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임페리얼 네이비의 몫이었다. 타우 측의 항공기들은 빠르게 질주하고 회전하며 라스 캐논 화망을 피해가고 있었다. 수백 기의 항공기들이 결전을 벌이는 광경은 생명이 위태로운 군인의 입장에서도 볼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광경에 대한 관람도 잠시 가드맨들은 일제히 시가지 안으로 진입해야 했다. 이미 타우 측의 병력이 선점하여 자리 잡은 시가지는 한참 벌어지는 포격과 총격의 연속극이었다.
타우 공세가 이어지는 성계에 위치해 있던 산업 행성은 좋은 목표였다. 포지 월드만큼 방비가 충실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가용 가능한 산업 자원들이 즐비하게 늘어진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인류 제국의 입장에서는 드물게도, 행성 총독은 생각 이상으로 유능한 인물이었다. 그는 타우의 공세에 얼마 가지 않아 행성이 직면하게 될 것임을 직감했으며, 그에 대한 방비를 충실히 갖추었다.
그는 타우 군의 행성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대신, 그들이 동원할 수 있는 화력 그 자체를 반감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산업 행성은 드높이 치솟은 공장 옥상마다 착실하게 구비된 대공망으로 뒤덮히기 시작했고, 행성 수도에 위치한 대성당과 각지에 흩어진 황제교의 성당들은 일종의 중계 거점이자 통신 중계망으로도 이용되었다. 행성 총독은 행성 내에 위치한 PDF와 아스트라 밀리타룸 연대들에게 시가전 훈련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산업 행성은 그 이름 답게 수백만이 넘는 인구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공장 지대에서 살아갔다. 파이프, 굴뚝, 공장, 심지어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산업 폐기물까지. 이 행성에서 발 디딜 수 있는 곳은 물류 유통을 위해 마련된 통로 말고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능한 행성 총독의 명령 아래에서, 아스트라 밀리타룸 연대들은 연대 단위의 힘 싸움보다는 타우 병력들을 깊숙히 끌여들여 오도가도 못하게 틀어막는 시가지전을 준비했다.
그들이 중장비를 동원해서 보이는 모든 건물을 밀어벌이지 않는 이상에야, 타우는 결코 인류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행성 전체를 유리화하는 것이 차라리 더 경제적일 것이었다.
타우 군의 의례적인 항복 권고가 도착했다. 행성 총독은 즉시 행성의 사령부로서 가장 깊숙한 지하 방공호로 들어가 항전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항복을 권고한 몇몇 불충분자들은 행성 총독의 명령으로 산 채로 체인 소드가 갈려 죽었다. 아스트라 밀리타룸 연대 총 지휘관직을 부여 받은 슈마에 헤치콕 장군은 행성 PDF를 예비대로 편성하고 전쟁을 준비했다.
타우 군은 빠르고 신속하게 강하를 시작했다. 조밀하게 깔린 대공망은 타우의 역량을 한계까지 밀어 붙였다. 뛰어난 실력의 에어 카스트의 타우 조종사들은 그들의 기량을 발휘해 곳곳의 공터에 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행성 총독의 준비가 헛되이 되지 않았는지 초기 돌입에서 10% 상당의 항공기 손실이 벌어지자, 타우 군의 지휘관은 대공망을 파훼해야만 했다.
제국 측의 민간인 손실을 부득이하게 감수하기로 결정이 떨어지자, 타우 군의 우주 선들은 일제히 대구경 포를 지상으로 겨누었다. 가장 강력한 대공망 집결지로 우주에서부터 퍼부어지는 포격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임페리얼 네이비의 치명적인 패배 이후 행성이 동원할 수 있는 우주선은 상업용 운반선이 고작이었다. 지상에서 포격을 지켜보던 아스트라 밀리타룸의 헤치콕 장군은 조속한 철수를 명령했다.
타우 군세는 생각보다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기꺼이 그들의 대의를 앞세우며 진격했다. 그리고 그것은 제국 측에서 바란 그대로였다. 타우 병력은 근접전의 전문가 브리쳐 팀을 앞세워 복잡한 공장 지대로 돌입했다. 타우의 자랑인 드론이 곳곳을 정찰하며 제국 측의 습격을 견제했으나 고도로 발달된 전투용 인공지능조차 제국 측이 매설한 원시적 격발 방식의 IED 세례를 피할 수는 없었다.
유선 혹은 단거리 전파망으로 기폭하는 폭탄들은 타우의 브릿쳐 팀들이 진입하는 족족 터져 나가며 치명적인 피해를 강요했다. 타우측의 항공기가 대기권 내의 제국 항공기와 결전을 벌이면서도 3D 항공 스캔을 바탕으로 지도를 제작했으나, 지붕과 파이프 아래를 선명하게 그려 주지는 못했다. 제국 역시 타우의 좀 더 나은 보병 장비가 제공하는 유의미한 차이 덕분에 피해가 가중되기 시작했다.
라스 건과 펄스 라이플의 화력 차이가 지대하지는 않았으나, 조준 보조 시스템을 통한 타우의 사격은 초 단위로 사격전이 벌어지는 시가전에서 좀 더 유리했다. 그러나 방어자는 엄연히 제국측이었고, 그들이 미리 구축한 공장 안의 방어구역은 타우의 자랑인 배틀 슈츠를 밀어넣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제국이 가드맨들로 방어선을 구축했다면, 공격하는 타우 역시 장비 없이 보병들을 밀어 넣어야 했다. 그리고 이것이 제국 측이 바란 대로였다. 이 행성에만 수십만의 가드맨들과 비슷한 수의 행성 PDF로 조밀하고 점점이 짜여진 방어선이 널려 있었다. 기존의 연대 단위의 공세가 아닌 중대 단위로 흩어진 지역 거점 방어 전략은 타우가 일일이 제국 측의 공격을 파쇄하고 나아가야 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제공했다.
공장 단지 건물 하나당 제국 중대 병력이 하나씩 있었다. 그들을 무시하고 지나간다면 제국 측은 기습적인 공격을 시도했고, 배틀 슈츠로 밀어버리는 화력은 지나치게 오래 걸렸다. 건물 하나 하나를 부수자고 우주에 떠있는 우주선의 화력을 남용할 수는 없었다.
오토 캐논과 라스 캐논 같은 무거운 중장비 대신 제국 측은 행성의 산업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서 플라즈마 건과 멜타 폭탄을 분배하기 시작했다. 고출력을 자랑하는 군용 화기들이 소대 단위로 배치되며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를 가져 투입된 타우의 소형 배틀 슈츠를 공격했다.
아직 죽지 않은 제국의 대공망들은 제국 항공기의 꼬리를 물려는 타우 항공기들을 견제했다. 각 공장 옥상마다 설치된 대공용 라스 캐논과 오토 캐논들은 지상용 장비까지 끌어 올려 제국의 하늘을 지키는 데 활용 되었다. 타우측은 그럼에도 지상군에게 최소한의 항공 지원이라도 쥐어주기 위해 제국의 제공망을 걷어내야 했다.
타우의 브릿처 팀들이 악착같이 건물 내 제국군을 소탕하자, 제국 측에서는 얼마 없던 템페스투스 사이온 분대들을 동원하여 그들의 공세를 완전히 꺾기로 결정했다. 타우보다도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사이온 분대들이 귀신처럼 우회로와 건물을 오가며 흩어진 타우 분대들의 헛점을 정확히 찔러 들어갔다. 카라페이스 아머로 뒤덮힌 오그린이 괴성을 지르며 얇은 벽을 부수고 타우 병사들을 덮쳤다.
정확한 조준과 사격을 동반한 사이온 분대의 기계적인 사격은 핫 샷 발리 건의 초고온 빔줄기로 하여금 타우 병사들의 급소를 꿰뚫게 만들었다. 제국군 방어선을 타격하던 타우군은 측면에서 가해지는 사이온 분대들에게 사냥당하기 시작했다.
타우의 배틀 슈츠는 아예 방향을 돌려 제국 대공망을 돌파하고 직접 공장 옥상으로 강습을 시도했다. 배틀 슈츠에 부착된 미사일들이 일제히 날아가 제국 대공 방어진지들을 휩쓸었다. 버스트 캐논이 불을 뿜을 때마다 제국군은 속절없이 쓸려나갔다. 라스 캐논 공격에 몇몇 배틀 슈츠가 파괴되었으나, 안의 조종사까지 죽이지는 못했으며 파괴된 장비들은 빠르게 후방으로 이송되었다.
제국군의 대공망이 약화된 지역은 타우의 공격기들이 추가적인 공격을 날렸다. 미사일과 빛줄기가 하늘을 수 놓으며 고작 1km 내외에서 수천명의 제국군과 타우군이 격돌했다. 몇몇 타우 병력들은 가드맨들의 매복에 걸려들었다. 그들은 착검한 총검과 삽, 샷건으로 무장한 제국 측의 돌격대에게 예상하지 못한 일격을 당했다. 브릿처 팀을 제외하고 타우의 근접 능력이 형편없다는 것 정도는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능히 알려진 바였다.
제국 군대는 무리한 반격 대신 차라리 방어선을 천천히 뒤로 물리며 타우 군을 더 깊숙히 끌어 들이려 시도했다. 각지에서 각 연대의 지휘관들은 중대 재량의 방어 작전을 감독하며 소모전을 확대시켰다.
임페리얼 네이비 조종사들의 영웅적인 희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기권 내에서 벌어진 항공전은 타우 측의 우위를 점했다. 배틀 슈츠와 항공기가 공장 건물의 옥상을 날려 버리고 그 안으로 배틀 슈츠들이 진입하는, 마치 제국 아스타르테스들의 강하 작전을 모방한 듯한 공격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지 않았던 제국군 병력들을 하나씩 무너뜨렸다.
방어선이 무너질 기미가 보이자 헤치콕 장군은 플레이머를 이용한 화재를 이용했다. 건물들이 프로메슘 불꽃으로 불타오르자 시커멓게 물든 연기가 열기로 달구어진 고온으로 치솟았다. 타우 측의 열감지 장비와 시각이 차단되자 필연적으로 항공 지원을 뜸해질 수 밖에 없었다. 템페스투스 사이온 분대들은 불꽃으로 타오르는 건물 안에서조차 튀어 나오며 타우의 진군을 방해했다.
타우는 착실하게 제국의 방어선을 밀어냈으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가고 있었다.
타우랑 제국이랑 각 잡고 싸우면 이런 느낌일까.
후속편 빨리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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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장그라드?
뭐야 공식인 줄 알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