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가." 호러스가 건쉽에서 걸어나오면서 말했다. 키브레는 그의 뒤를 따랐고, 메이스 월드브레이커는 그의 앞에 들려있었다. 그러나 위도우메이커의 초월적인 힘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저 혜성 뒤의 불덩어리 같았다.

호루스 루퍼칼이 라약의 시야를 가득 채우자, 정신을 아득해지고, 그와 자신만이 세상을 채우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는 것 같았다.

밤의 무기...

불을 뿜는 소리...

별빛의 그림자...

그 광경은 마치 물리적인 타격처럼 엄습했다.
라약은 폭발적인 파도에 휩쓸린 나뭇잎처럼 마음이 뒤바뀌는 것을 느꼈다. 어둠이 워마스터의 그림자에 휘감겨 있었다. 그의 발 밑의 땅은 검은 유리가 되었고, 금이 간 거울이 되었고, 흑요석이 되었다. 그의 얼굴은 빛나고 있었고, 망막과 정신에 남아 있는 화상 같은 형상이었다.

로가의 뒤에 모여 있던 전사들은 뒤로 움츠러들었고, 엠퍼러스 칠드런과 워드 베어러들은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일어나라." 호루스가 말하자, 그 말에 전사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펄그림은 하얀 머리카락이 얼굴에 드리워진 채 고개를 숙이며 옆으로 미끄러져 갔다. 라약은 풀어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데몬 프라이마크의 영혼에 묶여 있는 밧줄이 깊이 파고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로가는 머리를 숙인 채 두 손을 메이스에 올려두었다.

"형제여." 호루스가 말했다.

로가가 고개를 들어 평온한 미소를 지었다.

라약은 마음속으로 주문을 더듬었다. 펄그림의 손이 칼의 손잡이를 소리없이 붙잡았다. 주변의 공기는 팽팽했다.

이것은 성공할 수 없다, 라약의 마음속에서 한 목소리가 그렇게 말했고 그것이 곧 자신의 생각이 되었다. 로가가 틀렸다.

'나의 워마스터여.' 로가가 말하고 있었고, 라약은 호루스가 마치 자비로운 인사처럼 손을 드는 것을 보았다. 에이돌론은 로가를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펄그림은 이글거리는 눈길로 라약을 바라보았다.

지금이었다. 지금이어야 할 것이다. 유일한 기회. 배신의 완벽한 순간.

펄그림이 공격할 것이다. 그리고 로가가 마음을 열 것이다. 로가의 의식 속에서 소금에 절인 피와 뼈는 그 마지막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고, 죽은 영혼과 잃어버린 목소리가 솟아올라 호루스를 익사시키고, 그러면 로가가 신들의 말을 입술에 새긴 채 마지막, 마지막 일격을 가할 것이다. 행성 표면에 있는 호루스의 아들들은 펄그림의 자식들에 의해 학살될 것이다. 궤도에 있는 자들은 선택권이 주어질 것이다. 영광을 차지하거나 혹은 헛되이 죽거나. 다른 군단들도 오겠지만, 그들은 워마스터가 몰락한 것을 보고, 신의 목소리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너에겐 노예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한 가지가 남아있다'라고 기억 속의 Actaea의 목소리가 말했으나, 잠시 동안 마치 그에게 진짜로 그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에겐 선택권이 있다'.

'신들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고, 호루스는 그들에게 승리를 주지 못할 것이다.'라고 로가가 말했다. '다른 사람이 그의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워마스터는 몰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내면의 목소리가 말했다.

호루스는 로가에게 축복이나 포옹을 하려는 듯 손을 들고 있었다.

라약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의지는 형성되고 굳어졌다. 펄그림의 그 의지에 다시 묶였다.

호루스가 일어섰다.

워마스터의 일격은 로가의 가슴을 강타하고, 그를 땅바닥에서 나뒹굴게 했다.

눈깜짝할 사이였다. 불빛이 번쩍거렸다. 그림자가 사라졌다.

갑옷에 금이 갔다. 피가 대기에 닿았다.

로가가 호루스의 손에 위해 뒤로 굴러 떨어졌다.

펄그림은 얼어붙었다.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고요함이 번졌다. 로가가 나뒹굴었다. 부서진 돌이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라약은 지켜보았다. 펄그림의 진명의 실타래는 그의 마음속에서 조용했다. 그의 얼굴은 차가웠다.

호루스는 손을 내렸다. 그의 얼굴은 그늘져있었다. 키브레는 그의 뒤에 바짝 붙어 섰고 월드브레이커를 두 손으로 꽉 잡았다. 로가는 입을 벌린 채로 무릎으로 일어나려고 했다. 호루스는 반쯤 몸을 돌려 키브레에게서 메이스를 빼앗았다. 그는 한 동작으로 몸을 돌려 휘둘렀다. 그 일격은 느리고,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살아 있는 신이 인간에게 느끼는 멸시를 짊어지고 있었다. 메이스의 역장은 활성화되지 않았고, 차가웠다. 그것은 로가의 가슴을 강타했고 그는 산산조각 난 치아 사이에서 피를 흘리고 뒤로 날아갔다. 호루스는 서 있었고, 메이스는 그의 옆구리에 있었고, 그의 존재는 마치 천둥과 구름처럼 우뚝 솟아 침묵으로 가득찼다.

그 눈을 통해 라약은 이미지들 사이에서 깜박이는 워마스터의 모습을 보았다. 검은 그림자의 우뚝 솟은 모습, 유령 같은 빛에 비친 얼굴, 늑대 가죽을 입은 군벌의 모습, 그의 손과 얼굴은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불타는 월계관을 쓰고, 진주 같은 백색과 황금을 뒤집어 쓴 군주를 보았다. 각각의 이미지는 방금 본 것과 같은 모습으로, 그리고 사라졌다.

로가가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의 아우라는 상처투성이의 붉은 빛과 노란색의 빙글거리는 구름이 같았다. 조롱하는 얼굴들이 에테르에서 히죽 웃었다. 눈가에 피가 흐르는 채로 펄그림을 바라보았지만 쾌락의 왕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펄그림은 웃었고, 라약은 그 소리가 자신의 두개골 안쪽에 천개의 칼이 가하는 애무처럼 느껴졌다. 로가가 라약을 바라보았다.

라약은 자신의 영혼을 망가뜨리고 노예로 만든 존재의 눈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로가가 입을 쩍 벌리며 소리쳤다. 라약은 자신의 군주의 마음이 필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는 워프를 향해 뻗어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호루스가 앞으로 나섰다. 강대한 힘이 로가를 허공을 뚫고 그의 등 위로 날려 보냈다. 라약은 자신의 프라이마크 주변에서 에테르가 빠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아우라는 하얀 충격으로 시들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만든 거짓 신에게만 알려진 비밀에 의해 만들어진 프라이마크의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호루스는 그의 등을 때렸다. 진홍색 갑옷이 금이 갔고, 로가가 땅속으로 처박혔다. 호루스는 단 한번 더 그를 걷어찼는데, 그 힘과 정신력의 격류가 흘러나왔다. 로가가 쓰러졌다. 호루스는 월드브레이커를 로가르의 가슴에 겨누었다.

"날 해치려 했군, 형제." 호루스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나는 당신을 섬ㄱ-'

'넌 신의가 없어. 너는 너의 것이 아닌 것을 갈망하고 있다. 네가 한 모든 일을 돌이켜 보아라.'

로가가 워마스터를 올려다보았다.

잠시 동안 라약은 그가 반박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때 로가가 가만히 있자, 흐르는 피 아래 그의 이목구비가 딱딱하고 차분해졌다.

'너는 완벽하지 않다. 너는 흔들릴 것이고, 신들은  너를 버릴 것이다.'

하지만 난 신들을 위한 제국을 만들러 가지 않아, 형제여. 나는 워마스터다. 신들은 나에게 복종한다. 그리고 모두가 나에게 무릎을 꿇고 내가 그들의 구세주임을 알게 될 것이다.'

로가는 소릴 내며 웃었다.

"아냐." 그가 말했다. '아니, 그들은 그렇지 않을거야.'

호루스는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월드브레이커를 일으켰다. 아지랑이가 프라이마크를 에워쌌다.

"너는 나에게서 이 힘을 빼앗고 싶어 하는군." 호루스가 말하고, 그의 발톱을 내밀었다. 로가의 메이스가 떨어진 땅에서 솟아올랐다. 그것을 로가의 발 밑으로 던지자 먼지가 일었다. '그럼 받게나, 형제."

로가가 떨어진 메이스를 바라보았다. 라약는 가만히 있었고, 마음의 절반은 기꺼이 프라이마크에게 무기를 들고, 나머지는 그가 무기를 땅에 놔두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의 피부는 창백했다.

"모나키아의 잿더미 속에서 우리 아버지가 이런 기회를 주었나?" 호루스가 말했다. "자, 무기를 들어. 널 약하다고 깔보는 주인을 죽여봐라. 신들이 지켜보고 있어, 로가, 나는 그들이 기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로가가 똑바로 눈을 치켜떴다. 라약은 이제 차마 호루스를 바라볼 수 없었다. 단지 공허함, 현실의 비명 같은 상처만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마치 다른 이미지가 그의 눈 없이 그의 마음에 도달하는 것처럼 워마스터를 볼 수 있었다.

'나는...' 로가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난... 네가 불쌍하군.'

"신념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면, 또 너는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라고 호루스가 말했다. 로가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그의 이마가 검게 그을린 대리석에 닿을 때까지 끌어내려졌다. 호루스는 월드브레이커를 머리 위로 치켜 올렸다.

로가가 긴장했다.

호루스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라약은 호루스의 얼굴에서 잠시 동안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 표면으로 떠오르는 익사자 같은 표정을 보았다.

"오, 제발 죽여버리게." 펄그림이 말했다. '제발, 저렇게 살려두기는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조용." 호루스는 여전히 로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펄그림의 웃음소리가 사라졌다. 호루스는 메이스를 내렸다. 잠시 동안, 라약은 호루스가 마지막으로 이 행성에 섰을 때의 모습 그대로라고 생각하였다. 권력의 그림자가 아니라 그 어떤 인간보다도 위대하지만 신보다는 못한 전사, 즉 무시무시하고 고귀한 존재처럼.

"꺼져라." 호루스가 말했다. 로가는 움직이지 않았다. .'네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나면 내가 보류한 심판은 다시 집행될 것이다.' 그래도 로가는 움직이지 않았다. "가라!" 호루스가 외쳤고, 그 함성은 마치 천둥소리처럼 고원을 가로질러 울려퍼졌다.

로가가 일어서서 무슨 말을 할 것 같은 표정을 짓다가 몸을 돌렸다.

"그의 전사들은 어찌합니까?" 키브레가 그의 군주 옆에서 으르렁거렸다.

호루스는 평야에서 기다리고 있는 진홍색 군단들의 대열을 살펴보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라약을 바라보았다.

로가는 라약를 보기 위해 몸을 돌렸다. 먼지 때문에 프라이마크의 진홍색 갑옷의 일부가 잿빛으로 번져 있었다.

'너는 노예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단 한 가지를 남겨두고 있다. 선택권이 남아있다.'

그는 마음속으로 펄그림의 진명을 놓아주자 데몬의 의지를 쥐고 있는 결속이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쾌락의 왕자는 숨을 헐떡이며, 환희의 소리를 지르다가 번개보다도 더 빨리 앞으로 질주했다. 다시 땅바닥에 쓰러지는 로가의 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펄그림은 그의 위로 몸을 구부려 미소를 짓고는 손톱이 있는 손을 들어 형제 프라이마크의 피를 손톱으로 핥았다.

"네가 두려워하는 짐을 다른 사람에게 떠맡겨서는 안 돼지, 로가." 펄그림이 말했다. '그건 참 사람을 화나게 만든단 말야.'

라약은 로가에서 호루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천천히, 각 사지와 관절들이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움직이며 자르두 라약은 무릎을 꿇었다.

'나의 워마스터여.' 라고 그는 말했다. 그의 뒤에서 수천 명의 진홍색 전사들이 무릎을 꿇었다.

펄그림이 웃기 시작하자 높고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풀려나자마자 로가 싸다구 때리는 펄그림이 인상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