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의 말이 옳네칸과 관련된 예측이 문제였네하지만 우리 둘 모두 칸이 등을 돌렸다는 소식은 단 한 마디도 듣지 못했지.”


그렇기야 하지하지만 나는 워프스톰에서 나와 여기에 도착할 때까지 마그누스의 배신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전혀 본 적이 없었네자네가 내게 보여준 그 자료는 그냥 자네 앞에 전해졌을 뿐이지우리는 반역도당들이 칙령을 무시한다는 점을 알고 있고러스의 개들이 마그누스를 징벌하기 위해 풀려났다는 점은 알고 있으나그 암울한 결말에 대해서는 우리 둘 모두 모르고 있네프로스페로와 15군단의 운명 말일세지금의 세상은 불확실성의 우주일세우리가 아직 모르는 게 또 무엇이 있는가?”


길리먼은 잠시 생각하더니 라이온의 눈을 마주 바라보았다.


자네는 나 역시 의심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군.”


형제여.”


날 믿지 못하고내 동기도 그렇군너무나 분명히 말해주었네심도 있지는 않을지라도규모만큼은 호루스의 그것에 맞먹는 반역을 꾸미고 있다 나를 의심하고 있군.”


라이온은 1군단의 깃발이 놓인 의자에 앉아 건틀렛을 낀 손을 탁자에 올렸다.


제 2제국이라.”


라이온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정하지 않는군자네는 제국의 시체 위에 두 번째 제국을 세우고 있었군.”


아닐세.”


아니라니?”


나는 타오르는 불꽃을 유지하고 있네나의 행동은 제국의 창건이 아니며야욕의 추구도 아닐세나는 이미 제국을 소유하고 있으니까울트라마! 500 행성형제여나는 우리가 이어나가야 할 것을 지키려 할 뿐일세어쩌면 이미 테라가 함락되었고 아버지께서도 서거하셨을 가능성도 있네진실이 어떻건 간에 루인스톰이 사실의 확인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네나는 지금의 상황을 이용해 내 이득을 챙기려 하지 않으며현재의 위기를 찬탈의 기회로 여기지도 않고 있네나는 루퍼칼이 아닐세.”


라이온은 시선을 들어 길리먼과 눈을 마주했다길리먼이 말을 이었다.


나는 단지 타오르는 불꽃을 이어나가려 할 뿐일세제국의 새 수도와 지도가가 필요하다면그로 인해 제국의 생존에 대한 우리 아버지의 이상이 유지된다면새로이 마련해야 하네만약 테라가 불타더라도 마크라지는 살아있네제국은 견뎌낼걸세자네는 호루스와 나의 진정한 차이를 아는가형제여?”


말해보게.”


나는 황제가 되기를 원치 않네.”


라이온은 답하지 않았다.


도와주게형제여지금 남은 것이라도 지킬 수 있게 도와주게인류의 이상을 보전하게 도와주게나의 의도를 오해하여 다투지는 말아주게.”


나 역시 자네를 믿고 싶네로버트하지만 나는 언제나 자네의 야망을 우려했지.”


길리먼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저었다.


나는 더 이상 솔직해질 수 없네형제여정중히 말하네만 실로 역설적이군자네는 이곳에 나에 대한 의혹에 가득 찬 채로 왔지하지만 자네는 우리 형제들 가운데 가장 이해하기 힘든 이였네자네는 비밀스러운 이일세라이온최소한 사생활에서 만큼은 말이지그 누구도 자네의 심정을 이해하거나 내면의 뜻을 완전히 알지 못했네심지어 우리의 아버지께서도 말일세그럼에도 나를 의심하는가?”


라이온의 얼굴에 미세한 격분의 떨림이 있었다.


받아들이기 힘들군.”


“하지만 사실일세. 그리고 이건 지금이 아닌 아주 오래전에 해야 할 이야기겠지. 나는 자네의 충성이나 역량에 대해서는 일말의 의혹도 없다네. 그러나 자네와 다크엔젤은 비밀스러운 존재일세, 형제여. 그리고 칼리반은 의문의 행성이지. 나는 그 누구도 자네의 내면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에 대한 불신을 품고 이곳에 왔다는 사실에 상처받았네.”


자네는 이전까진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전혀 없었지.”


그때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네우주가 지금처럼 우리 주변으로 압착된 적이 없었네솔직히 말하지나는 언제나 용기를 가진 적이 없었네나는 언제나 고결한 1군단의 군주에게 경외감을 느끼고 있었다네.”


라이온이 웃으며 답했다.


“500 행성의 주인께서 나에게 경외감을 느끼신다?”


자네는 알고 있네우리 형제들 모두가 그랬다는 걸 말이세호루스가 워마스터에 취임했을 때 그는 자신이 나와 로갈페러스를 능가했다는 사실에 개의치 않았네그가 진정으로 즐긴 사실은 자네를 넘어섰다는 것일세.