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가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비스듬히 날면서 둥글게 원을 그리며 착륙했다. 별빛이 전망대를 비추자 예수게이는 자신이 요청한 함선의 외형을 언뜻 볼 수 있었다. 군단 소속의 프리깃함 초승달 호. 창을 본 뜬 옆면은 그 위용이 위풍당당했고, 흰색 바탕의 함체엔 금색과 붉은색으로 장식되었다. 천년 동안 칸들의 문장이 되어온 번개 문양은 선두의 옆면에 자랑스럽게 그려져 있었다.
충분히 빨라 보였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배는 충분히 빠를 필요가 있었다. 랜더는 프리깃함의 등에 위치한 격납고를 향해 날아갔다. 두 개의 빛나는 활주로가 그를 맞이했다. 랜더가 바닥에 닿자 예수게이의 몸이 충격에 휘청했다. 이내 중심을 잡고는 승선용 계단을 통해 걸어 내려왔다. 함선 측에서 마중 나오기 전에 로브의 매무새를 고쳤고 지팡이도 단정하게 정리했다. 겉모습을 정돈한 모습을 보이는 건 무엇 보다 중요했다. 니케아에서 있던 일에도 불구하고 군단 내에서 스톰 시어들의 입지는 여전했다.
랜더의 바깥문들이 쉭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격납고는 다른 V 군단의 함선들처럼 불빛으로 환했다. 모든 외벽이 윤이 나게 반짝였고 위에 달린 전등의 불빛이 반사돼 부드러운 빛을 발했다. 격납고 안에는 쇠 냄새와 엔진 오일 그리고 팔랑 향이 가득했다. 키탄 씨족이 옛적부터 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하던 향이었다. 두 열의 화이트스카 군단원들이 승선용 계단에 줄지어 서서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환영 의례를 거행했다.
저들은 아무리 우리가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도 존중을 표하는 걸 잊지 않는구나. 예수게이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생각했다. 그는 그들에게서 존경을 담은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이 군단에 속한 게 어찌나 다행인지.
함선의 지휘관이 다가오는 예수게이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환영합니다, 제드인 아르가,” 그는 말했다. “당신을 맞이하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예수게이는 답례로 허리를 숙였다. “자네가 원래 수행하던 중요한 임무에서 벗어나게 한 거 같군. 미안하게 됐네.”
“너무 무료한 나머지 몸이 배길 참이었습니다. 오히려 감사를 표해야 할 건 저희들입니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걸으면서 격납고 밖으로 나갔다. 그들 뒤로 서비터들이 랜더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고, 화물 구획에서 중력 생성기가 윙하고 울렸다.
“그래서 날 쿤닥스로 데려갈 수 있겠나?” 예수게이가 물었다.
지휘관은 조금 주저하는 모양새였다. “노력은 해보겠지만, 당신 께서도 아시다시피 저 밖에 폭풍이 너무나 거셉니다. 네비게이터가 이르기를 무엇 하나 보장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언제는 네비게이터가 달리 말한 적이 있던가?”
“그것도 뭐, 예 그렇긴 하죠.”
“그리고 지금 자네에게 내가 있잖나.” 예수게이가 덧붙였다. “내가 네비게이터를 도와 천상의 이면을 응시하면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걸세.”
“이 함선은 훌륭한 배입니다.” 지휘관이 자신 있게 말했다. “배의 모든 게 조화롭게 움직입니다. 첫 항해 이후 스무 번의 교전을 겪었지만 지금까지 고장 하나 없이 말끔합니다.”
실로 안심이 되는 한마디였다. 초고리스 출신 지휘관들은 그들에 앞의 우주를 두고 기술적 분야로 접근함과 동시에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전통의 경향 역시 가지고 있었다. 이 두 가지 측면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매사에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줬다.
격납고의 끝자락에 다다르자 예수게이는 두겹의 문을 앞에 두고 잠시 걸음을 멈췄다. “지휘관, 자네 이름이 어떻게 되나?”
“루샨입니다.”
“키탄 씨족인가?”
“예, 씨암 출신 입니다.”
“말하기에 앞서, 루샨. 우리 사이에 비밀 같은 건 있어선 아니 되네. 이 혼돈은 절대로 평범한 게 아니야. 무엇이 근원인지는 나 역시 알지 못하지만, 이것이 우리 스타-스피커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우주를 침묵에 빠뜨리고 있으며, 우리로부터 프라이마크를 가리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지. 이에 맞서려 하면 필연적으로 위험이 닥칠 거네. 그나마 자네가 알아들을 거라 믿기에 자네한테만 말해두는 거야.”
“우리 모두 준비만전입니다,” 루샨은 완전히 무심한 듯 보였다. “명을 내리시면 언제든지 점프 포인트에 진입할 겁니다.”
“알겠네,” 예수게이는 대답하면서 손짓으로 문을 열었다. “그럼 당장 시행하게. 요새 꿈자리가 사나워서 말이야. 제때 카간과 만나지 않으면 그들에게 더 나쁜 일이 닥칠 거란 예감이 들어.” 그는 지휘관에게 피곤에 겨운 눈길을 주었다. “잠 좀 푹 자면 좀 나아질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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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되는 예수게이의 카간 찾아 삼만리
여행 도중에 의외의 인물들을 만나기도 함
험난한 여정이라고 밑밥을 까는 와중에 과연 예수게이에게 닥치는 운명은?
마그누스 이놈이....
랜더는 수송선 정도로 의역하는게 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