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리전의 충성파/반역파 여부를 헷갈려 하거나 잘못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왕왕 보여서 글을 한 번 써보겠음.



충성파가 황제를 따르는 진영이고 반역파가 호루스(카오스)를 따르는 진영이라면 알파 리전은 어느 쪽에도 속해있지 않은 군단임. 알파 리전의 행동은 전부 알파리우스/오메곤의 주도 아래 이뤄지고, 알파리우스와 오메곤의 행동은 카발의 예언을 바탕으로 함. 그 예언의 내용이란 황제가 승리할 경우 제국은 영원토록 고통받고 결국 카오스가 승리하지만, 호루스가 황제를 이길 경우 호루스와 반역파의 자폭으로 인류와 함께 카오스도 같이 패망할 거라는 것.(최대한 간략 요약)


알파리우스와 오메곤은 은하계가 카오스의 손에 넘어가는 걸 두고 볼 생각이 없었고, 그렇다고 인류를 포기할 수도 없었음. 그래서 이 둘은 어느 쪽도 제대로 된 승리를 얻지 못하게 만들어서 예언을 최대한 빗나가게 할 생각으로 행동함. 일단 행동의 동기가 인류의 존속과 카오스의 승리를 막으려는 거지만, 정작 황제의 생각이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행동했던 것 때문에 이걸 충성파로 봐야 하나 아니면 걍 외계인 혓바닥에 놀아나 삽질한 반역파로 봐야 하나로 논쟁이 됐었음. 사썬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좋은 의도로 잘못된 길을 간 게 가장 큰 문제.


알파리우스/오메곤은 헤러시 동안 충성파/반역파 양쪽을 자기들 마음대로 조율하려 했고, 이중 스파이 비슷한 행위를 의도했지만 호루스에게 제지당함. 호루스는 처음부터 알파 리전을 신뢰하지 않았고, 알파 리전에게 반역파로 활동하고 싶다면 이스트반 V에 직접 참여해 반역파의 색깔을 똑똑히 드러내라는 요구를 함. 알파 리전은 이 제안을 거부할 수 없었고, 이스트반 V에 참여해 충성파 군단들을 학살하며 자신들이 반역파라는 걸 선포함.


알파리우스는 반역파 내부의 알파 리전을 대표하는 인물이니만큼 마음대로 행동하기가 어려웠고, 충성파를 돕는 임무는 다른 프라이마크들에게조차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오메곤이 대부분 담당함. 여기서 생기는 가장 큰 오해가 알파리우스와 오메곤이 반역파/충성파로 갈라서서 군단을 쪼개고 내전을 벌였다는 건데, 이 둘은 처음부터 끝까지 쭉 공모자였고 목적도 비전도 동일함. 알파리우스는 군단의 얼굴이었기 때문에 반역파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계속 행동해야만 해서 충성파에 이득이 되는 행위를 오메곤에게 몰아준 거임. 이건 알파 리전 마린들도 마찬가지임. 반역파와 함께 싸웠던 마린들이 어떤 날은 고립된 충성파를 돕기 위해 반역파에 사보타주를 할 수도 있는 거고, 알파 리전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헤러시의 전황을 조율하기 위해 편을 갈아탐. 다만 충성파 편을 들 땐 최대한 들키지 않게 할 뿐임.


호루스의 원래 의도는 화이트 스카가 헤러시에 대해 모르도록 계속 고립시켜두는 것이었고 알파 리전에게 맡긴 임무도 통신을 차단해 화이트 스카가 헤러시에 대해 모르게 하는 것이었지만, 알파 리전은 의도적으로 화이트 스카를 공격했고 화이트 스카가 헤러시에 참전하게 만듬. 이때 알파 리전을 움직여 화이트 스카를 공격한 게 알파리우스고, 통신 차단 장치를 몇몇 요원들과 함께 파괴시킨 게 오메곤. 어느 한쪽이 충성파로 활동한 게 아니라 둘 다 충성파에 득이 되는 쪽으로 움직인 거임. 반대로 레이븐 가드의 진시드를 오염시키는 작전은 오메곤이 주도했고, 이건 오메곤도 딱히 충성파에 득이 되는 쪽으로만 움직이는 게 아니란 걸 보여줌. 둘 다 상황 따라서 반역파 편을 들었다, 충성파 편을 들었다 하는 거임. 


다만 알파 리전의 모두가 프라이마크를 따른 건 아님. 알파 리전 중 일부는 목적을 도통 알 수 없는(자기들은 인류를 위한다고 생각하는)프라이마크의 행보를 따를 생각이 없었고, 이들은 진심으로 황제에게 충성하는 자들이었음. 황제에게 충성하는 알파 리전은 프라이마크 몰래 테라로 향해서 알파 리전 내부의 사태를 고발하려 했지만, 메두손으로 변장한 알파리우스가 니코나 쉐로우킨 등을 이용해서 충성파인척 접근, 모조리 유인해서 죽여버림. 트루-충성파 알파 리전은 이때 알파리우스에게 전부 사냥당했다고 보면 됨.


알파 리전의 이런 박쥐 행위는 알파리우스가 죽으면서 끝남. 호루스는 여전히 알파리우스를 의심했고, 알파리우스에게 신뢰를 받고 싶다면 테라로 가서 방어선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림. 스탠스를 확실하게 하라는 명령. 알파리우스는 마침 로갈 돈에게 자존심을 다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잃은 자존심도 회복하고 호루스의 신뢰도 얻고, 겸사겸사 로갈 돈에게 상하관계를 뚜렷이 보여주면서 반역파를 역으로 함정에 빠트릴 작전을 제안하려 했음. 작가진 말론 로갈 돈이 알파리우스의 말을 들었다면 이스트반 V의 재림이 입장이 뒤바뀐 채 테라에서 벌어졌을 거라고 함.


하지만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돌이었고, 알파 리전의 대외적 얼굴이었던 알파리우스는 전기톱에 갈림. 로갈 돈이 알파리우스의 죽음을 공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역파는 이 사실을 몰랐고, 오메곤은 어쩔 수 없이 알파리우스를 대신해서 군단의 얼굴이 되어 반역파와 함께 할 수밖에 없게 됨. 알파리우스가 죽은 이후의 의도가 뭔지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테라의 방어망에 대한 모든 정보를 호루스에게 넘겨준 거나, 테라에 남아있던 요원들을 황궁 내부로 잠입시켜 테러를 구상하는 걸 보면 알파리우스가 죽은 것에 대한 원한 때문에 철저하게 반역파를 위해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함.


테라 공성전 이후 진실 여부와 별개로 오메곤도 '죽었고' 두 프라이마크가 원했던 게 뭔지 전혀 모르는 알파 리전은 사방으로 흩어짐. 처음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이들은 반역파로 활동했기 때문에 제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본래의 목적도 동기도 모두 잊어버린 채 이제는 철저하게 반역파 군단이 되어버림. 이후 브락스 공성전이나 펜리스 캠페인에서 알파 리전이 제국을 적대하는 주된 빌런으로 나오는 걸 보면 갤에서 생각하는 '충성파' 알파 리전은 이제 더 이상 없는 존재라고 봐도 무방함. 지금 와서 '충성파' 사썬을 찾는 것과 같은 이치. 만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국에 대한 충성심 같은 건 다 잊어버린지 오래임.



요약

1. 알파리전은 충성파도 반역파도 아니었다. 죄다 한통속이었고 상황 봐가면서 양쪽 다 엿먹였을 뿐임.

2. 그런데 두 프라이마크가 죽은 후에는 그나마 제국을 위해서 한 일이었다는 목적과 동기조차 모조리 잊어버리고 반역파가 돼서 날뛰는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