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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이 맹렬하게 나아가자, 쉴드가 휘어지고, 랜스가 과열되며 엔진이 천둥 소리의 굉음을 냈다. 저 위의 데스 가드 전함이 피격을 당해 불타는 가운데 방향을 틀어 강력한 레이터 포격으로 응전하였다.


가까운 곳에서 헤시오드가 포구에서 불을 뿜고 보이트 쉴드을 불태우면서 전 대형의 중심부로 돌진하고 있었다. 두 함선 모두 속도만이 살 수 있는 길임을 알기에 14군단 함대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그에 맞서 천천히 전진하는 적 함대는, 리더가 없이 각개로 덤벼드는 그들의 야만성을 예상하지 못했다. 허나 그러한 혼란은 오래지 않아 않았다.


“선회하라!” 루샨이 굉음을 울리며 쏟아지는 극심한 포격이 보이드 쉴드를 찢지 못하도록 사력을 다했다. “건쉽 편대를 주시해, 측면 배열을 재조준한다.”


예수게이는 갑판이 기우는 동안 묵묵히 서 있었다. 보이드워는 매우 불편한 경험이었다. 그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러나 루샨은 유능한 지휘관이었기에 마음이 한결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 적들의 격렬한 반격에도 함선을 지켜냈고, 이제 데스 가드 함선의 위쪽 선체를 노려 힘차게 배를 이끌고 있었다.


“랜스에 동력을 넣어라.” 루샨이 지휘대의 팔걸이를 꽉 쥐며 명령했다. 그 말이 그의 입에서 채 떠나기도 전에, 초승달의 우현을 가로지르는 맹렬한 레이저 포격이 우현을 강타했고, 피해를 받은 보이드 쉴드가 파문을 일으켜 격렬하게 흔들렸다. 함선이 마치 엔진이 기침을 하는 듯이 충격을 받아 흔들렸고, 그 후 교전 지역의 최하부를 향해 나아갔다.


함교 전등이 잠시 깜박였고 갑판 아래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루샨은 예수게이를 올려다보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이게 우리 마지막 고비가 될 듯합니다. 자드인 아르가.”

예수게이가 끄덕였다. “잘해보게, 형제여.”


초승달이 균형을 되찾고 추진기가 다시 힘을 내어 원래대로 돌아왔다. 불과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데스 가드의 전함 로드 오브 하이루스의 거대한 윤곽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이트 스카 전함의 다섯 배 크기에다가 장시간의 교전을 수행하도록 건조된 함선이었다. 처음 공격으로 보이드 쉴드를 격렬하게 공격했지만, 아무래도 격침시킬 만큼의 피해는 주지 못한 모양이었다.


루샨이 초승달을 몰고 돌진하자 예수게이는 엔진의 굉음으로 다시 갑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랜스.” 루산이 명령했다. “지금이다.”


무기가 이에 답하여 얼음처럼 하얀 광선이 로드 오브 하이루스를 향해 발사되었다. 에너지 고아선이 전함의 중간 부분을 타격해 보이드 쉴드를 깨뜨리고 선체에 깊이 파고들었다.


화이트 스카 선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폭발이 전함 전체로 퍼지면서 선체의 철판을 찢었고 그 아래 갑판의 뼈대가 드러났다.


“선회하라!” 루샨이 명령했다. “놈들이 곧-“

초승달은 순식간에 눈을 멀게 하는 반격을 맞이했다. 어뢰가 방출된 플라즈마 구름을 가로지르며 데스 가드 전함으로부터 급하게 선회하는 함선을 노렸다. 뒤따르는 레이저 포격은 정확하게 조준된 데다 그 밀도 역시 상당했다.


예수게이는 망원경을 바라봤다. 가장 거대한 점함이 자신들을 죽이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다. 헤시오드는 더 큰 문제에 봉착했다. 무모하게도 괴물 같은 기함, 인듀어런스의 아가리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헨리코스는 적에게 큰 피해를 주었으나, 그 만큼 끔찍한 반격을 받아야 했다. 운이 좋아야 겨우 몇 분 정도만을 버틸 것만 같았다.


헤시오드를 엄호할 수 있겠는가?” 예수게이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루샨은 웃었다. “당장 우리가 살아남는 것도 벅찹니다.”


초승달은 여전히 4분의 3의 추친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강력한 레이저 포격이 마치 매를 떼 지어 공격하는 까마귀 떼처럼 계속해서 따라붙었다. 또 다른 어뢰가 함선 후미 어딘가에 적중하자, 새로운 진동이 선체를 거쳐 퍼져 나갔다. 그들은 로드 오브 하이루스를 벗어나기 위해 급하게 후퇴하며, 위협적인 터렛을 피해 전속력으로 나아갔다.


루샨이 가까스로 위험을 회피했다고 예수게이가 생각했을 때, 또 다른 전함이 좌측상단에서 나타났다. 모든 무장이 준비를 마쳤고 보이드 쉴드까지 온존한 전함이 그들을 향해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예수게이는 다가오는 전함의 선수를 장식한 해골을 보고, 쉬이 물리칠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알았다.


“회피해라!” 루샨이 외쳤다.

예수게이는 자신의 지팡이를 꽉 움켜쥐었다. 적의 포격수들이 이미 조준을 마쳤을 것이 분명했다. “아니.” 그가 침착하게 말했다. “현 위치를 유지하게.”

“저희들을 말 그대로 씹어먹을 겁니다.” 루샨이 경고했다.

예수게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도망쳐도 놈들을 따돌릴 수 없소, 형제.”


루샨이 숨을 들이마시고, 이내 고개를 숙였다. “함선 정지. 최선임 포격수, 남은 무기를 전부 동원하라.” 그는 예수게이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적어도 콧대 하난 부러뜨릴 수 있겠네요.”


초승달은 선회를 멈추고 엔진에 더 많은 동력을 공급했다. 데스 가드 함선의 거대한 그림자가 전방을 가득 채웠고, 준비를 마친 무기들로 가득 보였다. 칼날이 달린 뱃머리 아래 거대한 랜스 두 개가 튀어나왔고, 각가의 랜스엔 비명을 지르는 죽음의 머리로 장식되어 있었다. 거대한 전선에 불이 들어오자 그것의 아가리가 빛을 발했다.


초승달이 먼저 포격했다. 레이저가 퍼졌고, 어뢰가 날카로운 괴성을 내며 공허를 나아갔다. 조준은 완벽했다. 적 함선은 흩뿌려지는 피해를 입고 뱃머리가 맹렬한 성광 속에서 폭발했다. 불길이 사그라지자 검게 뒤틀린 금속 뼈대가 드러났다. 격벽과 센서 덮개의 잔해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랜스를 무력화했나?” 예수게이가 혹시 모를 희망을 품으며 물었다.

루샨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욕심이 과하십니다.”


초승달은 여전히 요격 경로 하에 있었고, 제시간에 벗어날 수 없었다. 루샨은 급강하를 명했으나, 예수게이는 역부족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데스 가드 함선의 랜스가 발사 전에 빛을 발하며 솟구쳤다. 이 끝없는 밤의 공간에서, 그 무기는 묘하게 아름다워 보였다. 마치 석양 아래 빛나는 코의 등불처럼 느껴졌다.


예수게이는 우뚝 서서 두 눈을 크게 떠 맞서기로 결심했다.

우리가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그는 발사되는 랜스를 보면서 생각했다. 우리의 행동이 모두의 본보기가 되었기를 바라자.


데스 가드 함선이 포구에서 불을 뿜으려 하자 전방 시야 화면이 어두워졌다. 픽트 피드에 잡음이 끼었다. 예수게이는 우주 진공에서의 굉음과 압력에 대비해 긴장하며, 함교가 그의 주위에서 산산조각 나기를 기다렸다.


파괴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를 불현듯 깨달은 예수게이는 전방 시야가 어두워진 원인을 알아차렸다.


배였다. 거대하고 위풍당당하며, 웅장하고도 강력한 함선이 사이에 끼어들어 초승달의 시야를 가로막고 프로스페로의 태양빛을 가렸던 것이다.


스워드스톰


예수게이는 그 기함이 얼마나 장엄한지 잊고 있었다. 이렇게 거대한 전함을 데스 가드와 그 표적 사이에 위치시키는 건 놀라운 조타 기술의 결정체였다. 이제 그 전함은 위를 부드럽게 가로지르며 길고 날카로운 측면을 따라 함포들을 줄지어 배치하고 있었다. 추진기가 공허에서 붉게 부풀어 올라, 마치 성난 별무리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카간!” 루샨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외쳤다. 그 외침이 끝나자마자 스워드스톰이 공격을 개시했다. 공허는 격렬한 빛의 폭풍으로 모습을 감췄고, 알타크의 여명처럼 불타올랐다. 14군단 함선은 그 쇄도하는 불길에 휩싸였다. 폭발은 선체를 따라 타올라, 하나의 폭발로 또다른 폭발을 불러일으켰다. 빠르게 퍼져 나가는 불길에 의해 아다만티움 장갑이 부풀어올랐다.


예수게이는 위치-표시계를 올려다보았다. 더 많은 함선들이 하나 둘 기동하여 데스 가드 함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선두에 있는 천상의 창이 보였다. 심지어 후방에서 뒤쳐져 생기를 잃고 표류하는 것처럼 보이던 이들도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더 많은 에너지 광선이 공허를 뚫고 우주의 심연을 새로운 불길로 밝히고 있었다.


예수게이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나마 안도감을 느꼈다.


“자드인 아르가.”

무전을 통해 흘러나온 목소리는 여타 목소리들과 다르게 매우 선명하게 들렸다. 마지막으로 들은 지 여섯 해가 지난 그 목소리는 예전과 같은 풍부한 음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 다른 무언가, 이를테면 환멸감이 묻어났다.


예수게이는 어깨 위 기둥 위의 홀로리스로 고개를 돌렸다. 칸의 얼굴이 깜박이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주군의 책략이었습니까?” 예수게이는 기쁨을 너무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함대 말이냐? 아니, 슬프게도 아니다. 너가 없는 동안 우리는 내분을 겪었다. 무엇 때문에 이리 늦었느냐?”

예수게이가 웃었다. “이 또한 우주의 이치겠지요.” 그가 말했다.



루샨은 최악의 전투에서 초승달을 구해냈다. 선원들을 실드를 어떤 형태로든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했고, 무기들은 모두 고철덩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생존할 수 있었다. 더 많은 화이트 스카 함선들이 그들을 지나쳐 전투에 뛰어들며 초승달의 철수를 엄호했다.


“저 선 오브 호루스 함선.” 칸이 말했다. “아군이냐? 계속 싸우게 놔두면 곧 파괴될 거다.”

“최선을 다해 지켜주시길 간청하옵니다.” 예수게이가 말했다. “저 안에는 본인은 꺼려하나 살아갈 자격이 있는 아이언 핸드 전사와 그리고 샐러맨더들이 있습니다. 그들 모두 다시 싸울 준비를 마친 자들입니다.”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데스 가드 진형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수적으로 밀리고, 속도에서 압도당하자, 호위 함대는 방어선을 구축하고, 보다 큰 함선들을 점프 포인트로 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화이트 스카는 그들을 추격하며 맹렬하게 공격했고, 쌍인 모든 분노를 발산하듯 랜스 에너지의 폭풍을 퍼부었다.


스워드스톰이 또다른 사나운 공격을 내뿜자 칸의 이미지가 잠시 흐려졌다.

“보고 싶었다. 날씨-조작가여.” 그가 말하고, 화상이 꺼졌다.


예수게이는 고개를 숙여 화답하고 초승달이 더 뒤로 물러나면서 전투의 현장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스워드스톰은 자신의 포구에서 뿜어지는 불길에 휩싸여 전투의 중심으로 창이 되어 돌진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군단의 긍지가 그 뒤를 쫓아 공허를 가로질러 탁 트인 하늘 위를 나는 매가 되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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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과 예수게이게이 감동의 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