 테크노 바바리안들.
그런 상황에서 인류의 세력권을 단절시켰던 워프 폭풍이 사그라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엘다의 몰락."
"엘다의... 몰락?"
"그래, 엘다의 몰락. 현실 우주를 장악했던 기술의 암흑기의 인류와 함께 그들은 워프와 웹웨이를 이용하여 우리의 인류 보다 더 거대한 제국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래서 나태해지고 또 쾌락만을 탐닉했지. 너 역시 알겠지만 엘다는 우리 인류 보다 워프에 더 깊게 관여한 종족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워프에 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받겠군요."
"우리 인류가 워프에 묶여 있듯 엘다 역시 그랬고 그런 엘다들의 타락은 워프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가... 그 감정들이 뭉친 끝에 최악의 사건이 일어났으니 그게 엘다의 몰락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레..."
"워프의 본질을 보았다면 알겠지. 그 감정들이 뭉쳐서 실체화 된다는 걸. 그리고 많은 감정들이 뭉치고 뭉치고 뭉쳐진 끝에... 거대한 힘을 가지게 된 존재들이 있다. 그게... 내가 너희에게 알려주지 않은 워프의 진실이자 최악의 적, 카오스다."
"카오스..."
"원래 셋이었던 카오스의 존재 중 하나가 엘다들의 타락으로 인해 생겨난 거다. 그리고 그 여파로 엘다들은 말 그대로 참혹하게 파괴되고 사멸되며 영혼인 잡아 먹혔지. 그 흔적이... 너 역시 보았을 인하에 뚫려버린 구멍인 아이 오브 테러다."
"그런... 잠깐, 그런 설마...!"
"예상대로. 엘다들도 그런데 우리 인류다 다를까? 인류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에 있던 카오스만으로도 위험하지만 인류는 수가 너무나 많지. 더해서 우리 역시도 점점 싸이킥 각성율이 폭증하고 있어. 하지만 엘다들과 달리 우리는 준비되지 못했다."
천천히 자신의 계획과 그 이유들, 알아서는 안 될 진실들을 순순히 알려주는 황제.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들을 때 마다 앙그론은 충격과 공포만을 느꼈다.
"제어 되지 못하고 준비 되지 못한 싸이킥 각성의 말로? 엘다들 보다 참혹할 거다. 이게 그 결과다."
인류가 카오스에 잡아 먹히며 엘다 처럼 몰락한 미래. 그것은 은하계 전체가, 우주 전체가 워프와 뒤섞여 말 그대로 완전히 망가진 모습이었다.
인세에 말 그대로 강림한 최악의 지옥도. 그것이 원래의 인류가 맞이할 미래.
"나는...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피의 길을 걸을 것을 맹세하고 실현시켰다. 어떻게든 나의 손 아래에 모든 인류가 최대한 들어올 수 있도록."
"..."
"그리고 지금 그것이 거의 완수된 지금. 나는 인류가 싸이킥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첫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웹웨이."
"맞다. 내 뒤에 있는 저것은 그 웹웨이를 위해 존재하는 핵심이다. 엘다처럼 웹웨이를 통한다면 위험한 워프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다면 최소한으로 남겨 놓는 아스트로패스와 네비게이터들 역시 싸이킥을 금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워프에게서 인류를 때어낼 수 있게 되는 거지. 그게... 내가 하려는 대업이다."
"..."
허심탄회하게 말한 황제는 후련하다는 듯 미소짓고 있었고 정 반대로 모든 진실을 들은 앙그론은 너무나 복잡하고 거대한 진실에 마음이 짓눌리고 있었다.
"저희들 역시도..."
"원래 너희들은 내가 직접 기를 생각이었다. 너희 하나하나를 직접 기르며 너희에게 부여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나와 같이 인류에 봉사시키고자 했지. 하지만... 의도치 않은 사고로 너희들을 잃었고 나는 너희를 대신할 존재를 어쩔 수 없이 만들었다. 그게 바로 너희의 아들들이다."
"..."
"인류는 초인의 것이 아니다. 인류는 인류의 것이지. 너 역시 잘 알고 있겠지?"
"..."
"자, 이제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를 죽이고 싶은가? 배신하고 싶은가?"
"당신의 대업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이유는?"
"저 역시... 아버지, 당신처럼 인류를 사랑하니까."
앙그론은 스스로가 어릴 적 부터 초인으로 만들어졌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스스로 그것을 감추며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하려 했다.
이는 앙그론이 황제에게서 인류에 대한 애정과 자애로움을 물려 받았기 때문.
인류는 불완전하고 불안정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위대하고 아름다우며 찬사를 보낼 수 있는 존재다.
앙그론은 심리학을 공부하고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것을 너무나 잘 느낄 수 있었고 그것에 공감했기에 황제의 사상에도 공감할 수 있었다.
"저는... 충성파를 최대한 많이 만들겠습니다. 문제가 되는 도구를 최대한 고쳐보겠습니다."
"모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예. 제가 가진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걸 하기 위해서."
피식 웃은 황제는 그런 앙그론을 안수하며 말했다.
"너를 축복하마, 아들아."
12번째 아들, 황제가 안배한 날개 없는 천사.
그날 이후로 앙그론은 또 다시 달라졌다.
진정한 황제의 천사로 거듭나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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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황제는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걸 선택함. 어차피 앙그론에게는 뻥카치는 게 안 통할테니까.
다음화는 웃긴 개그물
앙그론이 진짜로 제대로 컸다면 아마 날개 없는 천사 그 자체였겠지
능력도 능력이고 성품도 성품이니까
공감 능력이 독심술 비슷한 정도로 발전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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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서 본 IF물중에서 황제가 되게 인간적이면서도 엄한 아버지처럼 보였어 진짜 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