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뮬란의 등장에 쉬반은 기뻤으나 그 기분도 잠시였다. 이제 양측 병력은 대등해졌고, 모두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군단의 파멸이 더욱 가까워졌다. 적을 노리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들이 이제 서로를 향해 쏙 있었다.
쉬반은 몸을 한껏 숙이고 관도를 활성화해 자세를 가다듬고 공격 위치를 가늠했다. 하식과 그의 병력은 여전히 함교의 맨 끝에 위치한 지휘석과 높은 전망대 그리고 벽면의 테라스를 장악하고 있었다. 제뮬란의 부대는 측면을 따라 두 그룹으로 순간이동했고, 대부분의 병력은 센소리움 스테이션의 근처에 있었다. 양측 모두 엄폐물은 충분했으나, 기계 장치 뒤에 숨어 불안에 빠진 수백 명의 필멸자 선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유혈사태 없이 끝나는 건 도저히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런 감상이 들더니 쉬반은 메스꺼움이 속에 가득 차 역겨움이 밀려왔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어쩌다 이런 광기가 시작된 건가?
쉬반은 그런 생각을 물리치고 엄폐물에서 뛰어내렸다. “나를 따르라, 형제들이여!” 그는 포효하며 그들에게 손짓하여 다시금 전투에 뛰어들라고 지시했다.
그의 형제들은 다시 전장에 나서며 몸을 한껏 낮추고 적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전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팽팽한 동시에 밀실에 갇힌 듯 갑갑하며 또한 끔찍했다. 스페이스 마린이 전의와 혈기를 불태우며 스페이스 마린과 충돌했다. 제뮬란의 터미네이터 부대가 난간을 부수며 적과 맞서기 위해 돌진했고, 강력한 콤비 볼터를 퍼붓고 있었다. 화련한 기둥과 지지대가 금세 움푹 패이고 무너졌다.
쏟아지는 분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필멸자 승무원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몸을 피하고 있었다.
오직 한 명만 제외하고. 백발의 여인이, 장군의 군복이 찢어지고 헤진 채로, 서비터 구덩이로 달려가는 쉬반에게 미친 듯이 팔을 흔들며 다가왔다.
쉬반의 첫 번째 반응은 그녀를 옆으로 밀어내고 적에게 달려드는 것이었다. 조치와 다른 전사들이 계단을 뛰어넘고 장애물을 돌파하여 토르군의 전사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녀의 눈에 담긴 무언가가 그를 붙들어 세웠다.
“텔레포트 플랫폼으로.” 그녀가 숨을 헐떡였다. “데려가 줘요.”
그곳은 200미터 떨어진 대리석 바닥을 가로질러 볼터의 화망이 교차하는 한 가운데에 있었다. 이미 기둥들이 양 진영의 집중 사격에 휘말려 부서지고 있었다.
그녀는 결코 해낼 수 없을 터이다. 쉬반 역시 힘겨울 것이 자명했다.
“너는 누구지?” 그는 자신의 갑주로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며 말했다.
“이 망할!” 그녀는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릴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누가 도킹 구역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열었다고요! 알겠어요? 나를 저기까지 데려다 주거나, 아니면 당신 군단이 자멸하는 꼴을 지켜보던가 알아서 해요!”
쉬반은 순간이동 플랫폼을 다시 한 번 흘겨보고 그녀의 간청하는 얼굴을 돌아보며 결심했다.
“가만히 있어.” 그는 왼팔로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녀의 몸무게는 거의 나가지 않았다. “조금만 참아라.” 그리고 고개를 낮추고 최대한 빠르게 전력으로 달렸다.
첫 번째 볼터가 불과 미터 밖에서 쏘아져 쉬반의 오른쪽 견갑에 충돌하니 하마터면 앞으로 엎어져 쓰러질 뻔했다. 그는 충격을 피해 비틀거리며 계속 달렸다. 거의 반 정도 통과했을 때 다리에 직격탄을 맞았다. 무릎 보호대의 세라마이트가 산산 조각나면서 파편이 장갑층 아래를 파고 들어갔다.
쉬반은 무릎을 꿇고 쓰러지면서도 자신이 든 필멸자를 보호하기 위해 온몸을 구부려 숙였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는 걸 듣자 못했고, 양측이 본격적으로 맞붙으면서 전투의 천둥소리가 주위로 울려 퍼지며 더욱 커져갔다.
그는 다리에서 타오르는 고통을 무시하고 다시 일어났다. 몸을 질질 끌면서 여인을 보호한 채로 플랫폼을 향해 갔다. 갑주의 파워 팩에 볼터가 충돌해 폭발하였고, 다리에 또다시 직격탄을 맞자 그의 시야가 고통으로 검게 흐려졌다. 플라즈마의 광선이 손상된 견갑에 박혔고, 곡선을 그리며 스쳐 지나갔는데도 상처에 녹은 쇳물이 쏟아졌다.
쉬반은 고통에 맞서 이를 악물고 계속 나아갔다. 플랫폼의 기둥이 눈앞에 나타나자, 그는 쓰러지는 자신의 몸이 필멸자를 짓뭉개기 전에 그녀를 밀어냈다.
그렇게 그녀는 비교적 안전한 내부로 들어갔다. 쉬반은 피를 흘리는 중에 고개를 들어 그녀가 통제 포인트에 도달하는 것을 보았다. 기둥에 더욱 많은 볼터가 충돌해 폭발했고, 그녀가 미친듯이 암호를 입력하자 장치가 힘을 얻어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 직후, 둘 사이의 공간에 섬광이 터져 나왔다. 마치 크랙 그레네이드가 연달아 터지는 것처럼 강렬한 굉음이 함교 전체에 퍼졌다. 전류의 창이 뻗어 나와 기둥을 내리찍고 이리저리 휘날렸다.
쉬반은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구름의 틈으로 쏟아지는 태양빛 같은 빛을 피해 움츠리는 여인의 모습을 지켜봤다. 잠시 동안 그는 저 끓어오르는 에너지 덩어리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이윽고 그 안에서 형상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테미너이터 갑주의 화이트 스카와 지친 몸으로 무릎을 꿇은 붉은 갑주를 두른 스페이스 마린의 모습이.
그들 앞에 화려한 갑주를 입은 거대한 실루엣이 서 있었으니, 망토는 심하게 훼손되어 너덜너덜했고 투구를 쓴 그 얼굴에는 화상과 심한 상처로 가득했다.
그는 사라져가는 빛의 폭풍을 뚫고 걸어 나와 함교를 가로지르는 매서운 눈빛을 던졌다. 함교에는 여전히 형제들이 서로의 목을 조르고, 전투 함성과 총성이 난무하는 아수라장 속에서 고통에 빠져 있었다.
쉬반은 움직일 수 없는 채로 각혈하며 쓰러져 있었다. 투구를 비틀어 연 칸이 순간이동 플랫폼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엄숙한 얼굴이 공포에 질려 함교를 바라보았다. 잠시 동안 그는 충격에 빠져 눈앞에서 벌어지는 대학살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쉬반의 머릿속에 촌닥스에서 마지막으로 칸의 곁에서 지냈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명예를 얻기 위해 죽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제노와의 영광스러운 전투에서 얻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아직도 많은 것이 불확실하며, 자신들 중 그 누구도 제 명예를 지키지 못했다. 그는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고통이 다시금 밀려와 눈 앞에 어둠이 몰려오고 욱신거리는 고통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말을 하기 위해 몸을 끌어 가까이 다가가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쉬반은 자신의 장기가 기능을 다해가는 감각을 느꼈고, 가슴을 가로지르는 싸늘한 저림이 그 뒤를 이었다.
투구가 갑판에 부딪히자 모든 것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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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플랫폼에서 내려왔고 케쉬그들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눈 앞에 놓인 지휘실은 여전히 전투
로 덮여 있었다. 순간이동의 신호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던 이들이 갑자기 닥친 혼란함에 행동을 멈췄다면, 다른 이들은 공간 전체를 가로지르는 볼터 탄의 화망에 갇혀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 참혹한 순간, 칸은 자신의 군단에 속한 전사들이 서로의 목을 노려 격렬하게 싸우는 광경을 목도하게 된다. 마지막에 건넨 인사만큼 조롱 섞인 모타리온의 말이 그의 뇌리에 울렸다.
네놈 군단의 절반은 이미 호루스에게 맹세했다.
칸은 지휘 옥좌를 살펴봤다. 전투가 가장 치열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하식이 연단 위에서 밀려오는 제뮬란의 전사들을 격퇴하기 위해 분전하고 있었다.
“친 사, 곁에 있어라.” 그는 성난 목소리로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칸의 피로한 몸이 그를 폭풍의 한가운데로 이끌었다. 손에 쥔 검이 무겁게 느껴졌고, 도신엔 여전히 모타리온은 피로 흥건했다. 케수그들이 동행하면서 그들의 프라이마크의 둘러싸 경호했다.
칸이 중심부를 휩쓸고 지나가 전투 중 일부가 멈췄다. 전사들이 그들의 결투에서 시선을 돌려 옥좌로 거러 올라가는 프라이마크의 훼손된 갑주를 보았고, 그제서야 칸의 부재 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깨달은 듯했다. 울려 퍼지던 볼터 사격의 합주가 잦아들었다.
하식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함교는 고요해졌다. 전사들은 여전히 무기를 들고 제자리를 지켰다. 모든 시선이 지휘 연단에 고정되었다.
“노얀 칸.” 계단을 오른 칸이 하식을 내려다보며 내정한 어조로 말했다. “이곳에 무슨 광기가 쇄도한 거냐?”
하식은 칼을 손에 쉬고 있었다. 터미네이터 투구 안의 그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었습니다.” 복스 그릴을 거친 소리임에도 그의 목소리를 불안감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군단을 위해서.”
“내가 돌아올 걸 알고 있었겠지.” 칸이 말했다. “아니면 네가 함대를 장악하기 전까지 이 나를 고립시킬 계획을 획책했느냐? 그걸 바란 게냐?”
무기를 든 하식의 손이 떨렸다. “주군과 워마스터가 다시 한 번 힘을 합치길 바랐나이다. 그것 만이 제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불충한 자들의 말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불충하다고?” 칸은 함교 건너편으로 시선을 돌렸다. “네가 이 모든 일을 꾸몄으면서, 다른 이들을 불충하다 비난하는 거냐?”
하식의 얼굴이 상기했다. “아직 돌이킬 수 있습니다!” 그가 울부짖었다. “분명 실수를 저질렀지만, 우리는 진실을 봤습니다. 그분이 부르셨으니 우리는 마땅히 따라야 합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말입니다.”
“너는 거짓을 고하고 있다.”
“하오나 주군, 주군께선 아무 명령도.”
“난 분명 기다리라 했다.”
“이런 식으로 끝낼 순 없습니다.” 하식이 한 걸음 더 다가가며 간청했다. “시간을 주십시오. 전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네게 주어질 시간은 없다.”
“주군, 제발 바라옵건대-“
“그만!” 칸이 포효하며 칼을 들어올렸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어쩌면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으로, 혹은 대의명분이 자신에게 힘을 준다는 그릇된 믿음 때문일에, 하식은 이에 맞서 자신의 칼을 들어올렸다.
칸은 달려들어 자신의 검을 매섭게 휘둘러 하식의 툴와르와 부딪혔다. 그는 노얀 칸의 건틀릿을 비틀어 칼을 빼낸 다음, 몸에 힘을 실어 검을 하식의 몸통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완벽한 정확도로 겨눠진 공격은 터미네이터 갑주를 관통했고, 디스럽터의 전류가 사방으로 번졌다.
하식은 심장 바로 아래를 찔린 채로 온몸이 굳었고, 타는 듯한 에너지가 온몸에 퍼져 마비 상태에 빠지는 동안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칸은 한 손으로 하식을 바닥에서 천천히 들어올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때까지 위로 끌어올렸다. 칸의 칼이 하식의 무게를 온전히 지탱하니, 하식은 아무 반응도 못하는 채로 제자리에 고정되었다.
칸은 자신의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남은 손으로 하식의 투구를 잡아당겨 벗기고는 경멸스럽다는 듯이 투구를 바닥에 던졌다. 둘은 잠시 동안 서로의 눈을 응시했다. 한 쪽의 얼굴은 충격으로 하얗게 질렸다면, 다른 한 쪽은 분노로 굳어 있었다.
“진실을 봤다고.” 칸이 으르렁거렸다.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명한 대로만 했다면 지금쯤 네게 알려줬을 거다. 그 대신 이것만은 말해주마. 군단은 자가타이의 오르두이며, 내 명령 만이 그들을 거병할 수 있다. 너와 내가 알타크에서 처음으로 싸운 이래로 그래왔으며, 호루스든, 황제든, 아니면 신들이든, 우주의 그 어떤 힘도 이를 감히 뒤엎을 수 없으리라.”
하식의 눈에 격한 감정이 빛났다.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왔고 빈손의 건틀릿이 무력하게 쳐졌다.
“너는 다른 군주들이 허락하지 않을 자유를 누렸다.” 칸의 목소리는 비통함에 잠겼다. “그에 대한 너의 보답이 이것이니, 이에 너를 쓰러뜨렸도다.”
칸은 하식의 몸을 옆으로 던졌다. 칼에서 떨어진 하식은 나가 떨어져 옥좌에 부딪히고, 연단의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친 사가 자신의 무기를 뽑은 채로 다가갔으나, 하식은 일어나지 않았다.
칸은 돌아섰다. 배반에 대한 극심한 슬픔과 함께 분노가 여전히 그의 혈관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환상이었다. 복수심에 불타는 옛 고대의 신들처럼 잘못을 저지른 자신의 유전적-자손들에게 벌을 내리는 환상.
그러나 결국 그의 시선은 거대한 전망 포털을 통해 프로스페로의 궤도를 보여주는 전망대 아치로 향했다. 저 멀리 허공에서 고요한 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적어도 모타리온은 진실을 말했다. 함선들이 교전에 나서고, 랜스가 발사되고, 쉴드가 요동쳤다.
남은 시간이 없었다. 칸은 긴 숨을 들이마셨다.
“머지않아 심판의 순간이 도래할 거다!” 칸은 명령을 기다리는 수백 명의 군중에게 외쳤다. “허나 지금은 전투가 급하다. 전함대를 소집한다. 데스 가드와 교전한다, 광-차 대형, 완전히 섬멸하도록.”
칸은 어두운 눈빛으로 전사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을 향한 실망의 무게가 칸의 마음을 짓눌렀다.
“적이 밝혀졌으니. 다시 사냥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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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행동 보장했잖아
전사회 활동하게 냅뒀잖아
자유롭게 싸우게 풀어줬잖아
그냥 다 해줬잖아!!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dc App
호의가 계속되면... - dc App
쉬반 다리만 공격 당하는거 보면 그래도 형제라고 봐준건가 싶기도 하고...
다른 군단이면 진작에 드넛에 들어갔는데 그래도 의수달고 사는거 보면 의외로 급소는 피해서 쐈을 수도
팩트는 마그누스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거임 - dc App
아빠 성격알면서 아빠 호루스 밑으로 들어가야된다니까요 하면 어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