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네 생각은 어떤지 말해봐.” 쉬반이 말했다.
죽은 군단원의 시신이 철판으로 된 부검대 위에 누워있었다. 칼지안의 아포테카리온의 불빛 아래 놓인 시신은 그 형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갑옷은 몸에서 분해되었고, 안의 피부는 마치 구운 고기 마냥 검게 그을렸다.
조치는 상자이 옆에 서서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프로제노이드가 사라졌습니다,” 상자이는 아쉽다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열기 때문에요.”
“사인이 정확히 뭔가?”
“칸께서도 보시다시피,” 상자이는 장갑 낀 손으로 목의 살점을 들어올렸다. “칼질 한 번에 목뼈 깊숙이 찔렸습니다. 그리고 저항 못하도록 그 자리서 제압된 걸로 보이고요.”
쉬반은 손으로 턱을 괴었다. “오크가 이런 식으로 죽이는 걸 본 적 있나?”
“잘 모르겠습니다. 놈들이 이렇게 상처를 내던가요?”
“자네도 놈들이 싸우는 걸 본 적 있잖나,” 조치가 말했다. “시체를 가만 놔두는 법이 없지.”
“그럴 겨를이 없어서 그런 걸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상자이가 말했다.
“시간이라면 썩어 넘치도록 많았어,” 쉬반이 말했다. “이건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야.”
상자이는 다시 허리를 굽혀 시신을 들여다봤다. 긴 시간 동안 인내심 있게 조사를 이어나갔다. 그는 조심스럽게 상흔을 구부려 보고 생각에 잠긴 채 바라봤다. 쉬반은 상자이의 왼쪽 인공눈에서 희미하게 윙하는 소리를 들었다.
마침내 상자이가 허리를 폈다. “헤인(코로친 언어에서 옼스를 뜻함)들의 소행일 수도 있습니다. 전에 놈들 중에서 칼을 꽤 잘 휘두르는 놈도 봤습니다. 하지만, 그래요, 그렇다고 보기엔 어딘가 석연치 않습니다.”
“뭐가 말인가?”
상자이는 차분한 눈길로 그를 바라봤다. “제 생각을 듣길 원하십니까?”
“어서 말해봐,” 조치가 조급한 마음에 그를 재촉했다.
“이건 장검으로 낸 상처입니다. 군단의 검이요. 어딜 노려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빠르게 처리하고 시신을 숨기고자 용암에 빠뜨린 거고요.”
쉬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 미세하지만 어딘가 역한 표정이 드리웠다. “그 밖에 다른 사항은?”
상자이는 고개를 저었다.
“군단의 검이라니.” 조치가 큰 충격에 받은 듯이 중얼거렸다. “우리 사이에 내전이 일어났단 말입니까?”
“낸들 알겠나?” 쉬반이 말했다.
“페무스엔 그린스킨 놈들 말곤 없었습니다,” 조치의 목소리는 불안에 차있었다. “그린스킨과 우리요. 우리 중에 누군가가 돌아버리기라도 했답니까?”
“그쯤 해 둬라.”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런 식으로 죽었던 겁니까?”
“그만,” 그는 화를 내며 소리 질렀다.
그는 부검대를 밀어치웠다. 머릿속엔 온갖 생각으로 가득 찼다. 페무스 IV는 현재 전후 소강상태에 들길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개척 함대의 사령관들은 단순히 적대적 환경 행성이라 명명했지만, 쉬반이 출정 전에 읽은 원정 기록에는 이에 대해 상세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처음 예상 보다 더 많은 부상률, 열악한 통신 수단, 너무나 잦은 차질 등.
우리 사이에 내전이 일어났단 말입니까?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물론 형제단들 사이엔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이 있긴 했다. 그 역시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절대로 이 정도여선 아니 되었다.
“절대 소홀하게 넘길 일이 아니야,”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다시 돌아가서 조사해 봐야해.”
“이미 뒤처리가 깔끔하게 됐을 겁니다.” 상자이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거기다 우린 복귀 명령을 받았어요, 곧 있으면 카간께서 함선을 움직일 겁니다.”
“매 달이면 통신기가 맛이 가곤 했지,” 쉬반이 마른 웃음을 지었다. “우리가 응답을 늦게 하면 그 분도 이해하실 거야.”
“당장은 밝혀낼 수 없을 겁니다,” 상자이가 말했다. “더욱이 페무스에서는요.”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잖나,”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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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내전이 일어났단 말입니까? 아...
엣날에 자카타이랑 똥타리온 싸울때 지들끼리 싸운건 알았는데 그전부터 뭐가 있긴 있었나보네 속 멀쩡한 군단이 몇 없구먼
호루스가 심어놓은 배반자들인가
음 불길한 예상이 들어맞았군;;
스릴러 보는 기분이네
은근히 40k에서 보기 드문 장면
화스는 그나마 온건하게 반란파가 움직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